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미식을 찾아 삼만리(Eat or die)

무작 2025. 10. 18. 12: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97.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91


# 샬레 활동 비망록

# 미식을 찾아 삼만리(Eat or die)

「으아아아! 왜 여기까지 와버린 거야! 트리니티 한가운데잖아!」
「그치만 골드마구로 소식을 들어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해버릴 수밖에 없달까★」
「후후후. 그 전설의 참치를 고작 관상용으로 둔다니, 이건 미식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트리니티 자치구 한복판, 메인 스트리트를 신나는 속도로 달리는 소녀들.
선두에 2명, 후방에 2명이라는 전형적인 대형은 딱히 미리 상의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어쩌다 보니 정해진 것이었다.

후방에서 비통한 비명을 지르는 소녀는 미식연구회 소속 아카시 준코. 그녀는 특징적인 붉은색 트윈테일과 StG44(식탁 위의 무법자)를 두 정 휘두르며, 추격대들을 모조리 쏘아 쓰러뜨렸다. 그녀의 바로 옆에는 펄떡펄떡 힘차게 뛰는 금빛 물고기, 골드마구로와 그것을 안고 있는 소녀. 둘 다 홀딱 젖어 있었고, 어딘가 물고기 같았다……. 좋게 말하면 그렇고, 나쁘게 말하면 약간 비린내가 났다.

홀딱 젖고 비린내 나는 비참한 상황의 후방과는 달리, 앞서 달리는 소녀들에게는 옷차림의 흐트러짐이 전혀 없었다.

명랑하지만 어딘가 의미심장하게 미소 짓는 소녀는 와니부치 아카리. 옷 위로도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몸매를 가진 그녀는 긴 금발을 우아하게 쓸어 넘기며, HK416에 AG-HK416을 장착한 애총……탐식의 징표를 움켜쥐었다.
그리고, 게헨나 교복을 개조한 옷을 입고 긴 은발을 밤바람에 나부끼는 그녀가 미식연구회 회장, 쿠로다테 하루나. 그녀 또한 마찬가지로 PSG1(Ideal)의 감촉을 확인하며 임전태세에 들어갔다.

그녀들이 바로 아쿠아리움에서 골드마구로를 강탈하여, 지금도 도주하고 있는 게헨나의 테러리스트 집단……미식연구회다. 문제아 투성이인 게헨나에서도 그녀들은 특히 악명 높고, 그 활동 범위의 넓이와 범행의 흉악함으로 인해 단 4명밖에 없음에도 온천개발부에 필적할 만한 위험도를 가지고 있다.

그 악행은 하나하나 헤아리면 하늘에 닿을 정도라고 하며, 노점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파하고, 점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파하고, 호텔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파하는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 외에도 유괴, 강탈, 파괴는 기본이다. 미식의 구도자인 그녀들의 활동 범위는 게헨나에만 머무르지 않고 키보토스 전역, 미식이 있다면 어디든……. 게헨나와의 관계성이 최악이고 에덴 조약으로 복잡한 트리니티 자치구에도 발을 들여 활동을 벌인다. 미식을 위해서라면 고난도 마다하지 않고, 어떤 타협이나 포기도 용납하지 않고 전진할 뿐이다.

그런 그녀들의 이번 타겟이 아쿠아리움에 전시되어 있던 골드마구로였다.

좀처럼 포획되지 않고, 학술적 가치도 높은……환상의 물고기라고도 불리는 골드마구로. 그것은 대체 어떤 맛일까. 어떤 미지의 미식을 선사해 줄까. 그렇게 생각했다면 나아갈 뿐이다. 아쿠아리움이 트리니티 자치구 안에 있다는 사실 따위는 알 바 아니라는 듯이 그녀들은 포획용 그물과 애총과 밧줄을 들고 맨몸으로 돌격했다. 기대와 상상에 가슴을 부풀리며, 온갖 경비를 뚫고 그녀들은 의기양양하게 강탈을 감행했다.

「미식이라는 것은 좀 더 고고하고, 또한 보편적인 것…… 구경거리가 되어 돈벌이로 전락하는 건 이 골드마구로도 원치 않을 것이에요. 저는 그저 그 울림에 답했을 뿐! 그렇지 않나요, 후우카 씨?」
「읍! 읍읍!!」

하루나는 신뢰에 가득 찬 시선으로 어깨에 멘 사람을 바라본다. 보라색에 가까운 검은 머리를 트윈테일로 묶고, 이마에서 솟아난 뿔에 걸친 소녀는 게헨나 급식부 부장, 아이키요 후우카. 온몸을 밧줄로 칭칭 감기고, 입에는 재갈을 물린 채 미이라와 다름없는 상태가 된 그녀에게 일체의 저항은 허용되지 않았다. 붉은 눈을 눈물로 적시며 필사적으로 의사를 전달하려 목을 힘껏 좌우로 흔들지만, 무슨 오해를 한 건지 하루나는 감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보세요, 게헨나의 급양부장도 적극 동의하고 있잖아요?」
「재갈이 물려있어서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지만요★」
「으아, 참치가 퍼덕거리잖아! 지느러미가 따귀를 때리고 있어!!」
「꽉 잡고 있어, 이즈미!! 그거 엄청 비싼 거라고!」

준코와 나란히 달리며 활기 넘치는 골드마구로를 안고 있는 그녀는 시시도우 이즈미. 아카리에 못지않은 몸매를 가진 그녀는 놓치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골드마구로를 안고 달린다. 비늘투성이가 되거나, 물고기 비린내가 나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식으로. 하지만, 맛이 궁금한지 이즈미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골드마구로를 보았다.

