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한낮의 태양

무작 2025. 9. 21. 12: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56.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607


# 샬레 활동 비망록

# 한낮의 태양

아로나를 한바탕 달랜 후, 선생은 푸른 교실에서 나와 키보토스로 귀환했다.

교실과 키보토스의 이동. 즉, 정신의 전이 또한 적잖게 육체에 부담을 준다. 때문에, 체력이 소모되었거나 다쳤을 때의 사용은 아로나가 금지하고 있다.

선생에게 안겨 행복감에 휩싸여 있던 아로나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또다시 울면서 그에게 설교를 해댔고... 하여튼, 지금의 아로나는 기분이 매우 언짢다. 또한, 모든 것이 안정되면 제대로 돌봐줘야지...라고 생각하며 육신에 힘을 줬다.

아픈 몸을 채찍질하며, 손을 뻗어 빠져나온 발가락들을 주웠다. 결손된 지 시간이 좀 지났는지, 손에 든 발가락들은 딱딱하고 차가웠다. 자신의 몸 일부였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때, 몸에 연결되어 있던 케이블 몇 가닥이 빠져버렸지만... 괜찮다고 판단했다. 아마 나노머신 주입용 케이블일 것이다. 몸의 수리가 거의 끝난 지금은 쓸모가 없다.

팔에 꽂혀 있던 링거 바늘을 능숙하게 뽑았다. 그리고 링거 팩을 보고 미미한 위화감을 느끼고... 스마트폰의 나노머신 작동 이력을 확인, 위화감이 옳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에둘러 말하는 수법을 썼군, 하고 속으로 읊조렸지만 딱히 문제는 없었기에 내버려 두었다.

그 외의 전신에 부착된 케이블을 모두 뽑아냈다. 이런 짓을 하면 금방 간호사나 의사가 달려오겠지만, 이 병원의 핵심 시스템은 모두 아로나의 손에 들어와 있다. 직접 이 방을 찾아오지 않는 한, 그가 깨어있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모든 매개변수를 정상 값으로 다시 쓰고, 간호사에 의한 환자 확인도 완료된 것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오토마타의 순찰 경로도 다시 쓰고, 감시 카메라 영상도 모두 바꿔치웠다. 이제 그의 행동을 기록할 매체는 없어졌다.

공백 지대가 된 병실에서 병원복을 벗었다. 그 와중에 몸이 몇 번이고 비명을 지르며 격통을 호소했지만 그것들을 삼키고, 그는 태어났을 때의 모습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처 하나 없던 몸. 이제는 상처와 멍투성이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시간을 들이면 흔적조차 남지 않는 것도 있다. 키보토스의 의료는 매우 우수하다.

하지만 그 기술로도 닦아낼 수 없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몸도 마음도, 변하기 쉬울 뿐 원래의 형태로 돌아가지 않으니까.


한숨을 쉬고, 제복을 들고 입었다. 몸은 움직이기 불편했지만, 몇 번이고 입었던 자신의 정장이다. 단추를 잠그는 등 손끝을 쓰는 동작은 있지만 막힘없이 착용할 수 있었다. 오히려 병원복을 벗을 때보다 쉬웠다.

샬레의 하얀 제복과 코트를 입는 순간, 그는 '누군가'에서 '선생'이 된다. 의식의 전환이라기보다는 분산된 자아를 틀에 끼워 맞추는 듯한. 어디에도 없었던 자신을 이쪽으로 불러들이는 듯한────그런 변모.

목에 ID를 걸고 휠체어에 앉으니, 불편함은 있지만 샬레의 선생으로서 활동하는 데 큰 지장이 없어졌다. 이걸로 다시 학생들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 그 사실에 진심으로 안도했다.

샬레의 회선, 그 전용 접속 경로를 사용해 비밀병기 기동을 실시하고────이대로, 양자파 송수신 기구(시스템 메시아)를 응용한 뇌파 제어를 시작했다. 샬레 옥상 격납고에서 병원까지의 거리는 직선거리로 약 5km,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이 병원 옥상까지 와 줄 것이다.


「그럼, 갈까────아로나.」
『네, 선생님…… 부디, 무리하지 마세요.』
「아아, 알았어.」

휠체어를 타고 옥상으로 향하는 그. 그 무방비한 등을────간호사 복장을 한 오토마타가 지켜보고 있었다. 오른손에 쥐고 있는 것은 차트가 아니라, 커스터마이징된 핸드건.


「……여기, 알파1. 타겟이 움직였다. 약 3분 후, D2 블록에 도착한다. 공격 개시.」

『알파2, 알겠습니다.』
『알파3, 알겠습니다.』





광대한 사막을 배경으로 한 황폐한 도로를 한 대의 지극히 평범한 차량이 달리고 있었다. 제한 속도를 저 멀리 따돌린 속도와 F1 레이스에 버금가는 드라이빙 스킬은 시로코가 운전대를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녀는 무려 로드바이크를 모는 감각으로 차량을 몰고 있었다. 만약 이곳에 발키리가 있었다면, 필시 위험 운전으로 체포되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액셀을 밟아 폭주하는 기관차는 배회하던 수상한 드론과 오토마타 몇 대를 치고 지나가며 짧은 시간 안에 사막과 도로의 경계선에 도달했다.

