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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레 활동 비망록
# 언젠가 빛의 저편에
「자,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하자.」
「어머, 벌써 그럴 시간인가요? 정말 눈 깜짝할 새였네요.」
벽시계를 보니 시간은 밤 10시가 지났다.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기에는 딱 좋은 시간이라, 지금부터 여러 가지를 마치면 딱 11시나 늦어도 날이 바뀌기 전에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네요…… 그럼,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응, 내일 또 보자.」
「잘 자, 다들.」
다 함께 인사를 나누며 오늘은 끝. 이제 각자 해야 할 일이나 마무리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선생님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기 위해 뒤돌아 소녀들의 방을 나서려는데──히후미가 그의 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
「……선생님. 오늘도 잠깐 얘기를……. 저기, 하나코 쨩에 대해서…….」
「응, 알았어. 문은 열어둘 테니까 그냥 들어와.」
──오늘도 오늘만큼이나, 밀담의 약속을 하나 했다.
▼
소녀들과 헤어진 지 약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샤워와 인공 피부 교체, 나노머신 주입, 영양제 점적 등을 마친 선생님은 자신의 방에서 내일의 커리큘럼을 확인하며, 샬레의 업무……게마트리아나 멸망, 성전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었다. 이런 종류의 멀티태스킹도 꽤 익숙해져서, 이제는 서너 가지 일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업무 효율이 올랐다고 기뻐해야 할지, 이 정도까지 해도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샬레의 업무량에 질려야 할지.
일단 두 가지 작업을 마무리한 선생님은 기지개를 크게 켜고 미간을 가볍게 문질렀다.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치고 있던 코트와 재킷을 옷걸이에 걸었다. 넥타이를 풀고, 첫 번째 단추를 연 다음 다시 한번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곧 히후미가 올 시간이라, 그는 컵과 받침, 그리고 뜨거운 물을 준비한다. 오늘은 홍차 대신 코코아로 해야겠다. 늘 똑같으면 히후미도 질릴 테니까. 전기 포트에서 김이 피어오르기 시작할 때쯤, 방 밖에서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조용히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들어와. 아직 코코아────」
거기까지 말하려다, 문 앞에 서 있는 소녀가 선생님이 예상했던 인물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긴 복숭아색 머리카락에 하얀 피부, 비취 같은 눈동자──왠지 익숙해진 트리니티 지정 수영복.
「────」
복도 저편, 절로 눈길이 갈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던 것은 하나코. 게다가 방금 전 방에서 봤던 체육복과 운동복이 아니라 수영복이었다.
상상과 현실의 차이에 잠시 얼어붙은 선생님 앞에서, 하나코는 어른스러운 목소리에 약간의 놀림을 섞은 말투로 밤 인사를 건넸다.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
「아…… 안녕.」
「후훗, 와 버렸어요♡」
선생님의 잠옷 차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하나코였지만, 그의 옷차림은 코트와 재킷만 벗었을 뿐 평소의 총학생회 지정 복장이었다.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대신 그답지 않게 당황하고 초조해하는 표정을 볼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장난을 한 가치가 있다고 성취감을 느끼며, 그대로 뒤로 문을 닫아 밀실을 만들었다.
「이렇게 쉽게 열어주시다니 부주의하시네요♡ 이렇게 순순히 열어주실 줄은 몰랐는데. 무방비하셔라♡」
「음……?」
요염하게 미소 짓는 그녀 앞에서 그는 움찔거렸다.
완전히 히후미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보충수업부가 시작되고 며칠 동안, 그녀는 취침 시간이 지나서 그의 방을 방문했고, 오늘에 이르러서는 온다고 미리 말해두었다. 그래서 문도 열어두었고, 노크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지 않고 반쯤 조건반사적으로 문을 열었는데…… 막상 열어보니 히후미가 아니라 하나코였다.
여러모로 예상 밖이라, 생각이 따라가지 못하는 그.
그래서 하나코의 「예를 들어」라는 말을 놓쳤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이런 식으로요.」
싯딤의 상자 등으로 증폭되지 않은 평상시의 반사 신경으로 키보토스 시민의 움직임을 쫓을 리 없었고, 그는 양 손목을 하나코의 오른손에 꽉 잡혀 머리 위로 올랐다.
