블루아카 소설 (Pixiv)/짧은 시리즈

한심한 짓을 했는데도 호감도를 벌었다

무작 2025. 4. 24. 19:00

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947409

 

시리즈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2418117

 

작가 : ピロ色


작가의 말 : 이번 작품에서 선생님이 모모이 상대로 한 잠꼬대는,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곤 사토시 감독 작품인 『도쿄 갓파더』, 『천년여우』, 『퍼펙트 블루』, 『망상대리인』, 『파프리카』가 원작입니다. 전부 훌륭한 작품이니, 일단 이름만이라도 기억해주세요. 보실 때는, 작품에 따라 꽤 잔인한 연출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또한, 이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활동하시는 테무테무 애니메이션 님의 『돈이 줄지 않는 시리즈』에 감화되어 제작한 것입니다. 재미있다고 느끼셨다면, 꼭 원작자 님도 시청해주세요.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181


한심한 짓을 했는데 호감도를 벌었다

 

"자, 기분 전환하고, 오늘이야말로 호감도를 떨어뜨리자."
"지난번엔 성희롱하려다 실패했으니… 이번엔 뭘 할까. 잠깐 TV라도 켜서 힌트를 얻어볼까." (딸깍)
"어, '寅さん' 하네."
※寅さん :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


『그러니까 말인데, 농담이 아니라고.
나를 계산에 넣지 않았다고, 마음이 차갑다느니, 그런 불평을 할 자격이 있어?
변변찮은 당신을 이렇게 소중히 여겨주는 집이 어디에 있겠어.
나는 부러워서 눈물이 나네.』


"……저거다!"

딸칵

"선생님, 일하는 중에 영화나 보고 있지 마세요! 지난번 영수증으로 여쭤볼 게 있어요!"
"어, 유우카! 마침 잘 왔다! 돈 좀 빌려주지 않겠니?"
"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연하인, 그것도 학생한테 돈을 뜯어내다니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그러지 말고~☆ 어른은 신작 게임이라든지, 한정판 프라모델이라든지, 가챠 과금이라든지 여러 가지가 있다구~☆"
"장난치지 마세요! 어른이라면 좀 더 제대로 금전 관리를 하세요! 정말로 안 된다면 빌려드릴 수는 있지만요!! 10분 3할 복리로 괜찮으시다면!!"



"좋아 좋아,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한심한 남자를 연기하면 여자애들은 질려하겠지, 라는 작전이다."
"학생 입장에서 선생님은 믿음직스럽고, 의지할 수 있는 어른을 상상하고 있을 거야."
"그 이미지가 무너지면 호감도도 떨어진다는 셈이지."
"특히 회계인 유우카에게는 돈 문제에 얽매이는 모습이 꽤나 충격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먹혔던 것 같네."

"……"
"아니 이거, 싫어하는 걸로 끝날까… 10분 3할 복리 빚을 권하는 걸 보면, 명확한 경제적 살의가 느껴지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100엔을 하루 빌렸을 뿐인데 파산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어."
※10분 3할 복리로 100엔을 빌렸을 경우, 24시간 후의 상환액은 3725억 9892만 1750엔.


"으… 슬퍼져… 하지만, 나는 이제 멈출 수 없어…,
오늘도 힘내서 사랑하는 학생들을 위해, 힘내자-!!"




[흥신소 68의 경우]


~어느 카페~

"선생, 갑자기 불러내서 무슨 일이야?"
"카요코… 실은, 카요코에게만 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
"…드물게 진지하네. 알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말해 봐."
"고마워, 카요코… 그게 실은…"
"……" (꿀꺽)
"돈을 빌려줬으면 좋겠어."
"…어?"
"미안, 이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번 달은 좀 빠듯해서 말이야…"
"…선생. 우리 사정을 알잖아?"
"응, 물론이지. 그러니까 억지로 빌려달라는 건 아니야. 안 된다면 거절해도 괜찮아."
"하아… 알았어. 선생님도 사정이 있겠지. 이유는 묻지 않을게. 잠깐 돈을 찾으러 갔다 올게."
"정말? 괜찮겠어?"
"최근에 사장이 큰 계약을 따냈다고 하니까. 하지만 너무 기대는 하지 마?"
"당연하지. 고마워, 카요코."


