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황제의 자리

무작 2025. 9. 21. 15: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59.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610


# 샬레 활동 비망록

# 황제의 자리

「하아……하아……」
「크읏……」
「후우……」
「끝이 없잖아, 이거…….」

최전선에서 적을 상대하던 네 명의 지친 목소리가 사막 하늘에 허망하게 울려 퍼졌다. 땅에 널린 오토마타와 드론의 수는 100을 넘어선 지 오래다. 총으로 쏴 죽이고, 미사일이나 폭탄으로 폭파시키는 것은 물론, 맨손으로 때려 부순 적도 있었다.

폭파시켜 지금도 불타고 있는 장갑차. 하부를 파괴한 전차. 군용 헬기는 로터 부분에 시로코의 드론을 특공시켜 추락시켰다. 전투기까지 파괴하지는 못했지만, 특수한…… 대전차 장비나 대공 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보병 다섯 명의 성과치고는 대단한 것이다. 그녀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존재는 키보토스에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엄청난 금성을 올렸음에도, 다섯 명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파괴된 헬기 그림자에 숨어 숨을 고르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한다.


시로코의 남은 탄창은 2개, 드론은 손실.
세리카의 남은 탄창은 3개.
노노미의 남은 탄창은 0개, 권총의 남은 탄창은 1개.
호시노의 남은 탄창은 2개뿐이며, 실드는 곧 부서질 것이다.
아야네의 보급 물자도 바닥을 드러냈다.


부족해, 하고 호시노는 손톱을 깨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남은 탄환도, 체력도…… 전투 행동에 필요한 모든 것이 부족했다.
포위망이 완성되기 전, 가장 구멍이 큰 타이밍에 공세를 펼쳤는데도 이 정도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러서는 무사히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호시노는 자신이 미끼가 되어 네 명을 도망치게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려던 찰나──── 「생각이 안일하다」고 현실이 비웃었다.


「적 병력, 증가했습니다! 증원입니다! 보병뿐만 아니라 장갑차나 전차, 헬기와 전투기까지……!」
「읏!」

호시노는 아야네의 태블릿을 탐색하듯이 쳐다보았고, 그 화면에는 무수한 마커가 찍혀 있었다. 유난히 열원이 큰 것은 장갑차 등이고, 공중에 떠 있는 것이 헬기 등일 것이다. 그리고 보병의 무수한 오토마타들. 포위망 완성은 임박했다. 아무리 안일하게 봐도 1분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

증원 병력도, 기존 병력 규모도 정확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양은 한쪽만으로도 지쳐버린 아비도스를 짓밟기에는 충분하고도 넘친다. 웬만하면 도망치게 하고 싶지 않은 것이겠지. 아비도스의 손이 미치지 못할 과잉 전력이다.

「안 돼요, 포위망을 돌파할 수 없습니다!」

동서남북, 상공에 이르는 포위. 어디를 향하든 엄청난 수의 적만 있을 뿐, 개미 한 마리조차 통과시켜주지 않을 것이다. 포위망이 완성된 것이다.


「……. 중과부적.」
「포위되어 버렸나…….」
「어, 어떻하죠……!」


아비도스 학생들은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일으켜 적을 응시한다. 압도적인 상황 불리. 대충 훑어보니, 보병만 해도 여단 규모 이상. 거기에 더해 장갑차와 전차, 군용 헬기, 전투기. 전개된 병력 후방에서 다가오는 것은 수송차일 것이다. 컨테이너에는 수많은 오토마타들이 가득 실려 있을 게 틀림없다.

초 단위로 늘어나는 인원. 바닥난 자원. 한계에 가까운 체력. 지금은 그림자 속에 숨어 있지만, 만약 하늘에서 대지 미사일 폭격이나 개틀링 건 제압 사격을 받는다면 아비도스는 순식간에 괴멸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렇다고 무방비하게 뛰쳐나가면 물량에 밀려 일제 사격에 짓밟힐 것이다. 어느 쪽으로 굴러가도 막다른 상황,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때를 엿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황은 악화될 뿐이다. 최악의 악순환이었다.