변변한 저항도 하지 못하고 그는 양손의 자유를 빼앗겼다.
머리 하나 이상 아래인 그녀의 눈에는 놀리는 듯한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그저 놀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분명했다.
그는 마치 '어쩔 수 없는 아이로군'이라고 말하듯 살며시 미소 짓자, 하나코도 마찬가지로 미소를 띠었다.
「후훗, 선생님의 재밌는 얼굴도 봤고…… 아, 방에 들어가도 괜찮았나요?」
「물론. 아무 데나 앉아도 좋아. 지금 코코아 내줄 테니 기다려.」
「고마워요♡」
방에 들어와서 허락을 받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 같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딱히 손님이 누구든 거절할 생각은 없다. 그는 예상치 못한 손님을 방으로 안내하며, 한 가지 의문을 던졌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가려 했지만, 역시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을.
「……그러고 보니 왜 수영복이야?」
「아아, 복장은 신경쓰진 마세요. 이건 제 잠옷이거든요.」
「아까 체육복 입고 있지 않았어?」
「기분 탓이에요♡」
「그렇구나.」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뭐, 하나코니까……'라는 일념으로 강행했다. 잠옷이 수영복인 게 뭐가 어때. 그녀는 학교 안을 수영복 차림으로 돌아다닌 전적이 있다. 그걸 생각하면 잠옷이 수영복인 것쯤은 사소한 일로 보이지만…… 그의 방 안이라는 것만으로 순식간에 위험해졌다. 이 광경을 코하루에게라도 들키면 사형 선고는 확실할 것이고, 사형이 총알이 되어 날아올 것이다.
간이 부엌에서 코코아를 타면서 뒤를 돌아보니, 하나코는 의자가 아닌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수영복 차림의 학생을 침대에 앉혀놓은 모습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아, 다른 곳으로 안내하려고 입을 열기 전에────그녀는 침대에 몸을 파묻었다.
「……꽃향기가 나네요. 선생님과 같은…… 봄 같은…… 안심되는 향이에요.」
「베개에 얼굴을 묻지 마. 아무리 그래도 부끄러우니까.」
「이대로 푹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지 마?」
그가 그렇게 못 박자, 그녀는 몸을 일으켜 웃었다. 그가 사용하던 베개를 양손으로 껴안은 그녀는 말투를 살짝 굳혔다.
「……다름이 아니라 상담하고 싶은 게 있는데…….」
「상담할 일이 있다고?」
「네…… 아즈사 쨩에 대해서예요.」
「……알았어.」
조용한 말투의 그는 사이드 테이블 위에 받침대와 코코아가 담긴 컵을 함께 놓고, 의자에 앉아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즈사에 대한 이야기는────」
정면에 앉아있는 하나코의 이야기를 들으려던 그였지만, 방에 가득했던 기분 좋은 정적은 그도 하나코도 아닌 제삼자에 의해 찢겨졌다. 아까와 같은 노크 소리가 세 번, 손님의 도착을 알렸다.
「선생님, 계신가요……? 저예요.」
「아, 히후미. 지금은────」
문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는 히후미의 것, 선생님이 예상했던 손님.
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이 나쁘다. 그 사실을 전하려고 그는 입을 열었지만…… 한 발, 늦었다.
문 틈으로 불빛이 새어 나왔기에, 깨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실제로 그는 깨어 있었고 코코아를 만들면서 히후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그에게서 문이 열려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대로 들어와도 좋다고도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한마디 한 후에 망설임 없이 손잡이를 잡고 살짝 돌렸다.
「기다리셨죠? 오늘은 늦어서 죄송해요…… 아우…….」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 평소처럼 발을 들인 방. 코코아의 좋은 향기와 그의 꽃 같은 향기가 가득한 공간. 그곳에서 히후미는 보게 된다. 수영복 차림으로, 베개를 껴안고 침대에 앉아 있는 하나코의 모습을.
