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모든 것이 빛나던 그 날

무작 2025. 10. 14. 14: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75.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63


# 샬레 활동 비망록

# 모든 것이 빛나던 그 날

「아, 선생님.」

조금 어눌한 코하루의 달콤한 목소리에 이끌려 소녀들은 고개를 들었다. 프론트에서 개인실로 이어지는 복도 경계선에는 선생님이 서 있었다. 가방이나 들고 있는 짐도 없이 빈손인 그는 온화한 표정으로 소녀들이 모여 있는 책상까지 걸어가서, 다른 책상에서 의자 하나를 가져와 앉았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아뇨아뇨, 저희도 방금 막 도착했어요.」
「후후, 신경 써 줘서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보는 사람이 간지러울 정도로 달콤한 미소를 띠는 그에게 하나코도 뺨이 풀렸다. 기분 좋은 느슨함이라고 해야 할까. 그가 있는 것만으로도 분위기의 뾰족한 부분이 둥글어지고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원래부터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이제 사람을 홀리는 수준이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네, 네엣! ……그래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요.」

선생님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히후미는 모두를 둘러보며, 조금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기사 님이 1차 평가 시험에 낙제할 경우, 이 별관에서 합숙을 하라고 했기 때문에…… 저희는 2차 시험까지라면 일주일 동안 여기서 머물게 돼요.」

나기사가 빌려준 이 합숙소는 원래 트리니티에 있는 여러 동아리들이 장기 휴가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 건물이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지만, 설비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소모품은 각자 가져와야 하지만, 수도나 가스, 전기는 통하고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같은 필수 가전제품은 며칠 전에 교체되었다고 한다. 1주일 정도 생활하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넓이도 충분해서 공간 때문에 고생할 일은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방치된 낡은 건물이지만, 그래도 정리만 조금 하면 괜찮을 것 같고, 체육관이나 샤워실 같은 부대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으니…….」
「밖에 수영장도 있었어. 안 쓴 지 오래되어 보였지만.」
「아, 그렇군요. 그리고 이곳은 본관까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고, 또 지하에 간단한 조리도 가능한 식당이 있으니, 굶주릴 일은 없을 거예요……. 」

열심히 걸으면 갈 수 있는 거리라고 히후미는 말하지만, 아까 지도를 확인해보니 이곳에서 본교사까지 직선거리로 2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선생님의 걸음으로는 몇 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지만, 그걸 조금만 노력하면 걸을 수 있다는 건 역시 헤일로를 가진 소녀답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역시 근본적인 생명으로서의 강도가 너무 다르다.

「게다가, 저희가 여기 있는 동안 선생님도 계속 함께 계실 거라, 여차하면 도움을 부탁드릴 수도 있을 거고…….」
「응, 무슨 일이 있으면 의지해 줘.」
「아하하…… 감사합니다. 선생님. 저기, 선생님은 어느 방을……?」
「통로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북쪽으로 조금 걸어간 곳에 있는 방을 쓰고 있어.」
「어머, 가깝네요. 그럼────.」
「안 돼!! 금지!! 야밤에 찾아오는 건 너무 야해! 사형!」

선제필승, 견적필살(서치 앤드 디스트로이). 하나코가 뭔가 말하기도 전에 사형을 선고한 에치 재판장 코하루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하나코를 고양이 같은 눈으로 노려보았다.

「으응……? 코하루 쨩? 저는 아직 아무 말도 안했는데…….」
「무슨 말 할지 뻔하잖아! 안 돼! 금지야! 사형이야!」
「으응…… 코하루 쨩은 엄격하네요. 선생님은 어떠세요?」

여기서 나에게 묻지 마세요, 라며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말을 해도 거슬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 얘기는 아까 결론이 난 게 아니었나? 라고 생각했지만…… 코하루의 말에 따르면 아까는 동침이고 이번에는 야반도주. 아무래도 다른 모양이다.
그는 한숨 같은 숨을 내쉬고.