「그래서 이건 언제 먹을 수 있는데? 참치는 뺨을 때리고, 검은 세일러복들은 막 쫓아오고 있고!」
「트리니티의 정의실현부라고!! 선도부만큼 무서운 녀석들에게 걸린 거란 말야! 우리 도망칠 수 있는 거야, 하루나?」
「후후후. 도망칠 수 있느냐, 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추격대 처리로 정신이 없어진 준코의 외침에 하루나는 한없이 침착한 목소리로 답했다.

「오직 중요한 것은,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 즉, eat or die(먹느냐, 죽느냐!)의 양자택일뿐! 바로 그것이 미식가가 걸어야 할 고고한 길인 것입니다!」


도망칠 수 있는지, 도망칠 수 없는지……가 아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이 미식인 골드마구로를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야말로 사활이 걸린 문제. 그 외의 것을 생각하는 것은 미식에 대한 모독 그 자체────!

「즉, 결국 와장창★이란 거죠.」
「연설은 됐고, 빨리 도망쳐!!」
「자아, 빨리 포위망을 뚫고 퇴각하죠! 후우카 씨가 만들어주는 참치회를 먹는 겁니다!!」

전방에 전개하는 정의실현부 학생들. 그 수는 대략 30명 정도로, 딱히 상대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최우선은 골드마구로. 신선할 때 회로 만들지 않으면 골드마구로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고로 노리는 것은 일점 돌파. 더 이상 전개되기 전에, 협공당하기 전에……이 포위망을 뚫고 지나간다.

네 명이 총을 겨누면 그것이 개전의 신호. 골드마구로를 먹고 싶은 미식연구회와 테러리스트를 붙잡고 싶은 정의실현부, 싸움의 막이 올랐다.


「우읍!! 으으읍!!!」

────그 소용돌이 속, 하루나에게 메인 채로 후우카는 마음속 깊이 기도한다. 누구든 좋으니 도와달라고.





「미식연구회…… 게헨나의 요주의 단체……」
『맞슴다. 일단, 찾아보면 가벼운 경력은 나오는데…… 최근엔 게헨나 자치구 안에서 무슨 소동을 일으켰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그 전에는 밀레니엄에서 무슨 짓을 해서 붙잡혔고…… 아, SNS 계정도 갖고 있네요.』

하스미는 중얼거리고, 일단 스마트폰을 귀에서 떼고 브라우저로 '미식연구회'를 검색한다. 그러자 대략적인 경력 등이 나왔고, 이치카가 말한 대로 최근에 사건을 일으킨 곳은 게헨나 자치구. 범행 내용은 가게 파괴, 4명이 도주하던 중 소라사키 히나와 조우하여 그대로 붙잡혔다고 한다. 그 전에는 밀레니엄에서 소동을 일으켰고, 이것 또한 C&C 요원에 의해 붙잡힌 듯하다. 그리고, 이치카의 말에 따르면 공식 SNS 계정도 가지고 있는 듯했지만, 이것은 찾을 수 없었고, 솔직히 아무래도 좋았다.

저절로 미간을 찌푸리게 되는 터무니없는 경력에 하스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이렇게, 게헨나의 문제아들은 머리 나사가 한 다스씩 빠진 사람들이 많은 것일까. 머리가 아파 오던 하스미였지만, 스피커에서 '그런데'라는 소리가 들려왔기에 급히 스마트폰을 귀에 가져다 댔다.

『선배, 지금 어디십니까? 외출 중이라고 하셨는데, 학교에서 가까워요? 빨리 명령을 받지 않으면 좀 곤란할 텐데요……』
「……그렇게까지 심각한 피해인가요?」
『아뇨, 츠루기 선배 말임다. 이대로라면 츠루기 선배가 뛰쳐나가 버립니다.』
「아아……」

하스미에게서 새어 나온 목소리는 한숨이기도, 납득이기도 했다. 츠루기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의실현부 부장으로서 그녀보다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 개인적인 전투력도 지휘 능력도 전투에 대한 마음가짐도 모든 것이 최고, 하스미는 그녀를 이보다 더할 나위 없이 신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렇고 그녀가 출격하는 것은 피해 확대와 직결된다. 전투의 여파로 건물이나 도로가 파괴되거나, 포획 대상이 전치 1개월의 부상을 입거나. 피해를 확산시키려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번 포획 대상은 미식연구회 4명이며, 탈환해야 할 인질…… 아니 어질은 골드마구로. 츠루기가 나선다면 골드마구로가 숯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피하고 싶었다.

「츠, 츠루기를 일단 막아주세요. 저, 저는 지금 개인적인 용무로 잠깐 밖에…….」
『아, 무리무리. 그건 무리입니다. 하스미 선배가 아니면 안 되는 거 알잖습니까. 앗, 츠루기 선배! 가지 말아주세요! 그쪽은 문이 아니라 벽인데……』

찰나,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항공기에서 폭격을 받은 건가 착각할 정도의 소리는 츠루기가 움직였다는 증거. 건물 벽을 맨손으로 뚫고 구멍을 낸 그곳에서 뛰쳐나가는 광경을 환시한 하스미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는다.