「────에.」
「────어머.」
「……」
히후미는 수영복 차림으로 선생님 침대에 앉아 있는 하나코를 응시한다.
하나코와 선생님, 둘은 사이가 좋다고 생각했었다. 혹은 편안한 관계라고도.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냈다. 가까운 거리는 신뢰의 반증. 둘은 어딘가에서 정을 돈독히 할 수 있었구나 하고 흐뭇하기도 했지만, 살짝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오늘. 평소처럼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문을 열었더니 선생님과 수영복 차림의 하나코가 둘만 있었다. 게다가 하나코는 침대에 걸터앉아 베개를 안고 있었다. 방에 가득 찬 분위기도 어딘가 달콤하여, 이제부터 '그런 일'이 시작될 것이라고 느끼기에는 충분히 넘치는 현장 상황. 적어도 히후미의 지식으로는 그러했다.
하나코는 밤늦게 선생님의 방을 찾아온 히후미를 응시한다.
히후미와 선생님, 둘은 단단한 신뢰 관계로 맺어져 있다고 생각했었다. 예전부터 아는 사이였을 것이다. 그녀가 아마도 가장 오랫동안 그와 함께 행동했을 것이다. 다정하고 착하고, 누구에게든 무른 사람. 닮은꼴인 둘은 환상의 궁합으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아즈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그를 찾아왔는데, 그녀도 마찬가지로 찾아왔다. 게다가, 말투로 짐작하건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적어도 어제는 확실히 왔었다. 그녀가 취침 시간 몇 분 후에 어딘가로 가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의 방에 가서 밀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두가 잠든 심야에, 둘이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의문과 흥미가 끝없이 샘솟는다.
아, 끝났다. 선생님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아로나에게 방 전체에 방음을 부탁했다.
「……아, 에, 아, 아으……」
「히, 히후미. 이건……」
코하루 못지않은 속도로 망상을 부풀리는 히후미에게 선생님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다. 건강한 살색은 서서히 열이라도 나는가 착각할 정도로 새빨개졌고, 선생님과 하나코를 번갈아 응시하며 또 상상을 거듭했다. 그것을 반복하다, 용량을 초과한 그녀는 엄청난 기세로 고개를 숙였다.
「시, 실례했습니다?! 저, 저는 그런 것도 모르고, 아, 아우우……?! 저, 전혀 몰랐어요, 저! 그, 그런, 아니, 대체 언제부터?!」
「히, 히후미 쨩? 오늘은 늦어서 죄송하다고 그랬죠?! 그, 그 말인 즉, 몇 번이고 여기에 왔었다는 얘기죠……?! 그런 거죠?!」
「바, 방해해서 죄송해요! 조, 조금 이따가 올게요, 선생님, 아니, 오, 오늘은 오면 안 되는 거겠죠?! 제, 제가 잘 몰라서…… 누, 눈치가 없어서 죄송해요, 아우, 아우우…….」
「잠깐 기다려요, 어딜 가는 거예요, 좀 더 자세히 알아야겠어요! 둘이서 뭘 하고 있었는지 좀 더 상세하게 설명을, 아니, 가능하면 제 눈앞에서 재현해주시겠어요?」
「둘 다 미안, 지금 한밤중이니까. 이제 다들 자고 있을 시간이니까 목소리 좀 낮춰……!」
▼
「……그렇군요. 히후미 쨩은 선생님과 함께 앞으로의 일들에 대한 논의를…….」
「하나코 쨩은 선생님에게 상담할 게 있어서…… 잠옷 차림으로…….」
일단 둘을 진정시키고, 서로의 상황을 공유한 선생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해가 풀려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대로 방치했다면 히후미와 하나코가 엄청난 오해를 한 채로 있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가장 식은땀을 흘린 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시시한 감상.
