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71.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59
# 샬레 활동 비망록
# 거짓으로 가득한 평온
파란과 예상치 못한 일로 가득했던 1차 평가 시험이 끝나고, 보충수업부 학생들과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러 가서 히후미의 멘탈 케어까지 마친 후. 인공적인 빛이 비추는 교사 안을 선생님은 걷고 있었다. 올려다본 하늘은 깊은 남색, 시각은 19시를 넘었고 하교 시간은 이미 지났다. 교내를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가끔 마주치는 사람은 퇴근 직전의 직원들뿐.
선생님은 한눈팔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일직선으로 걸어갔다. 정문에서 여기까지 꽤 머네, 같은 시시한 생각을 하던 중… 목적지인 티파티 소유의 테라스에 도착했다. 시간상 문 근처에 시중드는 사람은 없었고, 선생님은 느슨하게 쥔 주먹으로 문을 세 번 노크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선생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나기사도 수고했어. 갑자기 만나자고 해서 미안해. 사과는 아니지만… 여기.」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며 종이봉투를 내밀었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걸 받은 나기사는 내용물을 확인하더니… 조그만 쿠키 통이 들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싸구려가 아닌 정성스러운 만듦새. 가게 이름은 보이지 않았지만 어딘가 익숙한 것을 보아… 아마도 아는 가게일 것이다.
「입맛에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으면 먹어봐.」
「어머…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의 냉정하고 침착한, 티파티의 호스트 대행다운 미소가 아니었다. 나이 또래 소녀다운 미소를 띤 나기사에게 선생님도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 미소를 볼 수 있었다면 줄을 서서 기다린 시간의 보람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나기사는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었어?」
「아니요, 업무 자체는 30분 정도 전에 마쳤습니다. 지금은 티 타임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구나… 나기사도 나한테 기대도 돼. 일이든 뭐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줄게.」
「마음만 받아두겠습니다. 선생님도 지금은 바쁘실 테니…」
「그래도 말이야. 나기사를 위해서라면 시간쯤이야 얼마든지 낼 수 있어.」
선생님의 직설적인 말에 나기사의 뺨이 느슨해진다. '인심 좋은 사람'이라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곧고, 거짓이 없으며, 박애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아아, 확실히 이건 독이다. 게다가 꽤나 질이 나쁜 종류의. 선생님에게 열광하는 학생이 많은 것도 납득이 간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랑을 자신에게만 향하게 하고 싶은 독점욕도.
「상냥하시네요, 선생님은… 오늘의 용건은 보충수업부 때문인가요?」
「응. 나기사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일단 보고하려고 왔어.」
선생님은 바인더를 가볍게 들어 올린다. 그 안에는 보충수업부 학생들의 시험 답안지… 그것의 복사본이 들어 있었다. 채점되어 점수까지 매겨진 그것은 아마 나기사가 들었던 것과 똑같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나기사는 빈 컵을 손에 들고, 시선으로 선생님에게 착석을 권했다.
「먼저 홍차 한 잔 어떠세요? 피로에 좋은 찻잎입니다. 지쳐 보이시는 선생님께는 안성맞춤일 거예요.」
「고마워, 그럼────」
그다음 말은 들리지 않는다. 마치 라디오나 TV의 전원을 뽑은 것처럼 말의 연속성이 끊겼다.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하고 나기사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선생님을 바라보니…
그는 나기사가 아는 그가 아니었다.
부드러운 빛 같던 눈동자는 불길하게 푸르게 빛나고, 날카로운 칼 같은 예리함을 품고 있었다.
풍기는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어, 잔잔한 수면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요함만이 그곳에 존재했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 한 번 눈을 깜빡이자 나기사가 아는 그로 돌아와 있었다.
「미안, 마음만 받을게. 홍차를 마시면 너무 오래 머물 것 같아서 말이야… 오늘은 간단히 끝내고 싶어. 나기사의 홍차는 다음 즐거움을 위해 아껴둘게.」
────위화감. 그의 말에는 정체불명의 위화감이 잠재해 있었다.
무엇에 위화감을 느꼈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그저 막연한 위화감만이 끔찍할 정도로 선명했다.
「미안해, 내가 요청해놓고 이런 꼴이라니… 나기사의 호의도 헛되게 만들어버렸네.」
「신경 쓰지 마세요. 선생님께서 바쁘신 건 알고 있습니다.」
나기사는 우아한 동작으로 찻잔을 입에 가져가 목을 축인 다음 입을 열었다.
