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막간 Ⅲ — 어느 평범한 날

무작 2025. 10. 10. 17: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159.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742


# 샬레 활동 비망록

# 어느 평범한 날

창밖에서 비치는 아침 해가 무척 아름다워 보여서, 막연하게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늘은 우주를 그대로 비춘 듯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색채를 띠고 있었고, 태양 또한 그 햇살을 점점 강하게 내리쬐었다. 상쾌한 바람에는 푸른 기운이 많이 섞여 있어서, 여름의 발소리가 코앞까지 다가왔음을 느끼고는… 밖으로 나가 가슴 가득 공기를 들이마신 후, 주인장은 가게 앞의 간판을 Open으로 바꾸어 놓았다.

여기는 키보토스의 중심지인 D.U. 지역, 시라토리 구… 그 변두리. 어느 쪽인가 하면 교외에 가까워 도시의 번잡함과는 다소 떨어진 곳이었다. 한적한 주택가가 넓게 펼쳐진 살기 좋은 마을의 대로에서 한 블록 안쪽에 입구를 둔 이 가게는, 아는 사람만 아는 은신처였다. 그러므로 손님의 발길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하루 손님 수는 두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가 대부분이었고, 0명이나 1명인 날도 드물지 않았다.

물론 주인장… 마스터에게는 그편이 더 편했다. 애초에 은퇴 후의 도락으로 시작한 가게이니, 많은 손님이 몰려와도 곤란할 뿐이다. 게다가 늙음은 이길 수 없는 법.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편하게 시작하고 편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지금 정도의 온도가 마음에 들었다.

「……」

똑딱똑딱 시계가 움직이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나무들의 웅성거림. 그것을 배경 음악 삼아, 마스터는 신문을 넘겼다. 무엇이든 디지털화, 대체화가 진행되는 요즘 시대에, 이렇게 굳이 종이 매체를 구해서 읽는 자신은 분명 특이할 테지만, 몸에 밴 습관은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 딱히 전자기기 다루는 것을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문은 종이로 읽는 것이 더 좋을 뿐이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보려고 종이를 넘기려는 순간────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 박자 늦게, 입장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렸다. ‘저것도 슬슬 바꿀 때가 되었군’ 하고 생각하며 마스터는 신문을 내려놓았다.


「어서 오게, 혼자 왔나? 자리는 마음에 드는 곳에 앉아」
「네, 실례하겠습니다」

가게에 들어선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우아한 몸짓으로 걸어와, 마스터 가까운 곳… 카운터석에 앉았다. 꾸밈없는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운 모습. 총과 총탄이 난무하는 이 장소에 이런 인물이 있어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그의 모습은 다툼과는 거리가 멀었다.

「주문은?」
「따뜻한 블렌드 커피를 부탁드립니다」

주문받은 마스터는 그에게 등을 돌리고, 활기를 띠게 할 목적으로 텔레비전을 켜고 커피를 내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미리 끓여둔 물로 드리퍼와 서버, 커피잔을 데우고, 그라인더로 원두를 갈았다. 분말 상태가 된 원두를 필터가 세팅된 드리퍼에 넣고, 분말 중심에 가늘게 물을 붓는다. 30초 정도 뜸을 들인 후, ‘노(の)’자를 그리듯이 물을 돌려 부어 추출을 시작한다. 충분한 양이 추출된 것을 확인하고, 데워둔 커피잔에 따르니 특제 커피가 완성되었다.

「오래 기다렸군. 우유랑 설탕은 거기 있는 걸 쓰게」
「감사합니다. 잘 마시겠습니다」

그는 호감을 주는 미소를 띠며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컵에 입을 대었다. 코를 스치는 커피의 차분한 향을 즐기며 한 모금 마시자 조화롭고 격조 높은 맛이 퍼져나갔다.