영광스러운 첫 번째 피해는 정의실현부 건물 벽, 이어지는 피해는 도로와 진행 방향에 있는 물체, 마지막 피해는 포획 대상과 골드마구로. 어떻게 되든 배상 문제로 번질 것 같았다.


『……가버렸다. 저희도 일단 출격합니다, 선배.』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분위기가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채로 통화는 끊겼다. 침묵을 돌려주는 스마트폰을 하스미는 주머니에 넣고, 한숨을 내쉬었다.
잘 가 골드마구로, 널 잊지 않을 거야. 배상 문제로 번지면 게헨나에 전부 떠넘겨 버리자. 원래 그쪽 소속 학생이니까. 진정으로 미식을 추구한다면 망망대해로 나가서 골드마구로 정도는 낚을 수 있어야겠지…… 따위의 시시한 생각은 저편으로 던져버리고, 어떻게 해야 원만하게 해결될지 하스미는 골똘히 생각한다.

「이 근처인 것 같군. 폭발음으로 볼 때 소요가 발생한 곳은 1km 내외야.」
「아, 아우…….」

그러자 다시 폭발음. 그러나 아까보다 더 크고 선명한 소리였다. 아즈사는 그 소리로 대략적인 방향과 거리를 계산했고, 히후미는 갑작스러운 전투 소리에 놀라움을 표했다. 매장 안에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악했고, 그들의 시선은 정의실현부 교복을 입고 있는 하스미와 코하루에게로 모여들었다.
도와달라, 어떻게든 해달라는 소리 없는 외침.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듣고…… 하스미는 결심했다.


「……여러분.」

어딘가 각오를 다진 듯한 하스미의 목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든다. 단속적으로 들리는 폭발음은 점차 선명해지고, 아즈사는 거리의 카운트를 줄여나간다. 900m, 800m…… 아마도 목적지는 자치구 경계선. 그곳을 넘으면 정의실현부도 경솔하게 손을 쓸 수 없다. 시간을 버는 것이 그녀들의 목표. 역시 만만치 않다고 아즈사는 미식연구회에 대한 평가를 상향 조정했다.

「급작스럽지만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를 도와주시겠어요?」
「저, 저희가, 말인가요!?」

설마 자신들에게까지 얘기가 돌아올 줄은 몰랐을 것이다. 히후미가 놀라며 소리를 지르자, 하스미는 침착하게 「네」라고 긍정을 돌려주었다.

「지금은 에덴조약을 코앞에 둔 민감한 상황. 이 문제가 정의실현부와 게헨나의 갈등으로 비춰지면 앞으로 불리한 부분이 생겨버립니다.」
「즉, 우리 보충수업부…… 아니, 샬레 소속 학생들이 이 문제에 대처하는, 그런 구도가 바람직하다. 그런 뜻이야, 하스미?」
「네, 맞습니다. 선생님, 여러분,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딘가 애원하는 듯한 하스미의 부탁에 그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샬레로서 그 의뢰를 정식으로 받아들이지…… 모두 힘을 빌려줄래?」
「이해했어. 선생님을 돕는 거라면 문제없어.」
「네?! 아, 아우…… 가, 갑자기 싸움인가요…….」
「어머나……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후훗♡」
「아, 나, 나도……? 하스미 선배와 같이……?」

코하루는 어딘가 혼란과 기쁨이 뒤섞인 목소리를 내며 선생과 하스미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고, 하스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코하루의 머리에 손을 얹고, 그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네. 코하루. 예상보다 더 빨리 함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네요. 코하루의 성장한 모습, 저에게 보여주세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으, 응……! 알겠어요……!」

「흐, 흠, 오랜만에 선생님과 같이 싸우네요…… 저, 저, 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사양은 필요 없어, 선생님. 나를 마음껏 사용해줘.」
「후후, 선생님의 지휘봉에 따라 연주자가 된다…… 왠지 좀 즐거워지기 시작했어요♡」
「뭐,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떻게 해야……?」
「일단, 안전제일로 부탁할게.」

그렇게 말하고────그는 의식을 전투용으로 전환했다. 마치 공이치기가 내려가는 것처럼. 혹은 검을 칼집에서 뽑는 것처럼. 그것만으로 그는 자신을 전투에 최적화할 수 있다. 전투의 도구, 시스템으로서의 선생이 되어버릴 수 있다.

「그럼, 간단히 브리핑을」

싯딤의 상자를 꺼내 모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놓자마자 브리핑용 앱이 실행되었고, 이번 전투에 필요한 정보가 나열되었다. 선생은 그것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하지만 장황하지 않게 말을 이어갔다.


