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비가 와도 결행하는 수영복 파티

무작 2025. 10. 17. 15: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94.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88


# 샬레 활동 비망록

# 비가 와도 결행하는 수영복 파티

땅에 고인 물웅덩이와 창문 턱에 물방울이 튀는 소리. 창문 유리에는 커다란 물방울이 붙었다가 흘러내리기를 반복하고, 살짝 흐릿한 투명창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짙은 회색빛을 띠고 있었다.

「아우…… 비가 오네요……」
「어머나, 그러게요. 꽤 많이 내리네요.」

보충수업부, 4일차. 합숙 기간의 반환점이 되는 오늘은 오전까지만 수업이 있고, 오후부터는 각자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일주일 내내 틀어박혀 공부하는 것보다 적당히 휴식을 취하며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 효율도 오르고 학생들도 숨 막히지 않을 것이라는 선생님의 배려.
커리큘럼 구성은 그에게 일임되어 있었기에, 어느 정도 자유롭게 조정하기 쉬웠다. 모두가 열심히 해 준 덕분에 진도도 좋아서, 오후는 온전히 자유 시간으로 할애할 수 있었다.

그 말을 듣고 모두는 오랜만의 휴가에 가슴을 설레며 내일은 뭘 할지 생각했지만… 날씨는 공교롭게도 비. 그것도 이슬비가 아닌 폭우라서, 우산 없이 밖에 나가면 순식간에 쫄딱 젖어버릴 것이다.
모처럼의 휴일, 히후미는 바깥 공기를 쐴 겸 산책이라도 할까 생각했지만… 이 날씨로는 좀 힘들 것 같았다. 계획의 첫걸음부터 좌절된 히후미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하나코는 딱히 휴일 계획을 세우지 않았지만, 비가 오면 역시 기분이 가라앉는 법. 날씨가 좋지 않으면 마음까지 침체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둘이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뒤편 침대에서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시선을 뒤로 돌리자 상체를 일으키고 잠에 취한 눈을 비비는 코하루. 작은 입을 벌리고 하품을 한 번 한다. 흘러내린 체육복을 그대로 둔 채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으응……」
「어머, 좋은 아침이에요, 코하루 쨩.」
「좋은 아침이에요, 코하루 쨩.」
「으응…… 좋은 아침입니다…….」

코하루는 혀가 꼬인 채로 말하며 다시 한 번 하품을 한다. 헤일로가 가끔 쓱 하고 사라지는 것을 보면 아직 절반쯤은 꿈속인 듯하다. 다행히 지금은 기상 시간보다 이르다. 졸리면 한 번 더 자도 괜찮은 시간이지만… 코하루는 아무래도 일어날 모양이다. 체육복을 정돈하고 내려간 지퍼를 올리고 가볍게 기지개를 켠다. 그 작은 동물 같은 움직임에 귀여움을 느끼며 둘은 또 다른 침대를 바라본다.

「아즈사 쨩만 아직 침대에서 못일어나고 있네요.
「……음……흐읍……」

아직 꿈속에 있는 소녀는 아즈사. 첫날부터 계속 가장 일찍 일어났던 그녀지만, 오늘은 딴판으로 가장 늦게까지 잠들어 있었다. 가끔 흘러나오는 잠꼬대는 아직 꿈속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고, 이불은 뒤척이며 꿈틀거리고 있었다.

「뭐야. 아즈사, 매일 일찍 일어나더니…….」
「그동안 무리했던 게 아닐까요? 오히려 좀 더 자게 두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으응…… 안돼…… 귀여운 것들이…… 둥실둥실…… 파렴치해……」
「어머나…… 뭔가 좋은 꿈을 꾸고 있나봐요♡」

베개를 끌어안고 있는 그녀의 잠든 얼굴은 더없이 평온했고, 잠꼬대 내용은 사랑스러웠다. 꿈속에서 인형이라도 끌어안고 있는 걸까.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면 이대로 재워두는 것이 좋겠다. 세 사람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씩 미소 지었다… 코하루는 또 다른,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은 사람의 그림자를 찾았다.