「침실에 무단으로 들어오는 것만은 삼가해주면 정말 고맙겠는데……」
「어머, 무단만 아니면 괜찮으신가요?」
「……미리 말해준다면.」
「어머♡」
「좋을 리 없잖아!? 하나코도 선생님도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앗!? 둘 다 사형!」

선생님의 알 수 없는 양보에 의심스럽게 눈을 빛내던 하나코였지만, 그 다음은 코하루가 허락하지 않았다.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양손으로 크게 X자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견제. 절대로 연령 제한이 걸릴 만한 일은 시키지 않겠다는 듯 가드 자세를 취했다.

그 완강함을 보고 선생님도 '생각보다 너무 마비되었구나' 하고 자책했다. 몇몇 학생들의 도촬과 도청으로 현재진행형으로 사생활이 침해당하고 있기 때문에 '무단이 아니면 뭐…'라고 판단 기준이 망가져 버렸던 것이다.
도촬과 도청은 나쁜 짓이고, 침실에 들어가는 것도 나쁜 짓이다. 그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준 코하루에게 약간 엇나간 감사를 표하며, 히후미를 흘끗 보았다. 다음으로 넘어가도 좋다는 의미였다.

「아하하…… 그럼 슬슬 짐을 풀고 오늘의 공부를 시작하는 걸로…….」
「어머? 그치만 히후미 쨩?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아우……?」

하나코의 말에 히후미는 '혹시 뭔가 잊고 있는 것이 있을까?' 생각하며 머리를 굴려봤지만……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에서 딱히 빠진 부분은 없었다. 할 일이라고 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그에 비해 아즈사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듯했다.

「적습을 상정한 트랩 설치……?」
「아뇨,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코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진심으로 즐거운 듯이.


「청소예요, 청소♡.」
「……처, 청소요……?」
「네! 관리가 잘되었다고는 하지만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건물이니까, 먼지도 많고 지저분한 것도 많잖아요?」

그렇게 말하며 하나코는 방구석이나 창틀을 가리켰다. 일상생활에서도 먼지가 쌓이기 쉬운 곳에는 확실히 먼지가 얇게 덮여 있었고, 깔끔한 학생이라면 얼굴을 찌푸렸을 것이다. 딱히 방치해도 큰 문제는 되지 않겠지만, 눈에 띄었으니 청소해두고 싶은…… 그 정도의 더러움이었다.

「이대로라면 건강에도 좋지 않으니까, 오늘은 깨끗하게 청소부터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정돈한 다음 공부를 시작하는 거예요!」
「……그, 그러네요. 확실히. 공부 시작하기 전에 책상부터 청소하는 게 순서인 것 같고…….」
「음. 위생이 가장 중요하지. 먼지도 털어내고 방치된 쓰레기들도 정리하면 우리들의 사기에도 도움이 될 거고.」
「처, 청소……? 그, 그런 거라면……. 뭐…….」

평범하지 않은 청소라는 게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하나코의 제안에 세 사람은 대체로 찬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주일이라는 기간이긴 해도 여기서 생활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깨끗한 편이 좋을 것이다.

「……네. 그러네요. 하나코 쨩의 말대로예요. 너무 처음부터 의욕만 앞세우면 안 되겠죠. 지금부터 저희가 해야 하는 것은 페이스를 조절해가며 달려야 하는 장거리 레이스…… 그것을 잊으면 안 되니까…….」

히후미의 말대로일 것이다. 갑자기 너무 서두르는 것도 좋지 않다. 공부도 무엇이든 계획적으로. 시험공부 중에 지저분한 것이 신경 쓰여서, 손을 멈추고 청소를 시작하게 될 바에야, 첫날에 한꺼번에 깨끗이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선생님은 어떠세요?」
「괜찮지 않을까. 첫날부터 갑자기 액셀을 풀로 밟고 공부를 시작하면 숨이 막힐 것 같기도 하고, 일단 청소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는 찬성해.」
「으음, 선생님도 도와주는 건가.」
「물론. 이런 건 일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모두에 비하면 여러모로 빈약하지만, 도움이 되어 보일게.」

선생님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참가 의사를 밝혔다. 원래부터 모두가 말하지 않아도 혼자서 청소할 생각이었다. 학생들이 열심히 하는 동안 혼자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선생님의 체면을 깎는 일이다.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네! 그럼 제대로 각오를 다지기 위해 대청소를 하는 거예요!」


모두의 동의를 얻은 히후미는 그렇게 선언한다. 일주일 동안 신세를 질 이곳을 깨끗하게 만든 다음, 기분 좋게 합숙을 시작하자.

