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3. 에덴 조약 보충수업부 편 【하늘에서 영락하는 구세주】 — 보충수업부, 시동

무작 2025. 10. 12. 17: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66.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53


# 샬레 활동 비망록

# 보충수업부, 시동

선생, 히후미, 하스미.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나 수습하기 어려워진 이 방에서, 냉철하게 현재 상황을 판단할 수 있었던 세 사람. 초법규적인 권한을 가진 샬레의 책임자, 이제 막 결성될 보충수업부의 부장, 정의실현부의 넘버 2. 다양한 소속이 뒤섞인 이 자리에서, 각 소속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졌다. 의자에 앉는 일 없이 서서 하는 이야기. 대략 10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선생과 히후미의 경위와 앞으로의 예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하스미는 어딘가 납득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기간 한정으로 보충수업부를 맡으신다고…….」
「응. 일단, 아직 티파티와 당사자들 외에는 공개되지 않은 정보니까……」
「네, 다른 사람에게 말해선 안 되죠. 하지만 선생님께서 보충수업부의 담임을…… 제안은 나기사님이?」
「사전 공작은 나기사였지만, 나에게 말을 건넨 계기가 된 건 미카겠지. 최종 결정은 세이아가 했으려나? 그 부분은 못 들어서 내 추측이지만.」
「그렇군요…… 미카님이…… 선생님이 담임이시면 수업이 기대되네요.」
「그래? 하스미가 그렇게 말해주니 조금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선생이 미소를 띠자, 하스미의 표정도 똑같이 부드러워진다. 선생이 담임이라면 수업이 기대된다…… 이 말에는 일절의 거짓이나 아첨이 담겨 있지 않다. 하스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 자신, 딱히 공부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BD와 교본으로 하는 학습은 다소 재미없다고 느꼈던 적이 있었다. 혼자 묵묵히, 아무 말 없는 무기물 상대로 펜을 움직이는 학습은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즐겁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충수업부는 다르다. 선생을 담임으로 삼아, 효율화와 인원 감축이라는 이름 아래 잃어버린 지 오래인 과거의 수업을 재현한다. 물론 요즘의 학습보다 효율이 다소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사람과 마주하며 펜을 움직이고 누군가에게 질문하는 것은 혼자 묵묵히 학습하는 것보다 즐거울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딱히, 자신(하스미)이 성적 부진이 아니었던 것을 후회할 생각은 없다. 성적이 좋은 것은 좋은 일이고, 성적 부진은 결코 칭찬받을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선생을 담임으로 모실 수 있는 보충수업부가 하스미는 조금 부러웠다. 담임 선생님과 함께하는 수업이라니, 키보토스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일일 테니까.

하스미는 흐트러진 표정을 가다듬고 옷깃을 여미며 선생을 본다. 그 또한 그 기척을 알아차리고,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았다.

「……아쉽네요. 여러 모로 바쁘시겠지만 저희는 그쪽으로는 도움을 드릴 수가 없어서…….」
「고마워. 하스미의 그 마음만으로도 난 기뻐…… 그래서 말인데, 하나코와 아즈사(그 둘), 데려가도 될까?」

「뭐?! 무슨 권리로?! 절대 안 돼! 흉악범들이야!」

하스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선생의 부탁에 아니라고 못 박은 건 코하루. 교내를 수영복 차림으로 활보했을 뿐인 하나코를 흉악범이냐고 묻는다면 미묘하겠지만, 최루탄을 톤 단위로 터뜨리거나, 여러 시설을 파괴하거나, 정의실현부 멤버들을 십수 명씩 구호기사단에 보내거나…… 여러 가지 마음껏 날뛰었던 아즈사는 틀림없는 흉악범이다.
아직 공포가 가시지 않은 것인지, 눈물 맺힌 코하루는 가스마스크를 쓰고 「후욱-」 하고 숨을 내쉬는 아즈사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의실현부로서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진 그녀는 공포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는다. 공포를 억누르고, 자랑스러운 정의실현부 일원으로서 그녀는 흉악범(아즈사)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하지만 손가락질을 당하며 현재 진행형으로 기이한 시선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당사자인 아즈사는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자신의 처우에 일절 관심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사정이 있는 것인지. 어쨌든 그녀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에 흥미를 보이지 않고…… 가만히, 선생을 보고 있었다.