「……차는 여기에 세워두도록 하죠. 이 앞은……」
「응, 걸어가야겠네.」

이 차량은 극지 운용을 상정하지 않았다. 포장된 일반 도로에서 사용이 주된 목적이다. 만약 여기서부터 차량으로 더 나아가려면 사막 지형용 오프로드 차량이나 전차 같은 군용 차량이 아니면 힘들 것이다. 아니면 헬기 같은 항공기, 사막에 발을 딛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빚에 시달리는 아비도스에는 그런 고가의 물건은 없으므로 필연적으로 도보 이동으로 제한된다.

차에 실은 짐 속에서 최소한 필요한 것만 선별하여, 그것을 들고 차 밖으로 나섰다. 쨍쨍 내리쬐는 태양이 무자비하게 피부를 태워, 선크림을 가져왔으면 좋았을 걸 하고 이제 와서 후회했다. 모래 먼지 대책으로 마스크는 가져왔지만, 거기까지 신경 쓰지 못했다.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태양을 원망스럽게 올려다보며, 세리카는 들려오는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야영용 캠핑 장비는 어떻게 할까요?」
「으음~……부자연스러운 열원까지 거리는 300km지?」

호시노의 확인에 아야네가 「네」라고 긍정하자, 그녀는 풀어져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필요 없을 것 같지 않아? 방해를 감안해도 점심때쯤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고, 안 쓰면 짐만 되니까~.」
「혹시 이동 중에 밤이 오면, 다 같이 어깨를 기대고 잠들어요☆.」

노노미가 즐겁게 말하자, 긴장되었던 분위기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돌이켜보면, 조금 힘을 너무 준 것 같기도 하다. 그 자체는 나쁜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원인이 되어 실패한다면 본전도 못 찾을 것이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뭐든지 적당한 것이 좋다.


「그나저나, 아비도스 사막……원래 사막 지대였던 곳이구나……」
「드론이나 경비 로봇, 오토마타가 평소에도 배회하는 위험한 장소입니다. 방금 전에는 부득이하게 격파했지만, 이후에는 가능한 한 전투를 피하고 전진하도록 하죠.」
「네에~.」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아비도스 사막에는 드론이나 경비 로봇, 오토마타가 자주 배회한다. 옛 시가지를 지키기 위해 배치되었던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기업 등이 불필요한 것을 이곳에 유기한 것인지. 그런 것을 조사할 여유도 힘도 없는 아비도스에게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이곳은 출처 불명의 오토마타가 흘러들어 오는 장소이자 총격전이 예상되는 장소였다.

방금 전에는 어쩔 수 없이 밟고 파괴해 버렸지만, 오토마타 등의 네트워크가 살아 있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다른 길을 찾는 수고 없이 최단 거리로 사막 입구까지 도착할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것은 결과론에 불과하며, 순식간에 파괴하지 못했다면 다른 개체들이 불려 왔을 가능성도 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의 사막에서는 가능한 한 소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오토마타 등의 순찰 경로와 겹친다면 우회로를 찾고, 어쩔 수 없게 된 경우에만 가장 빠르게 핵심 유닛을 파괴한다.


「여러분, 만약을 위해 지금 한 번 더 총기 작동 점검을 부탁드립니다.」
「으헤, 돌아가면 바로 분해 청소 코스일까나~.」
「보조용으로 총 하나 더 가져올 걸 그랬나.」

아야네의 말에 수긍한 소녀들은, 각자 가져온 총기의 점검을 시작한다. 탄환은 장전되어 있다. 안전장치를 풀면 즉시 발포할 수 있는 상태다. 게다가 예비 탄약과 소모품도 완벽하다. 신의 지식(자프키엘) 같은 규격 외의 상대가 아니라면 3회 정도의 대규모 전투가 가능한 양을 확인하고────악의가 도사리는 사막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꿰뚫었다.


「아비도스 사막에서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대체 뭘 꾸미고 있는지…… 직접 가서 이 눈으로 확인해보죠.」





그렇게 사막을 걷고 또 걸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오전 9시에는 사막 입구에 서 있었고, 그곳에서 걷기 시작해... 지금은 분명히 정오가 지났을 것이다. 처음에는 바람이 없던 사막도, 안으로 들어갈수록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지금은 방진용 장비 일체를 착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나아가는 것조차 할 수 없다. 모래폭풍이라 부르기에는 다소 규모가 작지만, 그럼에도 가혹한 환경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아비도스를 덮쳤던 사막화의 축소판을, 그녀들은 온몸으로 맛보고 있었다.