자, 어떻게 할까────그런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운 아비도스를 향해, 한 장갑차가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뭔가, 오고 있어」

사막……이라기보다는, 온갖 극한 지역을 상정한 차량. 전차에 버금가는 두꺼운 장갑, 창문은 모두 방탄 가공과 스모크 처리. 아마 도청 방지 대책도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다른 장갑차보다 장식이 호화롭고, 구조 자체도 상당히 공들여져 있다는 점일 것이다. 그리고 개조 원형이 된 차종도 꽤 고급차다.

분명 일반 직원이 타는 차량이 아니다. 적어도 임원급, 또는 그에 준하는 계급을 가진 누군가가 타고 있을 장갑차는 유유히 아비도스 소녀들의 5m 앞에서 멈춰 섰다.
소녀들은 총을 겨누고 차량에 최대한의 경계 태세를 취했다. 특히 시로코는 총 외에도 마지막 하나 남은 수류탄의 감촉을 확인하며 언제든지 던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호랑이가 나올까, 뱀이 나올까────집사나 측근일 오토마타가 뒷좌석 문을 열자, 좌석에서 덩치 큰 그림자가 천천히 내렸다.
다른 오토마타와는 ‘다른’ 직감이 드는 덩치 큰 그림자는 느긋하게 기계적인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직속 호위 부대의 오토마타가 총구를 겨눈다. 그 근처에 있는 잡병과는 모든 면에서 다른 베테랑에게 살의를 받은 소녀들은 얼굴색이 나빠졌고, 다섯 명이 원을 그리듯 등지고 서는 진형을 취했다.


「……침입자가 있다고 해서 누군가 했더니, 아비도스였나.」


묵직한 말투로 몹시 시시하다는 듯 중얼거린 덩치 큰 그림자. 스트라이프 블랙 슈트, 검은 셔츠, 빨간 넥타이. 그 위에 걸친 외투와 빨간 스톨. 아이라인을 빛내는 그 인물의 키는 2m 30cm 정도지만, 체격 때문인지 그 이상의 위압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봐왔던 존재와는 격이 다른 그 모습을 보여준 소녀들은 압력에 기가 눌리면서도 꿋꿋이 입을 연다.

「뭐, 뭔가 높으신 분이 찾아온 거 같은데…….」
「────저 자, 는」

의문을 소리 내는 세리카와 달리, 호시노는 그 정체를 짐작하고 있었다. 아아, 잊을 리가 없다. 이 인물은────.


「이곳으로 찾아올 리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뭐, 상관없겠지.」

내뱉으며 아비도스 쪽으로 한 걸음 내디딘 누군가. 그에 따라 직속 호위 부대도 앞으로 다가온다. 특별한 차량과 직속 호위를 가진 것으로 보아 상당한 고위직임은 틀림없지만, 어떤 권한과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는 짐작할 수 없었다────그 인물로부터 모두를 감싸듯이 서 있는 호시노 외에는.

다섯 명의 적의를 살랑이는 바람처럼 받아들이며 여유만만하게 누군가는 호시노를 내려다보았다. 아이라인에 담긴 감정은 비웃음, 경멸, 혐오.

「멋대로 남의 사유지에 불법 침입해 와서 사업에 끼친 손해. 너희 학교가 지고 있는 빚에다가 더해서 곱절로 받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뭐, 그걸 더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으니……」
「너는…… 그때의…….」
「……. 흐음. 그 게마트리아가 노리던 학생회장인가? 아니, 부학생회장이었나. 아무튼.」

호시노를 내려다보며 관찰하는 누군가. 그리고 그 인물은 아이라인에 비웃음의 색을 띠며 중얼거린다.


