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2 태엽 감는 꽃의 파반느 【유어 네임 이즈】 — 끝나지 않는 싸움

무작 2025. 9. 28. 15: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93.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652


# 샬레 활동 비망록

# 끝나지 않는 싸움

「────그러니까」

네루는 중얼거리며 기둥에 등을 기댔다. 그녀의 눈앞에는 3명의 에이전트 전원이 모여 있었다.
부장인 네루가 부재중에 받은 세미나 의뢰. 그 보고와 정보 공유. 모든 것을 들은 그녀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게임개발부……였나. 그런 동아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그 꼬맹이들에게 당했다- 이 말이지?」
「…………면목 없습니다. 이 의뢰를 수락하고, 작전을 준비한 건 저예요. 메이드부의 의뢰 성공률에 흠집을 낸 건, 죄송할 뿐입니다.」


「────그딴 건 상관없어.」

고개를 숙인 채, 네루가 내릴 벌을 전부 감수할 생각이었던 아카네는 허를 찔린 듯 의문의 목소리를 흘렸다. C&C의 화려한 전적과 임무 달성률에 먹칠을 한 행동을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한마디로 치부해 버린다면 이렇게 될 것이다.
아카네는 콜사인 몰수…… 즉, C&C에서 제명되는 처분까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그만큼, 그녀에게 C&C는 중요한 존재였다.

「내가 도착했을 때, 리오에게 연락이 왔어.」
「세미나의…… 아니 밀레니엄 학생회장인?」
「그래. 의뢰를 철회하겠다고 하더라고.」
「?!」

그 내용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세미나, 밀레니엄의 총책임자인 리오에게서 직접 임무 철회가 내려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아니, 기억하는 한 처음 있는 이상 사태였다. 애초에 이번 의뢰는 유우카가 했고, 수주는 아카네가 했다. 거기에 회장이 개입하여 상황을 어물쩍 넘어가려 하는 것은 뭔가 내막이 있음을 느끼게 했다.

원래 그녀는 정면으로 맞붙는 싸움이나 총격전은 잘 못하고, 뒤에서 실을 당겨 전술을 짜는 데 능한 전략가 타입이다. 그녀의 앞으로의 동향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라고, 네루는 머릿속 한구석으로 생각하면서도.

「……대체 왜……?」
「내가 알 바 아니지…… 흐음. 아무래도, 리오나 히마리나 시험을 하고 싶었나 본데.」
「시험이라니…… 저희를요?」

「반대다. 그 아리스라는 꼬마의 능력이겠지.」


이번 의뢰를 수주하게 된 정보를 세미나에 흘린 것은 히마리이며, 그녀는 세미나, C&C와 적대했던 베리타스의 부장이다. 그리고 그녀는 리오와 연결되어 있다. 그런 리오는 세미나의 총책임자.
여기까지 상황 증거가 모이면 자연스레 답이 보이기 마련이다.


아리스에게서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었던 히마리는 동일한 목적을 가진 리오와 공모했다.
G.Bible을 찾고 있다는 것도 비슷한 시기였거나, 혹은 미리 알고 있던 그녀는 그것에 걸려 있는 잠금을 해제할 도구인 거울을 세미나에 압수시켰다. 압수 자체는 유우카가 한 것 같지만, 그 과정에 대한 준비는 히마리로부터 정보를 받은 리오가 했을 것이다.

그리고 거울을 찾는 게임개발부는 필연적으로 세미나와 적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타이밍을 맞춰 히마리가 그 정보를 흘렸다. 이 타이밍에 리오는 모든 것을 백지화할 수 있는 네루을 멀리하고, C&C에 결원을 만들었다.
나머지는 C&C라는 리오와 히마리가 아는 척도로 아리스를 재는 것뿐.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난 후, 벌어진 사태를 권력으로 무마하면 완료.


대략적인 시나리오는 이렇다. 일부 다른 점은 있겠지만, 큰 줄기는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즉, C&C는 리오와 히마리에게 좋게 이용당한 것이다.



「뭐, 좋아.」

네루는 기대고 있던 등을 기둥에서 떼고, 스카잔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었다. 그대로 성큼성큼 걷더니…… 아카네 일행을 돌아본다. 그녀의 입술 양쪽 끝은, 초승달의 호처럼 위로 치솟아 있었다.