「소식은 들었지만요. 첫번째 시험은 아무래도 잘 되지 않았나 보네요.」
「…그렇네. 다들 열심히 해줬지만… 내 부족함 때문이겠지.」
「아뇨, 아직 시험은 2번 남아있습니다. 거기서 합격하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
차가운 밤바람이 불어 옷자락이 나부꼈다. 컵에서 피어오르는 김이 하얗게 흩날리다가 녹아 사라졌다.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그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시선을 내리자… 테이블에 놓인 체스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아……. 이것 말입니까? 체스를 두고 있었어요. 취미이기도 하거든요.」
「말이 조금 특이하네. 변형 체스인가?」
「네, 잘 아시네요. 흑은 킹과 퀸 밖에 없고 전부 폰뿐이고, 백은 킹과 룩, 비숍, 나이트가 3~4개씩 있으니. 분명 이상한 체스로 보이겠지요.」
나기사는 손장난으로 말을 손가락으로 집어 들어 빛에 비춰보며 중얼거렸다. 말과 판 모두 오랫동안 사용된 흔적이 있었지만, 관리는 매우 정성스러웠다. 짐작건대, 나기사의 애용품… 혹은 소중한 물건일 것이다.
「혼자서 두는 거야?」
「아아, 지금은 저 혼자입니다. 시끄러운 미카 씨도 없고. 이때 해두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말을 놓고 쓴웃음을 짓는 나기사. 확실히 미카는 이런 종류의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이미지는 없다. 상대를 읽고, 책략을 읽고, 흥정에 몰두하는 전통적인 게임은 그녀의 전문 분야에서도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게임에 능숙한 사람은 오히려 나기사나 세이아일 것이다. 적어도 나기사와 미카가 대국하여 미카가 이기는 이미지는 놀랍게도 떠오르지 않았다.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이런 종류의 보드게임은 잘 하시나요?」
「어느 정도는.」
「후훗, 그럼 다음 다과회에 초대했을 때는 한판 붙어 주시겠어요?」
「살살 부탁해.」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는 그를 바라보며 나기사는 컵을 입에 가져갔고… 체스 대전 상대가 새로 생긴 것이 얼마 만일까,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가장 오랜 친구인 미카는 애초에 사고력을 요하는 마인드 스포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판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한 수 한 수를 신중하게 두는 것은 미카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옛날… 아주 옛날, 그녀에게 규칙을 가르쳐주며 함께 즐기려고 한 적이 있었지만, 첫 대결에서 어렸던 탓에 조절을 실패하여 일방적인 게임이 되고 말았다. 그 이후로 나기사는 미카에게서 체스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어린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가 된 것일 테다. 나쁜 짓을 했다고 지금은 제대로 반성하고 있다.
세이아와는 몇 번 대결한 적이 있다. 그녀는 무서울 정도로 강하다. 현재 진행형으로 나기사가 패배하고 있다. 그리고 특이한 점은 그녀는 제한 시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 차례가 오자마자 말을 움직여 상대에게 차례를 넘긴다. 초반이든 후반이든 반복. 그녀에게는 말을 움직이기 전의 사고라는 단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도 무의식적인 예지로 미래를 보고 있는 것이겠지. 나기사는 '반칙 아닌가?' 하고 약간 생각하면서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그녀는 그런 체질이니까.
그리고 하스미. 티파티의 두 사람과 비교하면 함께하는 시간은 짧지만, 보고 등으로 찾아온 후 서로 시간이 빌 때 몇 번 대결한 적이 있다. 그녀는 나기사와 비슷한 타입으로, 신중하게 사고를 거듭하여 한 수를 두는 플레이어다. 그래서 대결하는 것이 가장 즐거운 사람이었다. 체스 라이벌을 꼽으라고 한다면 제일 먼저 하스미의 이름을 댈 것이다.
음, 선생님은 어떠실까. 보고서를 읽어보면 전술 지휘의 수준은 최고봉. 이 정도로 정교하게 학생들을 움직일 수 있다면 체스를 못할 리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하스미나 나기사 정도는 되고, 어쩌면 예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세이아 수준일 수도 있다.
앞으로의 즐거움이 늘어난 나기사는 컵을 조용히 내려놓고, 「이야기가 옆길로 샜네요.」라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선생님께 전해드릴 말씀이 있었는데…… 아니면, 선생님이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
「응, 그렇네. 듣고 싶은 것, 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확인 작업에 가깝지만.」
선생님은 살짝 감았던 눈꺼풀을 떴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맑은 눈빛과 진지한 어조로 선생님은 나기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세번의 시험을 모두 낙제하면 보충수업부는 어떻게 되는 거지?」
「…」
그의 말에 나기사가 풍기는 분위기가 날카로워진다. 사람을 위축시키기에 충분한 중압감은 역시 티파티의 학생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그에게 그 정도의 압력은 없는 것과 다름없다. 산들바람처럼 받아들이고, 그 위에 나기사에게 말을 이어가도록 재촉했다.