「…선생님도 아직 안 일어났어?」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인기척도 들리지 않았으니… 깨워드려야 할까요?」
「그러는 게 좋겠네요… 선생님은 수업 준비 등도 있으시니까 깨워드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실은 좀 더 주무시게 해 드리고 싶지만, 이건 제 욕심일 뿐이니까요.」

아즈사 못지않게 무리를 했을 그. 본심을 말하자면 편히 쉬게 해 주고 싶지만, 그는 학생이 아니라 선생님. 수업 준비도 있고, 샬레로서의 일도 있다. 아침 일찍부터 해야 할 일도 분명 있을 것이고, 그것을 생각하면 일단 깨워두는 것이 좋겠다.

「후훗, 깨우러 가볼까요?」
「아, 아우…… 그러는 게 좋겠네요. 함부로 방에 들어가는 건 망설여지지만……」
「…방에 들어가서 깨우는 것뿐이라면, 괜찮아… 야한 것도 아니고.」

다른 두 명의 동의를 얻은 하나코는 장난스럽게, 하지만 즐거운 듯 웃었다.

「정해졌네요. 그럼, 선생님을 깨우러 가 볼까요?♡」





「히후미입니다. 선생님, 계신가요?」

방을 나와 조금 걸어간 그의 방. 그 문 앞에 서서, 히후미는 세 번 노크하고 방 주인의 반응을 살폈다. 하지만 결과는 침묵. 30초 정도 기다려도 아무런 반응이 돌아오지 않았다.
히후미는 하나코와 코하루에게 눈빛을 주고받았고, 하나코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면 그것은 ‘들어가자’는 신호였다. 히후미는 한 번 심호흡을 하여 심장을 진정시켰다. 여러 번 그의 방에 들어갔는데도 이제 와서 뭘 그리 긴장하나 싶지만, 그건 그거다. 이번에는 아무 말도 없이 불시에 찾아온 것이다.

결심한 히후미는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돌린다. 잠겨 있지 않았다.

「실례합니다……」
「실례할게요~♡」
「드, 들어갈게, 선생님……」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자, 하나코와 히후미에게는 몇 번 본 방, 코하루에게는 처음 보는 방이 펼쳐졌다. 넓이 자체는 그녀들이 지내는 방보다 좁았지만, 침대 수가 하나밖에 없어서 보이는 것보다 넓어 보였다. 간이 주방, 작은 냉장고, 전자레인지, 옷장, 금고… 설비 자체는 소녀들의 방에 있는 것과 동일했다.

그 방 안에 그가 있었다.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발소리를 죽여 다가가자 작은 잠꼬대가 들렸고, 그 평온함에 소녀들도 표정이 풀렸다. 쉬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잠자리가 의자가 아닌 침대였다면 만점이었겠지만… 그걸 말해봤자 소용없다. 책상을 보니 뭔가 하던 일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고, 대개 작업 중에 잠들어버린 것이리라. 무리하면 안 된다고 어제 막 말했는데, 하고 하나코는 살짝 볼을 부풀렸다.

「────」

책상에 엎드려 잠든 그. 처음 보는 그의 무방비한 모습에 소녀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왠지 모르게 보면 안 되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눈을 떼려 해도 뗄 수 없는 신비로운 매력. 평소에는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인데 잠든 얼굴에는 어림과 천진함이 희미하게 남아있어서, 어딘가 귀엽게 느껴져 버린다. 그의 귀한 모습을 조금 더 바라보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럴 수도 없기에 히후미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선생님, 일어나세요」라고 말을 건다. 그 와중에 하나코는 그의 뺨을 손가락으로 콕콕 찌르거나, 삐져나온 뒷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어내리며 장난치고, 코하루는 히후미와 마찬가지로 「선생님, 아침이야」라며 어깨를 흔들었다.

그 덕분인지 그는 소녀들이 깨우기 시작한 지 10초도 안 돼서 「흐음……」 하고 작게 신음하며 몸을 일으켰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그의 눈, 그 오른쪽 눈만 색이 달랐다. 익숙한 색이 아닌, 맑은 날 하늘 같은 푸른색.
컬러 렌즈인가 싶었지만, 가끔 인광 같은 것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아 다르다고 하나코는 직감한다. 그럼 저것은 무엇일까. 눈이 푸르게 발광하는 현상 같은 건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저것은 적어도 하나코가 모르는 현상이다.