「어차피 의뢰와는 상관없어졌지만. 아카네, 조사해 봐.」
「네? 무엇을요?」
「게임개발부.」
「갑자기 왜…… 아, 리벤지인가요?」
「그런 구질구질한 건 관심 없지만, 겸사겸사 할 수도 있겠지. 조사가 끝나면, 게임개발부로 간다.」


네루의 명령. 그녀들이 게임개발부에 갈 용건이나 이유는 하나뿐일 것이다. 늘 믿음직하고, 지는 걸 싫어하는 극도의 그녀다운 지령에 모두의 얼굴빛이 밝아졌다.

「바라던 바예요. 지금쯤 그 아이들은, 메이드부에게 한 방 먹였다며 한껏 기뻐하고 있겠죠. 후훗. 그 아이들이 우리가 방문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응응! 복수전이네! 나도 준비하러 가야지!」
「이전 전투에서는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다음에는, 실패하지 않겠다.」


게임개발부의 소녀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C&C 풀 멤버와의 재전이 결정된 순간이었다.





동시각, 게임개발부. 평소 같으면 활기 넘치고 즐거운 목소리가 오가는 곳이지만…….



「이 정도로 절망한 건……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프로토타입 업데이트 이후…… 처음이야.」


마치 장례식 같은 분위기였다. 그 분위기에 유일하게 휩쓸리지 않은…… 아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은, 좋든 나쁘든 순진무구한 아리스뿐.

「저, 저기…… 모모이……?」



「후헤헤. 후헤헤헤 다 끝났어! 끝났다구!!!」

모모이는 좋지 않은 방식으로 미쳐가고 있었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건 아리스의 모습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 그녀는 심각한 대미지를 입고 망가져 있었다. 옛날 TV처럼 때리면 고쳐질지도…… 라고 아리스는 생각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미도리. 괜찮습니까?」
「아리스 쨩…… 미안……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아…….」


미도리도 심각한 대미지를 입었지만, 모모이보다는 훨씬 나았다. 최소한 아리스를 배려할 여유는 남아 있었고, 상처 주지 않도록 멀리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미도리는 자신을 있는 힘껏 칭찬해 주고 싶었다.


「저기, 유……」
「분노…… 파멸…… 부식…… 절망…… 허탈……. 세계는 멸망을 향해……」


유즈는 이들 중에서 가장 좋지 않게 망가져 있었다. 정신적 피해가 너무 심해서 평소에는 절대로 입 밖에 내지 않을 말을 중얼거리고, 이 세상 모든 것에 절망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 모두! 저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만…… 혹시……」

아리스는 그렇게 말하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게임기를 가리켰다. 전원이 켜진 채 화면에는 게임이 비치지 않고, 검은 화면에 흰색으로 칠해진 무미건조한 문자열만이 떠 있었다.


「G.Bible 때문인가요?」


모모이가 열심히 만든 게임 데이터를 희생하고 손에 넣은 게임의 성경, G.Bible.
C&C와 세미나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빼앗은 베리타스의 거울을 사용하여 무사히 암호를 해제한 그녀들은 의기양양하게 파일을 열었다……

그리고, 아리스를 제외한 게임개발부 세 명이 침몰했다.


「────」

무언의 시선이 아리스의 온몸에 박혔다. 그녀도 물론 G.Bible에 쓰여 있는 내용은 읽었지만, 모두가 침몰한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으음. G.Bible이 거짓말을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웃 기 지 마!」


모모이의 온 힘을 다한 큰 소리에 깜짝 놀란 아리스는 마침 옆에 있던 선생님의 팔에 매달렸다. 그 몸짓에, 정서 넘치는 모습에 그도 가슴속이 뜨거워졌다. 며칠 전의 무미건조하고 기계적인 동작은 어디로 갔는지. 지금은 이렇게나 인간미 넘치고 따뜻했다.
그는 아리스를 무릎에 앉히고, 머리 모양을 기억하듯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녀는 기분 좋은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더'라며 머리를 들이밀었다. 응석꾸러기네, 라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유리 공예품을 만지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빗어 주었다.


「차라리 거짓말인 게 낫지! 차라리 그랬으면 덜 열받았을 거야. 으아아아아 망했어! 우린 폐부라고! 후헤헤헤!」

모모이의 영혼이 담긴 비통한 외침을 들으며, 선생님은 몇 시간 전을 떠올렸다.