「죄, 죄송합니다. 당황해서…… 당연히 두 분이 그런 관계라고……」
「아니요, 제가 오히려 죄송해요. 너무 앞서나갔네요.」
「……가 아니잖아요! 어째서 수영복을 잠옷으로 쓰는 거예요……!! 방금까지 체육복 입고 있었잖아요!?」
「마음이 안정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채플도 수영복 입고 참석했었답니다? 다들 고정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있다니까요.」
「아우우……」
「뭐, 수영복 얘기는 일단 제쳐두자. 하나코도 옷 갈아입고 왔으니까.」
하나코의 복장은 아까와 바뀌어 체육복으로 돌아왔다. 하나코가 수영복 차림 그대로라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오해를 풀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가 갈아입으라고 부탁한 결과가 지금의 그녀다. 그에 대해 깊이 파고들면 영원히 본론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직감한 그는 수영복이나 여러 가지를 한쪽으로 치워두고 하나코를 응시했다.
「하나코, 아까 그 이야기는 둘만 있을 때가 좋을까? 만약 그렇다면 따로 시간을 낼게……」
「……아즈사 쨩 일 말이죠?」
「아즈사 쨩……?」
히후미가 그 이름에 의문을 표했다. 아즈사는 성적도 오르고 의욕도 충분했다. 가끔 불미스러운 부분이 드러나긴 하지만, 그건 애교로 넘길 만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히후미에게는 떠오르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하나코는 다를 것이다. 그녀는 대체 아즈사의 무엇이 궁금했을까 하고 하나코를 보니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긴 얼굴을 보여주고는.
「……그러네요. 히후미 쨩도 같이 들어주셔야 할 거 같네요.」
「음, 정말 괜찮겠어요? 선생님께 상담하고 싶었던 것을 제가 들어도……」
「네. 히후미 쨩은 보충수업부 부장이니까 알아두시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원래부터 히후미 쨩에게도 들려줄 생각이었던 것이니, 그 타이밍이 빨라졌을 뿐이에요.」
「그,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런 거라면 함께 하겠습니다.」
히후미는 옷깃을 여미고,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취했다. 그렇게 꼼꼼하고, 사람의 눈을 보며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 하나코에게는 매우 호감으로 비쳐, 역시 그녀는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하나코는 어딘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아즈사 쨩, 매일 밤마다 어디로 나가서 새벽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어요.」
「새, 새벽까지 말인가요…… 그럼 아즈사 쨩은 거의……」
「네. 아마 가끔은 쪽잠을 자겠지만, 그것도 오래는 아닐 거예요. 시간으로 따지면 1시간도 채 안 될 정도일 거예요.」
하나코가 궁금했던 아즈사의 현 상황…… 그것은 그녀가 도무지 잠을 자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잠을 잤다 해도 아주 짧은 쪽잠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합숙 시설에 발을 들인 이후 계속 그랬다.
키보토스 시민은 강인하지만 피로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수면이 필요하고, 잠을 자지 않는 것은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 며칠이라도 제대로 몸을 쉬지 못했다면 아즈사의 몸에는 피로가 많이 쌓여 있을 것이다.
「처음엔 단순히 낯선 곳에 와서 잠을 잘 못 자나 싶었지만, 그런 게 아닌 거 같아요. 더 신경쓰이는 건…… 전 아즈사 쨩이 제대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는 거예요.」
「그러고 보니…… 저도…… 아즈사 쨩은 늘 먼저 일어나있거나 늦게까지 잠들지 않았던 거 같은 기분이…….」
히후미는 며칠간의 기억을 되짚어본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녀가 잠들어 있는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 히후미도 선생님과 매일 밤 이야기하느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꽤 늦었지만, 그것보다 더 늦다니…… 역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늘 활기차게 활동하고, 평소 행동에 졸음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기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아즈사 쨩이 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슬슬 억지로라도 잠을 재워야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렇구나.」
「저는 아즈사 쨩이…… 어딘가 불안해하고 있는 걸로 보였어요.」
그렇게 말하며 어딘가 안타깝다는 듯 중얼거리는 하나코는 정말로 아즈사를 마음 깊이 걱정하고 염려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불안을 어떻게든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돼요. 사람은 자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이대로라면 건강을 해치게 될 거예요.」
「……그렇네. 슬슬 쉬게 해줘야겠네.」
「……그건 아즈사 쨩 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히후미 쨩도 마찬가지예요. 좀 더 몸을 챙기지 않으면 안 돼요.」
「아, 아으으……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그렇게 말하며 쓴웃음을 지으며 뺨을 긁는 히후미. 머리로는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를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초조함과도 닮은 강박관념이 가슴속에서 날뛰며, 노력하지 않으면 형체 없는 그것에 짓눌려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끝이 바로 등 뒤까지 닥쳐오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것이 생긴 이유를 모르는 하나코는 히후미에게 향했던 시선보다 더 비난하는 빛을 강하게 띤 것을 선생님에게 향했다.