가스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 시선의 방향이 밖으로 드러나는 일은 없었지만, 이 방에 발을 들여놓고 선생의 존재를 인식한 이후로 그녀는 그를 계속 보고 있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 모든 것을 시야에 담으려는 듯이. 호흡으로 인한 가슴의 상하 움직임도 시선의 움직임도, 표정도, 그 모든 것을 기억에 새기듯이────혹은, 되뇌이듯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정말로 사랑하고 소중한 가족들(사오리, 미사키, 히요리, 아츠코). 처음 생긴 바깥세상 친구들(히후미, 하나코, 코하루).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 많은 따뜻함. 아즈사가 받은 소중한 것들.
아리우스에서 나와, 바깥세상에 서서. 살인 도구일 뿐이었던 자신이, 당연하다는 듯 인간으로 인정받았다.
자신도 당연히 앞을 보고 나아가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아아, 기억하고 있어. 많은 나날. 많은 반짝임. 많은 웃음.
보충수업부의 일원으로서 낙제를 피하기 위해 분주했던 나날.
에덴 조약의 배신자(멈출 수 없게 된 소녀)와 싸웠던 일.
여름의 추억, 태어나서 처음 친구와 바다를 보았던 날.
세상을 위해, 친구를 위해,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사랑해 준 모든 이를 위해, 소중한 가족과 결별했던 날.
결별했던 가족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화해했던 날.

이 외에도 잔뜩. 아무렇지도 않은, 누구나 잊어버릴 것 같은 일상도 아즈사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보물.
그곳이, 모두의 웃음이 있는 곳이 너무 좋았다.


……그 안에 있는, 커다란 후회와 사랑.


────만나고 싶었던 사람. 기억이 희미했을 때부터 계속, 만나고 싶었던 사람.
어떤 수를 써서라도 돌아가고 싶었던, 일상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놓쳐버린 사람.
아무도 그를 지켜주지 못했고, 아무도 구해주지 못했다.

이야기는 듣고 있다. 사오리에게서, 아츠코에게서, 미카에게서. 혹은 뉴스나, 소문이거나.
몇 번이고 시뮬레이션해서, 계획대로 평소의 ‘시라스 아즈사’처럼 행동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만 했는데…… 그를 시야에 담은 이후로 마음이 계속 흔들린다.
그 투명한 흰색, 맑은 푸른색. 그 사람만의 색채.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어쩔 수가 없다.

넋을 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마치 별의 바다를 헤엄치듯 살아왔던 그는, 모든 것이 아즈사가 알고 있는 그였다.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가스마스크 너머로 선생과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천사의 날개가 떨어지듯이,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어 주었다.


「……윽!」

그것만으로도, 아즈사의 시야는 살짝 흐려졌다. 숨을 삼키고, 목소리를 죽여서, 울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하지만 어깨가 조금 떨려 버려서, 그것을 눈치챈 선생과 하스미는 살짝 의문부호를 띄우고…… 이야기를 되돌렸다.

「코하루. 선생님은 샬레의 담당이시자 티파티의 의뢰를 받고 오신 분이에요. 선생님은 규정상 이들을 데리고 가는 게 가능합니다. 보충수업부의 담당이시니까요.」
「그, 그치만……. 서, 선배가 그렇다면 뭐……. 」

선생의 말에는 ‘절대 인정 못 해’라고 할 듯 달려들던 코하루였지만, 하스미에게는 마지못해 순순히 따른다. 정의실현부 부부장이 말한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존경해 마지않는 하스미의 말이었기 때문인지. 그것은 코하루밖에 모르겠지만……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코하루, 우라와 하나코 양을 석방해 주세요. 교복은 여벌을 주시고요. 옷은 탈의실에서 갈아입게 하고요. 마시로는 시라스 아즈사 양의 구속을 풀어 주세요. 선생님, 번거로우시겠지만 서류상의 절차만 부탁드립니다.」
「물론, 여러모로 수고를 끼쳐서 미안해.」
「이것도 저희의 일이니, 신경 쓰지 마세요.」

하스미는 「이쪽으로 오시죠.」 하고 말하며, 접수처 안쪽…… 집무실로 통하는 문으로 선생을 안내한다. 하나코와 아즈사, 둘 다 교내에서 문제를 일으켜 정의실현부에서 맡고 있는 학생이다. 그들의 석방이라면, 여러 가지 서면 절차가 발생한다.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학교라는 조직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는 필요한 일이다. 선생은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오히려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스미의 뒤를 따랐다.

마시로는 거대한 저격소총을 거치대에 세워두고, 이미 아즈사의 해방 준비에 착수했다. 그것을 보고, 코하루도 지시받은 일인 우라와 하나코의 석방을 위해 감옥 문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그 전에, 무슨 생각을 한 것인지 히후미와 아즈사, 그리고 덤으로 선생을 향해 코웃음을 쳤다. 명확한 비웃음이었고, 누가 봐도 비웃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태도였다.


「흐, 흥! 그치만 꼴 좋네! 저런 흉악범들과 같이 있어야 한다니! 게다가 보충수업부라니! 부끄럽고 불쌍해! 아하하하하! 꼴 좋다! 악당에 바보 조합이잖아? 나같았으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수치심을 못견디고 죽어버렸을 거야!」

깔보는 듯한 조소. 히후미도 아즈사도 딱히 신경 쓰는 눈치는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했다. 물론 코하루의 말대로 그것이 진실일 수도 있겠지만…… 좀 더 말을 가려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조심스럽게 주의를 주려 선생은 발길을 돌리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하스미가 움직였다.