「너는 보았는가? 숭고한 신의 대행자를」
「……무슨 얘기야? 나는────」

「회담을 마치고 향했다고 들었는데…… 흠, 그 모습으로 보아선 못 본 것 같군. 게마트리아는 너를 위해 준비했다고 했지만, 주빈이 그러면 명예롭지 못할 것이다」

인물은 「우리 회사로서도 흥미로운 행사였지만」이라고 덧붙이며 호시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반대로 호시노의 머리는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불길한 예감이 있었고, 심장이 움켜쥐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하지만 그 의문과 오한에 명확한 답을 내리기도 전에 눈앞의 인물이 입을 열었다.


「그래그래, 더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흥신소나 헬멧단들보다야 더 낫겠군.」

「……당신들은 누구시죠?」

평소에는 미소를 잃지 않고 온화한 분위기를 풍기는 노노미에게서 흘러나왔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차가운 목소리. 그것을 들은 오토마타는 약간 놀란 표정을 짓다가…… 한숨과 함께 크게 어깨를 늘어뜨렸다.

「이런…… 나를 모르다니, 그건 그것대로 실망이군. 아비도스. 누구보다 나에 대해서 잘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말하며 그 몸에 넘치는 오만함을 숨기지도 않고 아비도스를 내려다보는 인물은────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내가 바로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임원. 그리고 너희 아비도스 학교가 진 빚의 주인이지. 즉, 너희의 채권자다.」


그 말, 밝혀진 오토마타의 신분에 아비도스 소녀들은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럼 우리의 해묵은 채권관계에 대해서 논해볼까.」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이사……!」
「당신이……!」

아야네가 경악을, 세리카가 분노를 담아 중얼거렸다. 시로코와 노노미는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 마음속에 휘몰아치는 감정은 대략 두 사람과 같았다. 호시노는 눈앞의 인물이 이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움은 없었지만…… 그 안에는 고순도의 분노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오토마타야말로 자신들을, 아비도스를, 거주하는 주민들을 괴롭혀 온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우두머리.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아비도스의 악의의 주범.

그리고 지금의 자신들이 찾고 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녀들의 최종 목표는 어딘가에 거만하게 앉아 있는 최고 책임자를 끌어내는 것이었다.
빠르게 뛰는 심장. 다양한 감정이 가슴속에서 휘몰아치고, 생각이 앞선다.

그리고 이사는 그런 그녀들을 힐끗 보고 말을 이어갔다.


「아아. 정식으로 소개할까. 카이저 코퍼레이션, 카이저 론, 카이저 컨스트럭션의 대임원이다. 지금은 이 카이저 PMC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지.」

「다른 말 할 것 없어. 당신이 우리 아비도스 학교를 속이고, 착취한 당사자라는 거군.」
「……호오?」

시로코가 증오를 드러낸 눈동자로 눈앞의 악의를 꿰뚫어보자, 이사는 즐거움을 숨기지 못하는 목소리를 흘렸다.


「그래! 헬멧단과 흥신소를 사주해서 우리를 계속 괴롭혀 온 범인이잖아! 맞지?」

시로코를 뒤따르듯 세리카가 앞으로 나와 외치며 방아쇠에 건 손가락에 힘을 준다. 조금만 더 손가락을 안쪽으로 밀어 넣으면 총알이 발사될, 분노로 가득 찬 총구를 겨누는 이사는 아이라인을 깜빡이며──── 지친 감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런이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군, 아비도스. 제대로 된 교육도 못 받았나, 너희는」
「어느 입으로 그걸……!」
「멋대로 남의 사유지에 불법 침입해 와서 선량한 우리 PMC 직원들을 공격하고, 시설을 파괴해놓고 한다는 말이, 나 때문이다-? ……큭, 큭큭. 정말 걸작이군.」

속으로 즐겁다는 듯 목구멍을 울리는 카이저 이사. 그에 맞서는 아비도스 학생들의 표정은 한없이 어둡고, 날카롭고, 차가웠다.