「그런 얘기를 들었나보군요. 아마도 히후미 씨가 말했겠죠.」
「응, 그녀한테서 조금. 물론, 그녀에게 아무것도 듣지 못했어도 나는 오늘 이곳에 왔을 거야. 설령 이번 시험에서 전원 합격했더라도… 말이야.」
「과연, 그래서 확인이라고 하신 거군요… 네, 훌륭한 리스크 관리입니다.」
예상했던 행동. 그라면 분명 올 거라고 나기사도 짐작하고 있었다. 그때 그에게 전한 것은 정말 표면적인 부분, 듣기 좋은 이야기뿐.
의도적으로 전하지 않은 정보는 모든 것이 잘 풀리지 않았을 경우 그녀들의 처리였다. 학생들이 도달할지도 모르는 미래 중 하나. 그가 찾아오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설령 그가 이미 해답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그래서 시간을 비워두었다. 처음부터 나기사의 이 시간은 선생님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그녀는 그런 부분에 무르니까요. 뭐, 그게 히후미 씨의 장점이기도 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나기사는 그렇게 말하며 홍차 한 모금을 마시고 목을 축인 다음… 말을 시작했다.
「자, 세 번의 시험에서 한 번도 합격하지 못했을 경우 보충수업부의 처우 말이죠. 네, 질문에 답해드리죠.」
나기사의 분위기가 차가워진다. 밤바람이 불고, 공기가 싸늘해진다. 하늘에 그려진 헤일로의 빛이 한 단계 떨어진 것 같았다.
「뭐,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학교에서 낙제를 반복한다…… 그러면 결과는 뻔하겠죠. 보충수업부원, 전원 퇴학입니다.」
「퇴학…」
그 문구가 두 사람밖에 없는 테라스에 덧없이 울려 퍼졌다.
학생 자치를 내세우는 키보토스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을 박탈하는 퇴학 처분은 상당히 무거운 벌이다. 파괴와 약탈을 반복하며 일곱 죄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코사카 와카모. 다양한 자치구의 음식점을 결과적으로 폭파시키는 게헨나의 미식연구회. 마찬가지로 다양한 자치구에서 지반 파괴, 인프라 파괴를 반복하는 온천개발부. 그녀들조차 각각 학교에 소속되어 있으며 학생 신분을 찬탈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백귀야행과 게헨나의 경우다. 이 두 학교에는 두 학교 나름의 규정이 있고, 트리니티에는 트리니티의 규정이 있다. 교칙도 규정도, 그것을 어겼을 경우의 처벌도 학교마다 다르다. 그것은 선생님 또한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 트리니티의 퇴학에 관한 규정은 적어도 게헨나의 그것보다는 엄격할 것이다.
그리고 퇴학 규정에는 학력에 관한 것도 포함되어 있다. 트리니티에서 요구하는 학력과 본인의 학력 사이에 큰 격차가 있고, 그 간극을 메우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을 경우의… 낙제나 정학보다 더 나아가 버린 선택지, 학교로서도 그다지 취하고 싶지 않은 종류의 최종 수단이 퇴학이다. 선생님 또한 퇴학이 어디까지나 학교의 규정에 따른, 정규적인 절차임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학교가 가져야 할 권력임을.
하지만 이번 사례는 너무나도 특수하다. 퇴학은 어디까지나 학교와 한 학생 사이에 오가는 절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보충수업부 멤버 중 단 한 명이라도 합격권에 들지 못하면 멤버 전원이 연대 책임처럼 퇴학당하는 것이다. 본인의 성적이나 품행의 옳고 그름에 상관없이 변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로.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는 처분. 적어도 트리니티의 퇴학 규정에는 집단을 통째로 퇴학시킬 수 있는 규칙은 없었다.
「당연히 트리니티에도 낙제, 정학과 퇴학 등의 교칙이 있습니다. 하지만 절차가 길고 번거롭고, 확인과 논의해야 하는 것들도 많죠. 게헨나와는 달리 저희는 절차를 중요시하거든요.」
나기사는 우아한 몸짓으로 팔짱을 끼고, 선생님을 시선으로 꿰뚫었다. 나기사의 말대로, 학생을 공식적으로 퇴학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밟아야 한다. 우선 학교 운영에 관련된 상층부의 논의, 확인, 승인. 그 후에는 교직원을 포함한 논의, 확인, 승인. 이 두 단계를 통과해야 비로소 해당 학생에게 통보된다.
하지만 당연히 그걸로 끝이 아니다. 그 후에는 학생과 대화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쌍방의 합의하에 퇴학이라는 처분이 공식적으로 결정된다.
선생님 머릿속에 박힌, 트리니티의 퇴학 절차. 그 과정에는 준수해야 할 규칙이 여럿 있고, 권력으로 학생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쌍방의 공정성이 담보되어 있다.
하지만, 이번 보충수업부에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지금 나기사 눈앞에 있는 그였다.