「마음에 들었나?」
「네… 정말 맛있습니다. 저도 가끔 커피를 내리지만, 이 정도로 잘 내리지는 못합니다」
「그럼 그렇지. 가게를 열기 전부터 취미로 하던 일이니까. 내려온 횟수가 다르지」

마스터는 흔들의자에 앉아 눈앞의 그를 바라보았다. 첫 단추를 풀어 헤친 흰색 셔츠와, 가슴 주머니에 들어있는 뭔가의 IC 카드. 가는 슬랙스와 가죽 구두는 모두 검은색이었다. 다소 딱딱한 느낌이었지만, 신기하게도 그에게 잘 어울렸다.

「이 근처에서는 보기 드문 얼굴이군. 어디서 왔나?」
「D.U. 중심가에서 왔습니다」
「보기 드물겠군. 일이라도 보러 왔나?」
「아뇨, 그저 휴식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입이 닳도록 휴식을 취하라고 해셔요」
「그런가… 확실히 도심에서는 몸은 쉬어도 마음은 쉬지 못할 테지. 그곳에 있으면 왠지 서두르라는 기분이 든다. ‘서둘러 살아라, 멈추지 마라, 쉬지 마라’ 하는 식이지. 나이는 먹고 싶지 않아, 정말이지」

그는 말하며 손등으로 허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몸을 짓누르는 중력이 지금은 야속했다. ‘이게 조금만 더 가벼웠다면 허리를 다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의미 없는 감상에 잠겼다.

「옛날에는 남들처럼 도시를 동경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지금은 이렇게 세상에 초연한 사람처럼 취미 삼아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편안해. 그렇게 하면, 자네 같은 손님도 만날 수 있으니까」
「…황송합니다」

마스터는 말없이 곰방대를 그에게 보여주었고,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그는 온화하게 미소 지었다. 후욱, 하고 연기가 공중을 떠돌았다. 마블링을 그리며 하늘에 녹아들고, 독특한 향기가 가게 안에 감돌았다. 방금 켜둔 텔레비전에서는 크로노스 스쿨의 보도가 흘러나왔다. 내용은 에덴 조약에 관한 것이었다.


「…에덴 조약이군요」
「요즘은 어디나 이 얘기로 떠들썩해. 학교 간의 관계가 최악에 가까운 게헨나와 트리니티가 손을 잡으려 하고 있으니 말이야. 옛날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놀랄 거야」

규율과 전통을 중시하는 트리니티. 자유와 혼돈을 구가하는 게헨나. 치명적일 정도로 다른 교풍은 이내 혐오로 변한다. 트리니티 학생이라서 싫고, 게헨나 학생이라서 싫다… 그 혐오는 일반 학생들에게까지 미쳐, 그 관계는 최악이라 불리기에 충분한 것이 되었다. 트리니티 자치구에서 게헨나 학생이 걸으면 정의실현부에 신고당하고, 게헨나 자치구에서 트리니티 학생이 걸으면 총격당하는 식이었다.

싸늘한 관계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불타오르는 혐오의 관계. 목청껏 ‘네가 싫다’고 외치며 서로의 목에 총구를 겨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관계가 수 세기의 시간을 넘어 변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주목도는 매우 높고, 미치는 영향 범위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물론, ‘이제 와서 할 셈인가’ 하는 의문은 있지만 말이야. 평화를 맺기에는 피가 너무 많이 흘렀고, 손을 잡기에는 골이 너무 깊어졌어. 그런 상태로 낙원을 향해 가봤자 지옥으로 곤두박질칠지도 모르는데」
「…지금이니까 더 그렇겠지요」

청년은 컵을 쥐고, 후회하는 듯이 말했다.