"좋아, 좋아. 틀림없이 어이없어하는 표정이었어. 작전은 대성공이겠지."
"돈을 빌릴 때,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는 저항 없이 빌려주는 경우가 있어.
그래서 이번에는 돈이 별로 없는 학생을 고른 거지. 물론, 바로 갚겠지만."
"이번에는 흥신소 68로 정했지만, 카요코를 고른 건 소거법이야."
"아루나 하루카는 의심 없이 빌려줄 것 같고, 무츠키는 교환 조건을 말할 것 같아서 좀 무서워."
"좋아, 이 기세로 다음은 RABBIT 소대의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보자."


~카페 근처 ATM~

(하아… 저렇게 말했지만, 조금 실망인데… 선생, 좀 더 제대로 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일단 빌려주는 건 좋은데… 이럴 때는 얼마 정도 가져가야 하지? 돈을 찾기 전에, 잠깐 알아봐야겠다)

"히히히… 회장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그 솜씨에 감탄할 따름입니다요. 저 기업이 망하면, 이번 경매는 저희 회사와 회장님 회사에서 가져가는 거나 다름없겠네요."
"하하핫. 저 개발 지구 건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따내고 싶었으니까.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뭐야? 담합, 같은 건가? 이런 길거리에서 하지 말라고)

"그건 그렇고, 저 기업을 제3자에게 습격하게 하다니 대담하시네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아, 꼬리가 잡히지 않도록 신흥 약소기업에 의뢰했을 뿐이야."
"괜찮겠습니까? 갓 생겨난 약소기업이잖아요?"
"걱정 마라. 게헨나 출신 여고생이 세운 기업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손해는 볼 수 있겠지."

(…응?)

"회사 이름이 뭐였더라… 쵸베리바 68, 이었던가?"

(…!!)
(게헨나 기업에, 회사 이름에 68… 설마…)

"뭡니까, 그 재수 없는 회사 이름은…"
"어차피 버릴 회사 이름 따위 일일이 기억할 필요 없지. 사장도 풋내기 어린애 같았고. 계약서 검토도 허술했고, 사인도 사인도 트릭 잉크를 쓴 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지금쯤 계약서는 백지가 되어 있을 거야. 만에 하나 우리 회사와의 관계가 드러날 일은 없을 거다."

(트릭 잉크… 들어본 적 있어. 마술용 도구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잉크다)

"계약금도 성공 보수라는 이유로 후불로 했더니 넙죽 승낙했지. 물론, 한 푼도 낼 생각은 없지만. 사장 이름도 웃겼어… 아마… 귀머거리 아루라고 했던가."
"아니, 그건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죠…"
"아, 맞다. 리쿠하치마 아루다."

(…!!)
(역시…! 사장님이 땄다는 큰 계약이, 이 녀석이었구나…!)

"정말이지 외우기 힘든 이름이야. 절대 용서 못 해."
"자자. 그것보다, 이따 어떠세요? 미리 축승회라도."
"오, 좋지! 자네 가게 선택에는 기대하고 있네!"
"칭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그럼, 가시죠… 잇힛힛…"

"……" (부들…)

스윽 삑 삑

"…여보세요, 사장. 문제가 생겼어. 지금 바로 다들 모아줘."


~2시간 후~

"이상하네… 너무 오래 걸리고 있어. ATM까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을 텐데."
"한 시간 전에 카요코한테 돌아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연락이 왔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무 늦어."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가야 해."

"그럴 필요 없어, 선생님!"

