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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레 활동 비망록
# 허의 길
「────모두, 모였네요」
시로코와 호시노의 충돌을 노노미가 중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후,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부실. 평소와 같은 방에 다섯 명의 멤버 전원이 모여 있었다.
수없이 본 광경, 수없이 접해 온 당연한 풍경. 그럴 텐데, 선생님이 없는 기간이 훨씬 길었을 텐데────있어야 할 것이 빠진 듯한 심상이 된다.
빈자리가 된 여섯 번째 자리. 이쪽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짓는 그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그것에 쓸쓸함을 느끼면서도 모두는 마음을 다잡는다. 지금은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해야 할 일이, 전해야 할 진실이 이 팔 안에 있다.
아야네는 한숨을 한 번 쉬고, 어제 세리카와 함께 정리한 종이 자료를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입을 연다.
「어제, 대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세리카와 둘이서 아비도스 자치구의 관계 서류를 긁어모아 정리했어요. 여러분, 먼저 이걸 봐주세요.」
「이건……. 뭐야? 지도?」
그것은 아비도스 자치구 전체가 인쇄된, A4 사이즈의 종이 뭉치였다. 다소 낡은 느낌의 지면에는 대략적인 구획마다 검은 굵은 선이 그어져 블록으로 나뉘어 있었고, 그 블록 안을 가는 선이 섹션마다 나누고 있었다. 섹션이나 블록에는 번호나 기호가 할당되어 누가 어떤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까지의 거래가 기록된 아비도스 자치구의 토지 대장 지적도예요.」
「응? 토지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는 문서요……?」
「아비도스의 토지는 당연히 학교 소유인데 이걸 왜…….」
그때 머리를 스치는 것은 어제 대장의 말.
아비도스 학생회가 빚을 갚지 못해 건물과 토지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그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초조함에 휩싸인 노노미는 「설마……!」하고 중얼거리며 얼굴이 파래진다.
「나도 방금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아니었어!」
그렇게 외치는 세리카의 얼굴에는 초조함과 불안이 가득했다. 자세히 보니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떠올라 있었고, 충분히 잠을 자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류를 정리하는 작업도 원인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 사실일 것이다. 이 학교를 되찾으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쳐온 그녀이기에…… 이 어찌할 수 없는 진실은 가슴 깊숙이 박혔다.
「오전에 병문안을 갔을 때, 마스터에게 사정을 들었어요! 시바세키 라멘집의 건물을 포함해서…… 아비도스 자치구의 대부분이…….」
씁쓸한 얼굴로 지적도를 보는 아야네는────무언가를 견디는 듯, 무겁게 진실을 고했다.
「……저희 학교 소유가 아니었어요.」
「에엣……!?」
「무슨 소리야, 아야네 쨩? 아비도스 자치구가 아비도스의 소유가 아니라니. 그러면…….」
의문의 목소리를 내는 호시노는 가까이 있던 지적도 한 장을 빌려, 소유자가 적혀 있는 난을 필사적으로 찾아────그리고, 발견했다.
「────카이저 컨스트럭션」
그 중얼거림에 시로코와 노노미의 눈이 크게 뜨였다.
「……!」
「카이저 컨스트럭션……? 카이저 그룹이요……?!」
「네.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수많은 사업 중, 건설업을 다루는 회사입니다」
「……그렇구나. 대장님에게 퇴거 명령도 토지 권리를 가진 카이저가 내렸던 거네……」
그렇게 중얼거리는 시로코의 얼굴은 분함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줄곧, 몰랐던 것이다. 당연하다고, 상식이라고 판단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나날이 사라져가는 아비도스의 주민들. 떠나는 이유는 좀처럼 복구되지 않는 아비도스에 기대를 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를지도 모른다. 어쩌면, 대장처럼 카이저에게 퇴거 명령을 받아 강제로 쫓겨났을 가능성이 부상했다.
아비도스의 주민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아니, 알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 거의 아비도스 전역이니까. 대장처럼 알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소에 남아준 것이다.
────줄곧, 배신하고 있었다.
그 분함이, 한심함이, 분노가 새겨져 떠나지 않는다. 굳게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문다. 몰랐다고는 끝낼 수 없다. 이 사실에서 눈을 돌리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진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고, 주민들의 신뢰를 계속해서 배신하고 있었던 것은────다름 아닌, 자신들이었다.