「이번 임무는 미식연구회 포박. 그녀들의 현재 위치는 여기서 남동쪽으로 500m 직진한 곳. 목적지는 아마도 자치구와 자치구의 경계, 그대로 인접한 D.U.로 도망칠 생각일 거야. 우리는 트리니티 자치구 내에서, 그녀들을 포박해야 해.」
「흠…… 그렇다면 실패 조건은 타겟을 자치구 밖으로 놓치거나, 혹은 골드마구로에 어떤 피해가 발생하거나 하는 것이군.」
「뭐, 그렇지. 그리고, 여기부터는 추측인데…… 아마 골드마구로 말고도 그녀들에게 끌려다니는 학생이 있을 테니, 그 아이도 도와줬으면 좋겠어.」
「끌려다니는…… 혹시 인질입니까?」
「아니, 요리사. 게헨나 급양부의 아이키요 후우카라는 아이. 골드마구로를 먹을 생각일 테니, 거의 확실히 그 아이도 데리고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고, 그는 싯딤의 상자를 조작해 앱을 실행했다. 키보토스 전역에 살포된 드론, 방대한 수 중에서 적절한 것을 하나 고르자 화면에 트리니티 자치구 한편이 비춰졌다. 그곳에는 전력 질주하는 4명, 즉 미식연구회와 펄떡이는 골드마구로. 그리고…….

「응, 역시 데리고 있네.」
「아우우……」
「묶여있네요……」
「과연.」
「에에……」
「……」

밧줄로 칭칭 감긴 데다가 재갈까지 물려 눈물을 글썽이는 후우카. 그것을 본 소녀들은 안타까운 마음이 되어, 그녀를 위해서라도 빨리 어떻게든 해 주자고 굳게 생각한다. 저건 너무 가엽다.


「좋아, 확인 사항은 이 정도면 될 것 같네. 하스미, 괜찮다면 지금 움직이고 있는 정의실현부 아이들의 지휘권을 나에게 줄 수 있을까?」
「네, 괜찮습니다. 지휘권을 선생님께 양도합니다.」
「고마워.」

선생은 침착한 어조로 그렇게 말하더니, 양쪽 눈의 콘택트렌즈를 벗어 싯딤의 상자와 연결했다. 가동되는 전투용 운영체제는 전투 도구로서의 자신을 정의한 그에게 딱 맞아떨어져, 정확무비한 도구가 완성되었다. 눈동자에서 흘러나오는 푸른 인광이 공중에 꼬리를 남기면 그것은 개전의 신호 대신. 소녀들은 각자의 총을 확인하고, 쥐고, 일어선다.


「────자, 그럼 가자.」


골드마구로를 양어장에서 수족관으로 되돌리는 전투가 시작되었다.





「……어라?」

스나이퍼 라이플을 한 손으로, 그것도 달리면서 움직이는 목표에 명중시키는 절기. 뛰어난 코어와 자세 제어, 지금까지 수없이 추격당한 경험에서 길러진 기술을 유감없이 발휘하던 하루나는 문득 의문…… 아니, 위화감을 느꼈다.

쫓아오는 정의실현부의 움직임이 달랐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는 오합지졸이었고, 히나도 이오리도 아코도 없는 선도부와 다를 바 없어서, 아무리 증원이 와도 확실히 도망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오합지졸이 아니었다. 전체적인 통솔이 이루어져 있었고, '상대를 쓰러뜨리는 움직임'에서 '상대를 몰아붙이는 움직임'으로 바뀌어 있었다. 숫자 우위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카드 한 장으로 압박하는 것처럼. 가능한 한 아무도 쓰러지지 않도록, 쓰러진 경우에도 즉시 커버할 수 있도록.

시험 삼아 하루나는 의도적으로 전체 속도를 늦추고, 정의실현부와의 거리를 좁혔다. 아카리의 유탄 발사기가 가장 효과를 발휘할 거리까지 가까워지자…… 정의실현부는 약간 뒤로 물러섰다.

「어라, 저 녀석들 뭐 하는 거야? 굳이 스스로 후퇴하다니……」
「역시, 아카리 씨의 유탄을 경계하고 있네요. 저희의 장비로는 다수를 한 번의 공격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건 아카리 씨뿐. 반대로 말하면, 아카리 씨만 경계하면 단번에 수가 줄어들 일은 없어지죠.」

미식연구회의 무장 구성은 하루나가 저격 소총, 아카리가 돌격 소총과 유탄 발사기, 준코가 돌격 소총, 이즈미가 기관총이다. 사거리로 나열하면 이즈미, 하루나, 아카리, 준코 순. 이즈미는 골드마구로를 안고 있는 관계로 총격 등은 불가능하므로 제외하고, 남은 3명으로 다수를 상대할 수 있는 무장은 아카리의 유탄 발사기뿐이다.

유탄 발사기의 최대 사거리는 400m, 이 범위 안에는 절대 들어가지 않도록 정의실현부는 움직이고 있었다. 돌격 소총은 유탄 발사기보다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정의실현부1이 유지하는 거리감에서는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명확한 위협이 되는 것은 하루나의 저격 소총뿐이다. 저격 소총은 다수 대 소수 싸움에는 적합하지 않고, 한 번의 사격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한 명. 재장전마다 한 명씩 쓰러뜨리는 속도라면 증원까지 고려했을 때 수적 우위는 절대로 뒤집히지 않는다.
게다가 지리적 이점은 상대에게 있었다. 유인당하고 있다, 궁지에 몰리고 있다────하루나는 직감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막다른 곳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알아차린 것은 하루나와 아카리뿐, 다른 두 명은 이 4명 전원의 도주가 서서히 끝을 향하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 싸움 방식은 선생님이네요.」

하루나는 뒤돌아보며 한 명을 쏘아 쓰러뜨리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 전법……자신의 피해도 상대의 피해도 최소한으로 억제하려는 전술은 그의 것이다. 싸움을 싫어하고,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그러나 전장에 갇혀 지내는 그를 그대로 나타낸 듯한……자해 행위에 가까운 어떤 것. 어떤 우여곡절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의실현부 뒤에는 그가 붙어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제대로 상대했다가는 잡히겠네요.

