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수영복으로 하는 좌담회

무작 2025. 10. 17. 16: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95.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89


# 샬레 활동 비망록

# 수영복으로 하는 좌담회

바쁜 나날을 보내며 전하는 걸 잊었던 감사의 말. 서로 그 말을 나누고는 다시 웃었다.
트리니티의 배신자, 그 혐의를 받고 모이게 된 보충수업부.
이곳에서 엮이기 전까지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던 사람들이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점점 소중한 존재가 되어, 이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보충수업부가 끝날 때까지는, 이라는 쓸쓸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함께 시간을 새기고, 추억을 함께 만들고 싶다…….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정말 좋은 현상이야. 소녀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선생님은 가슴이 따뜻해진다.

역시, 그녀들이 웃는 얼굴이 어떻게 해도 너무 좋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아즈사는 그 모임 안에 그도 넣고 싶어 하는 것 같았지만, 그는 그 속에서 스르르 빠져나온다.
자신은 부외자니까. 절대로 그녀들과 같지 않다. 게다가 이렇게 바라보는 것만이 성격에 맞는다.

모임 안에 들어가 행복을 느껴버리면 울고 있는 누군가의 눈물을 놓쳐버릴 것 같으니까.

선생님은 온화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데, 「흐흥」하고 코하루에게서 귀여운 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코하루는 코를 가볍게 훌쩍이며, 가녀린 두 어깨를 두 손으로 가볍게 문지르고 있었다. 선생님은 평상복을 입고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코하루는 천 면적이 작고 얇은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비로 인해 차가워진 체육관의 실내 온도는 조금 쌀쌀한 모양이다.

「괜찮다면 써.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그는 자신의 코트를 벗어 코하루의 어깨에 살며시 걸쳐주었다. 총학생회와 샬레의 로고가 수놓아진 지정 코트를 자신 이외의 사람이 입고 있는 것은 조금 이상한 감각. 총학생회장에게 코트나 재킷을 빼앗겨, 사이즈가 맞지 않는 그것을 즐거운 듯 입고 있던 먼 과거를 떠올리고 말았다.
그 감상을 다시는 떠올리지 않으려는 듯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코하루를 보니, 그녀는 코트를 놀란 표정으로 본 후,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손으로 꼭 쥐었다.

「아, 고마워……」

조금 부끄러운 듯, 하지만 확실한 감사와 함께 수줍어하는 코하루. 그녀는 일어나 코트를 입고는 확인하듯이 자신을 본다. 그에게 맞춰진 옷이기도 했기에, 여학생 중에서도 아담하고 가녀린 편에 속하는 코하루에게는 전혀 사이즈가 맞지 않았다. 어깨 너비는 맞지 않고, 소매에서 손가락조차 나오지 않으며, 옷자락은 바닥에 끌릴 듯 길었다. 하지만 따뜻했고, 왠지 모르게 매우 안심이 되는 매력이 있었다.

「히후미도 줄까?」
「아앗, 음, 그…… 네!」
「코트보다 방한 성능은 떨어지겠지만, 그 점은 조금 눈감아 주면 기쁘겠네.」

코하루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던 히후미에게는 재킷을 건네준다. 그러자 그녀도 코하루와 마찬가지로 팔을 끼워보고는, 사이즈가 맞지 않음에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방한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고, 쌀쌀함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이 정도면 추위는 괜찮겠지, 하고 선생님이 한숨을 내쉬자…… 바로 옆에서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머, 저한테는 안 주시나요?」
「……셔츠로 괜찮다면.」
「네, 감사히 받겠습니다♡」

별 볼 일 없는 셔츠 한 장으로 크게 달라질까, 싶지만 원한다면 내주지 않을 이유는 없다. 선생님은 넥타이를 풀고, 목에 걸고 있던 IC 카드 스트랩을 옷깃 안쪽으로 넣고, 단추를 풀어간다. 티셔츠에 슬랙스라는, 첫날 청소와 같은 차림이 된 그는 벗은 그것을 하나코에게 건네자, 그녀는 가볍게 걸쳐 입고는.

「어떠세요? 반할 것 같나요?」
「……딱히.」
「어머 아쉽네요. 다음엔 또 다른 차림으로 시도해볼까요, 후훗♡」

장난스럽게 웃은 하나코는 소매를 코에 가져다 대고 킁킁 냄새를 맡고 있었다. 히후미와 코하루도 하나코와 마찬가지로 냄새를 맡고 있어서, '혹시 땀 냄새가 나나' 생각했지만 딱히 그런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섬유유연제와 꽃향기의 혼합. 그리고 은은한 바디워시 향.
그녀들의 표정으로 미루어 볼 때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방금 전까지 입고 있던 것의 냄새를 맡으면 역시 수치심이 앞선다.

