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연쇄하는 악의

무작 2025. 9. 20. 16: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54.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605


# 샬레 활동 비망록

# 연쇄하는 악의

「………그럼 전 학생회는 왜 땅을 카이저에 팔았던 걸까요?」

마음을 다잡으려는 듯 회의 궤도를 수정하는 아야네. 그래, 지금은 회의 중이다. 방금 전 호시노의 칭찬 폭격은 필요한 일이긴 했지만, 언제까지고 딴길로 샐 수는 없다.

중단되었던 질문을 다시 모두에게 던지자, 가장 먼저 시로코가 의견을 말했다.

「뻔하지. 카이저와 한패였던 거야.」
「아뇨…… 그건 아닐 거예요.」

그 의견에 아야네는 쓴웃음을 지으며 부정했다. 아비도스 학생회와 카이저 콘스트럭션이 손을 잡았다면, 이 아비도스 지구는 이미 그 이름을 잃었을 것이다. 아비도스의 자치권이 미치는 지구도 없어졌을 것이고, 교사도 철거되었을 것이다.

애초에 2년 전 시점에서 '그렇다'면 호시노를 제외한 4명은 고등학교에 입학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고, 호시노도 이 자리에 남아있지 않았을 것이다.

「아아. 나도 잘 알지 못하는 선배들이었지만, 그래도 학교를 위해 애썼던 사람들은 맞을 거야. 아마도 그건, 빚을 갚으려고 한 거겠지…….」
「빚을……」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때도 이미 학교의 빚은 어마어마한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헐값에 넘긴 거라 원금은커녕, 불어나는 이자도 감당하지 못했을 테고…….」

호시노의 말을 긍정하며, 종이를 넘기면서 보충 설명을 하는 아야네. 빚 증가에 따라 매각하는 토지가 넓어졌다는 점에서도 이 설은 틀림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팔아도 큰돈이 되지 않고 빚은 가속적으로 늘어났고, 그렇다고 다른 내놓을 만한 가치 있는 것이 없던 아비도스는 토지를 파는 행위를 멈출 수 없었다.

「그렇게 계속 땅을 팔아 넘긴 건가요…….」

「그게 뭐야……. 이상하잖아 그거…….」


그래, 근본적으로 파탄 나 있는 것이다.
처음이라면 아직 이해가 된다. 빚을 지게 된다고 해도, 학생 수라는 인력이 있다면 충분히 갚을 수 있는 가망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사막화도 지금처럼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땅의 가치도 그럭저럭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감소하는 학생과 계속 진행되는 사막화를 감안하면, 그 생각은 뒤집히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감소하는 학생, 주민. 악화되는 치안. 자치구 관리조차 할 수 없는 학교. 그런 불안정한 학교가 빌린 막대한 금액을 갚을 수 있을 리 없다.

당연히 어떤 시점에서는 손을 떼지 않으면 채산성이 맞지 않을 것이다. 카이저가 그 정도의 선견지명도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미래를 내다본 후에도 이 현 상황이 있는 것이다.

마치 갚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빌려준 듯한──────.


「……과연, 그런가.」
「시로코 선배?」

그 해답에 도달한 시로코는 저도 모르게 소리를 낸다. 지금까지 별개의 문제로 여겼던 모든 것이 선과 선으로 연결되었다.

「아비도스에 돈을 빌려준 것도 카이저 코퍼레이션, 아비도스 땅을 사고 있는 것도 카이저 코퍼레이션」
「……!?」
「처음부터 카이저는 아비도스한테 빚을 갚으라고 할 생각조차 없었어. 그 목표는──────」


「광대한 아비도스 자치구 그 자체라는 거지~」


시로코가 도달한 해답을 즉시 이해한 것은 호시노였다. 상황 증거도 완벽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목적은 알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그 수단뿐.


「카이저 론이 학교에 감당하지 못할 돈을 빌려주고, 불어나는 이자를 땅을 팔게 해서 갚게 한다.」
「……네. 아마 처음엔 쓸모없는 사막과 황야의 땅을 팔라고 했겠죠……. 어차피 사막화로 인해 쓸모 없는 땅. 그런 제안이라면 누구라도 혹했을 거예요…….」

아야네가 이해하고, 말을 잇는다.

당시 학생회에게는 달콤한 유혹이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빚을 지우지도 않고, 사막화로 황폐해진 땅을 내놓는 것만으로도 빚이 줄어든다면, 앞다투어 뛰어들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아비도스의 신용을 떨어뜨리거나 이자 증액을 일시적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전교생이 단결해서 빚을 갚는 것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게다가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동시에 책임을 포기한다는 의미다. 사막화로 황폐해진 땅을 소유하고 있어도 비용만 더 들 뿐이다. 활용할 가망도 없다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조금이라도 빚을 줄이는 쪽을 택할 것이다. 당시 학생회도 빚 문제로 머리가 가득 차 있어 다른 곳에 자원을 할애할 여유도 없었을 것이므로, 그 선택을 더욱 부추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헐값으로 팔아봤자 빚은 줄어들지 않고, 넘어가는 땅은 점점 더 많아지며……」
「아비도스 자치구 자체가, 천천히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것이 되는 거지」
「그래. 이건 그런 방식이었구나.」
「……그렇다면, 애초에 아비도스에 돈을 빌려준 것 자체가…… 땅을 빼앗기 위해서…….」
「아주 오래 전부터 준비해둔 함정이었던 거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그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계획이었던 거야…….」

그만큼이나 대규모의 계획이었다. 초기부터…… 아비도스가 카이저에게 의지했을 때와 같은 타이밍조차 늦다.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 상황을 노리고 있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원래 카이저는 아비도스 땅을 손에 넣을 계획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비도스에게 의심받지 않고 접근할 타이밍이 없어 계획이 지연되고 있었다.