"아, 아루!? 흥신소 멤버들!? 무슨 일이야!?"
"선생님. 이번에도 도움받았네. 사장으로서 감사 인사를 할게. 정말 고마워."
"자세히 보니… 어쩐지 다들, 한바탕 싸운 것 같은데…?"
"쿠후후~♪ 선생님, 다 알면서 그러시기는. 쪼오금 버릇없는 사람들한테, 응징을 했을 뿐이라구?"
"에…?"
"여, 역시 선생님이십니다…! 설마 녀석들을 악덕 업자로 간파하시고, 카요코 과장님을 유도하실 줄이야! 덕분에, 아루 님을 모욕한 쓰레기들을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무, 무슨 소리를…"
"선생도 짓궂네. 그냥 알려줘도 좋았을 텐데. 뭐, 덕분에 흥신소 관계자로 의심받지 않고, 녀석들의 대화를 도청할 수 있었어."
"그러니까…"
"계약서에 수작을 부릴 줄은 몰랐어… 보수 지급 시기도, 좀 더 협상의 여지를 검토해야겠네. 아직 사장으로서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게 돼. 선생님 덕분에, 이번에는 큰 배움을 얻었어."
"아, 하하…"

"역시, 선생님은 흥신소 68의 훌륭한 비즈니스 파트너야! 앞으로도 경영 고문으로서 잘 부탁해, 선생님!"



"거짓말"

"돈을 빌려달라고 했더니, 학생의 사기 피해를 미연에 방지했다니"




[루미의 경우]


"하아… 갑자기 수가 꼬였잖아… 하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지… 소중한 학생을 악질적인 사기 피해로부터 지켰다고 생각하자…"
"또 돈을 빌려볼까…? 아니, 지난번엔 하나의 수법에만 매달려서 실패했지… 이번에 실패하면 다른 수법을 시도해 보자."
"…좋아, 다음은 『식생활이 엉망인 남자』로 가자!"


~샬레 집무실~

"선생님. 오늘 당번, 잘 부탁해."
"저야말로 잘 부탁해, 루미. 업무 시작 전에, 간단하게 뭐 좀 먹어도 될까?"
"어라? 오늘은, 점심은 안 만들어 와도 된다고 하지 않았어?"
"미안, 갑자기 배가 좀 고파서. 간단하게 먹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줘."
"…선생님. 혹시 간단하게 먹는다는 게, 그 컵라면이야?"
"응. 내가 좋아하는 거거든, 이거."
"하아… 나를 앞에 두고, 그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그, 미안…"
"…뭐, 남의 식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진 않지만."

(사실 이게 점심인데. 으… 루미에게 딴지 거는 것처럼 되어 버리는 게 괴로워… 하지만, 이해해 줘… 이것도 너희들을 위한 거야)

"그럼, 물 끓여 올게."
"잠깐만, 선생님. 그거, 카레 맛 컵라면이지?"
"맞는데… 역시, 보는 앞에서 먹는 건 싫어?"
"뭐 좋진 않지만… 그래도, 선생님이 그걸 먹고 싶다면 어쩔 수 없지. 게다가, 뭘 만들려고 해도 재료도 없고. 다만, 그냥 먹는 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
"무슨 뜻이야? 그보다 루미도, 컵라면을 먹어?"
"일부러 먹는 일은 없어. 영양 불균형이 심하고, 요리사로서는, 절대 남에게 추천할 만한 게 못 되니까."
"그, 그건 그렇지…"
"하지만, 연구 목적으로 먹는 일은 있어. 요즘 컵라면은 퀄리티가 점점 올라가고 있으니까. 유행을 잘 파악하고 있는 회사도 많고, 의외로 공부가 되는 일도 많아."
"맞아 맞아! 요즘은 컵라면이라고 해서, 얕볼 수 없는 것도 많지!"
"흥분할 일은 아니야, 선생님… 앗. 이야기가 샜네. 일단, 잠깐만 기다려. 아래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사 올 테니까."


~5분 후~

"기다렸지? 그럼, 얼른 시작해 볼까. 그거, 잠깐 빌릴게."
"뭘 하려고?"
"컵라면은, 물만 부어서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지. 하지만, 약간의 궁리만으로 몇 배는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어. 선생님한테 그걸 보여 줄게."