암호 해제가 끝나 실행 가능한 상태가 된 G.Bible을 가져온 것은 마키. 그녀는 USB 메모리에 담긴 .exe 파일과────또 하나, Key라는 이름의 파일을 모두에게 보여줬다. 전자는 분석할 수 있었지만, 후자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굳이 말하자면 파일이 손상되지 않았다는 것 정도만 판명되었을 뿐, 기존 언어로는 쓰여진 내용에 전혀 접근할 수 없는, 눈을 의심케 하는 구성이었다.

────Key라는 파일을 마키가 가리켰을 때, 선생님이 닿을 수 없는 별을 그리워하는 듯한 다정하고…… 그러면서도 쓸쓸한 감정을 내비쳤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덧붙여, 모모이가 Key를 '케이'라고 불러 일동에게 태클을 받았던 일은, 그녀의 명예를 위해 밝히지 않는 것이 좋겠다.


어찌 됐든 G.Bible은 읽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것을 실행하여 그녀는 G.Bible의 진실에 다가선다.
엔터를 치고 서문을 서둘러 읽고, 드디어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방법이 공개되는 순간. 마음을 먹고 눌렀던 그 끝에는…….


『게임을 사랑하라』


쓰여진 내용은 이것이 전부였다. 게임을 사랑하면, 게임도 그에 응답해 준다는…… 반쯤 정신론 같은 무언가. 확실히 그렇고, 쓰여진 내용은 틀리지 않았으며 거짓도 아니다. 확실히 게임을 사랑하지 않으면 좋은 것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그 자체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다만, 게임개발부가 G.Bible에 바랐던 것과, 실제로 쓰여 있던 내용에 큰 괴리가 있었다.


위험한 폐허를 두 번이나 탐색하고, 여러 사람을 끌어들이고, 세미나와 C&C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손에 넣은 것의 내용이, 매달렸던 마지막 희망의 내용이 이것이었다…… 그 잔혹한 현실에, 그녀들은 큰 충격을 받고 말았다.



「저기…… 모모이. 일퀘 안 하나요?」
「그만둬 아리스…… 내 HP는 이미 제로야……」
「미도리……」
「미안해 아리스 쨩…… 현실이란 원래 이래…… 그래…… 이것이 바로 트루엔딩인 거야…….」
「유, 유즈는…… 어디 갔지요?」
「다시 캐비닛 안에 틀어박혀 있을 거야. 봐봐. 캐비닛이 가끔 부들부들하지?」

모모이의 말과 아리스의 질문에 대답하듯, 다시 한번 사물함이 흔들렸다. 분명 그 안에 유즈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선생님도 방금 어깨를 늘어뜨린 채 들어가는 그녀를 봤다.

정도야 어떻든, 아리스를 제외한 멤버들은 한결같이 큰 대미지를 입었다. 이렇게 된 이상, 지금은 G.Bible이나 게임 이야기, 폐부 이야기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게다가, 최근 몇일간은 마음 편히 쉴 틈도 없었을 테니.


「……음,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을래?」
「……먹을래요.」
「유즈는?」
「……저, 저도……」

모두의 대답을 들은 선생님은 무릎 위에서 내려놓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네 개를 꺼냈다. 선물로 선생님이 사온 약간 비싼 아이스크림이었다.
입에 가져가니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단맛에, 소녀들의 얼굴이 조금이나마 밝아졌다. 지치고 힘들 때에는 휴식과 단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모두의 모습은…… 마치 정신줄을 로그아웃한듯한 모습입니다.」
「크윽…… 어쩔 수 없잖아! 마지막으로 기대했던, 유일한 수단이었는데! 그게 사실은 저따위 다 아는 소리나 떠드는 문장 하나만 들어있었다니! 낚시도 정도가 있다구!」

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임시방편이었다.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잊었던 현실은 다 먹고 나면 다시 직시해야 했다.
매달렸던 마지막 희망이 부서져 버린 잔혹한 현실을.