그리고, 처음 보는 코하루도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조금 섬뜩하고 무섭다고. 그가 아닌, 모르는 그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처음 보는 하나코와 코하루와 달리, 히후미는 본 적이 있었다. 아비도스와 관련된 사건… 블랙마켓에서 한 번, 아비도스 사막에서 한 번, 총 두 번 그녀는 그의 눈이 푸르게 변하는 현상을 목격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문은 남는다. 그 두 번은 전투가 발생했을 때 그가 의도적으로 발동한 것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딱히 싸우는 것도 아니고, 그도 막 일어난 참이다. 그러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우라고 생각하지만… 본 적이 있다고 해서 자세히 아는 것은 아니었기에 그 이상의 것은 알 수 없었다.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후훗, 좋은 아침이에요, 선생님.」
「조, 좋은 아침, 선생님……」
「조응 아침, 모두들……」

혀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목소리로 반쯤 조건반사처럼 대답하는 그. 활짝 웃은 표정은 늘 보던 것보다 훨씬 부드럽다…기보다는 흐물흐물하다. 잠에서 깬 그는 이런 느낌이구나, 같은 지극히 평범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점점 그의 의식이 또렷해진다. 각성과 졸음 사이를 오가던 뇌가 현실에 고정되어감에 따라 그의 표정도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저기, 물어볼 게 있는데… 에, 지금 몇 시?」
「7시예요♡」

하나코의 말을 천천히 되새기며 그는 보살 같은 표정으로 「그렇구나……」 하고 중얼거린 뒤 아까처럼 다시 책상에 엎드렸다.

「아─, 저질러버렸네……」
「아우, 으음, 그… 그,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 그렇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선생님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다는 건 알고 있고요……」
「그렇다고 내가 이런 꼴로는 선생님으로서 체면이 안 서. 실패는 실패고, 실수는 실수야. 제대로 자신을 훈계하지 않으면 또 똑같은 짓을 할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며 그는 일어서서… 싯딤의 상자를 바라보고, 이미 일어나 있을 소녀에게 말을 건다.


────아로나, 나를 억지로 재웠지?

『그, 그렇지만! 아로나가 쉬게 안 해주면 선생님은 전혀 쉬지 않으니까요!』

참으로 귀 따가운 이야기다. 뇌리에 울리는 소녀의 목소리에 선생님은 자조한다.

이런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로나가 싯딤의 상자를 통해 뇌의 신호를 조작하여 그를 재우려고 하는 것은 한 달에 한 번 정도의 빈도였지만, 그것에 걸려든 것은 이번이 처음. 평소처럼 저항할 틈도 없이 의식이 깊은 곳으로 끌려들어갔다. 저항할 힘도 없을 정도로 체력을 소모하고 있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에 직면한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로나에게 감사를 전한다.


────재워줘서 고마워. 덕분에 몸이 조금 가벼워졌어.

『네, 네에? 그럼 다행이에요! 앞으로도 선생님의 서포트는 아로나에게 맡겨주세요!』


그 목소리를 끝으로 싯딤의 상자와의 연결을 일시적으로 끊고, 충전 케이블을 뽑아 옷걸이에 걸려 있는 코트 주머니에 넣고, 코트를 걸치자 평소의 선생님의 모습이 되었다.


「저기, 뭔가 도와드릴 일은 없나요? 아직 안 끝난 일이 있다면……」
「고마워, 하지만 괜찮아. 수업 준비는 끝냈고, 식사 준비도 끝내뒀으니까.」

그는 「그것보다도.」라며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늘은 비가 오는군. 모처럼의 휴일인데 이런 날씨라니 기분도 좀 처지겠어.」
「그러게요……」

두꺼운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 그 너머의 푸른 하늘을 생각에 잠긴 듯 바라보고 있을 때… 한순간, 하늘이 번쩍였다. 이어서, 땅을 찢을 듯한 굉음. 갑작스러운 빛과 소리에 놀란 소녀들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고 창문 쪽으로 시선을 보냈다.

「버, 번개인가요? 방금 그건…」
「번개…」

멀리서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 햇빛을 통과시키지 않을 만큼 두꺼운 검은 구름. 쏟아지는 비는 마치 폭포 같아서, 소나기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비는 당분간 그칠 것 같지 않구나, 하고 히후미는 한숨을 쉬었다. 여름 날씨는 불안정하고, 특히 지금은 장마가 끝나기 전이다. 어제는 맑았지만 오늘은 비가 오는 일도 흔하다.