하지만, 앞설 뿐이다. 딱히 실질적인 피해는 없으므로 만족할 때까지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 것이다.

「아즈사 쨩은……」
「문제없어. 선생님, 앉아.」
「응? 괜찮긴 한데……」

아즈사가 시키는 대로 선생님은 그 자리에 앉는다.
그러자 그녀는 일말의 흐트러짐 없는 걸음걸이로 그에게 다가가…… 그대로 그의 위에 앉았다.

그 대담함에 모두가 놀랐고, 선생님도 설마 앉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조금 놀란 듯한 표정.
반면, 아즈사는 만족스러운 듯했다.

「……앗.」
「응, 이렇게 하니까 따뜻해.」
「……응석쟁이구나, 아즈사.」

고양이가 장난치듯이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는 아즈사. 그 표정을 보고는 완전히 독기가 빠진 모두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몸도 따뜻해졌으니, 이야기라도 시작해볼까요♡」





「이번에 트리니티 아쿠아리움에 골드마구로라는 희귀 어류가 전시된대요.」
「저도 그거 팜플렛 봤어요! 환상의 물고기라는 그거죠?」
「근처 바다에서 발견했다고 하더라구요? 구경가보고 싶지만 관람료가 비싸서…….」
「아, 그거 말이지. 아쿠아리움에 전시되어 있구나.」
「선생님은 본 적이 있으신가요?」
「본 적은 있지만, 움직이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할까…… 음……」
「바다인가…….」
「어머. 아즈사 쨩, 바다에 가본 적이 없으신가요?」
「아니, 가본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와 가고 싶다는.」
「가요, 아즈사 쨩! 보충수업부가 끝나면 해수욕장 개장 시기이기도 하고, 새 수영복 사서 놀러 가요!」
「왠지 히후미의 기백이 대단하지만…… 응, 끝나면 가자.」
「네! 물론 하나코 쨩도 코하루 쨩도, 선생님도요!」
「후훗, 그럼 함께하겠습니다♡」
「나, 나도……? 뭐, 별로 상관없지만……」





「이미 오래전에 망해버린 어뮤즈 파크에…… 밤만 되면 시끄러운 소리가…….」
「그,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잘못 본 거 아냐?!」
「응, 저도 들은 소문이라서 잘 모르지만……. 괴담이라는 게 다 그런 식이잖아요?」
「저, 전부 거짓말일 거야!」
「아하하…… 선생님은 그런 소문에 대해 뭔가 아시는 게 있으세요?」
「글쎄, 그런 좀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야기는 갖고 있지 않아. 그야말로 히후미도 아는 아비도스의 괴담(비나) 정도밖에.」
「아, 아하하…… 확실히 등골은 오싹해지지만, 좀 취지가 다르네요……」
「그렇지?」
「……선생님은 예전에 아비도스에 계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라, 그래? 내가 들은 소문으로는 밀레니엄이라고……」
「둘 다 가봤어. 최근에 간 곳은 밀레니엄이지만, 그전에는 아비도스였던 것 같네. 히후미랑도 아비도스 일로 알게 됐어. 만난 곳은 전혀 아비도스와는 상관없는 곳이지만.」
「그렇구나…… 아비도스는 사막이라고 들었는데, 밀레니엄은 어떤 곳이야?」
「과학 기술의 최첨단 도시 같은 느낌이지. 특히 학교 안에는 본 적도 없는 발명품 같은 게 꽤 굴러다니니까, 그런 거에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는 천국일지도 모르겠네.」





「선생님은 일 때문에 여러 곳에 가신다고 들었는데, 추천할 만한 곳이 있으신가요?」
「음…… 어디든 좋은 곳이지만, 관광 목적으로 간다면 백귀야행을 추천해. 트리니티보다 덥지만, 초록빛은 아름답고, 여름 축제도 하거든.」
「여름 축제, 좋네요…… 다른 곳은 없나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꽤 즐길 수 있지만, 다른 곳으로는 치세의 공연 같은 거…… 아, 지금은 금붕어 아쿠아리움도 하고 있어.」
「금붕어 아쿠아리움…… 그게 뭐예요?」
「간단히 말하면 금붕어 한정 아쿠아리움인데, 수조마다 다른 컨셉으로 만들어져서 감각적으로는 미술관이 가까울지도 모르겠네. 아트 아쿠아리움이라고도 불리기도 하는데. 이전에 와카…… 아니, 백귀야행의 아이랑 같이 가봤어. 전부 예쁘고, 여름의 풍물도 볼 수 있어서 추천해.」
「흐음…… 참고가 되네. 고마워, 선생님.」