정의실현부가 상대라면 부장이 나서지 않는 한 도망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전술의 실을 조종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인원수 차이와 지형 지식 차이로 불리해진다.

다행히 목적지는 확실하다. 게다가 주변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몸을 숨길 수 있는 장소는 충분하다. 지금은 메인 스트리트를 달리고 있지만, 다음이나, 다음 교차점에서 골목으로 도망치면…… 누군가는 자치구 경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속도를 높인 미식연구회. 특히 눈에 띄는 부상 없이 골목으로 도망칠 수 있을…… 그런 예상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한 발의 유탄에 의해 산산조각났다.


「으왓!」
「아팟! 잠깐, 뭐야아!?」
「으으으음─!」


트리니티에서 제식 채용된 L118 견인식 곡사포. 그것이 소녀들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고 폭발한 것이다. 학생 개개인이 가진 총화기를 훨씬 능가하는 파괴력과 충격은 4명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불행히도 후방으로 날아가 버렸기 때문에 끈질기게 쫓아오는 정의실현부와의 거리는 상당히 좁혀졌다.
게다가────


「으아아아! 참치가……!! 참치가……!!」
「먹으려고 했던 건 참치회였는데 튀김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건 튀김이라기보다는 통구이잖아! 모처럼 회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손에 넣기 위해 그토록 애썼던 골드마구로가 보기 흉한 통구이가 되어 있었다. 골드라고 이름 붙여진 것에 걸맞게 야광에 반짝이던 금빛 비늘은 온데간데없었다. 표면은 새까맣게 변했고, 숯 향기와 생선을 구울 때 나는 듯한 고소한 향기가 콧속을 자극한다. 당초에는 재료와 모습을 즐기기 위해 회로 만들어 먹으려 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라고 생각하던 중, 사방팔방에서 정의실현부가 뛰쳐나와 순식간에 둘러싸였다.

「응~ 포위당했네요★ 이제 어쩌죠?」

그렇게 말하는 사이에도 포위망은 착착 완성되어 간다. 미식연구회를 직접 에워싸는 제1진, 제1진을 지원하는 제2진, 제3진, 제4진은 흩어져 상대를 놓치지 않도록. 여기에 골목 등 도망치기 쉬운 곳에도 당연히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 인원과 지리에 의존한 인해전술은 단 4명으로 이루어진 집단에게 지극히 효과적이었고, 이 시점에서 미식연구회는 외통수를 당한 상태였다.

그것을 눈치챈 소녀, 눈치채지 못한 소녀. 각자 서로 다른 생각과 의도를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뭔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은 준코였다.



「한 번에 흩어져! 전부 다 쫓아오진 못할 거야!!」



말하자마자 토끼처럼 달아나는 준코. 제압력이 뛰어난 돌격 소총을 두 자루 든 그녀라면 돌파구를 만드는 것은 쉽다. 탄창을 비울 기세로 난사하여, 억지로 아무 곳에나 구멍을 만든 그녀는 그대로 포위망 밖으로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녀를 쫓아 몇몇 정의실현부가 사라지자…… 남은 세 명도 탈출하기 쉬워졌다.

「어머, 준코 씨, 굿 아이디어★ 발이 느린 사람은 미끼가 돼주는 거예요? ♪」
「후후후, 그렇군요. 이제 여기선 운에 맡기는 거군요. 그것 역시 유희의 일부!」
「으으으읍!?」

이어서 아카리가 움직이고, 후우카를 안고 있던 하루나도 움직인다. 아카리는 유탄 발사기로 한꺼번에 날려버리고, 하루나는 인체 급소에 탄을 명중시켜 기절시키고, 만들어진 구멍을 달려 트리니티 자치구로 달려간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혼자 남겨진 이즈미에게 이 모든 총구가 향하게 되고────.

「뭐?! 자, 잠깐?! 기다려! 나만 두고 가지마!!」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동료의 등에 아무리 소리쳐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고, 더군다나 도와주러 올 리도 없었다. 같은 집단에 속해 있지만, 그 부분은 상당히 냉정한 것이다.

쏟아지는 총연탄우 속을 달리는 이즈미. 키보토스에서는 규격 외라는 수준은 아니지만, 평균보다 상당히 튼튼한 그녀는 탄환을 몸으로 받아내며, 가끔 통증으로 비틀거릴 것 같아도…… 나아가는 발에 멈춤이란 글자는 없다. MG3(데일리 커트러리)를 휘두르며 몇 명의 정의실현부 학생들을 쓰러뜨리고, 돌파구를 만들었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로 트리니티 자치구로 달려나간다.

