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사후 처리

무작 2025. 10. 20. 15: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212.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810


# 샬레 활동 비망록

# 사후 처리

흥신소 68, 코사카 와카모, 아스마 토키의 도움으로 게헨나 자치구로 이어지는 연락교를 빠져나온 보충수업부. 수명을 불태울 기세로 전력 질주를 거듭하면 헤일로를 가진 소녀라 할지라도 한계에 다다르고, 차량 통행이 적은 큰 길로 나오자마자 거친 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하아…….」

혹사로 인해 덜덜 떨리는 무릎 아래. 땀으로 달라붙은 교복의 감촉이 여간 불쾌한 게 아니었고, 달아오른 몸을 식히려고 바람이 불어와도 여름의 시작 특유의 미지근한 바람은 오히려 불쾌지수만 상승시켰다. 반쯤 과호흡에 빠지기 직전인 숨을 적당히 고르고, 소녀들의 시선은 아즈사의 뒤에서 잠들어 있는 선생님을 향했다.

「아즈사 쨩, 선생님은……!」
「괜찮아. 숨은 아까부터 안정적이야. 하지만 상처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으니 서둘러야 해…….」

아즈사는 등에 업고 있던 선생님을 앞으로 안아 들고 살짝 안색을 살폈다. 조금 전…… 그가 종말 악의 사생아라고 부르던 무언가와 싸우는 도중보다는 훨씬 나아졌고, 호흡도 안정되었다. 싯딤의 상자 리소스가 생명 유지에 할당된 덕분일 것이다.
하지만 싯딤의 상자도 상처를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려웠는지, 소녀들이 처치했던 붕대와 거즈 아래로 점차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실혈사의 기준을 알 수 없는 지금, 소량의 출혈이라도 방심할 수 없다.

초조함이 깃든 아즈사는 마치 보물을 안듯, 그를 소중히 끌어안았다.
더는 잃지 않을, 잃고 싶지 않은, 두 번 다시 놓지 않을 마음으로. 이어진 이 손만은 절대로 놓지 않겠다는 듯 아즈사는 그와 굳게 손을 맞잡고, 돌아가고 싶은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앞을 바라보았다.

결의에 찬 그녀의 모습을 보고 히후미도 숨을 들이마시며 쥔 주먹에 힘을 주었다. 맞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가장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게헨나 자치구를 벗어났다고 해도 그가 생사의 경계를 헤매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격렬한 싸움을 벗어나 느슨해졌던 긴장을 다잡았을 때, 하나코가 진지한 표정으로 「……여러분」이라고 중얼거렸다.

「어, 왜 그래, 하나코?」
「시간이 아까워. 무슨 일이 있다면 간단하게 말해 줘.」
「여기서부터 갈 곳에 대해서입니다. 저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아니면 여러분은 어디로 갈 생각이었나요?」
「어디라니, 그 합숙 시설이요…….」

하나코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 히후미는 물음표를 띄우며 몇 시간 전 출발 지점이 되었던 장소를 중얼거렸다. 아니, 거길 제외하고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히후미나 하나코, 코하루가 살고 있는 기숙사는 진작에 잠겨 있고,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즈사의 집이라면 갈 수 있겠지만, 합숙 시설보다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굳이 목적지로 삼을 필요는 없다.
왜 이런 걸 묻는 걸까 싶어 옆을 보니 코하루도 비슷한 물음표를 띄우고 있어서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반면, 아즈사는 신중한 표정으로 「……과연」이라고 중얼거렸다.


「지금 트리니티 자치구로 들어가는 건 리스크가 높아…… 하나코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거지.」
「네, 트리니티 자치구는 티파티의 정원입니다. 게헨나 자치구보다 훨씬 일을 처리하기 쉽겠죠. 거친 일이 있어도 무마할 수 있고, 몰래 방해자를 제거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 그런 일은…….」

「안 한다고 단언할 수 있으세요?」

히후미와 코하루는 말문이 막힌다.

안 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지금까지 그 정반대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긍정할 수 있는 증거만 가지고 있었다.