【약간 어른스러운 카레 누들】

~재료~

카레맛 컵라면… 1개
미니 토마토 샐러드… 1개 (미니 토마토만 있어도 OK)
슬라이스 치즈… 1장
인스턴트 커피… 1 티스푼

"이 인스턴트 커피는, 탕비실에 있던 거네."
"응, 조금 써도 돼?"
"그야 물론 괜찮지만, 뭐에 쓰려고?"
"우선 컵라면 뚜껑을 열고, 자, 커피를 넣습니다."
"에엣!?"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커피는 카레의 깊은 맛을 더해줘. 집에서 카레를 만들 때도, 커피를 숨겨진 양념으로 넣는 사람은 많다고?"
"그, 그렇구나… 하지만, 맛이 어떻게 될지 상상도 안 가네…"
"그건 3분 뒤의 즐거움, 이라는 걸로. 자, 다음은 샐러드에서 미니 토마토를 꺼내서… 이건 처음부터 잘라져 있는 미니 토마토구나. 단면을 아래로, 마른 면 위에 놓고… 토마토를 마른 면에 눌러 주듯이, 돌려 가면서, 으깹니다."
"토마토를 으깨 버리는 거야?"
"스프에 제대로, 토마토 엑기스를 스며들게 하고 싶으니까. 원래는 걸쭉해질 때까지 졸이고 싶지만, 물만 부어서는 화력이 부족해서. 마른 면의 울퉁불퉁한 부분으로, 토마토를 으깨 가는 거야."
"헤에…"
"다음은 물을 붓고… 치즈로 뚜껑을 덮고… 이걸로 됐어."
"오오… 벌써부터 맛있어 보이네… 3분 뒤가 기다려진다."


~3분 후~

"자, 다 된 것 같네요."
"응, 잘 먹겠습니다."

후루룩…

"이, 이거 맛있어! 토마토의 신맛과 치즈의 깊은 맛이, 카레와 훌륭하게 조화되어 있어! 카레 풍미도, 커피를 넣으니 이렇게나 달라지다니! 뭐랄까, 데미그라스 소스 같아!"
"그렇지. 라면을 먹는 중간중간에, 샐러드 남은 걸 먹는 것도 잊지 말고."
"오, 그렇네."

오물오물…

"입 안이 깔끔해지고, 식욕이 돋아! 게다가, 샐러드를 반찬 삼아 먹으니, 컵라면을 먹고 있다는 죄책감도 옅어져! 이러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겠어!"
"아하하… (죄책감이 있다면, 애초에 먹지 않으면 좋을 텐데…)"
"후룩, 후루룩"
"자자, 선생님. 서두르지 말고 먹어. 후훗"


~5분 후~

"후우… 잘 먹었습니다."
"변변찮은 솜씨였습니다, 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네… 내 입장에서는, 요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뭐, 선생님이 좋아해서 다행이야."
"이야~ 설마 편의점에 있는 것들만으로, 컵라면이 저렇게나 맛있어질 줄은."
"전부터 궁금했었어. 인스턴트 식품을 그냥 먹는 사람들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정말 약간만 손을 대고, 조금만 넣어도 여러 가지 맛을 즐길 수 있는데. 계란이라든지, 치즈라든지, 흑후추라든지, 식초라든지, 참기름이라든지, 예시를 들자면 끝이 없어."
"오오… 여러 가지로 궁금해지네."
"…미안, 실언이었어. 잊어줘. 아까도 말했지만, 영양 불균형은 요리사로서 눈 감아 줄 수 없으니까, 자주 먹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아하하… 미안해, 루미. 결국 손을 번거롭게 하고, 걱정까지 끼쳐 버렸네."
"내가 좋아서 한 일이니까 괜찮지만… 그래도, 선생님. 정말로 빚을 지고 있다고 느껴진다면."



"에, 읏, 루미?"
"선생님. 물론, 선생님의 건강이 걱정되는 건 진심이야. 하지만, 적어도… 나와 있을 때만큼은, 내 요리를 마주해 줬으면 좋겠어."
"으, 응."
"요리사로서의 긍지도 있지만, 나라면 그런 인스턴트 식품보다 몇 배는 더 맛있고, 영양도 풍부하고, 선생님이 기뻐할 요리, 얼마든지 만들어 드릴 수 있으니까?"