「그럼 각자 탈의실에서 청소 복장으로 갈아입고 10분 뒤 건물 앞에서 모이는 걸로 해요!」
「알았어.」
「네~♪」

아즈사와 하나코가 대답하는 동안, 코하루는 조금 불안한 눈으로 선생님을 보며.

「청소 복장……? 체육복이면 되, 되겠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그럼, 10분 뒤에 보자.」

소녀들과 그는 프론트를 나섰다.





「아, 아즈사. 청소하면서라도 좋으니, 설치한 함정은 해제해 줘.」
「……알겠다.」
「물론, 새로 설치하는 것도 안 돼.」
「…………응, 알겠다.」





프론트에서 모두와 헤어진 후, 대략 10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선생님은 일찍이 옷을 갈아입고, 홀로 건물 입구 앞의 나무 그늘에 서 있었다. 초록빛 생명력이 느껴지는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머리카락이 조용히 나부꼈다. 오랫동안 자르지 않아서 꽤 길어졌는데, 앞머리는 눈가를 덮고 옆머리는 귀에 걸릴 정도였고, 뒷머리는 헤어 밴드로 묶을 수 있을 정도였다. 언젠가 기회를 봐서 잘라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시야 한구석에서 밝은 머리색이 흔들렸다.

「선생님, 기다리셨죠!」
「아니,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에게 달려드는 히후미는 평소 트리니티의 하얀 교복이 아니었다. 거의 반바지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짧은 바지, 검은색에 가까운 네이비색 트레이닝복의 지퍼를 위쪽까지 올리고 있었다. 상하의 모두 트리니티의 지정 체육복이었다.

「히후미는 체육복이구나. 본격적이네.」
「네. 제대로 하려면 복장이 중요하니까요. 체육복이 움직이기도 편하고, 지저분해졌을 때 세탁도 용이하고…….」

그렇게 말하며 수줍어하는 히후미. 그녀는 그대로 눈앞에 서 있는 선생님의 차림을 빤히 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간지러운 듯이.

「……그렇게 빤히 봐도 아무것도 안 나와.」
「아, 아뇨! 그냥, 좀 신선하다 싶어서요…… 만날 때마다 선생님은 항상 샬레 옷을 입고 계셨으니까요.」
「뭐, 확실히 그렇네.」

히후미 앞에 서 있는 그의 옷차림은, 평소의 샬레의 새하얀 교복도, 블랙 수트도 아니었다. 신발은 스포츠 브랜드의 운동화. 바지는 슬림핏 슬랙스. 상의는 검은색 컷쏘. 특별할 것도 재미도 없는 차림새지만, 확실히 히후미에게는 익숙지 않은 차림일 것이다.

「그런데 이거, 평소 차림에서 신발만 바꾸고 위에 입었던 걸 벗은 것뿐이라, 사실 별로 달라진 건 없어.」

선생님의 준비가 누구보다 빨랐던 요인도 이것이다. 선생님이 한 준비는 신발을 갈아 신고, 넥타이를 풀고, 코트와 재킷과 셔츠를 벗은 것뿐. 옷을 갈아입었다기보다는 간편한 복장이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꽤 다르다. 옷의 무게는 의외로 만만치 않은 것이어서, 평소 교복에 비하면 훨씬 움직이기 편했다.

그의 움직임에 호응하듯 살랑거리는 옷자락. 컷쏘와 그 안에 입은 속옷 아래로, 가끔씩 안쪽의 맨살이 살짝 보였다. 날씬하고 마른 체구. 하지만 조여져야 할 곳은 단단히 조여져 있었고, 근육도 확실히 있었다. 복근은 갈라져 있었고 불필요한 지방이나 군살은 전혀 없었다. 균형 잡힌 현대적인 육체미, 간단히 말해 모델 몸매였다.