「이번 일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나기사 씨라고 해도 선생님을 끌어들이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건 아닐 텐데요. 최악의 경우, 에덴조약을 맺기 전에 트리니티가 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만행입니다. 게다가 현장에 있던 감시원까지 휘말리게 했고…….」
「그건 생각해 봤자 소용없어. 모르는 건 몰라도 돼. 지금은 목적지를 정하는 게 먼저야.」
「후보는 두 곳입니다. 샬레 아니면 근처의 응급 외래 진료소.」
「안전성을 생각하면 샬레지만, 여기서부터는 멀어…… 응급 외래 진료소는?」
「여기도 가깝지는 않네요. 최소 30분은 걸릴 겁니다.」

아즈사는 혀를 한 번 찬다.
안전지대라고 불리는 곳은 멀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용태이므로, 멀다면 그것만으로 후보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합숙 시설은 티파티의 정원 안이다.
어디로 가든 문제가 생긴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팔 안의 선생님이 살짝 떨렸다.

「……크흑, 크흑.」
「선생님! 괜찮아!?」

화들짝 놀란 아즈사는 그가 편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안는 방식을 바꾸고 걱정스러운 듯 그를 들여다본다. 가늘게 뜬 눈은 피로 흐려져 있었고, 입가를 막았던 소맷자락은 조금씩 붉게 물들어 갔다. 소녀들은 그의 곁에 다가가 기도를 담아 지켜보자, 그것이 통했는지 서서히 발작이 가라앉는다. 기침이 멈춘 후 그는 입을 가렸던 손을 치우고, 마치 소녀들을 안심시키려는 듯 웃어 보였다.

「다들, 무사해……?」

금방이라도 사라질 듯한 목소리. 피로 물들고, 고통으로 일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냥함과 따뜻함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 활짝 웃는 그 표정은 문자 그대로 질 무렵의 꽃과 같았고…… 그것을 본 순간, 코하루는 결국 인내심의 끈이 끊어졌다.


「이럴 때만큼은 자기 걱정 좀 해! 바보 아니야!?」


이 지경이 되도록,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문자 그대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한 부상을 입고 있는데도, 눈을 떠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학생들에 대한 걱정의 말이다. 가장 아프고 힘든 것도 자신일 텐데, 남 걱정을 하는 그에게 인내심의 끈이 끊어진 코하루는 커다란 눈에 눈물을 가득 담고 마치 고함치듯이 외쳤다. 그가 이런 상태가 아니었다면 멱살을 잡았을 기세에 그 역시 놀라 눈을 깜빡였고…… 그리고는 슬픈 듯 눈을 가늘게 떴다. ‘또 슬프게 만들었구나, 또 울렸구나’ 하는 지울 수 없는 아픔과 함께.

마음속 깊이 화를 내는 일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코하루는 어깨로 숨을 쉬고 있었고, 분명히 화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 상냥한 그녀를 여기까지 몰아붙인 죄책감은 목을 조여 왔고, 더욱 자신이 싫어졌다.
그가 새로이 자기혐오를 느끼자, 코하루는 억지로 굳게 다물었던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작은 손으로 매달리듯 그를 끌어안았다.

「정말, 정말 무서웠단 말이야……!」
「미안, 해…….」

잃는 것이 무서워서. 사라져 버릴까 봐 무서워서. 다시는 만날 수 없을까 봐 무서워서. 다시는 함께 있을 수 없는 것이 정말로 무서워서.
눈물로 번진 그 목소리는 공포와 안도로 채색되어 있었고, 그는 고장 난 오르골처럼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는 「미안해」라는 세 글자를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눈물보다 강한 말도 의지도, 그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는 어느 정도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오른팔로 코하루를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히후미와 하나코에게 시선을 보낸다. 하나코도 커다란 안도감을 띄우고 있었고, 히후미는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이런 자신을 생각하며 괴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거짓말하는 것은, 그녀들의 상냥함에 대한 모욕일까. 답이 없는 질문을 목구멍 깊숙이 묻어두고, 선생님은 다시 「다들 괜찮아?」라고 말을 건 넸다.