「……게헨나 행정관 분들이나, 선도부장…… 그분들은 시바세키 근처를 ‘자치구 부근’이라고 불렀습니다. 자치구 내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부근. 그 두 분은, 대규모 전투가 일어났던 그곳이 이미 아비도스 자치구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아야네는 어제의 대화를 떠올린다. 그때,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는 시바세키 주변의 호칭. 선도부의 톱 두 명은 줄곧 ‘자치구 부근’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진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카이저가 소유하고 있는 것은, 이미 사막화된 본래의 아비도스 고등학교 본관과, 그 주변 수천만 평의 황무지. 그리고 아직 사막화가 진행되지 않은 시내의 건물이나 토지까지…… 소유권이 아직 넘어가지 않은 건 이 학교 본관과 주변 일부 밖에…….」
즉, 아비도스의 거의 전역을 이미 내주었다는 것. 광대했을 터인 자치구가 모르는 사이에 너무나 좁아져 버렸다는 것에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교사가 최후의 보루이며, 아비도스 존속의 희망. 그리고, 카이저의 악의에 맞섰던 증거이자────대기업의 횡포를 폭로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그, 그치만,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거죠? 학원 자치구의 토지가 거래 가능할 리가…….」
「……아비도스 학생회, 겠지.」
노노미의 질문에 호시노가 조용히 답한다. 평소의 나태한 한낮의 소녀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그저 냉철하게 현실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학교 자산의 의결권은 학생회가 가지고 있으니까. 그게 가능한 건 학생회 뿐일 거야.」
「……네. 맞아요. 거래의 주체는 아비도스 전 학생회였어요.」
그렇게 말하며 아야네가 가리킨 거래란에는 카이저 컨스트럭션의 이름과 아비도스 학생회의 이름이 있었다. 제대로 도장도 찍혀 있었고, 위조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정식 거래가 양측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거래는 카이저의 부정행위를 밝혀낸다고 해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거래나 계약 자체에 부정이나 불비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비도스 학생회는 이미 2년 전에 없어졌잖아요…….」
「……네. 그래서 학생회가 없어진 뒤에는 더이상의 거래는 없었어요.」
「그런가……. 2년전이라면…….」
곱씹듯이 호시노는 중얼거린다. 소중한 추억, 결코 바래지 않도록 마음속 깊이 간직했던 그 시절을────떠올린다. 그리워서, 무심코 미소가 흘러나왔다.
아무도 모르는 그녀만의 추억, 그녀만의 기억. 그녀만이 아는, 대책위원회의 계기.
그날, 심은 씨앗은 제대로 싹을 틔웠어────하고, 멀리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듯 강하게 생각한다.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학생회 놈들은!!」
그런 호시노의 감상은, 책상을 세게 내리치며 일어선 세리카에 의해 중단되었다. 그녀는 몸에 넘쳐나는 분노를 드러내며, 그 감정 그대로 외친다.
「학교의 땅을 팔아? 그것도 카이저 컴퍼니에?!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어째서 그런 짓을……!!」
소중한 보금자리였다.
너무나 좋아했던 장소였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 존속시키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왔다.
세리카도 15살 소녀다.
놀고 싶었을 것이고, 취미나 좋아하는 것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참고 학교를 위해 많은 시간을 바쳐왔다.
딱히 그것에 대해 누군가에게 감사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학교 존속 이외의 보답을 원했던 적은 없다.
그녀에게 그 행동은 자치구를 맡은 학생으로서, 이 학교와 장소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보금자리는 자신이 들어오기 전부터 빼앗겨 있었다. 되찾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버렸다.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것들은, 자신들의 손에서 미끄러져 버렸다.
그 충격도, 분노도 짐작하고도 남는다.
「이런 큰 일이 있었는데도 저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니…….」
「……자치구는 학교의 것. 너무 당연한 상식이라, 우리는 학교의 빚에만 신경쓰고 있었지 학교의 자산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어요.」
아야네는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인다.
이렇게 했어야 했는데, 저렇게 했어야 했는데. 그런 생각이 맴돌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학교가 빚에 시달리고 있다는 현상 자체가 키보토스에서도 예외 중의 예외니까…… 자치구는 학교 것이라는 상식도 버렸어야 했던 것이다.
상식에 너무 얽매여서, 초보 중의 초보에서 막히고 있었다는 것을 지금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아차렸더라면, 뭔가 달라졌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조금만 더 빨리 알아차렸다면…….」
「……아니. 알았다고 해도 소용없었겠지.」
자신을 탓하는 아야네를, 호시노는 부드럽게 타이른다. 네 탓이 아니라고. 늦었던 그날, 선생님이 말해줬던 것처럼. 이제는 자신이 누군가를 용서할 차례라고 생각하며. 건네받은 다정함의 바톤을 누군가에게 넘겨줌으로써, 무언가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믿으면서.