「버리고 가지 마! 으아앙! 복수할 테다! 죽어서 복수할 거야!!」

미식연구회 전원 네 명, 포위망에서 탈출하여 도주 중. 일련의 사건을 공중에 펼쳐져 있던 드론으로 내려다보던 하스미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얕은 수를……!! 각자 흩어져서 추격하세요!!」
「네!」
「이곳은 트리니티 자치구! 우리들에게서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포위망을 뚫고 나온 지 5분도 채 되지 않았을 무렵, 아카리는 잠잠해진 밤의 트리니티 자치구를 숨죽여 걷는다. 철저히 클리어링을 하고, 인적이 드문 곳을 피하는 그녀를 붙잡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미식연구회 중에서도 손꼽히는 리스크 관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그녀는 자치구 경계선에 가장 먼저 다가서고 있었다. 몇 분만 더 달리면 탈출 완료, 라는 단계에서…… 그녀는 진행 방향 앞에 그림자를 보았다.

「……미리 선수를 쳤나 보네요.」

밤의 어둠에 녹아드는 듯한 검은 교복은 정의실현부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접촉이 적었는데, 그것 또한 전술의 일환일 것이다. 괜히 인력을 흩뜨리는 것보다 한 지점에서 기다리는 것이 낫다는…… 합리적인 사고방식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단점이 있다. 예측한 그 한 지점을 돌파당하면 단숨에 놓쳐버릴 위험성이 급격히 높아진다.

────필연적으로,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카리를 확실히 붙잡을 수 있다'고 선생이 판단한 학생.

그렇게 생각하니 단번에 전세가 불리해진다. 솔직히 말해 정면으로 상대하고 싶지 않다. 우회로라도 있다면 좋겠지만…… 이곳은 외길.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면 저 학생을 돌파할 수밖에 없다. 아카리는 각오를 다진 듯한 표정을 지으며 정의실현부 소속 학생 앞에 섰다.


「얌전히 통과시켜 줄 리…… 없겠죠?」

「────키히히.」


────검붉은 폭풍이 휘몰아친다.





「하아…… 하아…… 여기까지 왔으면 안전하겠지……?」

상당히 긴 거리를 달린 준코는 양손을 무릎에 짚고, 일단 숨을 고르기 위해 심호흡을 한다. 선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한 키보토스 주민들 중에서도, 신체 강도가 다른 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헤일로를 지닌 소녀들이라면 그 체력도 그에 상응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 킬로미터를 전력 질주했다고 해서 숨이 가쁘지는 않지만, 거기에 전투가 더해진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더욱이, 준코가 달리던 곳은 거의 지리적으로 낯선 트리니티 자치구였고, 언제 그림자에서 정의실현부가 튀어나올지 몰라 항상 주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전신을 덮치는 엄청난 피로감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뛰쳐나왔다. 목표하는 경계선은 지척이었다. 조금만 더 숨을 고른 후 단숨에 뛰쳐나가 버리자.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는 호흡 리듬을 되찾으며 가지고 있는 총화기에 탄환을 재장전하고 있을 때…… 소리가 들렸다. 여기까지 쫓아왔나, 하고 경악하며 총을 겨누자, 그곳에는 아는 얼굴이 있었다.

「주, 준코 씨…….」
「아, 아카리?! 어, 어떻게 된 거야?! 그 꼴은 또 뭐구?!」
「그러니까…… 즉, 망했……네요★」

마치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명랑하게 웃는 아카리였지만, 그 목소리와 표정과는 달리 몸은 심한 상태였다.
긴 금발은 그을음과 화약 연기로 검게 그을려 있었고, 여성스러움과 소녀스러움이 뒤섞인 단정한 얼굴에는 마구 얻어맞은 듯한 자국이 있었으며, 오른팔과 왼발은 인체 구조상 있을 수 없는 방향으로 꺾여 있었고,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서 고통스러운 멍이 새겨진 맨살이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애총인 탐식의 징표는 총신이 휘어져 있었고, 총 본체의 외장도 여기저기 금이 가 있었으며, 유탄 발사기는 분실되어 있었다.

전투는 물론, 도망치는 것조차 어려운 그녀의 컨디션. 그것을 본 준코는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카리의 한계가 찾아왔다.

「아, 아카리!」

마치 전지가 나간 것처럼 쓰러지는 아카리. 자세를 잡을 여유도 없이 무너져 내린 그녀의 곁으로 급히 달려간 준코는──── 그림자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핏발 선 눈을 발견했다.


「크크크크크큭……… 키히히히히………….」

흐느적흐느적. 마치 유령 같은 걸음으로 다가오는 정의실현부 소속으로 보이는 소녀. 가까워질수록 진해지는 피 냄새,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파멸의 예감. 도망쳐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지겹도록 알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공포가 발바닥에 들러붙은 듯한 감각. 식은땀이 멈추지 않고, 어금니가 소리를 내고, 삼킨 침이 목구멍을 울리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린다.


「……?! 으, 으아?! 뭐, 뭐, 뭐야………?! 귀, 귀신……?!」

마음을 지배하는 공포 그대로 반사적으로 총을 겨눈 준코는 방아쇠를 당겼다. 발사된 탄환은 직격 코스, 맞으면 제법 큰 부상을 입힐 수 있을 터였지만…… 그런 안일한 예상은 소녀가 아무렇게나 휘두른 손에 전부 쓸려나갔다. 마치 몸에 들러붙은 벌레를 쫓아내는 듯한 손짓으로 탄환을 흘려보낸 소녀를 보고 준코는 생각했다. '자신들은 엄청난 상대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틀림없어, 저 소녀는 게헨나에 있어서 공포의 상징, 소라사키 히나에 필적하는────.