오늘 하루 종일 이런 식일까…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서 하나코의 「……어머나.」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에게 시선을 보내니 평소의 온화하고 방긋 웃는 표정이 아니라 어딘가 새파랗게 질린 듯한 표정이었다.

「왜 그래?」
「빨래……! 널어두었는데……! 깜빡하고 있었어요!」
「엣?!」

히후미는 그 한마디에 어제 일을 떠올린다. 분명 어제 하나코는 바구니를 들고 모두의 빨랫감을 수거해 갔다. 교복뿐만 아니라 속옷이나 양말까지 모두. 세탁기를 돌려 빨고, 어제 안에 널어서 오늘쯤이면 걷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지금은 비가 쏟아지는 악천후, 그럼 널려 있는 빨랫감은─이런 날씨 속에 밖에 있는 건가?

히후미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리자 코하루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발 먼저 달려 나간 하나코의 등 뒤를 쫓아 선생님의 방에서 뛰쳐나왔다.

「크, 큰일 났어요……!」
「빨, 빨리 걷어야 해!」
「죄송해요, 깜빡했어요…!」
「사과는 나중에! 지금은 서둘러!」

쏟아지는 빗소리에도 지지 않을 만큼 큰 목소리로 대화하며 쿵쾅쿵쾅 복도를 달려가는 소녀 셋과, 그 뒤를 따라가는 선생님. 그 소란스러움은 잠들어 있던 소녀를 깨우기에 충분할 정도로 요란했고, 혼자 침대에서 자던 아즈사는 몸을 일으켜 졸린 눈을 비비며 주위를 둘러봤다.

「으음……?」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둘러봐도 익숙한 모습은 하나도 없다. 대신 들리는 것은 빗소리와 천둥소리…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대화와 달리는 소리.

「기, 기다려. 뭔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아즈사는 손에 닿는 곳에 있던 보조 무기인 핸드건을 순간적으로 움켜쥐고 서둘러 앞서가는 소녀들에게 닿으려 달려 나갔다.





빨래 소동으로부터 대략 1시간 후.
보충수업부 소녀들은 교실이 아닌 체육관에 모여 있었다──트리니티 지정 수영복 차림으로.


「자아, 그럼 보충수업부의 제 1회 수영복 좌담회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크게 선언하는 하나코는 진심으로 즐거워 보였고, 그녀 주변만 마치 맑은 날씨인 것처럼 착각할 정도였지만… 주변 분위기는 대체로 미묘했다.
히후미와 코하루는 부끄러움 등으로 가득 차 있었고, 아즈사는 여전히 무표정, 혼자만 수영복이 아닌 검은 정장 위에 새하얀 샬레 코트를 입은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천장에서 들려오는 빗소리, 천둥소리, 걸을 때마다 약간씩 바닥이 삐걱거리고, 수영복 차림이라는 점도 겹쳐 실제 실내 온도보다 더 으스스하게 느껴졌다.
조명을 켰음에도 체육관은 약간 어스름했고, 그런 공간에 수영복 차림의 학생 4명과 평상복 차림의 어른 1명.
모습은 완벽하게 사고였다.

「아, 아우……」
「음.」
「……뭐야, 이게…… 어째서…….」

히후미는 수영장도 아닌 곳에서 수영복을 입고 있는 것이 영 불편한지 연신 옷자락과 뒤쪽을 신경 쓰고 있었고, 아즈사는 '이 날씨라면 침입자 소리를 알아차리지 못할지도 모른다'며 경계 태세를 취했다. 코하루는 너무 부끄러운지 체육관 바닥에 앉아 최대한 살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왠지 나만 평범한 옷차림인 게 미안해지네……」
「어머? 선생님도 수영복, 입어버리실래요?」

그런 말을 하는 선생님 옆에서 불쑥 얼굴을 내민 하나코는 장난스럽게 웃는다. 그녀로서는 수영복 인원이 늘어나는 것은 대환영이다.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고 말이야……」
「하지만, 죄송해요. 교내 수영복은 한 벌밖에 안 가져와서, 선생님께는 제가 방금 벗은 것을 입게 해 드려야 해요…」
「왜 입는 게 확정 루트야? 안 입을 거라고?」
「저,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몸 바쳐 돕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게요.」
「거기는 제발 마다해 줬으면 좋겠어.」

쓴웃음을 지으며 하나코를 꾸짖으면서, 선생님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히후미와 코하루 중… 특히 잡아먹을 듯이 쳐다보고 있던 코하루에게 말을 건넨다.