「알아! 세상에 그런, 한 마디만으로 모든 것이 바뀌는, 그런 편리한 방법 따위는 없다는 거! 하지만 기대 정도는, 해도 되는 거잖아! 후에에엥!」
「미안 아리스 쨩…… 우리는…… G.Bible 없이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어……. 무능해서 미안해.」


「────아니요.」


그 나약한 말을, 아리스는 강하게 부정한다. 그녀들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은, 아리스는 한 조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 그녀들이라면 분명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아리스는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을 할 때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재미있다고.」

아리스는, 이 게임으로…… 그녀들이 만든 게임으로, 울 수 있었으니까.


「느껴지니까요. 모모이가, 미도리가, 유즈가…… 이 게임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그런 마음이 담긴 이 세계를 여행할 때마다……가슴이 뛰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를 여행한다는 그 감각은…… 꿈을 꾼다는 게 어떤 감각인지, 어렴풋이 알게 해주었습니다.」


기계 장치의 소녀는 꿈을 꾸었다. 인간이 양의 꿈을 꾸는 것처럼, 그녀도 또한 꿈을 꾸었다. 전자의 꿈을.
아리스는, 그 감각을 거짓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그 꿈을 보여준 그녀들에게──── 부정당하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대망의 엔딩에 다가갈 때에, 그렇게 괴로워했으면서 처음 든 생각은…… 이 꿈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슬쩍 그 게임을 고행으로 인정하면서도, 아리스의 주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이 없다. 그 꿈은 매우 편안한 꿈이었다. 자신에게 감정을, 경험을, 마음을, 사랑을 주었다. 잠들어 있던 기계를 따뜻한 생명으로 만들어준 그 감사함은, 계속 이 가슴속에.



「아리스는 오직, 그런 생각뿐이었습니다.」



그 게임에 구원받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다시 한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적어 내려간다. 이 마음, 부디 조금이라도 닿아라. 너의 마음의 종을 울리고 싶으니까.

그런 그녀의 너무나 순진한 바람은.


「────만들자.」

유즈의 가슴에, 제대로 울렸다.


악평과 비웃음뿐이라 바깥의 모든 것이 두려워 어쩔 줄 몰라 할 때…… 모모이와 미도리는 '재밌다'고 말해주었다.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 주었다. 동료가, 친구가 되어 주었다.
그때의 기쁨은, 감사함은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다.

확실히 프로토타입을 바탕으로 만든 게임은 다시 악평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만들지 말 걸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마음이 통하는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고, 그것을 재밌다고 듣는 것──── 그것이 유즈의 꿈이다. 그리고 그 꿈은 아리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모모이와 미도리라는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만든 게임은, 아리스의 마음에 제대로 울렸고…… 그리고, 이렇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방 한구석에서, 남색 하늘에 썼던 꿈──── 그것이, 이렇게 현실이 되어 주었다.


「내 꿈은, 내가 만든 게임을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말해주는 거야. 마음이 맞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고…… 그것이 재미있다는 소리를 듣는…… 그런 꿈 말야. 그리고 이 꿈이…… 이대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더 나아가자. 다음으로. 남색 하늘을 뚫고 그 너머까지 가보고 싶어. 이 꿈의 다음을 보고 싶어. 꿈의 끝 같은 건──── 알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앞으로 밀레니엄 프라이스까지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다고 했지?」
「6일 하고도 4시간 38분입니다.」
「충분하네!」

모모이도 미도리도 같은 마음이었다. 더 앞으로, 더 멀리. 꿈의 다음을 걸어가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으니까.


「자, 게임개발부!」


남은 시간을 전부 사용해서.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2 개발! 시작한다!!」



소중한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싸움이 시작되었다.





「언니! 아직 멀었어?!」
「기, 기다려. 재촉하지 마. 이것만 입력하면 끝나니까…….」
「남은 시간 2분인데 어떻게 재촉을 안 해!」
「정확히는 96초입니다. 이 말을 하는 동안 92초…….」
「아, 알았다고! 다 됐다니까!」

PC와 씨름하고 있는 모모이를 좌우에서 끼고 앉아, '빨리'라고 재촉하는 미도리와 아리스. 그럴 만도 한 것이, 오늘은 밀레니엄 프라이스 접수 마감일. 아리스가 말한 대로, 남은 시간 1분 반이 촉박한 상황에서 아직 제출하지 못했다면, 초조해하는 것도 당연할 것이다. 여기서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 그뿐만 아니라, 동아리를 존속시키기 위한 싸움의 무대에도 오를 수 없다.

────그런 결말은, 질색이었다.