「끼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히, 히이이이이익!? 죄송합니다아아아-?!」


────정의실현부, 부장. 켄자키 츠루기.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최고 전력이자, '트리니티의 걸어 다니는 전략 병기'라는 이명을 가진 키보토스 최강 중 한 명.
천재지변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없는 폭력의 편린이 트리니티의 질서를 위협하는 존재에게 휘둘러졌다.





미식연구회 4명이 흩어져 대략 8분 정도 지났을 무렵. 정의실현부가 보유한 호송차에 던져지는 준코와 아카리. 양손 양발이 묶인 채 총기마저 빼앗긴 그녀들에게 저항할 수단은 없었다. 난폭하게, 마치 쓰레기를 내던지듯 던져진 그녀들은 땅바닥과 열렬한 포옹을 나눈다.
아까부터 미동도 않던 아카리는 그대로 땅바닥에 뻗어 있었고, 의식을 되찾은 준코는 몸을 교묘하게 비틀어 등을 대자 벽 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보였다.


「어머나, 준코 씨와 아카리 씨까지.」

우아하게 그렇게 말하는 것은, 준코나 아카리보다 한발 먼저 잡힌 하루나. 그녀도 준코나 아카리와 마찬가지로 양손 양발을 굵은 와이어로 묶여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당연히 총화기나 흉기가 될 만한 것은 모두 압수된 상태였다.

「하루나……? 너도 잡혔어?」
「후후. 저는 10미터도 못 가서 포획당했습니다.」
「짧아……」

당당하게 말하는 하루나이지만, 달린 거리는 셋 중 가장 짧았다. 그녀는 헤어진 직후, 불과 몇 발자국 나아간 지점에서 연막탄이 터지고, 머리 위에서 강하해 온 정의실현부 공수부대에 의해 허무하게 포박되었다. 시야 불량과 공중에서의 강습이라는 부조리 극에 달하는 콤보는 안 그래도 후우카를 안고 기동성이 다소 떨어진 하루나를 포획하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것이었고, 그녀는 제대로 저항할 틈도 없이, 도주 시작 후 30초 만에 붙잡히고 말았다.

덧붙여 이 작전을 고안한 것은 선생이며, 휘말린 후우카를 가능한 한 다치게 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트리니티 자치구에서 악행을 저지른 학생에 대한 처벌이나 취급을 결정할 권리는 샬레에 없지만 '연행된 후우카는 무사히'라고 하스미에게 부탁하자 결국 납득했고, 후우카와 그녀를 메고 있던 하루나는 무장을 사용하지 않는 형태로 포박이 이루어졌다는 경위가 있다.

「그럼 무사히 탈출에 성공한 것은 이즈미 씨뿐인가요. 다행이군요, 우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네요.」
「아니, 희생한 적이 있었던가…….」

도주하는 순간, 거의 희생양처럼 되었던 이즈미였지만 아직 도망치고 있는 듯하다. 호송차 밖이 약간 시끄럽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증명하고 있다. 바라건대 그녀만이라도……라고 생각하며, 하루나는 능숙하게 상체를 일으켜 벽에 등을 기댔다.

「과연 정의실현부. 트리니티의 무력 집단답군요. 얕잡아봐선 안 되었는데.」
「그러니까!! 그 아카리가 구겨진 콜라 캔처럼 되어버렸잖아……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고!」
「상대가 상대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아카리 씨는 잘 버틴 편이겠죠.」

아카리를 일방적으로 박살내고, 겸사겸사 준코를 KO시킨 학생은 정의실현부 부장, 켄자키 츠루기다. 명실상부 트리니티 최강. 신비의 총량, 출력, 기량, 경험…… 어느 하나 빠짐없이 초일류이며, 그 실력은 소라사키 히나나 최근에야 겨우 세상에 나온 밀레니엄의 콜사인 00(미카모 네루)와 단독으로 정면 승부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폭력의 화신이자 괴물이며, 키보토스 최강이었다.

아카리가 츠루기와 접촉한 후, 준코를 만나 의식을 잃을 때까지 1분도 채 안 걸렸다. 그동안 그녀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 아카리와 츠루기의 실력 차이는 상당히 벌어져 있었지만, 일격으로 승패가 갈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일격으로 의식을 잃을 수조차 허락되지 않고 폭력의 폭풍에 노출되었다.
총알이나 총개머리판으로 맞는 것은 당연하고, 주먹이나 발길질까지 섞어 상대에게 반격할 틈도, 방어할 틈조차 주지 않는 공격은 보통 학생이라면 트라우마로 남을 만한 일일 것이다.
반면에, 준코는 일격에 쓰러졌다. 접촉한 지 10초도 채 되지 않아, 방아쇠를 당길 틈도 없이 복부에 주먹 한 방으로 KO. 맹스피드로 주행하는 트럭과 정면 충돌한 충격에 맞먹는 주먹은 준코를 마치 공처럼 날려버렸고, 그때의 통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준코는 '분명 멍들었을 거야'라고 확신하며, 불만스러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러니까 왜 참치 같은 걸 먹자고 여기까지 와서는……!!」
「후후……. 그건 마치 이런 겁니다. 준코 씨. 아무도 없는 싱크대 수도에 물이 콸콸 흘러넘치는 걸 보면…….」
「아니, 수도꼭지는 이제 됐으니까! 설명하지 마!」

이전에 들었던 미식의 유의를 장황하게 늘어놓기 전에 준코는 말을 가로막고 하루나의 이야기를 끊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잡힌 지금, 유의를 늘어놓아도 놀림당하는 것처럼밖에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물론, 말하는 본인도 잡혀있으니 놀림이랄 것도 없지만.