「…일단 말해두지만, 안 입을 거야, 코하루.」
「다, 당연하지?! 그런 짓 하면 선생님도 하나코도 사형이야!」

고양이가 으르렁거리는 것처럼 작은 몸으로 최대한 위세를 보이는 코하루. 그런 그녀를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는 선생님. 왠지 이 또한 자주 보는 광경이었다.

「…흐음. 물가가 아닌 곳에서 수영복을 입다니 신선하네.」
「후훗, 어쩔 수 없잖아요♡」
「아우…… 호, 확실히 그렇겠지만……」

────사건의 발단은 대략 40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걸려 있던 빨래는 이게 전부야.」
「으응…… 이미 다 젖어버렸네요.」

소녀들과 선생님 눈앞에 놓인 어제 돌린 빨랫감. 5인분이라는 점도 있어 산처럼 쌓여 있는 그것은 대부분 비와 튀어 오른 진흙투성이여서, 빨래가 끝났다고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참담한 상황이었다. 코하루의 교복은 검은색이 기본이라 아직 눈에 덜 띄지만, 다른 소녀들이나 선생님 교복 색깔은 흰색이라 그 얼룩이 더욱 잘 보였다.

「게다가 여기저기 흙탕물까지 튀어서…… 이건 다시 빨래를 할 수밖엔…….」
「체육복도 다 젖어버렸잖아! 끈적하고 기분 나빠……. 」
「그건 코하루 네가 도중에 넘어져서 그런 거잖아.」

코하루는 비와 진흙으로 달라붙은 체육복 상의를 벗어 빨랫감 위에 덮는다. 수분과 진흙을 흡수해 무거워진 체육복을 벗으니 몸이 조금 가벼워졌지만, 안까지 젖어 있어 피부에 달라붙는 옷의 감촉은 여전했다. 약간 불쾌한 독특한 감촉에 코하루는 싫은 얼굴을 하며 아무 빨랫감이나 하나 집어든다.

우연히 집어 든 것은 선생님의 새하얀 지정 셔츠. 총학생회 로고와 샬레 로고, 푸른색 자수, 깨끗한 흰 바탕은 온데간데없고, 진흙이며 비 등으로 상당히 더러워져 있었다. ‘이거, 세탁만으로 지워질까요’ 생각하며 그녀는 옷을 다시 산더미 속에 넣는다. 어차피 이 빨랫감은 전부 다시 빨아야 한다. 어떤 옷이든 비와 진흙, 또는 둘 중 하나를 뒤집어쓰고 말았다.

그리고,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그것은 마음껏 넘어져 온몸이 진흙투성이가 된 코하루뿐만 아니라, 소녀들이나 선생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양동이를 엎어놓은 듯한 비 속에서, 짧은 시간이라지만 우산도 쓰지 않고 있으면 온몸이 쫄딱 젖게 된다. 소녀들이나 선생님이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비슷한 상태였다.

「이런…… 미안해요, 제가 괜히 빨래를 하자고 해서……」
「아니, 하나코의 탓이 아니잖아. 빨래야 다시 돌리면 되고, 옷이야 갈아입으면 되니까. 문제없어.」
「네. 그러네요. 다들,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어서 갈아입도록 해요.」
「…네. 뜨거운 물에 샤워도 하고, 머리도 제대로 말리는 거예요.」

활짝 미소를 짓는 하나코. 빨랫감을 다시 빨아야 하지만, 최우선은 목욕이다. 비를 맞은 몸을 그대로 두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젖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은 위생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일단 목욕을 하고, 비에 젖은 몸을 따뜻하게 한다. 그러고 나서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말리고, 빨랫감 다시 빨기는 그 후다.

소녀들은 각자의 목욕용품을 가지러 자기 방으로 향하려 하는데… 그때, 문득 코하루가 뭔가 깨달은 듯 얼굴을 들었다.

