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무작 2025. 10. 13. 12: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67.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54


# 샬레 활동 비망록

#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성적 부진자들이 모인 보충수업부. 이번 학기 멤버 4명은 가는 도중 부르지도 않은 온갖 문제와 사고를 겪으면서도, 어찌저찌 무사히 교실에 모일 수 있었다.

넓은 교실에 논리정연하게 놓인 나무 학습 책상과 의자, 그중에서도 교단에 가장 가까운 맨 앞자리에 소녀 4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히후미는 트레이드마크인 페로로 가방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너무나도 험난한 미래에 일그러진 미소를 띠었다.
하나코는 변함없이 수영복 차림으로 방긋방긋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스미가 분명히 건네주었을 갈아입을 교복은 한 번도 본 적 없이 행방불명.
아즈사도 가스 마스크를 쓴 채 자신의 애총을 쥐고 전투 태세. 주변을 경계하며, 뭔가 수상한 물건이나 사람을 발견하는 즉시 곧바로 요격에 나설 수 있도록.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가 가장 수상한 사람이다.
코하루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머리를 감싸 쥐고 절망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기세등등했던 입에서 흘러나오는 것은 「아냐…… 이럴 리가……」라는 나약한 말과, 자신의 처지를 저주하는 저주였다.

네 사람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마치 지옥 같았다. 입이 찢어져도 '친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듯한,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믹서로 뒤섞인 불화. 개성이 풍부하다고 표현하면 듣기 좋을지 모르겠지만, 고집이 너무 센 것도 문제일 것이다. 특히 엄청난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는 하나코와 아즈사. 그녀들은 각각 수영복 차림도 고수하고 있고, 가스 마스크 차림도 고수하고 있다.

교단에 서 있는 선생님은 네 사람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속에서도, 그 표정은 고요한 채였다. 너무나 투명해서, 눈을 감는 순간 놓쳐버릴 것만 같았다. 창밖에서는 수업이 끝나고 각자 활동에 열심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눈앞에 있는 소녀들도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그녀들은 이 4명이서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갈 것이다. 즐거운 일, 기쁜 일, 힘든 일, 괴로운 일. 많은 것을 경험하고, 많은 것을 배우고…… 모든 것이 끝난 후, 그녀들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부디, 소녀들이 앞으로 보낼 나날들이 조금이라도 다채롭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자, 여러 가지 일도 있었지만…… 이렇게 모두 모였네. 이 네 사람, 너희가 이번 학기 보충수업부 학생들이다.」

편하게, 자연스럽게, 부드럽게. 입을 연 선생님에게로 4명의 시선이 모였다. 친밀함, 신뢰, 호기심, 애정, 의심, 그것들이 뒤섞인 복잡한 색채. 그것을 산들바람처럼 받아들이며, 그는 막힘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처음 보는 사람이 많을 테니, 먼저 자기소개부터 시작할까. 각자, 좋아하는 이야기를 해도 돼.」
「그럼, 나부터.」

그렇게 말하며 가장 먼저 손을 든 것은 이 자리에서 가장 눈에 띄던 아즈사였다. 그 예상 밖의 행동에 코하루는 물론, 하나코도 명확하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런 일은 보충수업부, 나아가 선생님에게 가장 협조적일 히후미가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예상은 빗나간 것 같았다.
히후미 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녀도 자기소개를 할 생각이었는지, 어중간하게 든 손은 갈 곳을 잃고 있었다. 아즈사에게 김이 새버린 탓이겠지.

그런 히후미의 사정은 알 리 없이, 아즈사는 가스 마스크의 잠금장치를 풀기 시작했다. 기계적인 금속음이 울리고, 가스 마스크가 떨어져 나가…… 그 얼굴이 드러났다. 앳되고 어린 티를 간직하면서도, 날카로운 칼날 같은 예리함. 단정하고 깔끔한 외모이면서도, 어딘가 인형 같은 분위기도 느껴졌다. 거치적거리지 않도록 묶어 올렸던 흰색 긴 머리를 풀고, 땀에 달라붙은 앞머리를 귀찮다는 듯 쓸어 넘기며…… 연보라색 라일락을 닮은 눈을 모두에게 향했다.