「경고도 없이 발포하는 직원이 우수하다니, 재미있는 말씀을 하시네요. 직원 전체에게 재교육을 실시해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말대꾸를. 물론, 재교육은 필요 없다. 우리 회사 직원은 매우 우수하다. 무단으로 침입한 불량배를 이렇게나 궁지에 몰아넣었으니 말이야」

카이저 이사는 아이라인을 한 번 깜빡이며 「게다가」라고 이어서 말했다.

「이 일련의 사건도 모두 자기방어에 불과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수상한 자가 우리 집에 함부로 발을 들여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내 아량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너희는 본래 총살당해도 마땅하니까」
「……」
「그리고, 말하는 방식은 조심하도록 해라. 이곳은 우리 카이저 PMC의 합법적인 사업장이다. 너희는 지금 기업의 사유지를 불법 침입한 것이고.」

카이저 이사가 그렇게 말한 직후, 공기가 뜨거워진 것 같았다. 직속 호위 부대뿐만 아니라, 아비도스 소녀들을 에워싸고 있던 모든 오토마타가 총구를 겨눈다. 명확한 적대 행동, 문자 그대로 상대방의 손가락 하나로 쉽게 싹을 잘릴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소녀들은 얼굴을 억울한 듯 일그러뜨리면서도 꿋꿋이 상대를 노려보았다. 질 수 없다는 듯이 자신의 마음을 다잡으며.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사는 코웃음을 쳤다.


「자, 본론으로 돌아가자…… 아비도스의 자치구 이야기였나. 아아, 확실히 사들였다고도. 나와 학생회, 서로의 인식을 맞춰 서류를 작성하고 날인했다. 양측의 합의에 의한, 지극히 합법적(클린)인 거래다. 물론, 거래 기록은 남아있다. 서류도, 그 당시의 녹화 데이터도. 내가 일방적으로 속여 빼앗았다는 듯한 말은 삼가도록 해라. 아니면, 너희는 기업에 싸움을 걸러 온 건가?」
「당신……!」
「이런, 뜨끔했나? 하지만 그만두는 게 좋을 것이다. 너희도 인생의 종착점을 이런 사막 따위로 만들고 싶지는 않을 테니」
「……」
「솔직히 나는 너희를 상대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지만…… 침입자라고 해도(이에도) 손님은 손님. 대접하지 않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카이저 코퍼레이션은 그저 그런 삼류 기업과는 다르다」


분명히 아비도스를 하찮게 여기고 깔보는 태도의 카이저 이사. 그 오만함과 제멋대로임에 화가 치밀어 오를 뿐이다. 방아쇠를 당기고 싶지만, 그런 짓을 하면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끝나버릴 것이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오토마타를 옥좌에서 끌어낼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러니, 분노에 휩쓸리지 마.


「우리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한가? 너희의 땅을 사들인 이유가 궁금한가?」
「……확실히, 이런 사막에 이 규모의 시설을 건축해서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그 이유는 궁금하네요」

호시노 옆에 서듯 앞으로 나선 노노미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알려주지. 우리는 아비도스 어딘가에 묻혀있다는 보물을 찾고 있다.」

「크윽!?」


그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들은 모두는 각각 분노와 경악을 드러냈다. 시로코와 세리카는 '보물찾기' 따위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아비도스 자치구가 침해당했다니──── 창자가 뒤집히는 심정이었다.

「 ……그런 아무렇게나 내뱉는 거짓말을!!」
「그래. 그렇다면 이 PMC 병력들이 설명되지 않아. 이 병력은 우리 자치구를 무력으로 점거하기 위한 것 아니야?」
「……역시 어리석군. 수백대의 전차, 수백 명의 정예 병사들. 수백톤의 화약과 탄약들. 고작 5명이 남아있는 학교 따위를 위해 이런 것을 준비했다고? 농담도 지나치군.」

아비도스를 속으로 비웃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이사는 스스로의 무력을 과시하듯이 병사들을 둘러보았다.