「……아.」
「응? 왜 그래요, 코하루 쨩?」
「……나, 가, 갈아입을 옷이…… 없는데…….」
「……네?」

코하루는 자신의 소지품을 떠올린다. 이 합숙 시설에 가져온 옷은 교복과 체육복, 그리고 첫날 쓰고 한 번도 꺼내지 않은 수영복이 각각 한 벌씩, 속옷이 몇 벌.

갈아입을 속옷은 있지만, 그 위에 입을 옷이 없는 것이다.

「……그렇네. 교복은 널어놨다가 이렇게 됐고, 지금 체육복도 흠뻑 젖었고……. 나도 다른 여분은 없어.」
「네?! 아…… 그, 그러고보니 저도…… 아, 아우우……?」

그것은 아즈사와 히후미도 마찬가지여서, 사복이나 갈아입을 교복, 체육복을 가져오지 않았기에 가방 속에는 속옷류뿐. 잠옷으로 사용하던 체육복 한 벌을 남기고 나머지는 세탁기에 넣어버렸고, 빨랫감은 전멸에 체육복도 흠뻑 젖어있었기에, 목욕 후 입을 옷이 수중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코도 마찬가지였다.

「……. 어머♡ 그렇네요. 그럼 오늘 저희는 속옷차림으로 공부하는 건가요?」
「뭐?! 무, 무슨 소리야?! 안 돼!! 어째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건데?」
「그러면 되겠군. 속옷은 여분이 많으니까. 거기다 양말도 신어두면 체온 유지에 도움도 되겠군.」
「무슨 이상한 소리에 동조하지 말라고! 왜 교실에서 속옷을 입고 있어야 하는 건데!」
「어머, 코하루 쨩, 그거 생각보다…….」
「넌 말하지 마!!」

생각을 이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도 있는 하나코의 말을 도중에 가로막고, 코하루는 자신의 주장을 쏟아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하나코는 말을 하게 만드는 시점에서 아웃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기에, 최고의 대책은 시작부터 꺾어버리는 것이다.

「빨래를 얼른 돌려서 헤어드라이기든 뭐든 써서 적당히 말려서 입으면 되잖아! 그동안은 목욕 타올 같은 걸로 적당히 버티면 되는 거고! 무슨 일 있으면 선생님 시키면 되잖아! 그보다, 선생님이 옷 사러 가주면 해결되잖아!」
「확실히 그렇겠지만… 이런 날씨에 선생님을 혼자 밖에 내보내는 건 너무하잖아요?」
「으윽……」

하나코의 말에 코하루는 말을 잇지 못했다. 확실히 이런 악천후 속에 그를 혼자, 게다가 자기 것도 아닌 옷을 사러 가기 위해 밖에 내보내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양심에 찔렸다. 그런 것은 그저 심부름꾼이나 다름없고, 왕따나 다름없는 행위. 옳지 않은 일이며, 자신이 믿는 정의와 상반된다.

기세에 몰려 한 말이긴 하지만 그런 심한 말을 해 버린 것에 대해 사과하려고 코하루는 그를 찾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어라, 선생님은?」
「아까부터 모습이 안 보이는데요… 히후미 쨩, 뭔가 아는 거 있어요?」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전기 쪽이 걱정되니 좀 보고 올게』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확실히 걱정되네요. 번개도 치고 있고…」

쏟아지는 비에 울리는 천둥. 날씨는 거칠었고, 갤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비구름 레이더를 보면 주위 일대에 걸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낙뢰 주의보와 호우 경보 두 가지 알림. 혹시 정전이 될지도, 하고 하나코는 생각했다.

「……어쨌든, 젖은 옷을 그대로 입고 있는 건 좋지 않아. 벗자.」
「아우…… 어, 어쩔 수 없네요. 어쨌든 벗는 수밖에……」
「왜 이렇게 다들 벗으려고 하는 거야! 노출은 사형! 사형이야! 」
「축축한 옷을 언제까지고 입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자, 코하루 쨩도.」

여름이라 해도 비 오는 날에는 기온이 그리 오르지 않아 상당히 쌀쌀하다. 이대로 젖은 옷을 입고 있으면 체온 저하를 초래하여 감기에 걸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부끄러움을 참고 옷을 벗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일리 있는 논리에 코하루도 결국은 수긍했지만, 벗는 것은 탈의실에서라는 점만은 양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샤워는 하고 싶었기에 다행이었다. 젖은 의류를 세탁기에 넣고, 시간 단축을 위해 넷이서 사이좋게 대중목욕탕에 들어가 샤워로 재빨리 비와 더러움을 씻어낸 다음, 속옷만 걸치고 머리를 말리고 스킨케어를 마치자──그 시점에서 소녀들은 또 다른 비극에 휩싸였다.