「저, 저희는 무사합니다. 흥신소 68 분들과 와카모 씨, 토키 씨께 도움을 받아서…….」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야…… 지금은, 뭘 하고 있어?」
「지금 갈 곳을 생각하고 있었어. 샬레로 갈지 응급 외래 진료소로 갈지. 선생님은 어디가 좋아? 우리는 선생님 의견을 우선할게.」

「……아니, 그렇게 먼 곳까지 갈 필요는 없어. 합숙 시설로 가자.」
「하지만…….」
「이런 일이 생기긴 했지만, 지금 합숙 기간 중이야…… 거기서 벗어나는 건 현명하지 않아.」


예기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지만, 지금은 합숙 기간 중이다.
나기사는 불필요한 외출을 금지했다.
이번 외출은 시험장으로 가기 위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있지만, 지금부터 다른 곳으로 가 버리면 규칙에 저촉된다.
안 그래도 입장이 좋지 않은 지금, 어설프게 티파티에게 공격당할 틈을 늘릴 수는 없다.

「하지만…….」
「부탁해…… 그리고, 하나코가 상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트리니티 전체가 상대인 건 아닐, 테니까…….」

우려를 표하는 하나코에게 선생님은 살짝 웃는다. 트리니티 전체가 상대라면 하나코의 우려가 맞았겠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이 모든 일을 나기사가 꾸몄다고 선생님은 생각하지 않는다.
명령의 착오였거나, 아니면 외부의 개입이었을 것이다.
나기사가 의도하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그는 확신하고 있다.

나기사의 성격은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본질적으로, 누군가를 해치는 일에는 맞지 않는 아이다.

그렇게 말하자 하나코는 마지못해 「……알겠습니다」라고 중얼거린다.
그는 자신의 안전과 그녀들의 사정을 저울질하고, 그래도 그녀를 택했다.
그것에 대해 하나코 역시 전혀 납득하지 못했지만, 일단 그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그가 괜찮다고 말한 이상, 그렇게 단언할 만한 무언가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그것을 믿어주는 것뿐이다.

하나코는 자신의 마음에 어느 정도 결론을 내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것을 의식이 흐려지는 와중에 지켜본 선생님은, 이번에는 걱정시키지 않으려고 기력을 쥐어짜 모두에게 말을 걸었다.

「미, 안…… 얘들아…… 조금, 깨어 있기가, 힘들어…….」
「무리하지 마세요, 선생님. 뒷일은 저희에게 맡겨 주세요.」
「……고마, 워…….」

그 말만을 남기고 그의 의식은 마치 풀리듯이 사라지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안정된 숨소리, 맥박과 고동은 조금 거칠지만 허용 범위 내였다. 원래 왜 깨어 있을 수 있었는지 신기할 정도였던 것이다. 이렇게 의식을 잃고 잠드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아즈사는 다시 팔 안에서 눈을 감은 선생님을 굳게 끌어안는다. 이 온기가 있는 한, 자신은 어디까지든 해낼 수 있다고 믿으며.

「……가자, 다들.」
「네!」





경계 지구에서 트리니티 자치구로 들어와 합숙소 근처에 도착할 때까지는 그의 말대로 안전 그 자체였다. 거리 전체가 잠들고, 사람들의 숨소리조차 들릴 듯한 정적. 그 고요함은 오히려 섬뜩할 정도였고, 그의 말이 없었다면 함정일 가능성을 생각하고 즉시 되돌아왔을 것이다.

습격은커녕 인적조차 전혀 없었다. 가끔 순찰하는 경비 오토마타나 드론과 마주치는 정도였고, 무기질적인 센서 아이는 소녀들을 시야각에 담아도 특별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지나쳐 원래의 순찰 루트로 돌아갔다. 전부가 전부, 적으로 돌아서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이러한 자동화된 도시의 안전을 관장하는 시스템은 소녀들을 ‘트리니티에 해를 끼치는 자’로 보고 있지 않았다.

보충수업부를 배제하려는 것은 티파티의 나기사를 필두로 하는 필리우스 분파뿐인가.
아니면 파테르나 상투스도 협력하고 있는가.
혹은 그것마저 뛰어넘어 정의실현부나 구호기사단, 시스터후드와 같은 티파티 이외의 거물들도 관련되어 있는가.