「증오도 혐오도 지나쳐버리면, ‘서로의 생존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외치는 절멸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어버리면 모든 것이 늦습니다. 그러니 그렇게 되기 전에 손을 잡아야 합니다. 다행히 지금 게헨나의 수뇌부와 트리니티의 수뇌부에는 싸움을 바라지 않는 온건파가 많으니까요. 분명, 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과거의 유혈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니겠나? 자네는 미래를 너무 앞서 보느라, 지금과 과거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어. 그걸 나쁘다고는 말하지 않겠네만, 나도 옳다고 생각하지만… 자네 말에 납득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걸세」
「네, 지금까지 흘린 피를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고 외치는 누군가의 마음도 이해합니다.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혹은 빼앗은 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외치는 마음도, 이해합니다. 그렇기에, 이제 이것으로 끝내야 합니다」


유혈을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이곳에 스러져 간 한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렇게 계속 싸우고, 서로 미워하고, 죽음의 수를 겨루고, 부정하고… 그렇게 해서 무엇이 될까.
그렇게 해서 생겨나는 것은 새로운 저주와 유혈, 전장뿐.

그러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새로운 한탄을 부질없이 늘리고,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니까.

사람들은 죽음을 늘리고 싶어서 싸운 것이 아니다. 싸움 끝에 행복이 있다고 믿었기에 그 손에 총을 들었던 것이다.
그러한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싸움은 이제 끝내야 한다.
서로 미워하고 피로 더럽혀진 황무지에도 꽃이 피어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러져 간 생명들이 구원받지 못한다.


「어리석군, 자네는」
「네… 이 어리석음을 잊지 않기에, 저는 여기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마스터는 자신의 기억… 그곳에 새겨진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그저 한때의 기분에 따른 것이었고, 특별히 깊은 의미는 없었다. 그의 어리석음이 이 한탄들에게 어떤 답을 내릴지 궁금해졌다. 그라면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다.


「자네는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역사에 밝은가?」
「남들만큼은 알고 있습니다만… 무슨 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니, 이제부터 할 얘기가 트리니티와 관계된 일이라 물어본 것뿐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커피를 다 마시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리우스 분파를 알고 있나?」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가, 그럼 이야기가 빠르겠군. 그렇군… 우리 세대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옛날의 참상을 들으며 자랐지. 그건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었어. 특히 제1회 공의회 이후… 아리우스 분파에 대한 탄압은, 몸서리칠 정도로 무서웠지」

앉아있는 그는 진지한 표정, 혹은 고통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아는 사람이 더 적을 거야. 트리니티에서도 모르는 학생이 대부분일 테고, 안다고 해도 티파티 분들이나 시스터후드 분들 정도밖에 없을 테지. 사람은 변하기 쉽고, 잊는 동물이야. 과거의 비극도 증오도, 전승자가 끊기면 금방 풍화되지. 물론, 그것이 나쁜 일만은 아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도 있습니다」
「그렇고말고」

내뿜어진 연기가 빨려 들어가며 공중에 마블링 무늬를 그린다.

「분파가 연합을 구성하는 것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무력 진압의 대상이 된 거야. 옛날 일이라, 누가 먼저 손을 댔는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수파가 소수파를 철저히 학살한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지」
「…」
「조금이라도 아리우스파를 감싸는 모습을 보이면 간담이 서늘했을 거라고 해. 숨겨주면 본보기로 화형에 처해졌다고도 하고. 물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알 수 없어.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탄압으로부터 수 세기 후에 태어난 우리에게 전해질 정도로 끔찍한 일이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휴가를 즐기러 온 그에게 전할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울적해질 만한, 어둡고 힘든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왠지 모르게 전해야 할 일이라고 느꼈다.

「박해받고, 궁지에 몰리고, 모든 것을 빼앗긴 아리우스 분파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 유스티나 성도회… 시스터후드의 전신에 숨겨져 지하로 도피했다는 설, 반대로 유스티나 성도회가 모두 죽였다는 설, 혹은 키보토스 밖으로 나갔다는 등, 믿기 어려운 이야기들만 남아있을 뿐이야.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다수파가 소수파를 철저히 탄압한 행위 그 자체… 혹은, 소수파가 탄압의 끝에 역사에서 사라져버린 것」

이단으로 간주된 것. 다수와 다른 어떤 것으로 취급된 것. 다수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된 것. 다수의 공통의 적이 되어버린 것.