「2학년, 무소속. 시라스 아즈사. 잘 부탁해.」
「응, 잘 부탁해, 아즈사.」

짧고 간결한 자기소개를 마치고, 아즈사는 착석했다. 그 외에 할 말이 없는 것인지, 혹은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어쨌든, 모두가 공유한 아즈사의 정보는 이름과 학년뿐이었다.
아즈사의 간결한 자기소개가 끝나자, 이제 히후미의 차례였다. 그녀는 페로로 가방을 책상 위에 놓고, 모두를 보았다.

「으음, 같은 2학년 아지타니 히후미, 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일단, 보충수업부 부장을 맡고 있어요.」
「두 분과 마찬가지로 2학년 우라와 하나코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시모에 코하루, 1학년.」

히후미에 이어 하나코와 코하루가 각각 짧은 자기소개를 마쳤다. 그녀들도 아즈사를 본받아 이름과 학년만을 공개. 코하루에 이르러서는 '어울릴 생각 없어'라고 말하는 듯, 자기소개 중에도 딴청을 피웠다.

이것으로 보충수업부 학생들의 소개는 끝. 그렇다면, 다음은 교단에 선 선생님의 차례였다. 그는 교단에서 벗어나, 모두에게 전신이 보이도록 위치를 옮겼다. 가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신분증을 꺼내어 허공에 흔들었다. 미소 짓는 얼굴과 부드러운 태도로────첫 만남을 축복했다.

「연방수사부 샬레의 선생이야. 편하게 '선생님'이라고 불러주면 좋겠네. 궁금한 거 있으면 뭐든 물어봐 줘.」

사람의 경계심을 풀어주는 듯, 한 번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이 사람은 적이 아니다'라고 무조건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미소는 특히 히후미에게 효과가 있었던 듯, 그녀에게 그는 구원처럼 보였다. 온갖 정체 모를 멤버들이 모인 가운데, 서로의 정체를 알고 있으며 명확히 협력적인 것은 그뿐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히후미의 마음은 뚝 부러졌을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가스 마스크 소녀 아즈사와 충격적인 첫 만남을 가졌던 시점에서 말이다.


「선생님, 질문입니다♪」
「응, 그래.」

묘하게 좋은 자세로 손을 든 것은, 지옥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싱글벙글 미소를 잃지 않았던 하나코. 그녀는 아무래도 선생님에게 질문이 있는 듯했다. 하나코의 미소는 어딘가 장난기가 섞여 있었고, 놀리려는 의도가 훤히 보였다. 하지만, 설령 놀리기 위한 목적이라 해도 질문은 질문. 선생님의 입장에서도, 한 사람으로서도, 보충수업부의 고문으로서도 결코 무시하지 않았다. 그는 흔쾌히, 질문을 하도록 독려했다.

「쓰리 사이즈를 알려주세요♪」
「하아!? 거기 무슨 소릴 묻는 거야앗!? 야한 건 안 돼!」
「20-10-55-15-20-80.」
「선생님도 왜 대답하는 거야앗!」
「히후미, 저거 대답한 건가?」
「아하하…… 아마 진지하게 대답하진 않았을 거예요.」

히후미의 말대로, 그는 아무리 생각해도 진지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진지하게 대답해 봐야 곤란하기도 하니, 농담 섞인 질문을 농담으로 받아넘기는 대화 기술이라고 하면 듣기 좋겠지만…… 왜 그는 숫자를 6개나 말했을까. 애초에 저 숫자에 무슨 의미라도 있는 걸까.
예상치 못했고 의도도 의미도 불분명한 답변을 정면으로 받아낸 하나코는 처음으로 미소를 무너뜨리며 「……어, 그러니까?」라고 중얼거리고는, 사고가 정지되었다.