「히후미 쨩은 그렇다 쳐도, 제일은 선생님이에요. 제대로 주무세요? 화장으로 가렸지만 다크서클도 생겼고…… 히후미 쨩과 상담한 후, 계속 혼자서 뭔가 하고 있었던 건 아니세요?」
「걱정해 줘서 고맙지만, 잘 쉬고 있으니까 괜찮아.」
고통스러운 거짓말이라는 것은 누구의 눈으로 보아도 분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능글맞게 피하려 하는 그에게 하나코는 어이가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히후미 쨩. 아즈사 쨩보다 먼저 선생님을 재우는 건 어떨까요?」
「에엣!? 화, 확실히 선생님께서 쉬시는 걸 본 적은 없지만……」
「다른 방이니까. 오히려 봤으면 무서울 거야.」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자 둘 다 피식 웃지만, 그뿐이었다. 농담이라고도, 철회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정말로 침대에라도 묶이는 건가, 하고 그가 생각하고 있을 때…… 하나코는 입을 열었다.
「보충수업도 중요하지만 기껏해야 낙제가 될 뿐이잖아요? 건강과 비교할 게 아니에요.」
「그, 그건……!」
말을 채 잇지 못한 히후미는 입을 다물고 선생님을 바라본다. 허락을 구하는 시선. 말해도 되는지 묻는 시선이었다.
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인 채 무언가를 참는 듯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하나코 쨩. 그게 아니에요…….」
「히후미 쨩……?」
「기껏해야 낙제 같은 게 아니라구요……!! 남은 두번의 시험에 모두 실패하면……」
히후미는 얼굴을 들었다. 불안과 초조함, 공포가 선명하게 떠오른, 그녀의 처음 보는 표정. 그것은 하나코가 숨을 삼킬 정도였다.
「저희는 퇴학이라고요!! 트리니티를 떠나야 한다고요!」
「네?! 퇴학……? 히후미 쨩, 무슨 소리를……. 그, 그런 건 교칙상 성립되지 않아요, 히후미 쨩. 퇴학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되는 게 아닌데…….」
「────」
「……선생님?」
하나코의 시점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이야기였다. 겨우 몇 번 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고 퇴학이라니 말도 안 된다.
물론, 낙제를 몇 번이나 반복하며 유급을 계속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그렇게 진퇴에 관련된 일이라면 학년말에 하는 것이 통례다. 한 학년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지금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고, 규정에도 그런 내용은 없었을 것이다.
하나코의 이성적인 부분이 그렇게 호소했지만, 눈앞의 두 사람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은 하나코도 잘 알고 있었다.
불안과 슬픔, 공포, 초조함이 뒤섞인 표정을 짓는 히후미와 침묵하고 있는 선생님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것은 사실……이라 해도, 쉽게 믿기 어려웠다.
하나코는 조용함을 유지하는 선생님에게 당혹스러운 시선을 보내더니────조용히 중얼거렸다.
「……샬레의 초법규적 권한.」
「────앗!」
그 한마디. 총명한 그녀는 그것만으로 지금 보충수업부의 대략적인 사정을 파악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왜, 그가 여기에 있는지…… 그 모든 것을.
그가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진실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었다.
「……설마, 정말로……?」
하나코 자신도 놀랄 만큼 건조한 목소리. 그것을 부정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틀림없는 현실임을 직면한 하나코는 뇌의 스위치를 전환했다.
「……그 이야기, 자세히 들려주시겠어요?」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표정의 하나코가 두 사람을 똑바로 꿰뚫어 보았다.
보충수업부의 비밀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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