(뭐야 이거. 그냥 식생활 주의를 받고 있을 뿐인데, 『그런 여자보다, 내가 더 만족시켜 줄 수 있어』라는 느낌의 습도인데)

꽉…

"그러니까 선생님… 부탁해… 나한테 좀 더 의지해줘. 그렇지 않으면 나, 엄청 슬프니까…"

(크윽… 그런 말 들으면 약한데…! 미움받아도 좋지만, 슬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아, 알았어 루미. 이제, 이런 일은 안 할 테니까."
"정말? 그럼, 내 요리, 먹어줄 거야?"
"그건 당연하지. 루미의 요리는, 인스턴트 면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는 건 사실이니까."
"후훗. 기쁘네. 그럼, 오늘 저녁은 내 걸로 먹어."
"엣"
"원래는 선생님 집에 묵으면서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몰상식하진 않아. 현무상회 아이에게, 현무상회 특제 딤섬 세트를 보내게 할 건데, 괜찮지?"
"아, 응… 고마워…"
"물론, 조만간 산해경까지 먹으러 와 주라고? 나,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아, 하하…"



"후훗. 그럼 선생님. 잠깐 연락 좀 하고 올게. 맛 감상도, 기대하고 있으니까♪"



"거짓말"

"식생활 엉망인 모습을 보여 줬더니, 간단한 레시피로 제대로 위장을 사로잡혔잖아"




[게임 개발부의 경우]


"젠장, 어제는 완전히 잘못 봤어… 요리에 관해서는 루미는 빈틈이 없네… 설마 컵라면으로 가볍게 감동할 줄이야…"
"참고로 딤섬 세트는 엄청 맛있었고, 감상평을 보냈더니 가게 데이트 약속을 잡혀버렸어…"
"에잇, 이렇게 된 이상 자포자기다! 자, 샬레의 집무실에서 뭘 할까나…"


"꿀꺽… 꿀꺽… 푸하아아아아!! 스며든다아아아!! 어떠냐! 이것이야말로, 칠칠치 못함의 극치!"
"멋들어진 바에서 우아하게 즐기는 거라면 몰라도, 이런 업무실에서 당당하게 술을 들이켜는 어른이라니, 질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겠지!"
"아아~~~! 직장에서 음주라는 배덕감으로 3할은 더 맛있어! 하이볼도 비워버릴까"
"꿀꺽… 꿀꺽… 아아아아아!! 최고오오오오오!!"
"어라~~? 당번, 누구였더라~~? 아핳핳! 아무렴 어때!"
"음… 냐무냐무… 쿨… zzz"


덜컥

"우와아아아앙!! 선생님, 살려줘어어어어!! 유우카가, 게임 개발부 활동 보고서를 재촉하고 있어어어어어어!!"
"지금, 초 대작을 제작 중이라고 큰소리 뻥 쳐버렸지만, 전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내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부에서 동아리로 강등된대애애애!"
"진짜 큰일이야~! 완전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구~!"
"뭐가 큰일이냐면~! 부비가 안 나오게 된다구~! 게임을 못 사게 될 거야~!"
"우앵~~… 힉……"
"서, 선생님… 무슨 냄새지… 엣, 이거 술이야!?"
"우와아아아앙!! 이제 끝장이닷!! 주정뱅이는 논외다아아아!!"


"음냐음냐… 3명… 남자랑, 여자랑, 트랜스젠더가, 아기를 주워서… 엄마를 찾는… 이야기…"

"…응? 뭐라고?"
"엄마 찾아… 기차를 타고… 도적에게 습격당하고… 닌자가 돼서 격퇴하고… 마지막으로, 로켓을 타고… 엄마를 찾아…"
"그, 그 과정이 신경 쓰이지만… 그래서!?"
"밝혀지는 엄마의 정체… 직업은 여배우… 전직 아이돌… 겨우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가짜… 매니저가 코스프레하고 있었어…"
"대체 뭔 상황!? RPG에서 흔히 나오는 보스의 2차 형태라는 거!?"
"그리고 나타나는, 흑막의 정체… 그 이름은…"
"……" (꿀꺽)
"소년 배트…"
"소년 배트!? 뭐야, 그 캐릭터!?"
"오세아니아에선 상식이랍니다"
"아니,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으음…… 쿨……"
"아, 선생님! 자지 마… 아니, 역시 잠깐 자고 있어! 메모할 테니까!"