「이건 아야네 쨩이 입학하기도 전…… 아니, 대책위원회가 생기기도 전의 일이니까.」
「호시노 선배. ……뭔가 알고 있는 게 있어?」
그 모습, 자신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말투에 시로코가 눈치 빠르게 반응한다. 호시노는 이 멤버에서 유일한 3학년, 2년 전에도 1학년으로 이 학교에 재적하고 있었다. 뭔가 알고 있을지도────간청에 가까운 그녀의 말에 이어, 노노미도 목소리를 높인다.
「아. 맞아요! 호시노 선배도 아비도스 학생회였죠?」
「어? 진짜? 그랬어?」
「네. 직책도 부학생회장이었다고……. 최후의 학생회의…….」
모두의 시선이 호시노에게 집중된다. 갑자기 화제의 중심이 된 그녀는 어딘가 부끄러워하며, 그리워하며────돌아갈 수 없는 나날을 읊조리듯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아. 뭐. 그렇긴 한데. 2년 전이라면 나도 직접 만나본 선배들은 아냐.」
그렇게 말하며 뺨을 긁적이며 회상한다.
1학년으로 달려온 그 시절을. 모래에 파묻힌 교사들. 나날이 줄어드는 학생들. 기대를 접는 주민들. 없는 것투성이로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최악이었다. 지금 떠올려도 시원찮은 추억밖에 없다.
「내가 학생회에 들어갔을 때는 이미 전임 임원은 전부 사퇴한 뒤였거든. 재학생 숫자도 두자리 이하로 떨어져 있었고, 교직원도 하나도 없고, 수업은 끊긴지 오래.」
전교생 감소, 치안유지부대의 자연소멸,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학생회의 기능 부전. 대응해야 할 것들뿐이었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였다. 비명을 지르듯이 달리고, 달리고. 쉴 틈 없이, 또다시 시작했다.
「학생회실도 텅텅 빈 창고 같은 곳이었고, 전임자들이 남긴 건 서류 한 장도 없었지. 사막화를 피해 학교 건물을 몇번이나 옮기던 때였으니까.」
이리저리 옮겨지는 교사. 익숙해질 틈도 없이 옮겨지고, 버려지고. 건설비만 쌓여간다. 중요한 서류도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잃어버렸다고 이것저것 뒤지고…… 그래도 찾지 못해 어깨를 늘어뜨렸다.
「최후의 학생회라고 해봤자 신임 학생 회장과 나뿐이었고.」
「단지, 두 명……」
「맞아맞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적지~……학생 회장은 무턱대고 학생회를 떠안은 전교 꼴찌의 바보에다가, 나는 성격 나쁜 신입생.」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분노했다. 개선되지 않는 현실에 화가 났다.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 누군가를 미워했다. 모든 것에, 반항했다.
머리를 스치는 것은 끔찍한 추억들뿐. 다른 학생들이 반짝이는 나날을 보내는 동안, 자신만이 모래먼지에 더럽혀졌다.
「이야,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지.」
하지만, 그래도──────분명 빛나는 나날이었다. 이제 와서야 그렇게 생각한다.
「전교 꼴지가 학생 회장이었다고……? 어떻게 생겨먹은 학생회인 거야……?」
「성적과 역할은 별개의 것이야. 세리카.」
「세리카 쨩도 성적은 좀……. 얼마 전, 선생님하고 보충 수업 했었잖아요……」
「아, 알고 있어!! 갑자기 내 성적 얘기가 왜 나오는 거야!! 그냥 해본 얘기라고!」
얼굴을 붉히며 따발총처럼 말하는 세리카. 평소의 컨디션이 돌아왔다는 안도감을 품는다. 아아, 맞아. 그녀에게 슬픈 얼굴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렇게 있는 편이 훨씬──────그녀답다.
「애초에, 아야네, 그거 봤었어!?」
「엿볼 생각은 없었지만……」
뺨을 긁적이며, 아야네는 그렇게 중얼거린다. 정말 우연이었다. 우연히…… 정말 우연히, 갈 곳도 없이 교사를 걷다가, 평소에는 쓰지 않는 빈 교실에서 세리카와 선생님이 둘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뭘 하고 있을까 생각하며 안을 엿보니, 그곳에는 책상을 사이에 두고 둘만의 특별 수업을 하고 있었다.
교과서를 사용하고, 해설과 힌트를 곁들이며 알기 쉬운 수업을 하는 그. 그에게 배운 것을 사용하여 문제를 풀고, 가끔 질문하는 그녀. 이제는 쇠퇴해 버린 교육의 모습은 아야네의 눈에 신선하게 비쳤다.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퉁명스러웠던 세리카가, 이제는 여기까지 그를 받아들이고 따르다니……하고 생각하며. 그리고, 조금 부럽다고 생각하며.