하지만 역시 너무 말랐다. 원래부터 뚱뚱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선이 가늘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늘 만날 때마다 몸매를 가릴 수 있는 코트나 재킷을 걸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간편한 복장을 한 그를 보고 더욱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테다.

손도 발도 허리도, 어디를 봐도 가는 몸. 제대로 먹고 있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연약하다고 표현해도 이상하지 않다. 조금만 힘을 가해도 쉽게 부러질 것만 같다. 하지만, 조금은 부러웠다. 히후미는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한창 여고생인 그녀에게 체중과 체형은 언제나 고민거리이자, 천적이다.

「……선생님 정말 마르셨네요.」
「그래? 별로 신경 쓴 적은 없는데……」

히후미의 말에 선생님은 의아한 듯 자신의 몸을 보지만…… 이 정도겠지, 하고 생각하고 만다. 확실히 히후미와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체중이 줄었지만, 그렇게 눈에 띄게 줄었을까.

「평소에 운동 같은 거 하세요?」
「즐기는 정도는. 하지만 학생들 취미에 맞춰주는 정도이고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하는 건 없는 것 같아.」

선생님이 스스로 솔선수범해서 운동할 일은 없다. 아니, 느긋하게 자기 수련이나 훈련에 쓸 만큼 한가한 시간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운동할 기회는 필연적으로 현장 실습 등 외근 업무나 학생들의 취미나 용무에 맞춰줄 때로 한정된다.

예를 들어, 아무렇지도 않게 100km 단위로 사이클링이나 달리기를 하는 시로코나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여 고강도 훈련을 하는 스미레, 그리고 모험이라 칭하며 여러 곳을 걸어 다니는 아리스. 그녀들과 함께 있을 때는 비교적 많이 움직이므로, 그것이 쌓여 살이 빠지고 근육이 되었을 것이다.
직업상 주로 앉아서 하는 일이 많아 몸이 굳어있던 선생님에게, 밖으로 데리고 나가주는 그녀들은 매우 고마웠다. 물론, 근본적인 체력이나 신체 스펙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데리고 나간 지 몇 시간 후에는 그녀들에게 등에 업혀, 물리적인 짐이 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것도 못하고 있지만.」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살짝 쓸어내리는 선생님의 목소리에는 큰 후회와 자조가 배어 있었다. 히후미는 거기에 끼어들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저렇게 슬픈, 아파 보이는 얼굴을 한 사람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말을 걸어도, 어떤 위로를 건네도 그를 다치게 할 것 같았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분위기. 또 이상한 말을 해버렸구나, 하고 선생님은 자신의 어설픔을 통감하며 화제를 바꾸려고 입을 열려는데…… 옷 갈아입기를 마친 학생 한 명이 다가오는 것을 시야 한구석에서 포착했다.


「기다렸지…… 그래서, 나, 난 뭘 하면 돼……?」
「코하루 쨩. 빨리 왔네요.」

조금 서두르듯 두 사람에게 온 소녀는 코하루였다. 그녀도 히후미와 같은 트리니티 지정 체육복을 입고 있었고, 입는 방식도 히후미와 많이 닮아 있었다.

「음. 나도 도착했다.」
「아즈사 쨩……? 총은 가져올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개인화기는 한시라도 몸에서 떨어트리면 안 되잖아? 언제 습격이 올지 모르니까.」
「아뇨, 그게 저, 뭐랄까요……그렇긴 하지만……아우……」

코하루 바로 뒤에 나타난 것은 아즈사였다. 그녀는 두 사람과 달리 트레이닝복은 그냥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스트랩을 달아 등에 짊어진 총이었다. 늘 전장에 있는 듯 철저한 그녀답지만, 청소에는 확실히 방해가 될 것이다. 조그마한 권총 정도로 만족할 수 없었던 걸까, 하고 생각하지만…… '익숙한 총이 최고다'라고 대답하는 미래가 눈에 선했다.