「여기서부터 버려진 사막…….」
「모래로 뒤덮인 시가지까진 가봤지만 저도 여기부터는 처음 가보는 곳이에요…….」


버려졌다고 일컬어진 대로, 지금 그녀들이 서 있는 이곳은 오래전에 유기된 곳이다. 올 수 있는 수단도 도보 등으로 한정되며, 설령 온다고 해도 모래 먼지 날리는 대지만이 펼쳐져 있을 뿐이다. 현장 조사에도 적합하지 않은 지형이라, 이곳에 올 일 같은 건 전무할 것이다.

실제로 노노미 일행 4명은 처음 발을 들여놓고 그 극한 환경에 압도당하고 있었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 그에 동반하는 모래 먼지, 잔돌. 작렬하는 한낮의 태양. 몇 미터 앞조차 내다볼 수 없는 최악의 시야. 과연, 확실히 이곳은 버려도 납득이 간다. 이런 환경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환경을 과거에 방문한 적이 있는 소녀가 이곳에 있었고.

「이야~ 여기 오랜만이네.」
「선배는 여기 와본 적 있어?」

세리카의 질문에 호시노는 「응」하고 짧게 고개를 끄덕인 후────광활한 사막을 둘러봤다.

「아아, 응. 예전에 학생회 임무로 몇 번 와본 적이 있었어.」


────물론, 전에 봤을 때는 이렇게 황폐하지는 않았지만.


그로부터 2년. 고작 2년 만에, 전용 장비 일체를 갖추지 않으면 힘들 정도의 환경으로 변한 것이다. 사막화의 진행 속도는 무섭다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아비도스 사막 축제가 펼쳐졌던 오아시스가 나온다고!」
「뭐어? 오아시스? 이런 곳에?」
「뭐, 지금은 다 말라버렸지만. 예전엔 웬만한 호수보다 넓어서, 배를 띄울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해.」

어딘가 그리운 듯 말하는 호시노를 뒤로하고, 모두는 주위를 둘러본다. 호시노가 말하는 오아시스, 그 흔적 같은 장소는 유감스럽게도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이전의 번영을 들으니 흥미가 끌렸다.

「나도 직접 본적은 없지만 말야.」
「사막 축제…… 나도 들은 적 있어. 아비도스 최고의 축제여서 사람들이 많이 찾았다고 했어.」
「그렇지. 다른 학교에서도 그 축제를 보려고 찾아 올 정도였으니까. 뭐, 사막화가 진행되기 수십 년 전의 일이지만.」
「축제…… 인파…… 이런 사막에? 사람들이? 믿겨지지가 않아.」
「뭐, 예전엔 여기도 살기 좋은 곳이었다고 하니까. 모래 먼지도 그땐 없었고.」

곱씹듯이 중얼거리는 아비도스의 면면.


과거의 번영, 키보토스 최대 규모의 자치구를 자랑했던 아비도스의 큰 축제.

하지만 그것은 오아시스의 소멸이라는 형태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리고 오아시스의 소멸을 계기로 이곳에서 사람들이 떠나버렸을 것이다.

이제는 인기척 하나 남아 있지 않은 이 도시를 보고, 너무나 쓸쓸해졌다. 지금 쓰고 있는 교사나,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 교외의 마을. 그것들도 저항할 길 없이 이렇게 되어버리는 걸까. 사막에 묻히고, 생활의 흔적조차 남지 않은 채, 점점 사람들로부터 잊혀지는……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나 슬퍼진다.


5명 사이에 흐르던 어둡고 탁한 공기를 없애려는 듯 호시노는 「그런데」라고 말하며.

「아야네쨩, 아직 목적지는 멀어 보여?」
「음…… 일단 설정한 섹터까지는, 조금 더요. 앞으로 20분 정도면 도착할 것 같아요.」
「조금 더인가요…… 보아하니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데…… 으음……」

노노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멀리 보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아니, 지금 시야 한구석에 무언가 스쳐 지나갔다.


「……지금, 뭔가……」

노노미와 마찬가지로, 시로코도 무언가를 눈치챈 듯하다. 그 중얼거림과 함께, 전원의 발이 멈추고 즉시 경계 태세로 돌입한다. 가까이에 있던 건물 잔해에 몸을 숨기고, 그 사이에 아야네가 드론의 열 센서로 정찰을 하자, 두 사람이 포착한 '무언가'의 실루엣이 태블릿 화면에 표시되었다.

「이것은…… 드론과 오토마타네요.」
「이상하게 여기엔 이런 것들이 많이 꼬인단 말이지.」
「……쟤들, 뭔가 이상하지 않아? 목적 없이 걷는 것 같은데……」
「어쨌든, 처음 방침대로 지나가길 기다리죠.」

8체의 오토마타와, 그와 동수의 드론. 이 집단의 행동은 솔직히 의미 불명이었다. 옛 명령을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갈 곳 없이 사막을 유령처럼 떠돌아다니고 있는 것일까.

오토마타 집단의 행동을 가만히 관찰하던 중, 불쑥 노노미가 들고 온 가방 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조금 늦었지만, 점심 식사를 할까요☆.」


방진 텐트를 꺼내며, 활짝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아니 병원 안까지 오토마타가 침투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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