「수영복을 입고 거리를 다니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라고요?」
「그럴 리가 없잖아! 상식을 멋대로 바꾸지 말라고!」
「어머…… 이건 저도 시스터들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키보토스 어딘가의 무법지대에선 수영복에 복면을 쓰고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집단도 있다고 하던데요?」
「수, 수영복에 복면……?! 대체 왜?! 아니, 그러니까 범죄자들이잖아!」
「그만큼 흔한 거란 거죠. 그러니까 코하루 쨩도 이번에…….」
「싫어! 뭔지 모르겠지만 싫어! 안 해!」
「……」
「히후미, 끼지 않아도 되는 거야?」
「끼지 않아요!?」





「선생님의 가사 실력은 어디에서 익히신 건가요? 요리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능숙하시던데…… 혹시 연습 방법 같은 게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음~…… 가사 전반은 밀레니엄의 C&C 아이들이고, 요리는 게헨나의 급양부 아이들이랄까.」
「C&C…… 그게 뭔데?」
「어머, 코하루 쨩은 모르시나요? 정의실현부 소속이시니 그런 이야기는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간단히 말하면 밀레니엄의 치안 유지를 담당하는 무장 집단이에요. 트리니티의 정의실현부나 게헨나의 선도부와 포지션적으로는 같지만, 이 둘과 달리 소수 정예를 구현하고 있다고 해요. 그중에서도 콜사인 보유자라고 불리는 분들은 독보적이라고도 하던데…… 저도 밀레니엄이 공개한 문서를 대충 훑어본 정도의 지식밖에 없지만요.」
「흐, 흐음…… 그, 그런데 그게 왜 가사하고 연결되는 건데?」
「C&C는 다른 이름으로 메이드부라고 불리기도 하니, 그 때문이 아닐까요?」
「맞아맞아, 그 아이들, 유사시 이외에는 학원 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거든. 그리고 연습 방법인데, 역시 환경 조성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숙사를 떠나 혼자 살게 되면 좋든 싫든 해야만 하니까. 매일 하면 분명히 실력이 늘 거야. 혼자 하면 시간 효율적인 사용법도 함께 단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될지도 모르고.」
「그렇구나……」





「아즈사 쨩은 좀 더 잠을 소중히 여겨야 해요!」
「……그러네. 오늘은 내가 늦잠을 자버려서 또 폐를 끼쳐버렸어. 낯선 장소에서 늦잠을 자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아니, 이제 여기가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닌 걸까…….」
「아즈사 쨩은 잠을 더 자야해요, 그러니까 심야의 불침번은 좀 줄여야 해요!」
「불침번……? 무슨 소리야? 그게?」

건강 우량아 코하루는 밤에 깨어있는 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물음표를 띄웠다. 아즈사가 경비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이야기이고, 애초에 자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자 아즈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 밤마다 잠을 안자고…… 불침번을 섰거든.」
「하나코 쨩이 아즈사 쨩을 많이 걱정했어요. 모두를 생각해주는 건 기쁘지만, 저는 아즈사 쨩도 소중해요. 그러니 부디, 무리는 하지 마세요.」
「……미안. 사실은…… 불침번은 핑계였고…… 밤마다 학원 주변을 돌면서 부비트랩과 진지를 구축하고 있었어.」
「부비트랩이요……? 왜 그런 걸?」
「걱정하지 마. 이곳에 침입하려는 루트에만 설치해뒀으니까. 안전상의 문제는 없어.」


아즈사는 생각한다────이 마음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모두 함께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샤워를 하고,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모두 함께 잠자리에 드는 나날.
이 나날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이 매일은, 이 순간은 기적이다.
게다가, 얇은 얼음 위에 놓인 궤적.
사소한 일 하나로 쉽게 사라져버릴 신기루보다 덧없는 나날이, 이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오늘이라는 날의 진짜 모습이다.


평온은 갑자기 무너져 내린다. 세상이라는 것은 그 잔혹함을 드러낼 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싸움 속에서 잃어버린 것은 설령 평온으로 다시 돌아온다 해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총화에 불타버린 소중한 것들도, 포격으로 무너진 추억의 장소도, 교과서도 좋아하는 도구도…… 소중한 사람도.