그 결과, 철저하다고 불릴 만큼 탄압당하고 말았다. 결국에는 역사 무대에 설 수 없게 되어버렸고,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단순히 비극이라 부르기에는 그 한탄과 고통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 연합을 결성하려는 움직임도, 그것을 방해하는 움직임도, 본래는 선의에서 시작된 일이지」
「선의… 라」
「그래, 둘 다 자신들의 집단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는 선의에서 비롯되었어. 좋은 삶을 살고 싶다거나, 그런 보편적인 바람이지」
「하지만, 그것이 엇갈렸기에 다툼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그 끝이 철저한 탄압이지.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마음이, 누군가의 내일을 짓밟아버린 거야」
「…구원받지 못하는군요」

그는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멀리 있는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는 듯, 혹은 소중한 사람의 고통에 함께하는 듯… 신비로운 색을 띠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마스터는 확신했다.
그가 바로 구원자라고.
고통에게 사랑받고, 괴로움에게 사랑받으며, 타인의 고통과 괴로움을 짊어진 채, 운명의 때까지 살아갈 자… 이 닫힌 미니어처 정원에 변혁의 종을 울릴, 모두가 바랐던 자이다.


────그때, 불현듯 가게 입장 벨이 울렸다. 마스터는 그와의 담소를 멈추고, 가게 주인으로서의 얼굴이 되었다.

「오늘은 새로운 손님이 두 분이나 오셨군… 혼자인가? 자리는 마음에 드는 곳에 앉게」

가게로 들어온 것은 발키리 경찰학교 교복을 입은 소녀였다. 교복을 입고 있다는 점에서 학생 신분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그 몸가짐이나 분위기는 학생의 그것이 아니라, 매우 침착하고 기품이 있었다. ‘자리에 익숙하다’고 해야 할까.
소녀는 목례를 하고, 곧장 카운터를 향해 걸어왔다. 앉을 자리는 그의 옆. 의자를 끌어당겨 앉자, 그는 소녀 쪽으로 고개를 돌려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야, 칸나」

오가타 칸나. 발키리 경찰학교 학생이자 대테러 부문인 공안국의 국장.
이 키보토스에서는 꽤나 유명인사로, ‘광견’이라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매우 엄격하며, 자신의 정의에 곧게 나아가는 모습은 눈부셔서… 무심코 눈을 가늘게 뜨고 싶어졌다.

「오랜만이십니다, 선생님. 몸은 괜찮으십니까?」
「응, 괜찮아」

선생님이라 불린 그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메뉴판을 내밀었다. ‘내가 쏠게’라고 말없이 전하는 그에게 칸나는 사양하려 했지만, 이럴 때의 그는 아마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 여기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칸나는 메뉴판으로 시선을 돌려, 커피 한 잔을 주문한 후…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낮춰 그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댔다.


「선생님, 이따가 시간 괜찮으십니까? 알려드리고 싶은 정보가 몇 가지 있어서요」
「물론, 나도 칸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물어보고 싶은 것이요?」
「아마도, 칸나가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련 있을 것 같아」

생각을 읽힌 칸나는 「역시, 당해낼 수가 없네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죠」

그때까지는 천천히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커피를 다 마시고 계산까지 마친 두 사람은 택시를 잡았다. 향하는 곳은 발키리 경찰학교 본부, 칸나의 직장.
스모크 방탄 유리, 블라인드로 가려진 창문, 도청 방지까지 완비된 방. 선생님은 자신의 스마트폰이 서비스 불가 지역으로 표시된 것을 확인하고 전원을 껐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발키리 경찰학교 학생을 노린 습격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물론이지. 이번 달에만 같은 수법의 사건이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야」
「네, 저희(발키리)도 총력을 기울여 조사하고 있습니다만…」
「진척이 좋지 않다는 말이군」

선생님의 말에 칸나는 「네」라고 답했다. 역시, 안타까울 것이다. 같은 학교 학생들… 동료, 동기, 후배들이 여러 명 습격당하고 있는데, 범인 검거는커녕 단서조차 잡지 못하는 현 상황이.