"대, 대단해, 소년 배트… 이런 괴물에게,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

"총천연색 청춘 그래피티에, 그런 의미가… 핫! 잠깐! 이거, 2개 전에 쓰러뜨린 보스의 대사가 복선이라는 거!?"

"우와아아아앙! 너무해애애애! 수수께끼 그림 작가님을, 이제 만날 수 없게 되다니이이이!!"

"이, 이건 엄청난 게 완성됐어…!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어! 당장 모두에게 보여줘야 해!!"


~2일 후~

"으으… 큰일났네… 설마 숙취로 어제가 통째로 하루 날아갈 줄이야… 당연히 린 쨩한테 엄청 혼났고… 엉엉… 역시 너무 과음했어"

덜컥

"선생니임-!!" (꽈악)
"우왓!? 모모이, 갑자기 왜 그래?"
"고마워! 전부 선생님 덕분이야!"
"에? 에?… 그러니까, 게임 개발부 모두, 무슨 일 있었어?"
"엊그제 받았던, 게임 원안에 대한 감사 인사야! 미도리들한테도, 엄청나게 호평을 받았어!"
"응? 원안?"
"맞아! 선생님이 주신 원안! 아기를 주운 3인 파티가, 엄마를 찾기 위해 과거・미래・꿈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아기와 자신들의 뿌리를 찾아간다는 그거!"
"무, 무슨 얘기…?"

"뭐니 뭐니 해도 시나리오가 최고야! 스토리는 왕도적이긴 하지만,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 복수의 이야기 선이 절묘하게 얽히는 구조, 정신없이 흘러가는데도 질리지 않는 템포의 쾌적함! SF・호러・연애・드라마・코미디・서스펜스・폭력, 그 어떤 장르에도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각본!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프닝부터 후반까지, 정성스럽게 흩뿌려진 복선이,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퍼즐 조각을 하나씩 끼워 맞추듯이 연결되어 가는 상쾌함이 두드러지는 구성! 클라이맥스 자체의 스토리도 물론 최고였지만, 그 외에도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완성된 직소 퍼즐이 떠오르는 것 같았어! 시나리오 작가로서,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야!"

"네! 언니한테 각본을 건네받았을 때 정말 놀랐어요! 하지만, 이 게임의 대단한 점은 각본뿐만이 아니라, 캐릭터와 세계관이 정말로 훌륭하다는 점이에요. 등장인물은 메인부터 엑스트라까지, 어느 캐릭터든 정말 개성이 뚜렷하고, 지적인 캐릭터, 조금 덜렁대는 캐릭터, 미스테리한 캐릭터 등, 캐릭터의 균형도 절묘하거든요. 그래서 캐릭터끼리의 조합도, 어떤 화학 반응이 일어날까 하는 두근거림이 계속 있었어요! 게다가, 세계관은 현실의 신화나 전승이 모티브로 암시되어 있어서, 캐릭터나 세계관의 이해도도 깊어지고 있구요. 고찰할 여지가 있어서, 라스트 신의 그 후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넋을 놓고 시간을 잊어버렸어요! 이건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네요. 혼신의 힘을 다해서, 생명을 불어넣어 줘야지"

"그,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이 게임, 스토리나 캐릭터 조형, 대사, 오브젝트의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가 풍부해요… 원본은, 명작 영화,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전설적인 복고풍 게임이 주라고 생각하지만… 누구나 아는 명장면부터, 코어 팬이나 겨우 알아챌 수 있는 숨겨진 이야기까지 흩뿌려져 있어서… 하지만, 이야기의 진행을 해치지 않고, 정말로 자연스럽게 짜 넣은 점이 대단해서… 어쩌면 신경 쓰이는 그 장면도, 뭔가 원본이 있을지도, 라고… 조사했더니, 무심코 다시 한 번 플레이해 버릴 것 같은, 그런 동선 유도 방식도, 굉장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건, 게이머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에 어필할 수 있겠네요… 후훗… 프로그래밍 담당으로서, 이렇게 테스트 플레이가 기다려지는 게임은 처음이에요…!"