그 미소가, 그 손이, 그 눈빛이, 총화와 함께 붉게 탁해져 버린다.
누군가의 탄식을 짊어지려 한없이 푸르게, 멀리 걸어가 버린다────분노와 증오와 슬픔이 가득한 세상으로, 많은 빛과 희망을 가져오기 위해.



정말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마음을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고, 그런 마음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지 않다.


그러니 이번에야말로────그렇게 바란 아즈사를 누가 책망할 수 있을까.


「으응…… 과연……. 그치만 그런 건 미리 말을 해주세요.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괜히 수상쩍게 보는 거라구요, 아즈사 쨩.」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앞으로는 좀 더 주의하겠어. 나 때문에 선생님과 보충수업부가 피해보는 건 절대 원치 않으니까.」
「────아즈사는 역시 상냥하네.」
「그, 그런…… 아이 취급은 하지 마, 선생님. 난 딱히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후훗…… 그럴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아즈사가 아무리 어른이 된다 해도, 나에게 아즈사는 언제까지나 귀여운 제자야.」

그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기뻐서. 부드럽게 안아주는 것이 기뻐서.

그리고, 그것을 다시 한번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고…… 중얼거렸다.


「모든 것이 무의미하고 허무한 것이 이 세계의 진실이니까. 그러니, 어쩌면────」


────어쩌면 나는.


「나는 언젠가 모두를 배신하고, 믿음을 배신하고, 마음을 배신하게 될지도 몰라.」



배신하고 싶지 않다. 잃고 싶지 않다.
하지만, 자신(아즈사)은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을 때, 모두의 보는 눈이 변해버리는 것이……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무섭다.


「……」
「아, 아즈사 쨩……?」
「……?」


그 의미심장한 말에 세 사람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아즈사의 진실 한 조각을 스쳐 지나갔던 하나코는 진지한 표정을, 아즈사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는 히후미와 코하루는 각각 당혹감과 위화감, 의문을.

모두 사이에 묘하게 불편한 침묵이 흐르고, 아무도 다음 말을 잇지 못하게 되었을 때────문득, 체육관에 불이 켜졌다.

「아, 전력이……」
「전원이 복구되었나 보네요.」
「응, 비도 어느새 그쳤어! 해가 떴어.」

창밖을 보니 구름 틈새로 햇살이 비추고, 멀리 무지개가 보였다.
드디어 보인 푸른 하늘, 비가 그친 뒤.

「그러네요. 아우…… 이제 빨래를 다시 돌리고 말려야겠네요.」
「음. 다행이야. 그럼 제1회 수영복 좌담회는 이걸로 마무리인가. 2회를 기대하고 있겠어.」
「2회 같은 건 없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소녀들은 평소처럼 웃으며, 모두 함께 체육관을 나간다. 우선 세탁부터 시작하자고.





빨래를 하고 말리고, 수영복에서 옷을 갈아입고.
그리고 하지 못했던 수업을 마치고, 식사를 하고…… 정신 차려 보니 밤이 되어 있었다.
뭔가 순식간에 지나간 하루였다고 생각하며 저녁 식사 등을 마치고, 현재 소녀들은 로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중.
몇 시간 후면 취침 시간이라, 오늘 하루는 아쉽지만 이것으로 끝────.


「아뇨, 아직이에요! 이렇게 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선 안돼요!」

────하고, 끝나지 않는 것이 보충수업부.

「이대로 하루가 끝나다니, 그런 아까운 일은 용납 못 해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여러분, 시간 좀 더 내주실래요♡'입니다!」
「네, 네……?!」
「으음, 아직 뭔가 있는 건가?」
「뭐, 뭐야?! 깜짝이야……! 갑자기 일어나선…… 무슨 소리야?!」


하나코는 처음 보는 듯한 열의와 결의에 찬 표정으로 힘찬 목소리로 외친다.
이대로 잠든다니 너무 아깝다. 더 즐거운 일을, 오늘 하루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 그런 생각이 쉽게 읽힐 정도로 지금의 하나코는 기세와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말에 모두가 놀라 그녀를 쳐다보자, 아까처럼 말을 시작한다.