「아하하…… 그, 그럼 평소에 선생님은 뭘 하시는 거예요?」
「종이든 전자든, 기본은 서류 작업이려나. 가끔 보충수업부 같은 일도 하긴 하는데, 기본은 사무직이 많아. 그리고, 그렇지…… 꽤 험한 일도 담당하고 있나. 히후미는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하하…… 그건 정말이지 살아있는 기분이 들지 않았어요.」
「그렇지. 나도 그걸 또 한 번 하는 건 사양이야.」

히후미와 선생님, 그 두 사람이 나란히 싸운 것은…… 아비도스에서의 완전 현현한 비나와의 전투였다.경로(패스)를 따라, 자신의 주인의 영역에 접근한 진정한 신. 생명수 기신체라고 불리는 형체를 가진 신격. 완전 현현하여 권능조차 자유자재로 다루는 진짜 괴물과 시간벌이 목적이라지만 부딪힌 경험은 히후미 인생 최대의 위기였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것 상위 3위 안에 든다.
반신이 산산조각 나고, 신비는 바닥나고, L118 견인식 곡사포로 두들겨 맞고 있으면서도, 그 신위에는 그림자가 없었고…… 몇 겹으로 금이 간 비나의 카메라 아이에 노려보였을 때, 히후미는 평범하게 실신할 뻔했다.

「뭐, 이번처럼 사무실을 한동안 비우는 게 특례고, 보통은 사무실에서 당번인 아이와 함께 서류랑 싸우고 있으니까, 심심하면 놀러 와. 언제든 환영할게.」

그렇게 말하고, 그는 질문을 마무리 지었다. 분위기가 충분히 풀렸다고 판단한 것이겠지. 확실히 칼날처럼 험악했던 분위기는 조금 날카로움을 잃고, 아주 조금이나마 우호적인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아마도, 이것이 현 상황의 최고일 것이다. 이보다 더 분위기를 좋게 하려면 각자의 친분을 더 깊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내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야. 뭔가 궁금한 점이나 상담할 일이 있다면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자. 지금은 모두에게 관련된 이야기를 할까.」

한때는 어떻게 될까 싶었지만, 자기소개 시간은 의외로 순조롭게 끝낼 수 있었다. 시작으로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겠지. 부디, 이대로 모두 사이좋게 지내줬으면 하지만…… 그 친해지는 과정에 여러 가지 사건이나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경험칙으로 알고 있는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

앞으로의 길은 험난할 것이다. 학생도 선생님도, 이곳에 모인 이후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혼돈 속에서 발버둥 치며, 필사적으로 자신이 믿는 길을 걸어가야만 하니까.


「이미 알고 있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다시 처음부터 설명할게. 나는 너희 보충수업부의 고문, 뭐 간단히 말해서 담임 선생님으로서 여기에 서 있어. 모두가 시험에 합격해서 무사히 보충수업부에서 벗어날 때까지, 내가 책임지고 모두를 서포트할 테니, 부디 잘 부탁해.」
「……이 보충수업부는 대체 뭔데. 모인 멤버들도 이해가 안 가고.」

진심으로 납득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본 코하루는, 원망 섞인 말을 내뱉었다. 말이 통할 것 같은 상식적인 학생, 가스 마스크를 쓴 위험한 녀석, 수영복을 입은 위험한 녀석, 이상한 소문밖에 들리지 않는 정체 모를 어른. 공통점이라곤 전무하고, 친구가 될 수는 절대로 없다.
애초에 이 보충수업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트리니티에 입학하여 정의실현부에 소속된 지 제법 시간이 흘러, 코하루는 어느 정도 동아리나 클럽 이름을 외우게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외웠던 과외 활동 이름 중에는 보충수업부, 혹은 그와 비슷한 이름의 부 활동은 들어본 적이 없다.

보충수업부가 거짓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스미도 아무래도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고, 선생님이 들고 있는 바인더에는 트리니티의 교표와 티파티의 문장이 금박으로 새겨져 있다. 그가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즉, 그의 활동이 티파티 공인이라는 것. 트리니티 내부에서 막대한 권력을 가진 그녀들에게 인정받는 의미는 물론 코하루도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의심은 코하루의 내면에 있었다.