여하튼, 그와 그녀 사이에 생겨났던 틈이나 마찰이 사라진 것에 아야네는 진심으로 기뻤다. 그 기쁨은, 제대로 기억하고 있다.
「으헤~ 아냐. 맞는 말이야. 이름만 학생회였지 그냥 바보들의 모임이었으니까. 얼떨결에 학생회에 가입해서…… 이야, 그때 엄청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세리카의 분노를 달래듯이, 호시노는 중얼거린다.
학생회란 이름뿐인 조직이었다.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고, 임원도 두 명밖에 없는 학생회에서 무엇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사막화는 진행될 뿐. 수업 같은 문화는 없어졌다.
학생은 줄어들기만 하고, 그에 반비례하여 문제가 쌓여간다.
빚을 갚을 전망도 서지 않고, 현실의 모든 것이 적대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도 모르고 말이지……. 바보였다니까, 진짜.」
분위기가 최악인 학생회실에서, 학생회장과 마주 앉아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방법 괜찮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게 하면 이 문제가────아니면 저러면, 이러면 고민했던 나날들. 그것들은 결실을 맺지 못하고, 모래에 파묻혀 사라졌다.
사막화의 원인을 찾아내려 현지에 가서, 의미 없는 데이터를 모았다.
주민들에게 탐문 조사를 하고, 힘내라고 격려받고 사탕을 얻었다. 하지만, 그 주민은 며칠 후에는 사라져 있었다.
다른 학원이나 기업, 연방학생회에 협력을 요청하려고 키보토스 전역을 뛰어다녔지만, 그 모든 것이 문전박대당했다.
없어진 축제를 열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려 했다.
이 모든 것들은, 이제는 멀고 아득한 나날들이다.
「정말, 어쩔 수 없었으미까……」
그렇게 내뱉은 호시노의 목소리는 후회로 가득했다.
깊고 깊게, 심해까지 가라앉을 듯 무거운 목소리.
그녀가 숨겨왔던, 그 몸을 태우는 자벌과 후회.
아무도 모르는 배드엔딩.
뒤집을 수 없는 과거와 현실.
혹은, 그녀의 부정적인 측면.
지키지 못한 것들뿐이다. 놓쳐버린 것들뿐이다. 잃어버린 것들뿐이다.
나만 남겨져도────몇 번이나 그렇게 생각하고, 이 몸을 저주했을까.
「……」
「호시노 선배…….」
「……. 호시노 선배가 자책할 일은 아니야. 실제로 학생회가 해산되고나서도, 아비도스에 대책위원회가 생길 수 있었던 건 호시노 선배 덕분이니까.」
지키지 못한 것들뿐────이라고 해도.
놓쳐버린 것들뿐────이라고 해도.
잃어버린 것들뿐────이라고 해도.
선배가 있었기에, 지금 이 미래가 있는 거라고────시로코는 강하게, 단언했다.
「……으, 응」
그 너무나도 강한 어조에 기가 눌린 호시노는, 뺨을 긁적이며 무심코 고개를 끄덕인다.
「……호시노 선배가 게으른 건 맞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나 가장 먼저 앞장 서 왔어.」
「네. 세리카 쨩이 행방불명되었을 때도 가장 먼저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한 게 호시노 선배였고…….」
「그랬던가? 기억이 잘…….」
「네, 호시노 선배는 누구보다도 친구를 생각하는 분이니까요☆」
「나, 그거 처음 듣는데!? 왜 말 안 해줬어!?」
「호시노 선배는 글러먹었지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건 칭찬인지 욕인지 잘 모르겠는데…….」
끊임없이 덮쳐오는 네 사람의 칭찬 세례. 다가서며, 제각각 호시노의 좋은 점이나 좋아하는 점을 계속해서 나열한다. 그 갑작스러움에, 얼굴을 약간 붉히며 그녀는 목소리를 높인다.
「뭐, 뭐지?! 갑자기 시로코 쨩이 낯뜨거운 대사를 하고 있어?! 아저씨는 이런 분위기는 엄청 불편한데-?!」
「……. 음. 그냥.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으, 으음?」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펴는 시로코 일행. 그것을 보고 당황하며 목소리를 높인 호시노는 부끄러움에 붉어진 얼굴 그대로.
「아~, 정말…… 얼굴, 뜨거워졌잖아~」
진심으로, 기쁜 듯 웃었다.
종종 느끼는 거지만 글의 후반부는 제목이랑 무슨 연관이 있나 싶을 정도로 달라져서 놀란단 말이지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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