「모처럼 쉬는 날이잖아요. 다 같이 알몸으로 대화도 깊게 나누었는데…….」
「기억을 조작하지 마! 그런 적 없다고!」
「응, 그치만 이대로 잠들긴 아쉬워요. 아직, 조금 더……. 할 거면 확실하게 마무리해야죠.」
「마무리……? 어떻게?」

아즈사가 총을 정비하던 손을 멈추고 그렇게 묻자, 하나코는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 진심으로 즐거운 듯 그녀는, 비장의 '좋은 일'을 모두에게 제시했다.

「우후후♡ 합숙의 또 다른 묘미라면 역시 밤 산책 아니겠어요?」
「바, 밤산책이요……?」
「네! 지금부터 다 같이 몰래 학원 밖을 나가서 산책하는 거예요♡」

확실히 날씨는 회복되었으니 외출에는 문제가 없다. 오전 내내 거의 비가 왔던 탓에 사람 수도 드물 것이다. 기온도 조금 쌀쌀한 정도일 것이고, 산책을 하기에는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지만…… 지금은 밤이다.

하지만, 밤에 합숙 시설을 몰래 빠져나가는 상황 자체가 하나코를 불태우고 있었다.

「트리니티 주변의 상점가는 밤늦게까지 하는 가게도 꽤 있거든요. 나가서 군것질이라던가 쇼핑 같은 걸 하고 오는 거예요!」
「그, 그건 교칙 위반이잖아! 안돼」

규칙을 지키고, 위반자를 단속하는 입장인 코하루는 하나코를 막으려 하지만, 그녀 또한 그 반응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 정도의 이론 무장으로는 지금의 하나코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으응. 그런 교칙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다들 남몰래 하고 있을 걸요? 그렇지 않나요, 히후미 쨩?」
「아, 아하하하…… 그, 글쎄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 아우우…….」

히후미는 애매하게 웃으며 동의를 흘린다. 설마 하나코도 히후미가 일상적이지는 않더라도, 교칙으로 출입이 명확히 금지된 암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기숙사나 학교를 몰래 빠져나가 어디론가 외출한다는 이야기는 종종 듣게 된다. 미션 스쿨의 아가씨 학교, 다소 보수적인 교풍과 엄격한 교칙을 가진 트리니티이기에, 그러한 비일상적인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할지도 모른다. 기숙사에 사는 것도 학생이라면 기숙사를 관리하는 것도 학생, 사 온 한정판 디저트를 뇌물로 주면 눈감아주는 경우도 있다는 사정 또한 그러한 일탈이 일어나는 배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치만 저희는 보충수업 합숙 중인데 밖을 나가도 괜찮은 건지는…….」
「멀리 가는 것도 아니고 요 근처라구요? 금방 다녀올 수 있다고요? 어때요, 코하루 쨩?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요?」
「아, 아으…… 화, 확실히 흥미가 있긴 한데…….」
「자아, 자아. 살짝 다녀오기만 하면 문제없을 거예요. 그렇죠, 선생님?」

네 명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그는 태블릿을 내려놓고 빙긋 웃으며.

「응, 괜찮지 않을까. 기분 전환의 일환이라는 의미로. 재미있을 것 같고, 다녀와.」
「괜찮은 거야?!」
「그럼 결행하는 걸로 결정♡」
「저, 정말 괜찮을까요……?」
「모두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괜찮아. 게다가 만약 뭔가 문제가 생겨도 내가 있으면 무마할 수 있고, 걱정할 필요 없어. 그러니 모두는 마음껏 즐겨.」

그가 그렇게 말하자, 히후미와 코하루의 불안해 보이던 표정이 누그러진다.
그녀들의 마음도 참여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고, 밤 외출에 어딘가 설레는 모습.

왜냐하면, 이런 건 절대로 즐거운 일이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트리니티 자치구의 밤을, 몰래라고는 하지만 걸을 수 있다는 건 좀처럼 경험하기 힘든 일이다.

「난 준비 됐어. 당장 출발해도 문제없어.」
「아즈사 쨩도?! 어, 어느새…….」

힘껏 문을 연 아즈사는 아까의 체육복 차림과는 달리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마치고 돌아온 속도는 그만큼 기대하고 있었다는 증거. 모두가 의욕적이라는 것에 기뻐진 하나코는 외출용 핸드백을 들고.

「후훗, 히후미 쨩도 코하루 쨩도 선생님도 얼른 옷을 갈아입어요! 심야의 알몸 산책! 지금 바로 출발이니까요~!」
「은근슬쩍 이상한 걸로 바꾸지 마!!」


이렇게 해서, 보충수업부와 선생님의 밤 산책이 시작되었다.


다음화 : https://qjsdur00.tistory.com/7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