「코하루…… 하아…….」
「아우…… 그, 그게……」
「……무, 무슨 눈이야……」

아픈 머리를 누르는 듯한 몸짓으로, 마치 말하기 어려운 것을 주저하듯이 코하루를 뭐라 말할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보는 하스미. 이 쟁쟁한 멤버들 중, 코하루 기준으로도 비교적 나은 편인 히후미마저도 미묘한 표정으로 손에 든 명단과 코하루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둘의 뭐라 말할 수 없는 애매한 분위기에 짐작 가는 바가 있었던 선생도 「……아아」 하고 중얼거렸다. 이제 코하루에게 잔혹한 진실을 알려줄 것이라는 것을.


「아…… 맞아요. 네…… 아직 말을 못 꺼냈는데…… 남은 한명은…… 시모에 코하루…… 씨……예요.」

「……」


보충수업부의 멤버는 총 4명. 아지타니 히후미, 우라와 하나코, 시라스 아즈사……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이 바로 시모에 코하루였다. 보충수업부, 유일한 1학년. 히후미가 든 명단에는 이름과 학년, 소속, 사진이 정확히 기재되어 있었고, 그 모든 것이 지금까지 접수를 하던 소녀와 일치했다.
그리고 당사자인 코하루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히후미가 말한 ‘시모에 코하루’라는 인물, 동명이인의 누군가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에엣!? 나?!」


────보충수업부, 1학년. 시모에 코하루.
3연속 낙제로 유급을 눈앞에 두고 있음.
참고사항. 낙제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정의실현부로 복귀하지 못함.


「시끄러워지겠네……」





그 후, 하나코와 아즈사의 신병을 맡고 코하루와 한바탕 소동이 있었지만…… 그것도 이제 과거의 일. 보충수업부 교실에 선생을 포함한 전 멤버가 이렇게 모일 수 있었다. 그것은 매우 기쁜 일일 것이다…… 이 교실의 분위기를 외면한다면, 말이다.

「어머나. 이분들이 바로 보충수업부원?」
「후욱- 후욱-」
「……으으…… 죽고 싶어……」
「아, 아하하하…… 그래도 어떻게든 다 모였네요……. 보충수업부가…….」

석방될 때 분명 교복을 받았을 하나코는 어째서인지 아직도 수영복 차림이다. 아즈사는 가스마스크를 벗지 않고, 총을 한 손에 든 채 경계 태세. 코하루는 여러모로 비참한 현 상황에 머리를 싸매고 있고, 히후미는 이 망한 분위기의 순전한 피해자다. 침체되어 있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분위기를 어떻게든 떨쳐내고, 조금이라도 밝게 하려고 히후미는 솔선해서 발언한다.

「이, 이제…… 앞으로가 문제인데…….」
「후후, 이제 뭘 하면 되죠? 아지타니 부장님?」
「뭔진 모르겠지만 상관없어. 참고로 나는 이 교실이라면 한 달은 더 농성할 수 있어.」
「죽고 싶어…… 정말 죽고 싶어……」


하지만 히후미의 그 용기는 우울한 분위기를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일단 하나코와 아즈사는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지만…… 한쪽은 어딘가 장난스럽고, 다른 한쪽은 진지한 건지 천연인지 알 수 없다. 둘 다 종잡을 수 없는 것이다. 협력적인 건지, 그렇지 않은 건지. 그 판단이 히후미에게는 서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는, 여러모로 알기 쉬운 코하루가 고마웠다.

「방과 후의 외딴 교실에서 여고생들과 어른이 모여서 할 만한 거…… 음, 역시 그런 거려나요……. 선생님?」
「시작되는 건 보충수업이지만.」
「보건 체육 실습일까요?」
「그럼 하나코의 희망대로 이과 과목부터 시작해볼까. 뜨거워진 머리가 수학으로 식을 수 있도록, 말이야.」
「후훗, 안 넘어오시네요.」
「나도 목숨은 소중하니까.」

그렇게 말하며 선생은 멈춰있던 손을 다시 움직인다. 하나코와 이야기하는 동안, 그는 계속 손을 멈추고 하나코의 눈을 보며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여러모로 예의 바른 사람이라는 평가. 역시, 트리니티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종류의 인종이다. 바깥세상에서 왔다고 들었는데, 바깥에서는 그와 같은 인간이 기본인 걸까. 만약 그렇다면…… 조금만. 그래, 아주 조금만.


「선생님…….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응. 노력해볼게.」
「네…… 감사합니다……. 저도 힘낼 테니까…….」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보충수업부는 앞날이 험난했다.


보충수업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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