갑자기 탈의실 전기가 나가버린 것이다.
창문이 있긴 했지만 원래부터 빛이 잘 들지 않는 곳이었고, 지금은 비까지 오는 날씨.
순식간에 불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소녀들 위에 덮쳐왔다.

「아, 으아……?! 뭐, 뭐야?!」
「저, 정전 같은데요……?!」
「그러네요……. 낙뢰로 인한 정전일까요?」
「오래된 건물이니, 방금 선생님이 봐주셨다고는 하지만……」

스마트폰의 손전등 기능을 이용해 최소한의 불빛을 확보한 소녀들은 어딘가 불안한 표정으로 밖을 본다. 그러자 아즈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시작했다.

「…문제가 발생했어. 정전으로 인한 전력 공급 중단…… 세탁기가 멈췄어. 열리지도 않아. 이제 어떻게 하지?」
「……?!」
「……에?」
「어머……」





그렇게 소녀들은 수건을 한 장 두르고 허둥지둥 방으로 돌아왔다. 유일하게 흠뻑 젖는 것을 피한 수영복을 입고… 체육관에 있다. 왜 교실이 아닌 체육관을 선택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마, 하나코의 취향이겠지.

「뭐, 여러 가지 불운이 겹친 결과라고 생각하면… 응, 어쩔 수 없지 않을까.」
「그렇죠. 이렇게 된 이상 잠옷 파티 아닌 수영복 파티라도 할 수밖에 없어요♡」
「왠지 하나코 개인적인 소원이 들어간 것 같지만…」
「아우…… 그, 뭔가 다른 것도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말은 했지만, 입고 있는 옷이 수영복이고 불빛 하나 제대로 다룰 수 없는 지금,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는 것이 현실. 일단 교실에 가면 공부 도구는 있고, 수영복을 입고 책상에 앉는 기괴한 광경이 펼쳐지긴 해도 공부는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불도 켜지지 않는 어둑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싶으냐고 묻는다면, 히후미는 잠시 고민한 뒤 고개를 젓는다. 즉, 그런 것이다.

「어머? 다른 방법은 속옷만 입고 좌담회를 한다, 였잖아요? 저는 그쪽도 상관없지만♡」
「여, 역시 이대로가…」
「어머, 아쉽네요♡」
「정전 때문에 수업도 불가능해졌지…… 이 정도 낙뢰로 모든 건물의 기능이 셧다운 되다니, 보안이 형편없군.」
「오래된 건물이라…… 아우…….」

사람의 손이 닿지 않으면 건물 등의 인공물은 급속히 노후된다. 방치된 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낙뢰 대책 등은 현행 방식과 비교하면 크게 뒤떨어질 것이다. 전력뿐만 아니라 가스나 수도 등도 사전에 ‘사용 가능한지 여부’만 확인했을 것이고, 이처럼 날씨가 험한 것을 감안하면 정전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니, 딴지를 걸 부분이 거기가 아니잖아! 그런데 왜 좌담회 같은 걸 해야 하는 거야?  수업도 못하고 입을 옷도 없다면 그냥 얌전히 방에서 쉬면 되잖아! 그게 일반적이잖아!」
「어머, 좌담회는 합숙의 꽃이잖아요, 코하루 쨩? 다 같이 모여서 서로의 깊은 속내를 털어놓는다…… 게다가 비도 오고 정전까지 되어서 분위기는 한층 업!」