「급조된 내규로 만들어진 보충수업부는 그런 교칙을 무시할 수 있게 세팅되어 있습니다. 샬레의 권한을 조금 이용해서요.」
결성하는 데 샬레의 권한을 사용했다면, 그 이후의 처리에도 샬레의 권한이 사용된다. 샬레의 초법규적 권한… 모든 자치구, 단체, 권력에 얽매이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연방학생회가 그에게 부여한 특수한 지위와 권한. 본래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휘둘러야 할 것이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학생들의 권리를 해치는 압력으로 행사되었다.
────그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선생님이 무언가를 말할 권리는 박탈당했다. 간섭할 수 없었다고는 하나, 나기사가 해온 일들을 지켜본 자신에게는. 그리고 애초에 아무 말도 할 생각도 없다. 이 길을 택한 것은 자신이다.
「애초에 보충수업부는────」
나기사는 거기서 일단 말을 끊었다. 선생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그녀는 깍지 낀 팔을 풀고… 고했다.
「────학생들을 퇴학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니까요.」
「…」
나기사의 목소리가 하늘로 빨려 들어가고 몇 초, 두 사람 사이에는 정적이 흘렀다. 편안한 것이 아니라 피부를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침묵. 그것을 찢듯이 나기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어머, 별로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나름 비장의 비밀이었는데요.」
「…그렇네. 가능성 중 하나로 예상은 했었어… 처음부터 말이야.」
평이하다. 온화하다. 하지만 말에 표정이 없다.
민얼굴. 나기사는 의심을 담아 선생님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이렇게 될 것도 예상 범위 내라고요?」
「글쎄, 어떨까.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보충수업부의 담임. 그녀들을 돕고 싶어서 티파티에 협력했어. 학생들을 퇴학으로 몰아넣기 위해서가 절대 아니야. 그 부분만은 거짓말이 아니야.」
어디까지나 퇴학당할 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협력했다. 학생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서 티파티의 제안을 두말없이 받아들였다. 거기에 어떤 계산이나 꿍꿍이도 없다. 그의 소원은 단순하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돕고, 구원하여 미래로 이끄는 것. 그러므로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성적 부진으로 궁지에 몰린 소녀들을 돕기 위해서만, 그는 이 일을 맡았다.
그리고 제안을 받아들일 때 머리를 스쳐 지나간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 하지만 가장 확률이 높았던 것이 퇴학이었을 뿐이다.
「그렇군요… 네, 알고 있습니다. 미카 씨에게서, 하스미 씨에게서, 그리고 다른 분들에게서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직 만난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저도 선생님은 그런 분이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컵을 찻잔 받침 위에 놓았다. 쨍그랑, 하고 높게 울리는 도자기 소리가 어두운 하늘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그는 나기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고지식할 정도로 올곧게, 그녀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강압적인 자리를 마련한 것은 물론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겠지. 나기사는 단순히 학생들을 퇴학시키기 위해 이런 일을 하지 않아. 오히려 그녀들이 정말 그저 성적 부진이었다면 나기사는 그녀들을 서포트하는 쪽에 섰을 텐데?」
나기사는 긍정도 부정도 아닌 침묵으로 대답하며 다음 말을 재촉했다. 그것을 받아들인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넌 특례로 보충수업부를 만들었어. 그것도 샬레의 권한을 사용하면서까지.」
「…네. 이 시기에 샬레의 권한을 빌리는 것은 좋지 않을 겁니다. 외부에 '트리니티는 샬레와 친밀하다'고 보여주는 행동입니다. 위협이나 견제로 여겨져도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겠지.」
「네. 게다가, 게헨나 분들은 선생님과 친하고, 몇 번 샬레의 힘을 빌렸다는 정보도 티파티로 들어왔습니다. 그러니 한 번 선생님께 도움을 받았다고 게헨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겁니다.」
자신감 넘치게 말하는 나기사에게 선생님은 미묘한 표정이었다. '아무 말도 안 할까…?'라고 생각하며,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마코토의 얼굴과 이로하의 어이없는 얼굴. 만마전은 오늘도 평화롭다. 아마도.
「자, 이런 일을 한 목적이었죠. 솔직히 말씀드리자면────그 안에 트리니티의 배신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배신자, 라.」
「그 배신자가 원하는 것은 에덴조약의 체결을 막는 것.」
조용한 말이, 밤하늘에 덧없이 피어났다.
너는 구제불능 어쩌고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한담/불화의 발소리 (0) | 2025.10.14 |
|---|---|
|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낙원에 등을 돌린 자 (0) | 2025.10.13 |
|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현재 소녀들 (0) | 2025.10.13 |
|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얼음판 위의 나날/Return (0) | 2025.10.13 |
|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심해보다 깊게, 처음 뵙겠습니다 (0) | 2025.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