여단을 넘는 병력. 병사에게 지급할 총기. 드론. 탄환.
전차, 장갑차, 각각 수백 대씩.
군용 헬기, 전투기, 각각 수십 대씩.
이것들을 일괄로 갖추는 것만으로도 한 국가의 예산 수준의 비용이 든다. 아비도스의 빚 따위는 거뜬히 수십 번 갚을 수 있는 금액이 움직이는 것이다. 물론, 사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유지 보수 비용, 인건비, 연구비, 설비비, 방어비, 교육비…… 그 외 여러 가지. 고장 난 것이 있다면 새로 사들여야 하고, 연료 등의 소모품도 만만치 않다.
이 시설에 들어간 총액은 아비도스의 빚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을, 겨우 10억이 채 안 되는 빚조차 갚지 못하는 아비도스에게 쓴다고? 겨우 다섯 명밖에 없는 학교를 제압하기 위해 준비한다고?


그럴 리 없잖아. 카이저 이사는 불쾌하다는 듯 숨을 내쉬었다.


「농담이 아니다. 그런 짓을 내가 용납할 리 없지. 이건 보물찾기를 방해하는 녀석들을 막기위한 방어책일 뿐이다. 너희들 따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를 상대하는 데는…… 그래, 이런 걸로도 충분하니까.」

아이라인에 조롱의 색을 담아 중얼거린 카이저 이사는 귓가의 인컴을 톡톡 두드려 어딘가와 통신한다. 대화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좋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고 직감이 속삭였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난 후, 이사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담담했지만, 기쁨을 숨기지 못하는 목소리를 냈다.

「안타깝군. 너희 학교의 신용이 추락해버렸다는 얘기다.」
「……?」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물음표를 띄우고 있던 그녀들이었지만──── 돌연, 아야네의 단말기에서 착신음이 울려 퍼졌다.

「전화…… 이런 때에……?」
「받아라」

카이저 이사의 재촉에 화가 나면서도, 아야네는 통화 버튼을 누르고 스피커 모드로 설정을 바꾸자 기계적인 목소리가 단말기에서 울려 퍼졌다.


『카이저 론입니다. 현 시간부로 아비도스의 신용 평가를 최하로 적용하겠습니다.』
「엣?! 자,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매월 상환은 차질 없이────!」
『이자의 변동금리를 3000% 상향하여, 다음달부터 적용되는 금액은 9130만엔입니다. 다음달 상환 기일까지 부탁드립니다.』
「네?! 자, 잠깐만요…… 무, 무슨…… 갑자기……? 다음 달까지…….」


아야네가 외치지만, 이미 전화는 끊긴 후였다. 끊겼음을 알리는 무감정한 전자음이 사막에 울려 퍼졌고, 아야네는 얼굴색이 파랗게 질린 채 중얼거린다.


「끊, 끊어져버렸어요……」
「9천만엔?! 무, 무슨 소리야?!」
「……큭큭큭.」

말 그대로, 지금까지와는 자릿수가 다른 이자 금액에 모두가 얼굴색이 나빠진다. 매달 800만 정도도 상당히 아슬아슬했던 것이다. 그것의 10배 이상이라니 농담이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갚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 절망을 바라보던 카이저 이사는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비웃음을 흘렸다.


「그런 것이다. 이제 알겠나? 너희들 목에 채워진 줄이 누구 손에 있는지를?」
「크윽…… 이런 식으로, 잘도 합법이라고……!」
「저, 거짓말이지!?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가혹하다고 생각하나?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그래, 대출 원금 9억의 증거금을 받아둬야겠군. 일주일 안에 우리 카이저 론에 3억을 예탁해라. 너희가 이 이율로도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크크큭. 가능하다면 말이야.」
「서, 설마……!」
「크윽, 이……!」

인내심의 끈이 끊어진 시로코는 앞으로 달려나가 방아쇠를 당기려 하지만, 그보다 빨리 호위병이 거리를 좁혀 두 명이 달라붙어 시로코를 짓눌렀다. 사막에 나뒹구는 SG550 커스텀(화이트 팽 465). 주머니에 숨겼던 수류탄도 버려져 버렸다.