「코하루쨩, 보충수업부는 트리니티 규정에도 있는 엄연한 부 활동이에요. 하지만, 상시 가동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창설되는 부 활동이라고 하니……」
「하나코 말대로, 활동이 한정적이라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오히려, 하나코는 잘 알고 있네.」
「후훗, 트리니티에 대해 보통만큼 잘 알고 있고, 친한 친구도 있으니까요.」

말하며 미소 짓는 하나코. 그 시선에는 친밀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재어보는 듯한 색깔. 그녀는 아마도 이 자리를 이용해 선생님을 측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보충수업부의 고문이 될 것이라는 친구(세이아 쨩)에게 들었을 때부터 시작한 정보 수집. 여기에는 샬레가 공식으로 발표한 보고 자료부터 샬레가 관련되었던 학원이 발표한 보고서, 총학생회의 공개 서류, 사람들의 소문까지…… 대략 세상에 일반적으로 떠도는 '샬레의 선생님'에 관한 정보를 거의 모두 망라하고 있었다. 그것도 이야기를 듣고 나서 실제로 소집이 걸리기까지의 짧은 기간 안에. 소름 끼칠 정도의 정보 처리 능력.


하지만, 그녀의 본질은 '거기'에 있지 않다. 능력이나 재능 등, 많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그것은 그녀의 표층. 분명히 거기도 그녀일 수 있지만, 그 표층만이 그녀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제대로 알고 있다.

향하는 재어보는 시선. 가치를 측정하고, 의도를 측정하고, 본질을 꿰뚫는 하나코의 시선. 그를 그 눈으로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생각했는지. 그것은 그녀만의 것.


「하나코 말대로 보충수업부는 트리니티의 정식 부 활동이지만,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창설되는 형태라, 그때 존재할지 안 할지는 내부 사정에 따라 달라져. 1년 동안 몇 번이나 창설되는 해도 있고, 반대로 한 번도 창설되지 않는 해도 있어.」
「……하지만, 이 시기의 창설은 특수한 경우죠?」
「그래. 그래서 나기사도 샬레를 이용한 거야. 티파티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일도, 샬레의 권한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융통성이 생기니까. 뭐, 여러 가지 규칙을 왜곡하는 방식이라 권장하지는 않지만.」
「후훗, 그만큼 저희들의 성적이 시급한 사안이었다는 뜻이겠네요.」


────아마도, 뭔가 이면이 있겠군요.

하나코는 추측한다. 추측이라고는 하지만 하나코에게는 이 추측이 확신과 다름없다.
분명 뭔가 있을 것이다. 그것도 공공연하게 할 수 없는 뒤가 구린 사정이.
모인 멤버들에게 명확한 공통점은 없지만…… 그렇다면, 알기 어려운 공통점은?
하나코가 '분명 있다'고 확신한 뒤의 사정과 연결되는 부분이, 이 멤버들을 보충수업부에 모이게 한 것이 아닐까?

성적이 나쁜 건 사실이다. 하나코도 짐작 가는 바가 있고, 아마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보충수업부에 모이는 것 자체는 별로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모이는 것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보충수업부 창설 조건. 입학 전에 대충 훑어본 규정에는 창설 시기에 대한 기재가 있었다. 그 시기와 지금은 명확히 어긋난다.
보충수업부 창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샬레의 권한을 사용하여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겠지.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서? 이 시기에 보충수업부를 창설해야 할 동기가 있었던 것은 확실히 트리니티의 상층부…… 즉, 티파티 쪽이다.

만약 샬레 측에 동기가 있다면, 이렇게 우회적인 방법을 쓰지 않을 것이다. 트리니티 교칙에 따르지 않고, 초법규적인 권한을 사용하여 4명 모두 샬레의 당번이나 뭐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리면, 그것만으로도 이 4명을 모으는 목적은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샬레라는 조직을 사용했을 경우, 그 다음에 뭔가 불편한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지금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무의미하므로 제외.

중요한 것은, 트리니티 교칙에 기재된 보충수업부라는 조직 체계를 사용하고, 규정을 초법규적인 권한으로 몇 가지 짓밟으며, 이 4명을 '지금' 모았다는 사실이다.