그 정도의 규모는 여전히 어둠 속에 있다.
여러 가지가 진정되면 다시 그 부분을 고찰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지금 자신들은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가.
그것을 생각하기 위해서.


「……모두, 멈춰.」

드디어 합숙소가 눈앞에 다가왔을 때, 아즈사는 평소와 달리 날카로운 목소리로 모두에게 제지를 요청했다. 그녀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모두가 일주일을 보냈던 익숙한 합숙 시설. 조명이 꺼진 시설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고, 다소 섬뜩한 인상을 주었다.

「아, 아즈사 쨩, 무슨 일 있어요?」
「적이 매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내가 먼저 갈 테니 신호를 보낼 때까지 여기서 기다려 줘…… 선생님을 부탁해.」
「아, 아즈사 쨩, 잠깐 기다려요!」

아즈사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등에 메고 있던 선생님을 근처에 있던 히후미에게 맡기고 바람처럼 달려가 버렸다. 그 몸놀림은 마치 특수부대 같았고, 소리조차 내지 않고 기색마저 차단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위치를 특정할 수 없게 되었다. 쫓아가려고 해도 선생님을 업은 상태로는 어설픈 행동을 할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코에게 시선을 보내자, 그녀는 느슨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단 아즈사 쨩에게서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리죠. 아즈사 쨩이 말한 대로 잠복하고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하, 하지만 아즈사 쨩 혼자서만…….」
「아마 합숙 시설에는 아즈사 쨩이 직접 만든 함정이 설치되어 있을 테니, 저희가 가면 오히려…….」

미묘한 표정을 띄우며 그렇게 말하는 하나코에게 히후미는 ‘그러고 보니 그랬지’라고 떠올린다. 바로 며칠 전, 순수한 방문객이었던 마리가 함정의 먹이가 된 것은 기억에 새롭다.

함정이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모르는 소녀들이 아즈사와 함께 가도 짐만 될 뿐이고, 침입자를 잡기 위한 함정에 걸려드는…… 일이 생겨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빈틈없는 그녀라면 만일의 탈출 루트도 확보하고 있을 것이고, 그것을 감안하면 그녀 혼자 있는 편이 움직이기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를 혼자 두고 있다는 현 상황은 히후미의 마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보충수업부에서 혼자 떨어진 아즈사는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총의 감촉을 확인한다. 잔탄은 충분하고 탄창도 있다. 합숙 시설의 구조는 숙지하고 있으므로 농성전도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다. 탈출 루트도 몇 가지 후보가 있으므로, 침입자들을 모두 쓰러뜨리지 못했을 경우의 보험도 확보되어 있다.

걱정은 없다, 물러서지 않는다. 선생님 한 명분의 무게가 사라진 몸은 울고 싶을 만큼 가벼워서, 평소와 같다. 아즈사는 주변을 경계하며, 설치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센서 함정에 걸리지 않도록 한 걸음 한 걸음 신중하게 발을 내딛는다.

그렇게 도중을 조용히 걸어온 그녀는 합숙 시설의 정문을 시야에 담았다. 가스 마스크에 내장된 아이 센서에 의해 증폭된 시각은 밤이라는 환경 요인조차 억누르고 아즈사에게 정보를 전달한다. 정문 앞에…… 인영, 수는 둘.

그것을 확인하자마자 아즈사의 뇌 속 스위치가 전투용으로 전환되었다.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피부 감각이 날카로워지고, 눈은 열을 띤 것처럼 크게 떠진다. 카라비너에 매달린 수류탄과 섬광탄, 연막탄이 가벼운 금속음을 냈다.

────함정이 작동한 흔적은 없지만,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은 있다. 보아하니 문 앞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아마추어니 10초 안에 두 사람 모두 제압할 수 있겠군…… 아니, 한 명은 심문용으로 남겨 두어야 하나.