"네! 아리스도 엄청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유우카에게도 보여줬더니, 매우 기뻐해 줬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부족한 스태프는, 세미나가 책임지고 배치해 주기로 했습니다! 메카닉 감수는 엔지니어부가, 시스템 면에서는 베리타스가, 액션 감수는 트레이닝부가, 그 외에도 미술・애니메이션・모델링・음향・홍보・취재 협력・문화 감수, 기타 여러가지, 스태프를 외주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미나에서 크라우드 펀딩 준비를 하고 있어서, 자금면은 문제없을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원안이라고 공지했기 때문에, 시작 전인데 이미 목표액의 3배의 자금 펀딩이 들어와 있다고 합니다!"

"에, 그러니까… 아하하…"

"이건 틀림없이, 게임 개발부의 최대 프로젝트가 될 거야! 정말 고마워, 선생님!"
"선생님은, 작가 재능도 있으시네요. 존경스러워요"
"하으으…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건 무섭지만… 그래도, 이런 대단한 게임, 꼭 만들고 싶으니까 힘낼게요…!!"
"빰빠카빰-! 초・대형 퀘스트를 수주했습니다! 아리스, 두근두근거립니다!"
"일단, 급한 대로 감사를 표하고 싶었어요! 그럼 이만, 선생님! 완성, 기대하고 있을게요!"





"거짓말"

"술에 뻗었더니 어느샌가, 밀레니엄 총출동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있잖아"

"그나저나 만취했을 때의 나, 신 작가인데"




"아~, 결국 안 되는 건가~. 잘 안 돼서 짜증 나네, 정말…"

덜컥

"선생님, 잠깐 괜찮으세요?"
"아아, 유우카. 무슨 일이야? 게임 개발부 건으로 바쁘다고 들었는데."
"네, 그래서, 급한 용건만… 저, 저번에는 심하게 말해서 죄송해요. 돈, 얼마나 필요하세요? 조금이라면 빌려드릴 수 있는데. 아, 물론 무이자예요."
"에…? 아, 그거 농담이니까, 신경 쓰지 마…"
"아, 그런가요."
"잠깐만. 무슨 심경의 변화야? 저번에는 그렇게 화냈으면서."
"그, 그건 아무것도… 그냥, 선생님이 그렇게까지 저를 생각하는데, 저만 차갑게 대하는 건, 그런 건 싫잖아요…"
"에? 무슨 얘기?"
"무슨 얘기냐뇨, 모모이 애들이 가져온 게임 말이에요. 메인 히로인… 누가 봐도, 저를 모델로 한 거잖아요."
"에…"
"깐깐하고, 계산에 능하고, 파티의 회계를 담당이라니… 오마주가 너무 직설적이라, 깜짝 놀랐거든요. 제 허벅지로 그런 짓을 해줬으면 좋겠다던가, 땀 찬 장갑으로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던가, 그런 대사에는 좀 그랬지만요… 그, 그래도, 마지막에는 저한테, 그렇게 뜨거운 프로포즈까지 하다니… 에헤헤…///"
"저, 유우카 씨…? 게임 얘기하는 거지…?"
"핫…!? 아, 당연하잖아요, 정말! 어쨌든! 농담도 적당히 하세요!"



"……"

"무슨 망발을 한 거야, 나…"



【오늘의 호감도 변화】


아루 72 → 75
무츠키 66 → 69
하루카 74 → 75
카요코 79 → 83

루미 78 → 82

모모이 63 → 66
미도리 79 → 81
유즈 67 → 69
아리스 65 → 68

유우카 83 → 87


다음화 : https://qjsdur00.tistory.com/1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