티파티는 왜 지금, 갑자기 생각난 듯 성적이 나쁜 소녀들을 모아 보충수업부 같은 것을 만들었을까. 그것도 샬레라는 외부 조직까지 끌어들여서. 지금 시기에는 티파티는 물론, 어떤 권력과 관련된 동아리도 모두 바쁠 텐데……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하나코는 발상을 전환한다.

지금 창설한 것은, <지금이 아니면 안 되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고.

이 시기 조금 후에는 엄청나게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트리니티의 역사를 바꿀 수도 있을 만큼, 큰 전환점이 바로 이 다음…… 딱 한 달 정도 후에 있다.

샬레에 빚을 지는 형태로 시기상조하게 창설된 보충수업부.
공통점이 보이지 않는 모인 멤버들.
하나코가 확신하는 뒤가 구린 사정.
티파티.

그것들을 종합하여, 생각하고…… 하나코는 뇌내에서 중얼거린다.


────설마, 에덴 조약?


하지만, 그 이상은 도무지 알 수 없다. 에덴 조약과 보충수업부를 잇는 선이 보이지 않고, 단순히 정보가 부족한 것이다. 아마, 그는 깊은 사정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정말로 부름을 받았을 뿐이겠지. 담임 선생님을 해달라고 부탁받아서.

이 모든 사정은 하나코의 상상. 어쩌면 정말로 모두 성적이 나빠서, 지금 당장 보충수업부에 입부시키지 않으면 낙제가 확정될 정도로 몰려 있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뒤의 사정 같은 건 아무것도 없는, 아주 평화로운 이야기. 네 명의 학생을 위해 규칙마저 뒤틀었던, 사랑이 넘치는 티파티.

그렇기 때문에 있을 수 없다고 하나코는 알고 있다. 찬사의 뒤에는 험담을, 감사의 뒤에는 악담을, 사랑의 뒤에는 욕망을. 그런 인간들이 모인 것이 트리니티인 것이다. 그저 선의나 사랑 같은 것을 이제 와서 믿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어, 어어어……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저, 저도 아는 범위 내에서라면 대답해 드릴게요……」
「나에게는 딱히 없어. 이제부터는 일반 수업에 더해서, 매일 방과 후에 특수 훈련이 있다는 것뿐이잖아.」
「어, 음, 특수 훈련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맞아요. 저희가 목표하는 건, 앞으로 치러질 특별 학습 시험에서, <전원 동시에 합격하는> 거예요.」


그 말에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든 것은 역시 하나코였다. 과외 수업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학교에서 치러지는 학력 시험은 기본적으로 개인전이다. 당연히 트리니티도 그렇고, 누군가와 협력하여 시험을 돌파하는 시츄에이션은 극히 드물다. 물론, 보충수업부 자체가 특수한 성립 과정 때문에 시험 돌파 조건도 특수하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의문은 끝이 없다. 이 보충수업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점이 너무 많다. 하지만, 히후미가 유난히 협조성을 신경 쓰고 있었던 이유는 알았다. 단순한 개인전이 아니라면, 같은 팀 멤버를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 네 명의 어깨에는 네 명 분의 낙제라는 무게가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앞길을 4등분 당하고, 그 고삐를 처음 보는 사람이 쥐고 있다면, 그 속내는 편치 않을 것이다.

「선생님도 도와주실 거고, 모, 모두 함께 힘내서 낙제를 면합시다……!」

그렇게 말하며 히후미는 기합을 넣었다. 보충수업부 부장을 나기사에게 직접 언명받고, 멤버들을 모을 때는 몇 번이고 졸도할 뻔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두 함께 분명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서로 가르쳐주고, 서로 돕고, 협력한다면…… 분명,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평가 시험은 앞으로 3차까지 있지만, 우리가 낙제를 면하면 더이상 시험은 치르지 않아도 되고…… 보충수업도 거기서 종료인 거예요!」
「이해했어. 어려운 임무는 아니야. 미션을 다 같이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그러기 위해 매일 여기에 모여 훈련을 거듭한다.」

아즈사는 히후미의 말을 자신 나름대로 곱씹어 해석하여 입 밖으로 내었다. 그 과정에서 어딘가 군사 훈련처럼 되었지만, 내용으로서는 딱히 크게 어긋나지 않으므로 무시. 그녀가 자신 나름대로 이해하려 노력하는데 끼어드는 것은 무례할 것이다.