그 근처에서는 유즈가 바닥에 앉아 PC와 게임기를 연결하고, 소스 코드를 옮겨 적으며 디버깅 작업을 하고 있었다. 사용자 측의 다양한 행동을 고려할 시간은 더 이상 없다. 따라서 게임 진행에 반드시 발생하는 치명적인 오류만 수정하고, 다시 한번 테스트. 그것도 막바지에 다다랐고, 눈에 보이는 치명적인 버그는 모두 제거할 수 있었다. 일관성 검사를 하고, 모모이와 타이밍을 맞추는 일만 남았다.

「이 부분 테스트는 약식으로 진행…… 좋아. 오류가 발생하지는 않아. 모모이!」
「오, 오케이! 전송한다! 파일 업로드! 전송 시간 예상 15초! 아리스!」
「남은 시간 19초……」
「제, 제발…….」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미도리.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이제는 하늘에 맡길 뿐. 회선이나 서버 상황, 그 외 여러 요인으로 데이터 업데이트 시간은 좌우된다. 15초라는 시간대로 반드시 일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모든 것은 운이다.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는 화면의 막대가 오른쪽 끝까지 가고, 남은 시간이 0초가 되자, 완료라는 두 글자가 표시된다.


그리고.



────밀레니엄 프라이스 공모전에 참여 완료되셨습니다.



화면에 그 팝업이 표시되었을 때, 모두는 일제히 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어깨의 힘을 빼고…… 그리고, 그 기쁨을 곱씹었다.


「됐다아아아아!」
「하아. 아슬아슬했네.」
「다들, 수고했어. 잘했어.」
「응! 선생님도 고마워!」

서로를 껴안으며, 성취감 가득한 얼굴로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그녀들 옆에서 선생님은 격려의 말을 건넨다. 그로서도 안절부절못했던 것이다. 그녀들의 보금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 선생님으로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워서…… 그래서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이라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로서 의견을 말해주거나, 그녀들의 주변 일들을 챙겨주었다. 제작 시작부터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그는 게임개발부에 눌러살았다. 샬레로 돌아간 것도 부득이한 용건이 있을 때뿐이었고, 그 외의 모든 시간은 그녀들을 위해.


「이제…… 앞으로 사흘 뒤 있을 발표를 기다리면 되는 건가.」
「일정에는 맞추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온 건 아니야. 사흘 뒤, 우리는 이 방에서 쫓겨나거나 그대로 있거나가 결정될 거야.」


밀레니엄 프라이스에 출품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곳은 어디까지나 시작점. 목표는 성과로서 어떤 상을 수상하는 것이다. 만약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속하게 세미나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게 될 것이다. 유우카는 인정 많고 상냥한…… 이라기보다는, 상당히 너그러운 성격이지만 공과 사는 구별할 줄 안다. 노력상이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따라서, 마음을 놓을 수는 없지만…… 모모이에게는 딱 한 가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제안인데 말야. 그럼 남은 시간 동안 웹 공개 판으로 테일즈 사가 크로니클 2를 올려보는 건 어떨까?」
「!?」
「어? 어째서?」
「3일이나 기다릴 수 없어! 게다가, 심사위원의 평가보다 먼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지 않아?!」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좀 무서운데. 악플도 걱정스럽고.」

모모이의 제안. 유저들의 반응을 알고 싶다는 크리에이터로서의 당연한 의견이지만, 미도리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그 이유는, 모모이의 말에 겁에 질린 듯한 반응을 보인 유즈 때문이었다. 과거, 수많은 악성 댓글에 상처받았던 그녀의 내면을 생각하면…… 무조건적으로 긍정하기 어려웠다.

「무슨 말이야! 애초에 우리끼리만 즐기기 위해, 아니 밀레니엄 프라이스에 출품하기 위해 만든 게임이 아니잖아! 자신을 가져! 우리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그, 그건 그렇지만…….」

미도리는 곁눈질로 유즈 쪽을 보았다. 아까와 변함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양손은 굳게 쥐어져 있어, 무언가를 결심한 듯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그녀는 심호흡을 한 뒤…… 고개를 들었다. 그 표정에는 두려움도 공포도 후회도 없었다. 유즈답지 않은, 하지만 유즈에게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응, 올리자.」
「유즈 쨩……」
「작품이라는 건…… 타인의 평가를 통해 완성되는 거니까. 나는…… 우리의 게임이 완성되었으면 좋겠어.」


자기들 내부에서만 완성되고,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는 것. 그것은 그것대로, 일종의 예술의 극치처럼 느껴진다. 명예나 권력, 공감 같은 타인이나 사회로부터 주어지는 것에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고, 오직 자신을 위해,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것은 큰 가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오스카 와일드가 아니고, 예술가도 아니다. 그녀들은 게임을 사랑하고, 게임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다.
확실히, 이전과 같은 악성 댓글에 노출될 위험성은 있을 것이다.