「시로코쨩!」
「잘도 해냈구나!」

외치는 호시노와 세리카. 시로코를 붙잡고 있는 오토마타를 제거하려고 움직이려 하지만────.



「────움직이지 마라」


카이저 이사의 한마디에 멈췄다.



「움직이면 이 학생의 목구멍에 총탄 1탄창을 쏜다. 동료는 소중하겠지? 얌전히 무기를 버려라」


짓누른 오토마타들과는 다른 개체가 시로코의 입에 총구를 들이밀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있었다. 안전장치는 해제되어 있었고, 방금 전의 말이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걸음이라도 움직이면 확실히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다. 몸 안쪽에서 총탄에 의해 상처를 입는다면 헤일로를 가진 소녀라고 해도 무사할 수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목과 내장의 손상, 최악의 경우 죽음에 이를 것이다.

네 명의 소녀들은 각자 무장을 해제한다. 트집 잡히지 않도록 탄창 등도 모두 땅에 떨어뜨려 비무장을 주장하자 카이저 이사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 자, 그럼 너희는 3억의 예탁금과 매달 9천만의 이자를 준비할 수 있는가?」
「그런 건, 할 수 있을 리가……」
「그렇다면 학원을 포기하고 떠나면 되겠군.」

아야네의 절망이 섞인 목소리에, 카이저 이사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자퇴라도 하고 전학이라도 가라. 그러면 되는 것 아닌가? 애초에 너희 개인의 빚이 아니다. 학교가 책임질 금액. 너희가 책임져야 할 일이 아니지 않느냐.」
「그, 그런……!! 우리가 그런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우리들의 학교라고!! 버리고 떠날 리가 없잖아!」
「아비도스는 우리들의 학교이자, 우리들의 거리예요. 버릴 수 없어요……!」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론이나 효율 따위, 그런 것은 진심으로 상관없다.
그저, 거리를 사랑했다.
사랑했던 장소가 풍화되기를 원치 않았다.
울고, 웃고, 살았던 장소를 지키고 싶다.
사랑했던 보금자리에서 살고 싶다.
앞으로도 추억을 키워가고 싶다.

그런, 지극히 단순한 동기. 그 빛을 목격한 카이저 이사는 진심으로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아비도스를 추궁했다.

「억지도 가지가지군. 어쩌자는 거지? 말장난을 하겠다는 건가? 」
「……크읏!」

말문이 막힌 아비도스 소녀들. 포기하지 않는 것은 확정 사항이지만, 현 상황에서 좋은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3억과 9천만. 아무리 해도 정당한 수단으로 갚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학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선생님」


아야네가 이 자리에 없는 그의 손을 구하듯이 중얼거린다. 그것을 들은 카이저 이사는 「호오」하고 중얼거리고는.

「선생, 샬레의 선생인가…… 크크크……」
「……뭐가 우스워」
「이야, 이 병력을 준비한 이유…… 가상의 적의 이름을 듣는구나」
「가상의 적이라니……」


「이 병력은 연방수사부 샬레를 상정한 것이기 때문이지」


그 말에, 아비도스 소녀들은 할 말을 잃었다. 확실히, 선생님은 여러모로 규격 외다. 그것은 그녀들이 가장 몸소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샬레에는 그와 와카모밖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는 부임 첫날 전투에서 그와 함께 싸웠다고 알려진 4명의 학생이 겨우 샬레라고 할 수 있는 정도. 물론, 아비도스 멤버들도 그가 요청하면 기꺼이 샬레에 소속되겠지만…… 그래도, 학생 수는 20명을 넘지 않을 것이다.

그 조직을 상정해서, 이 병력? 대체 얼마나 샬레를 위험하게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위험하게 보도록 꾀어낸 누군가가 있는 것일까. 사태의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샬레가 카이저가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여 전력을 정비해야 할 정도의 조직이라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었다.