응응 고개를 끄덕이며 아즈사는 다시금 현재 상황을 파악했다. 보충수업부 멤버들과 낙제를 면할 조건은 아즈사가 아는 것과 완전히 똑같았다. 트리니티나 아리우스를 둘러싼 상황은 아즈사의 지식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그것은 오차 범위 내.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큰 차이는 없었다. 아즈사의 임무는 예정대로 속행된다.

「결국 각자의 리타이어를 막기 위해 모인 모임. 굳이 내가 사보타주를 할 이유는 없지. 히후미와 선생님에게 전적으로 협력할 거야.」
「네! 맞아요. 저기, 아즈사 쨩. 아즈사 쨩은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아직 이 학원에 적응하는 중인 거니까, 선생님과 함께 노력하다 보면 금세 보충수업을 끝낼 수 있을 거예요.」
「히후미는 긍정적이네.」

그렇게 말하며 표정을 풀었다 아즈사는. 과거에 찍었던 사진을 되돌아보는 듯, 추억을 그리워하는 얼굴. 그 표정을 짓는 인물은 다르지만, 히후미는 비슷한 것을 여러 번 본 적이 있었다.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아비도스의 소녀들. 사이좋게 붕어빵을 볼이 미어지게 먹는 소녀들의 무리 속에 있으면서도, '자신은 그 무리에 들어갈 수 없으니'라고 말하는 듯 선을 긋던 그의 모습과 아즈사가 겹쳐 보였다.


「어머? 시라스 씨는 전학 온 거예요? 이 트리니티에? 별로 그런 케이스는 잘 없었는데…….」
「……」

하나코의 질문에 아즈사는 입을 다물었다. 살짝 찌푸린 눈썹만큼이나 칼날처럼 날카로운 침묵. 무례한 것을 물어본 것인가, 하고 히후미는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아즈사를 보았다. 변함없이 칼끝 같은 정적.

「아…… 서류상으로는 그렇게 적혀 있어서…… 아우…… 혹시 제가 괜한 말을…….」
「아니, 딱히 숨길 일은 아니야.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사실이니까. 적응이야 하면 되는 문제고. 노력이야 하면 되는 거고.」
「흐음……. 응, 그럼 저도 아즈사 쨩이라고 불러도 되나요?」
「……? 딱히 상관없는데?」
「그럼, 아즈사쨩이라고.」

솔직하고 순진무구. 말을 꾸밀 줄 모르고, 있는 그대로를 말한다. 자기 자신을 둘러싼 무언가에 이토록 진지하게 마주하고 있는 학생을 하나코는 본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만나본 적 없는 타입의 사람. 하나코는 아즈사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

「후훗, 아즈사 쨩. 히후미 쨩. 그리고 코하루 쨩. 우후후후. 좋은 울림이네요. 보충수업의 동지들이에요. 아즈사 쨩은 얼음마녀처럼 생겨서 은근히 귀여운 부분도 있고. 후후후.」

그렇게 말하며 하나코는 빙글 둘러보았다.
평범하고, 보통이지만, 어딘가 곧은 심지를 지닌 소녀.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소녀.
놀리는 맛이 있을 법한, 귀여운 소녀.
속죄와 순례의 여행을 계속하며, 언젠가 먼 하늘에서 변혁의 종을 울릴 그.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은 보충수업부가 없었다면 결코 교차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도 인연, 모처럼 가까워졌다면 사이좋게 지내지 않는 것은 손해일 것이다. 이왕이면 즐겁고 화려하게. 따분했던 지금까지의 발걸음, 그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을 만한 즐거운 마지막 추억을.