「어머나, 모두들 벌써 와계셨군요?」
「다들 이제 막 왔으니까 신경 쓰지 마.」
「후훗, 아까의 복수인가요?」
「그럴지도 모르지.」

마지막으로 합류한 것은 하나코였다. 그녀는 이미 모두가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가며 활짝 웃었다. 이걸로 전원 집합, 이제 청소를 시작하자────가 되지 않는 것이 보충수업부이고 하나코였다. 히후미, 아즈사, 코하루의 얼굴에는 각각 경악, 무표정, 경악과 수치심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이 떠올랐다. 선생님은 소름 끼칠 정도로 평소와 다름없었다.

그렇다────우라와 하나코는 수영복 차림이었다.


「아웃!! 아웃이야!! 아웃!!」
「어머……?」
「'어머……?'가 아니잖아! 청소 복장이 어째서 수영복인데! 전혀 관계없잖아!」
「그치만 이게 움직이기도 편하고, 지저분해졌을 때 세탁도 쉽고…….」
「무슨 이상한 소릴 하는 거야! 수영복은 수영장에서 입으라고! 누, 누가 보면 어쩌려고……!」
「응…… 그치만 별관엔 우리들말곤 아무도 없는걸요?」
「선생님이 계시잖아앗!? 그나저나 선생님도 왜 태연하게 있는 거야!? 선생님이잖아!? 학생이 수영장도 아닌 곳에서 수영복 차림을 하고 있어도 되는 거야!?」

코하루에게 손가락질을 받은 그는 몇 초간 생각에 잠긴 뒤,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괜찮지 않아?」
「하나도 안 괜찮잖아! 바아보오!」

발을 동동 구르며 '여기에 바보와 변태밖에 없나'라며 코하루는 분노에 휩싸였다. 하나코는 변태고, 선생님은 하나코와 얽히면 미묘하게 도움이 안 된다. 아즈사는 순수 천연이고, 히후미 정도만 멀쩡한 사람이다. 자신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코하루를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아무튼 금지야! 아웃이야! 하나코는 이제부터 수영복 착용 금지!! 」
「어머…… 그건 그것대로, 뭐……」
「으으……」

히후미는 머리를 감싸고, 아즈사는 흐뭇한 듯 보며 히후미를 걱정했다. 선생님은 어느새 따돌림당했고, 코하루는 하나코에게 설교 중이었다. 하지만 사랑스러운 강아지에게 짖히는 심정인 하나코는 여유로운 미소를 유지한 채…… 어깨끈에 손을 얹었다. 그것은 기묘하게도 첫날과 같은 자세였다.

「그럼 갈아입을게요. 영차……」
「아아아아아아앗! 이런 곳에서 옷 갈아입지 마, 변태!」
「어머, 하지만 저는 이제 수영복을 입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럼 하루빨리 벗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렇다고 여기서 벗으라고 한 마디도 안 했잖아 바보!」
「으음, 곤란하네요. 수영복도 안 되고, 여기서 벗는 것도 안 되고…… 아, 혹시 보디 페인팅──.」
「그냥 탈의실에서 체육복으로 갈아입으면 되잖아!? 전라든 수영복이든 보디 페인팅이든 안 돼엣! 어쨌든 안 돼! 일단 옷을 입으라고옷!」
「아앗, 거기는 좀 더 다・정・하・게♡.」
「흐, 희한한 소리 내지 마아앗!?」

코하루는 하나코를 입구로 밀어 넣으며 합숙소 안으로 사라졌다. 그 와중에도 하나코는 놀리는 것을 잊지 않고, 웃는 얼굴로 코하루에게 이끌려갔다.

그리고 남겨진 세 명 중, 히후미와 선생님은.


「……히후미, 조금만 더 힘을 풀어줘. 내 눈이 두개골째 물리적으로 으깨질 것 같아.」

이쪽도 첫날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럼 다시 한번…… 여러분, 기다리셨죠?」
「어서 와.」

다시 10분 정도가 지났을 무렵, 하나코와 코하루가 사이좋게 입구에서 나왔다. 하나코의 복장은 아까와 달리, 단정한 지정 체육복. 아즈사와 마찬가지로 트레이닝복은 그냥 걸치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붙어 있던 코하루는 약간 지쳐 있었다.