가로수의 그림자에서 살며시 소리를 죽이고, 아즈사는 문 앞에 자리 잡은 두 사람에게 다가간다. 그들과 자신의 거리는 서서히 100m, 50m로 점점 줄어들고…… 거기서, 문득 그녀는 문 앞의 두 사람 중 한 명이 본 적 있는 얼굴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몸에 두른 트리니티 교복, 시스터후드의 정장. 베일로 덮인 오렌지색 머리. 틀림없다, 바로 최근 함정에 걸려들게 했던────.


「이오치 마리, 인가?」

아즈사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몸을 숨기고 있던 가로수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경계의 수준은 낮췄지만 풀지는 않는다. 아는 얼굴이라고 해도 그녀는 목적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라는 것은 변함없으니까.

「아즈사 씨!」
「무슨 용건이야? 그리고, 그쪽은…….」

「처음 뵙겠습니다, 시라스 아즈사 씨. 저는 구호기사단의 스미 세리나입니다.」

간호사복과 흡사한 흰색 제복을 입은 그녀는 구호기사단의 일원인 스미 세리나.
일부에서는 부르면 온다고까지 알려진 신출귀몰한 그녀는 선생님의 건강 관리 일부를 맡고 있으며, 그것을 감안한 인선이었지만, 아즈사에게는 첫 대면이나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경계하고 있으며, 총의 방아쇠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고 있다.

「시스터후드와 구호기사단이 무슨 용건이지?」
「부상당하신 분의 치료, 구호입니다.」
「……누구로부터의 의뢰?」


「티파티, 정의실현부, 구호기사단, 시스터후드의 4개 단체 연명입니다.」


그것을 들은 아즈사는────내리고 있던 총을 들어 올렸다.


「그렇다면 이야기할 것은 없어. 돌아가. 돌아가지 않는다면 힘으로라도 돌려보낼 거야.」
「자, 잠깐 기다려 주세요, 아즈사 씨! 저희는────.」
「응, 알고 있어. 이오치 마리도 스미 세리나도, 우리에게 적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해. 정의실현부는 모르겠지만, 구호기사단도 시스터후드도 이 일에 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을 거야. 그래서 두 사람이 소속된 조직에서 각각 의뢰를 받고 왔다면 신용해도 좋았겠지만…… 티파티가 관련되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

아즈사는 가스 마스크 너머로 두 사람을 꿰뚫어 본다. 목소리는 차갑고, 온도는 낮았다.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우리는 티파티에게 공격을 받았어. 우리를 공격한 조직의 의뢰로 온 두 사람을 신뢰할 수 없어. 두 사람 개인, 이 아니라. 배후에 있는 조직을 신뢰할 수 없어.」

「…….」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하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그녀들은 공격당했다.
누가 적인지 누가 아군인지도 모르는 현 상황에서, 신뢰는 리스크로 직결된다.

하지만 신뢰받지 못하면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고, 돌아가라고 한다고 ‘네 알겠습니다’ 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일 수도 없다.
그러므로 협상하여 어떻게든 신뢰를 얻으려고 마리와 세리나가 결심했을 때, 문득 아즈사는 「하지만」이라고 중얼거렸다.
어느새 피부를 찌르는 듯했던 적의는 잠잠해져 있었다.


「지금은 일손이 부족해. 다들 크든 작든 부상을 입었어. 치료가 끝나면 알고 있는 것들을 모조리 이야기해 줘. 그게 조건이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받아들이겠습니다. 그것으로 신뢰해 주실 수 있다면.」
「저도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치료가 우선입니다. 부상당하신 분은…….」
「저쪽에서 대기하고 있어. 부를 테니 잠깐 기다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먼저 도구 등을 세팅해 두겠습니다. 로비를 사용하겠습니다.」
「알았어. 함정도 해제했으니, 들어가도 괜찮아.」

일단 협력을 얻어낸 두 사람은 열린 정문으로 재빨리 시설 내부로 들어가, 현관문을 열고 바로 보이는 로비에 간이 의료 설비를 세팅한다.

아무래도 구호기사단 본부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것은 치료할 수 있을 만한 설비를 멀리서 본 아즈사는 모모톡을 탭하여, 히후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게 세리나 첫 등장인가

 

 

다음화 : https://qjsdur00.tistory.com/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