그렇게 생각하며 하나코는 다시 한번 모두를 둘러보다가…… 어둡게 침체된 감정을 시선에 담아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것을 노려보고 있는 소녀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치만 코하루 쨩이 헤이트에 가득 찬 표정으로 우릴 보고 있어요?」
「저기…… 마, 말해두지만. 난 인정 못하니까……!」
「아, 아우……?」
「어머, 어떤 걸요?」
「인정이고 뭐고, 우리가 보충수업부에 불려온 건 굽힐 수 없는 사실인데.」

코하루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모두를 노려보았다. 시선에는 역시 증오, 원념, 분노. 갑자기 그런 감정을 받게 된 히후미는 놀랐고, 하나코는 미소를 잃지 않았으며, 아즈사와 선생님은 딱히 반응이 없었다.


「나, 나는! 엘리트 정의실현부원이니까! 따, 딱히 내 나이가 어리다고 선배라고 부르라거나, 그런 건 절대 용납 안할 거고!」

기세등등한 싸움 자세. 책상에 손바닥을 내리치며, 마치 부모의 원수를 보듯이 모두를 쏘아보았다. 정의실현부의 엘리트이자 기대되는 신인임을 자처하는 코하루에게, 보충수업부에 내던져진 것만으로도 견디기 힘든 굴욕이었다.

게다가, 그 멤버들이 눈이 완전히 맛이 간 추정 조류의 징그러운 굿즈를 착용하고 있는 소녀와, 수영복 노출증 환자, 정의실현부에 시비를 건 가스 마스크 광인, 뭘 하는지 모르는 정체 모를 어른이라니.
이런 정신 나간 인간들과 함께 있는 것은 참을 수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정신 나간 집단 중 하나'로 여겨지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다.

코하루는 되뇌었다. 자신은 정의실현부의 엘리트, 미래의 부장이나 부부장. 이곳에 있는 변태들과는 다르다, 달라야만 한다. 다른 것을 증명하지 않으면, 자신은.

「그리고 이딴 보충수업부도 얼른 탈출해버릴 거니까!! 크게 친한 척하진 말아줬으면 좋겠거든!」
「……음, 그러네요. 보충수업부에서까지 선후배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죠. 저는 불만 없답니다.」
「나도 딱히 상관은 없어.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도 않고. 그리고 어차피 서로의 이익을 위해 모인 거니 굳이 친한 척할 이유가 없잖아?」
「아, 아우우……」

개인의 성적이 좋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므로, 단결하여 시험에 임하고 싶다……는 것이 히후미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 입장은 코하루의 방침에 일정한 동의를 표한 하나코와 아즈사에 의해 무너졌다.
아즈사는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즈사 자신이 관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의 이야기. 아즈사는 타인에게 자신의 방침을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코하루는 코하루가 좋아하는 대로, 하나코는 하나코가 좋아하는 대로. 그래서 아즈사는 아즈사가 좋아하는 대로 히후미나 선생님에게 협력한다. 그뿐인 이야기.

히후미는 '모처럼 모였는데'라며 머리를 싸맸고, 보였던 광명은 다시 어둠 속으로. 반면에 코하루는 이 자리의 절반 이상에게서 찬성을 얻었기 때문에 말이 많아졌다.

「잘됐네! 사실은 말이지, 숨기고 있었던 비밀이 있었거든? 내가 그동안 낙제를 받은 이유는…… 사실은 월반을 위해 2학년 시험을 쳤기 때문이야!」
「월반을요? 왜 그런 짓을……?」
「왜냐니……?! 나는 앞으로 정의실현부의 엘리트가 될 몸이니까……!」
「음, 그치만 그렇게 해서 낙제를 받은 거잖아요? 한 번 정도는 시도할 수 있겠지만, 그걸 몇 번이나 반복했다는 건…….」
「시, 시끄러!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게 아냐!」

간접적으로 '2학년 시험을 치르는 건 분수에 맞지 않는 게 아니냐?'고 들은 것 같았던 코하루는 얼굴이 새빨개졌다. 물론, 하나코에게 그런…… 과감하게 도전한 코하루를 비웃는 의도는 없다. 그저 단순히 월반에 집착하는 태도에 의문을 가졌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하나코의 속마음을 털끝만큼도 모르는 코하루는 기세 좋게 자신감 넘치게 외쳤다.