이를테면, 수학여행이나 합숙에서의 자기 전 속닥거리는 대화 같은 것이리라. 소등 시간을 넘긴 후, 들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춰 어둠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즐기는… 그것은 평소 생활에서는 얻을 수 없는 비일상이며, 가슴이 설레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이 합숙에서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은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기상부터 수업 시작까지와 수업 종료부터 취침 전까지뿐. 4일 동안 함께 지냈다고는 하지만, 시간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모두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은 소중하고 신선하다.
하나코는 이 시간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우후후후♡ 이렇게 된 이상 해주는 수밖에 없잖아요? 모처럼 쉬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야 하지 않겠어요?」
「아하하…… 확실히 합숙에는 다 같이 모여서 떠드는 게 그런 정석 같은 느낌이긴 하니…….」
「과연. 그래서 수영복 좌담회인가.」
「아니, 전혀 이해를 못하겠다고! 그래서 수영복이 무슨 상관인 건데!!」
「아우우, 확실히……」
「히후미는 아까부터 어느 편인 거야?!」
「자아, 자아. 그러지 말고 모처럼이니까 좀 더 즐기는 거예요. 좌담회, 라고는 해도 이런저런 잡담을 할 뿐이고, 소재는 뭐든 좋으니까♡」

쉬이이, 하고 으르렁거리는 코하루를 달래며, 하나코는 활짝… 소녀다운 미소를 지었다.

「후후훗♡ 저 이런거 너무 해보고 싶었거든요. 보충수업부에서 해보게 되어서 너무 기쁘달까…….」
「정말 즐거워 보이네, 하나코…….」
「하나코가 어떤 기분인지 이해가 돼. 나 역시 보충수업부에 들어와서 그런 기분이니까.」
「어머? 그런가요, 아즈사 쨩?」
「응? 당연하지. 공부를 배우는 것도, 다 같이 밥을 먹거나 빨래를 하는 것도, 청소를 하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즐겁지 않은 게 없어.」
「어머나……♡」

꾸밈없는 말로 고백된 그 말에 하나코는 순간 움찔했다.
이렇게 솔직하게, 정면으로, 거짓 없이 그런 말을 들은 적은 없었다.
하나코는 조금 부끄러워하면서도, 그것을 상쇄할 만큼 큰 기쁨을 만끽했다.

「수영복은 수영할 때만 입는 건 줄 알았는데 이렇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몰랐던 걸 알게 된다는 건 즐거운 거 같아.」
「아니, 그건 뭔가 좀 다르다고 보지만…… 아우…….」
「움직이는 것도 편하고 통풍도 우수하잖아? 하나코가 이걸 입고 다닌 것도 납득이 돼.」
「우후후, 그렇죠? 그렇다니까요.」
「아니, 그건 범죄라고! 납득하지 말라고! 공연음란죄라고! 사형이라고!」
「…물론, 코하루와 같이 공부하는 것도 즐거워.」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갑자기 나는 왜?! 낯뜨겁게!」
「어머나♡」

하나코가 끝나자 이번에는 코하루 차례. 아까처럼 말하자 그녀는 흥미롭게도 동요해 주었다.
아무래도 그녀도 정면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내성이 없는 모양이었다.
파닥파닥 흔들리는 날개는 그녀의 내면의 동요를 나타내는 듯했다.
그리고 그녀는 「흠흠」하고 자신답지 않은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뭐…… 나, 나같은 엘리트와 같이 공부할 수 있으니 당연한 거 아냐?」
「응, 정말 그래. 코하루와 함께 있어서 즐거워.」
「아우…… 아즈사 쨩, 표정 변화가 없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불안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물론이지. 늘 신세지고 있어서 미안할 뿐이야. 히후미.」
「으아앙-! 아즈사 쨔아아앙-」
「히, 히후미, 좀 답답해…」

그 말에 감격한 히후미는 저도 모르게 아즈사에게 달려가 안겼다.
그 한마디로 보충수업부의 부장으로서 열심히 해왔던 모든 것이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꼭 무사히 보충수업부를 졸업해서, 아즈사와 모모프렌즈 이벤트에 가서 굿즈를 사고… 그 외에도 모두와 함께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그런 염원을 담아, 넘치는 마음 그대로 아즈사를 끌어안는 히후미.

그리고, 안겨 있는 아즈사는 미세하게 괴로운 듯 숨을 죽였지만, 어딘가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히후미의 뜨거운 포옹을 받아들이면서… 자신들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말을 건다.


「…선생님도.」
「응? 내가 뭐라도 한 건가?」

「…선생님을 만나서, 정말 기뻤어.」
「────」


곧게 눈을 보고 고백된 그 말에, 선생님은 한순간 너무나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기쁜 듯, 쓸쓸한 듯, 슬픈 듯 웃었다.


「나도 그래, 아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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