「후훗, 코하루 쨩이 엄청나게……」
「아, 아무것도 안 했거든앗!? 이상한 소리 퍼뜨리지 마앗!」

여전히 사이가 좋구나, 라는 감상. 흐뭇한 광경을 시야에 담으면서, 선생님은 무언가 생각난 듯이 "아, 맞다" 하고 중얼거리며 나무 그늘의 방해되지 않는 곳에 놓여 있던 아이스박스 안을 뒤적거렸다.

「잊어버리기 전에 나눠줄게.」

그렇게 말하며 박스에서 꺼내 모두에게 나눠준 것은 잘 식은 페트병과 봉투에 담긴 사탕 같은 것이었다. 페트병은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포츠 음료였고, 사탕 같은 것은 이것 또한 요즘 시중에 흔히 볼 수 있는 염분 보충용 태블릿이었다.

「스포츠 음료와 더위 먹는 거 방지하는 태블릿. 벌써 꽤 더워지고 있으니까, 수분 보충은 자주 해 줘. 아직 여분이 있으니, 떨어지면 자유롭게 가져가도 괜찮아.」
「선생님 말씀대로, 햇볕도 꽤 강해지고 있으니, 일사병과 열사병에는 충분히 주의해주세요.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있으면, 누구라도 좋으니 바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미 연락처는 교환되어 있었다. 스마트폰은 모두 주머니 등에 넣고 있으므로 연락이 안 될 걱정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컨디션이 나빠졌을 때 연락을 할 기력이 남아 있을지는 모르므로, 주기적으로 모두의 상태를 보러 가는 편이 안심이 될 것이다. 선생님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 하나를 추가했다.

「자아, 그럼 이제부터 건물 주변에 무성한 잡초들부터 정리하는 거예요!」
「네~♪」
「잡초 뽑기…… 이 정도야 뭐…….」
「이해했어. 진지 주변에 적들이 은신할 수 있는 포인트는 제거해두는 것이 좋겠지.」
「건물 주변을 정리하고 나면 건물 안쪽부터 하나씩 청소해 가는 거예요!」

각자 입을 열어 제각기 다른 말을 하는 동안, 히후미는 모두에게 면장갑과 쓰레기봉투, 원예용 조그마한 삽을 나눠주었다. 부지는 광대하지만, 자주 사용하는 출입구 주변이나 건물 주변에 한정하면, 5명이서 분담하면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면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자, 시작합니다!」





────쓰레기장.

「아즈사 쨩, 불발탄 처리를 부탁해도 될까요?」
「물론. 맡겨라, 히후미…… 흐음, 이 근처에 집중되어 있군.」
「으음ー…… 그렇다면, 나는 떨어져 있는 게 좋겠지?」
「응, 선생님에게 상처 입히고 싶지 않아. 여기는 나와 히후미에게 맡겨주었으면 해.」
「알았어. 그럼, 네 말대로 할게. 둘 다 조심해. 나도 둘 다 다치는 걸 원치 않으니까.」





────건물 외곽.

「아직 6월인데 덥네요~.」
「그러게……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
「후훗…… 어머, 땀 때문에 선생님 옷이 비쳐서 아슬아슬한 속옷이……♡.」
「안 비치거든?」
「소, 속옷!? 야한 건 안 돼! 사형!」
「아니, 딱히 비치지도 않는데……」





────출입구 주변.

「밖은 여기가 마지막이에요! 라스트 스퍼트, 힘내요!」
「오ー옷!」





그렇게 대략 1시간 만에 바깥 청소가 완료되었다. 시간은 대략 9시쯤. 소녀들은 그 흐름대로 청소를 계속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각자 알아서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생활관 복도.

「이 복도는 먼저 빗자루로 먼지를 쓸어낸 뒤에, 대걸레로 닦아냅니다. 먼지가 제일 많이 쌓이는 곳이니까 여러 번 반복해서 깨끗하게 만드는 거예요!」
「음. 문제없어.」
「그 다음에는 저희가 사용할 샤워실과 화장실, 세탁실을 정리해주시면 돼요.」
「이해했어. 맡겨줘.」





────별관 중앙 로비.