「괜찮아. 설령 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악플 퍼레이드가 열린다 해도…… 최선을 다했으니까, 너희들이 함께 있으니……까. 받아들일 수 있을 거야.」


자신들은 할 만큼 했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친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 결과가 비록 시원찮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후회도 미련도 없다.


「나는 정말, 괜찮아.」


그러니, 당당해지자. 자신감을 갖자. 그것이 우리들의 자부심이 될 테니까.



「그럼 바로 업로드!」
「아앗! 자, 잠깐만!」
「기다려 줄 시간 없어!」

미도리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모모이는 마지막 클릭을 마쳐 걸작을 인터넷 바다로 내보냈다. 잠시 후 업로드 완료 문구가 나타나, 정상적으로 일이 처리되었음을 알려주었다.

「전송 완료! 플레이 이후 소감이 올라오려면 2, 3시간은 족히 걸릴 테니 그동안 좀 쉴까!」
「……하아, 그래.」

미도리는 체념한 듯,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예전부터 언니는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에, 억지스러웠다. 옛날에는 그런 점이 싫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 억지스러움이 때로는 손을 이끌어주는 다정함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걸로 모든 용건은 처리되었다. 이제 모모이가 말한 대로, 2시간 후까지는 각자 자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미도리는 하품을 참으며, 졸음으로 흐릿해진 시야를 비볐다. 생각해 보니, 지난 며칠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게다가, 목욕도 시간을 의식해서 평소처럼 하지 못했다.
혹시 선생님이 땀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살짝 곁눈질로 그를 보아도, 알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아리스가 문득 PC 앞에 자리 잡고, 화면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응? 아리스? 컴퓨터 앞에는 왜 앉는 거야?」
「대기합니다. 다른 이들의 다운로드가 시작되었습니다. 궁금합니다.」
「대기해도 게임을 플레이한, 제대로 된 리뷰나 피드백은 얻지 못할 거야.」
「기다리겠습니다.」
「……나, 나도……. 어차피 무서워서 잠도 못 잘 거야. 기다릴래.」

말하며, 아리스 옆에 앉는 것은 유즈. 긴장된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그녀는 남들보다 배로 궁금할 것이다. 한때 악평을 받았던 게임의 속편…… 플레이해 준 사람들은 어떤 감상을 써줄까. 그렇게 생각하니, 잠들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긴장이 전염되었는지, 미도리도 두 사람 옆에 앉아.

「나도 두근거리기 시작했어.」
「하아. 정작 나는 기대보다 걱정이네. 으아! 내가 올리자고 해놓고 내가 미쳐버릴 것 같아!」

그렇게, 화면 앞에는 네 명의 소녀가 앉아 있었다. 도중에, 방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서 일하던 선생님도 데려와, 이제는 다섯 명. 모두가 게임의 댓글을 지켜보고 있었다.
1분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느리게 흐르는 시간. 그런 와중에, 처음 달린 댓글은.


────와 이거 올해의 쿠소게 1위 찍었던 그 작품 아니냐? 게임제작 접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주제 파악 못 하고 후속작을 내고 있네 ㅋㅋㅋ


「……」


전원, 무언. 뭐, 예상은 했다. 아직 업로드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달린 댓글은 대부분 형편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기념할 만한 첫 댓글이 이렇다는 것은…… 조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문구를 구멍이라도 낼 듯이 보던 아리스는 문득 자리에서 일어섰다.

「마키에게 연락, 해당 ip의 주소로 최대출력 빔 포를 먹여주고 오겠습니다.」
「아니 그러면 안돼!」

레일건과 스마트폰을 들고 방을 나서려던 아리스를 미도리는 필사적으로 막았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것은 생각으로만 그치는 것이 현명하다. 그녀 역시 친구가 어딘가 한구석을 날려버렸다는 뉴스를 보고 싶지는 않다.