「핵심은, 난 힘을 숨기고 있었다, 이거야.」
「……?」


────진짜 실력을 숨기고 있었다. 그 말은 아마 은유도 비유도 아닌, 말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 것이다. 코하루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 그 해석을 부추긴다. 그렇기에, 무엇을 위해 진짜 실력을 숨기고 있었는지가 불투명해져 하나코와 히후미의 머리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그런 내가 이번 시험엔 제대로 1학년 시험을 쳐 줄 거니까! 그럼 단번에 우수상을 받겠지?」
「아, 아하하……」
「그걸로 보충수업부를 탈출해주겠어!」
「우수상을 받으면 보충수업을 수료한다는 약속은 없었지만…….」

아마 방금 전까지 틀어박혀 있던 코하루는 히후미와 하나코, 선생님의 대화를 전혀 듣지 못했을 것이다. 세 사람의 대화에서 보충수업부의 해산 조건, 즉 전원 동시에 합격해야 졸업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코하루 개인의 성적이 우수해도 큰 의미는 없다.
그 오해는 빨리 풀어야 한다. 그대로 두어 봐야 코하루만 나중에 상처받을 뿐이다. 히후미는 쓴웃음을 지으며, 방금 전의 복습을 겸해 그 부분을 이야기해주려 살며시 코하루에게 귓속말을 하려는데.

「과연, 자신의 전력을 숨기는 기만책인가. 참고로 나도 1학년 시험을 치는 중이야.」
「과, 관심없거든?」

입으로는 강하게 여러 말을 했지만, 혼자 1학년이라는 상황은 역시 불안했을 것이다. 소속 학년은 달라도, 아즈사가 같은 1학년 시험을 본다는 것을 알게 된 코하루는 노골적으로 얼굴이 피어났지만…… 곧 그 표정은 사라졌다.

「그러니까 보충수업부든 뭐든 다음 시험으로 안녕이라는 거야! 짧은 시간동안 반가웠어, 그런 얘기지! 이걸로 내 전략은 완벽해! 나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하하하! 그럼 안녕! 열심히들 하라고!」

그렇게 말하며, 자신감에 넘치는 채 교실을 나서는 코하루. 말릴 틈도 없이, 그녀는 일찍이 자리를 떠버렸다. 시작도 하기 전에 한 명이 부재중이라는 처참한 상황에 히후미는 선생님을 올려다보았다.


「아, 아우……. 가, 가버렸어요……. 어쩌죠, 선생님……?」
「어쩌고 할 것도 없어, 가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오늘은 이 세 명이서 진행하자…… 그런 말이 들려올까 싶었지만, 히후미의 귀에 닿은 것은 그녀의 상상과는 정반대의 말이었다.


「코하루를 데려오자.」

가버렸다면 데려올 뿐. 모처럼 모였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좋지 않은 수일 것이다. 시험까지 남은 시간은 유한하다. 낭비할 정도로 현 상황에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활용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 후의 시간 사용…… 공부를 하든 친해지든, 코하루를 데려오는 것은 확정 사항이었다.

다행히도, 그런 일에 능숙한 소녀가 여기에 있다. 선생님은 아즈사의 어깨에 톡 하고 손을 얹었다. 의사 전달은,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아즈사, 고.」
「알았어. 코하루 잡아올 테니 기다려.」

그렇게 말하며, 어느새 가스 마스크를 착용한 아즈사는 유려한 몸놀림으로 교실을 떠났다.

작전 목표는 도주한 코하루의 확보, 혹은 구속. 그녀의 도주 경로는 이미 파악했고, 트리니티 교사의 구조도 머릿속에 들어 있었으며, 달리기 속도는 아즈사가 우세하다.


간단히 말해────코하루가 도망칠 수는 없었다.


「자, 둘이 돌아오면 오늘 보충수업을 시작할까.」
「아하하……」
「앞으로가 기대되네요. 후후훗.」


몇 분 후, 귀여운 비명이 조금 떨어진 곳에서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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