그리고 갑자기 큰 소리를 낸 탓에 생긴 둔한 통증에 준코는 얼굴을 찌푸린다. 활동 때문에 통증이나 상처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배로 내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을 정면으로 꺾어버리다니, 그녀는 대체 어떤 힘으로 때린 것일까.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선도부에게 인계되지 않을까요?」

준코의 입에서 툭 튀어나온 불안감. 거기에 반응을 보인 것은 하루나가 아닌, 아까까지 미동도 않던 아카리였다. 그녀 또한 능숙하게 몸을 비틀어, 겨우 몸을 일으켜 소녀들 쪽을 바라본다. 가장 맹렬한 폭력의 폭풍에 노출되었던 몸은 상처투성이로 보기만 해도 고통스러울 정도의 참상이었지만, 그 정도로 아카리의 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깜짝이야! 아카리, 기절한 거 아니었어?!」
「후후. 이 정도의 대미지야 별거 아니죠★」
「그, 그치만 선도부에 인계라니…… 역시 그런 결말이겠지? 싫어……. 생각만해도……. 으으…….」
「이건 사면초가군요……. 그 히나 씨의 손에 우리의 운명이 맡겨지게 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제가 생각해도 좀 많이 무모했으니까요★ 뭐, 운명을 받아들여야죠.」

골수에 스며든 것은 공포와 압도적인 폭력. 게헨나의 전투 능력 정점의 무서움은 몸소 알고 있다. 저항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 폭력의 극치, 이성적으로 힘을 휘두르는 혼돈의 질서. 히나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소녀들의 안색이 나빠졌다.
게헨나로 인계되면 십중팔구 투옥, 최악의 경우 히나가 직접 다시 한번 두들겨 팰 수도 있다. 과연 이 앞은 어떻게 될까, 라는 생각에 잠기는 세 명…… 그 옆, 미이라처럼 나뒹굴던 후우카는 한 줄기 눈물을 흘린다.


────왜 나까지…….

현장의 정의실현부 협의 결과, '일단 이대로 두자'며 묶인 채 호송차에 던져진 후우카의 내일은 어떨까.





────한편 그때, 이즈미는.

「여, 여기가 어디지……? 으, 으아앙. 어디로 가야 해?!」

다른 세 명이 각각 이성적인 전술과 뛰어난 전력에 의해 허무하게 붙잡힌 후. 혼자서 어떻게든 도주를 계속하던 이즈미는 한창 길을 잃고 있었다. 지리는 알지 못하고, 어디를 봐도 똑같은 풍경에 표식이 될 만한 것도 없었다. 탈출 경로 따위는 모르고, 애초에 지금도 어디를 향해 달리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길을 잃은 그녀는 반쯤 패닉 상태였고,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는……이라는 선택지는 머릿속에서 빠져나와 있었다.

────눈물을 글썽이며 골목을 달리는 소녀, 그것을 건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림자 넷.

「……여기 아즈사, 타겟을 락온했다. 저쪽은 나를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히후미, 코하루, 준비는?」
「네, 네. 됐습니다……」
「으, 응……」
「좋아, 그럼 계획대로 기습을 감행한다. 하나코, 기습 후 포박을」
「후후, 맡겨주세요♡」

아즈사와 히후미는 각자 총을 들고, 코하루는 평소의 수류탄……이 아니라 섬광탄(플래시뱅). 하나코가 미소를 지으며 밧줄을 들자 보충수업부의 준비는 완료되었다.

「전체 지휘는 선생에게 맡기겠다. 우리를 이끌어줘.」
『물론…… 그럼 히후미, 호령을. 히후미의 목소리가 작전 개시 신호다.』
「에, 에엣!? 저, 저요!?」

히후미가 놀라며 소리를 지르자, 소녀들은 '새삼스럽게 뭘'이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표정. 보충수업부의 작전이라면 부장인 그녀가 호령하지 않고 대체 누가 호령하겠는가. 그런 소리 없는 외침을 느낀 그녀는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다가…… 그리고,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자신(히후미)이 '보충수업부 부장'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자신은 없다. 평범하고, 흔해 빠져서, 찾아보면 어디에든 있을 법한 학생이 자신이라는 현실은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아즈사가, 하나코가, 코하루가, 소중한 친구들이 믿어준다면.


「그, 그럼…… 작전 개시입니다!」
「오─옷!」


결의에 찬 히후미의 목소리와, 그런 그녀에게 응답하는 목소리들이 밤의 거리에 반향했다.


다음화 : https://qjsdur00.tistory.com/7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