「콜록, 콜록…… 여기 먼지가 엄청 많아…….」
「그러네요. 중앙 로비엔 가구들이 많아서…… 쌓인 먼지를 제대로 털어내지 않으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정의실현부에서 많이 해 봤으니까! 먼지털이부터 사용한 뒤에 물걸레로 닦아내면 돼! 먼지가 많이 날 테니까 마스크는 필수고!」
「네, 그럼 맡길게요, 코하루 쨩!」





────4인용 침실.

「여기는……」
「아, 히후미 쨩. 여기는 제가 정리할게요. 저희가 사용할 방이니까 특히 신경쓰지 않으면 안 되겠죠. 침구류는 지금 빨아서 널어두면 오후까진 모두 마를 거고, 침대 매트리스도 낡은 건 다른 방의 안쓰는 것과 교체를 해두고……. 무엇보다 자는 곳이니까 환기도 중요하죠.」
「네, 그럼 맡길게요, 하나코 쨩.」
「우후후, 네♡.」





────간이 주방 겸 식당.

「선생님은 지금 어떠세요?」
「쓰던 방 청소는 끝났고, 지금은 보는 바와 같아. 이 다음엔 욕실 아니면 탈의실 둘 중 하나에 손을 대볼 생각인데, 그 외에 우선시해야 할 곳이 있을까?」
「아뇨, 그 흐름으로 괜찮아요! 아, 하지만 탈의실과 욕실이라면, 욕실 쪽을 우선해주시면……」
「물론. 그럼, 욕실 쪽을 먼저 해둘게.」
「네, 부탁드립니다! 저도 손이 비는 대로 도우러 갈게요!」





교실, 체육관────소녀들은 차례차례 청소를 마치고, 건물 안의 모든 설비 청소가 끝난 지금, 일단 출입구에 모여 있었다. 빗자루, 대걸레, 걸레, 솔, 양동이. 각자의 청소 도구를 든 소녀들은 몇 시간 전과 비교해 훨씬 깨끗해진 합숙 시설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눈에 보이는 범위에서 잡초는 없고, 건물 안에 오염이 없는 것은 확인되었다. 상당한 시간을 들여 정성껏 청소한 보람도 있어, 전체적으로 상당히 깨끗해졌다. 쓰레기도 먼지도 잡초도 눈에 보이는 범위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이 정도면 될 것 같네.」
「좋지 않아? 많이 깨끗해진 것 같아. 응, 기분 좋다.」
「……응, 나쁘지 않아.」
「그러네요,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은 한숨을 내쉬며 수건으로 땀을 닦았다. 청소를 시작한 지 몇 시간, 거의 내내 움직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지쳤다.

「이것으로 청소는 끝이네요. 이 다음에는 일단 샤워를 하고────.」
「어머? 히후미 쨩? 아직 정리하지 못한 곳이 남았잖아요?」
「어라, 그랬었나요……?」

사용하는 방부터 사용하지 않는 방까지, 대체로 청소는 끝냈다고────히후미는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다. 뭔가 놓친 방이 있을까 싶어 건물 구조를 생각해도 떠오르는 곳이 없었다. 하나코가 말하는 한 군데가 어디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 의문 부호를 띄우고 있자…… 그녀는 검지손가락을 세우며.

「우후후. 야외 수영장이요♡」
「수, 수영장이요…… 아, 그러고 보니 아까……」

합숙소를 둘러볼 때, 확실히 수영장으로 보이는 시설이 있었다. 그렇다곤 해도 멀리서 본 정도였고, 제대로 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그 시설은────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하나코는 즐거운 듯 웃으며.

「일단, 다 같이 가지 않을래요? 직접 보시는 게 빠르니까요♡」
「에……? 아, 자, 잠깐!」

즐거운 발걸음으로 달려가는 하나코와, 그녀에게 손이 이끌리는 코하루. 그 두 사람의 뒤를 쫓듯, 히후미와 아즈사, 선생님은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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