「가령, 대 샬레 상정은 헛된 일이었지만 말이야」
「……무슨, 말씀이시죠」

뭔가, 엄청나게 불길한 예감이 등골을 훑고 지나갔다. 형언할 수 없는 오한, 혹은 불길한 징조.
카이저 이사에게 묻는 노노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듣고 싶지 않지만, 들어야만 한다──── 그 감각은 눈앞에서 선생님을 잃을 뻔했던 그때의 감정과 아주 비슷했다.



「매우 유감스럽지만, 선생은 곧 죽을 것이다. 불행한 사고다, 정말」


그 불길한 예감을 뒷받침하듯이, 카이저 이사는 무자비하게 내뱉는다. 그의 죽음을.

그리고 아비도스 소녀들은 그 말을 망언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들은 그가 죽을 뻔한 순간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피를 토하며 괴로워하던 그를.


────멀리 떨어진 곳, 병원 침대에 힘없이 누워 있는 그의 모습이 환시로 떠오른다.

갑자기 그녀들의 얼굴색이 나빠지고,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싫어, 싫어, 싫어, 그가 없어지는 건 싫어.
그 웃음이, 그 목소리가, 그 온기가 사라지는 건 견딜 수 없어.


「우연히, 환자에게 처방하는 링거에 치사량의 독약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연히, 병동 붕괴에 휘말렸다. 우연히, 총기 오발 사고에 휘말렸다. 그런 불행한 사고에 휘말려 그는 목숨을 잃을 것이다. 그러한 시나리오가 되어 있다」
「이 자식!」

분노에 찬 호시노가 소리치며 카이저 이사를 파괴하려 달려들지만, 목에 총구가 겨눠져 저지당한다. 짓눌린 시로코도 그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고, PMC의 구속을 풀려고 필사적으로 몸을 비튼다. 다른 세 명도 총구가 겨눠져 움직일 수 없었다.

더욱 유리한 판세를 차지한 카이저 이사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신경을 거스르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이런, 사고라고 하지 않았나. 아무도 잘못한 사람은 없다. 너희도 물론, 우리도 잘못한 사람은 없다. 굳이 말하자면, 휘말린 그의 운이 나빴을 뿐이다」

 



『────아아, 역시 당신이었나. 당신다운 조잡한 일처리였군』

 


잘 통하는 목소리는 아비도스 소녀들의 상공에서 들려왔다.

모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상공에 무언가가 있었다. 검은 기체. 군더더기 없는 기능미를 추구한 형태. 컨테이너에는 6개의 해치.
총체적으로, 본 적 없는 기체였다. 기업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시제품인지, 특주품인지. 어느 쪽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어느 쪽이든 경계해야 할 무언가였다.


「관제실, 뭐 하는 거냐!」
「죄송합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아무런 반응도 없어서……!」
「스텔스기인가……!」
『명찰이군. 확실히, 멜로다크라는 이름이었던가? 물론, 스텔스 기능은 덤이고, 어떤 병장기를 운반하는 것이 본래의 일이지만 말이야』


흐릿한 미소가 떠오르는 듯한 목소리. 기체에 탑재된 스피커를 통한 것이긴 하지만, 잘못 들었을 리가 없다.

이 목소리는────.


어떤 터무니없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가까이 다가와도 엔진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땅의 모래를 흔들며 착지한 기체──── 멜로다크 측면에 설치된 문이 미끄러지듯 열리고, 경사로가 내려온다.
그리고, 그 경사로를 이용해 기체에서 내려온 휠체어에 앉은 선생님은 꽃 같은 미소를 지으며.


「늦어서 미안해, 다들」

「선생님!」


수많은 총구가 겨눠지고, 상공에서는 군용 헬기가, 시설에서는 대공포가 겨누고 있다. 그런 절체절명의 상황인데도, 선생님은 여유로운 미소를 띠고 아비도스 소녀들과 카이저 이사 가까이 다가와서.



「안녕하세요, 카이저 이사」


선생님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고했다.


작가의 말 : 4.5pv를 본 나 「플롯 망가지잖아아아아아아아!!!!」


선생은 다 알고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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