「……응. 게임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의 말이잖아……. 일일이 신경 쓰지 마.」


────1은 분명 망작이지만, 새로운 느낌이 있는, 흔한 작품은 아니었죠. 2에서는 보다 발전된 새로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두렵다. 이 게임을 끝냈을 때…… 미래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게임을 다운로드한 과거의 나를 증오할까. 아님 올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할까.

────나는 이 게임을 하며, 처음으로 게임이 질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 플레이 내내 고통스러웠지. 그런데 어째서일까. 다시 이 게임을 받고 있어.


첫 번째 댓글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하는 식으로 댓글이 달린다. 호의적인 댓글, 기대를 거는 댓글, 그 외에도 다수. 순수하게 게임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고, 내일 이야기의 화젯거리를 찾는 사람도 있고, 무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나 시한폭탄을 즐겁게 해제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도 있다.


────자, 나는 2시간 뒤 보충시험을 치르러 가야 해. 아니면 TSC2를 하겠지. 나는 두 가지의 선택 중, TSC2를 선택했어.

────당연한 거 아냐? 시험이야 다시 치르면 되지만, TSC2를 2시간 동안 할 수 없다는 건 치명적인 일이니까!


「……어…… 이런 경우엔 가능하면 시험을 치러 가줬으면 좋겠는데.」
「다, 다운로드 조회 수 벌써 2000 돌파?! 뭔가 이상한데.」
「아…… 유명한 포탈 사이트에 우리 게임이 발표되었다는 게시글이 뜬 모양이야.」

미도리의 스마트폰 화면에는 어떤 포털 사이트의 기사. 거기에는 확실히 게임개발부가 만든 TSC2의 줄거리와 전작의 개요, 게임을 업로드한 사이트 링크가 실려 있다. PV 수도 초 단위로 늘어나고 있으며, 그에 연동하여 다운로드 수도 증가하고 있다.

「으아아아아! 무관심만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두근두근 거립니다.」
「우우! 기대랑 불안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모모이가 그렇게 말한 직후────게임개발부 부실 바로 옆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모모이의 심장이 폭발했습니까?」
「아, 아니야! 내가 아니라!」
「애초에 심장은 폭발 안 하잖아, 언니……」
「대체 무슨 일이……! 게임기가 폭발했어?!」
「아무리 그래도 그런 PL법으로 한 방에 아웃되는 물건을 세상에 내놓지는 않을 것 같지만……」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일어서서, 창문을 가리고 있는 커튼을 젖히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색으로 물든 그의 시야에는 총을 든 메이드 소녀가 한 명 있었다.

「아니야! 이 포격은, 13.97mm 탄환……! 카린 선배의……!」

미도리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그 진상을 밝혀냄과 동시에 다음 탄이 명중한다. 다시 흔들리는 부실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네 명의 소녀. 틀림없다, 카린의──── 아니, C&C의 표적은 게임개발부다.


「원거리 공격 확인, 방향은 부실 정면 11시! 거리는 약 1km……!」
「크윽! 지난 번의 복수인가!」
「대응 사격 하겠습니다!」
「아니야 아리스! 일단 나가자! 여기에는 선생님도 있고, 무엇보다……」

레일건을 전개하여 카린을 쏘려고 했던 아리스였지만, 모모이의 말에 일단 칼을 거두었다. 부실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아리스의 화력을 발휘하면 선생님이 휘말릴 수 있다. 그는 취약한 육체를 가진 존재, 레일건의 여파만으로도 치명상이다.
게다가, 이 자리에서 반격해 버리면 부실에 구멍이 뚫릴 것이다. 지킬 수도 있는 소중한 보금자리가 부서지는 것──── 그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바, 밖에도 학생회 군단이! 거울의 복수인가?!」
「조, 좀 미안하긴 했지만 갑자기 억울해지는걸!」

「일단 지금은 밖으로 나가자. 타이밍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고 2초 후, 도주 경로는────」


네 명 모두 시스템에 링크한다. 선명해지는 시야와, 맑아지는 마음. 이 정도면 할 수 있다────그렇게 생각한 소녀들은 총을 들고, 부실 밖으로 달려나갔다.


아니 파반느 1장으로 대체 얼마나 분량을 뽑으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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