「범행에 무엇이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을까?」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목에 압박 흔적이 있었기 때문에 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총 같은 것은 아닌가. 압박 흔적에 지문 같은 건…」
「남아있지 않습니다. 아마 맨손이 아니라 밧줄 같은 것을 사용했다고 저희는 추측하고 있습니다」

파일에서 꺼낸 사진은 피해자의 목을 클로즈업한 것이었고, 거기에는 분명 무언가로 졸린 흔적이 있었다. 칸나의 말대로, 그 흔적은 손이 아닌 다른… 밧줄 같은 것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흉기로 총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드문 일이다. 오히려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소지하는 물건 중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총 정도밖에 없고, 그 외라면 어떤 목적이 없는 한 가방에 넣을 일은 없을 것이다.

즉, 이 범행은 계획적인 것.
알고 있었지만, 역시 범인은 명확한 목적이나 동기를 가지고 발키리 학생들을 습격한 것이리라.

지금까지 주어진 정보. 아직 알 수 없는 미지의 정보. 그것들을 통합하고, 범인의 목적을 찾기 위해 사고를 돌리고 있을 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곳부터는 발키리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아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발설하지 말아주세요」

그 말에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칸나는 입을 열었다.



「피해자들은… 아마도 피를 뽑혔습니다」

「…피를?」


────수상쩍은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목 외에도 팔에 압박 흔적이 있고, 그 아래에 바늘로 찔린 흔적이 있습니다. 아마 의식을 잃게 한 후에 혈액을 뽑아낸 것 같습니다」
「그건 모두? 아니면…」
「지금까지 발생한 18건 모두 그렇습니다」
「…」


피는 무엇인가와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는 와인일 것이다.
구원자의 피는 포도주로 여겨졌고, 그것을 마시는 것이 새로운 계약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혹은 마술적인 의미일까. 마술에서 체액은 그 인물을 나타내고, 의식에 사용하는 도구로 여겨졌으며, 피는 그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인 것이었다. 피와 피의 교류, 피로 인장을 새기는 것. 저주.

아무 이유 없이 피를 뽑았을 리는 없다. 반드시 어딘가에 사용하기 위해 뽑았을 것이다.
무엇을 위해? 그것은 불명확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평온한 목적은 아닐 것이다.

「피를 뽑은 이유는 불명입니다. 뽑힌 양 자체도 많지 않으니, 실혈사를 노린 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 피를 뽑아야만 하는 어떤 것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상대의 동기를 알 수 없고, 오히려 더 불길합니다」
「그렇군… 분명 뭔가가 있어. 하지만 그 뭔가가 불명확하다. 경계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애초에 무엇을 경계해야 할지 모르겠군. 지금 할 수 있는 건 재발 방지 정도인가… 어떤 대책이 있어?」
「단독 행동 금지, 2인 1조 철저, 외출 중에는 무전기로 소속 지부와 실시간으로 통신하며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것… 현재는 이 정도입니다」
「역시 대단하군. 지금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그것이 최선이야」

칸나는 「사실은 감시 카메라 설치도 하고 싶지만, 예산 문제도 있어서요」라며 한숨 섞인 말을 내뱉었다. 역시 예산에는 누구나 힘들어하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며… 선생님은 건네받은 파일을 닫았다.

「고마워, 이 건은 나도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 뭔가 알게 되면 다시 연락할게」
「협력 감사합니다, 선생님」

경례하는 칸나에게 맞춰 경례를 하자, 그것이 어울리지 않았는지, 아니면 어설펐는지 칸나가 웃어버렸고… 선생님도 따라서 웃고 말았다.


베아트리체, 대체 무슨 꿍꿍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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