그런 때 일어난 이 사막화는 횡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사가 블랙옵스에 손을 댈 필요도 없이, 누구의 잘못도 아닌 천재지변으로 인해 저절로 아비도스가 위기에 처했으니까.

그 위기를 틈타 선인의 가면을 쓰고 접근한다.

당신들 학교에 좋은 이야기가 있습니다────라고 달콤한 유혹을 속삭이며.


그렇게, 서서히 질식시켜 나갔다. 시간을 들여 조금씩 아비도스라는 지역을 죽여나간 것이다. 알아챘을 때는 이미 늦어서, 더는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진행되도록. 모든 것을 빼앗기고, 부서지고, 죽임을 당하는 것을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도록.


끔찍할 정도로 합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수단이었다.


「그게 뭐야!! 단순히 카이저 놈들 손에 놀아난 것뿐이잖아!」

당연히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세리카는 방금 전보다 더욱 강한 분노를 담아 외친다.

무엇보다, 이것은 대책위원회의 모든 것에 대한 모독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것에 먹칠을 하는 비열한 행위다.


처음부터 갚지 못할 거라고 코웃음 치며 빌려줬다면, 지금까지 갚으려고 노력했던 날들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아직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고 비웃음만 당한 것인가. 대책위원회라는 조직도 그들에게는 소꿉장난이었다는 말인가.


열심히 달려왔던 나날도, 노력도, 갈등도, 유대감도────모든 것이 쓸데없었다고 비웃음당하고 부정당했다.

그런 일────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그 학생회라는 녀석들이 대체 얼마나 무능했길래……!! 그 녀석들이 이런 사기에 속지만 않았어도……!!」

「세리카, 진정해」

어깨를 들썩이며 분노에 차 소리 지르는 세리카를 시로코가 달랜다. 하지만 그녀 역시 세리카의 분노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시로코도, 다른 모든 이들도──────엄청나게 격노하고 있다.

「나쁜 건 속인 녀석들이야. 속은 걸 비난해선 안돼.」

「……아, 아니. 나도 알고 있다고! 나, 나도 가끔 게르마늄 팔찌 같은 걸 사니까! 누구보다 잘 알아! 나쁜 건 속인 녀석들이라는 걸!」

세리카도 알고 있다. 이제 없는 학생회를 탓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그들도 필사적으로 학교를 지키려다 이런 행동에 이른 것이라고.

그녀는 힘없이 땅에 주저앉아, 울먹이는 목소리로 분노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감정을 토로했다.


「그치만……. 어쩐지 분해……. 어째서…….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 아비도스에 어째서 이렇게까지 심한 짓을…….」
「세리카 쨩……」


도움을 청하는 손을 짓밟았다. 울고 있는 사람을 뿌리쳤다. 고통받는 학교를 이용해서, 자신의 욕망과 목적을 추구했다.


왜, 그렇게 잔인한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을까.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은 절박해지거든.」
「─────응?」
「그리고 절박한 사람들은…… 무엇이든 하려고 하니까. 으헤~ 누구에게 들었던 말이야. 그냥 그런 거야. 세리카 쨩.」


더러운 어른들의 수법은 잘 알고 있다며 호시노는 내뱉었다.

이 이야기도 세상에 차고 넘치는 비극 중 하나다. 딱히 특별할 것도 없고, 역사를 뒤져보면 셀 수 없이 많은 악의에 대한 이야기다.

그건 알아, 알지만──────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비극을 '흔한 이야기' 따위로 분류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해도,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해도…… 세리카는 할 수 없다.

비극을 받아들이라니 너무 슬프다.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선생님은 둘이 있을 때 말해주지 않았던가. '슬프면 슬퍼하고, 화나면 화내도 돼'라고.


────그렇다면, 나(세리카)도 그러고 싶다.

비극 앞에서 눈물을 참으며 입술을 깨물 필요는 없다고, 다정하게 가르쳐 준 그처럼.


「상황이 결코 좋지 않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아야네가 강한 어조로, 빛나는 의지가 담긴 눈으로 정면을 응시한다.

「학교의 빚, 이 아비도스가 처한 상황,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찾아낸 여러 실마리…… 이것으로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밝혀졌습니다」
「응, 그렇지~」
「카이저 코퍼레이션은 아비도스 학생회가 해산한 이후, 토지를 구매할 방법이 없어졌고…… 그래서 아직 손에 넣지 못한 '마지막 땅'인 이 학교를 빼앗기 위해, 헬멧단을 고용했다고 생각합니다」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목표는, 이 아비도스 고등학교 그 자체」


이곳을 제외한 모든 것을 손에 넣은 카이저가 노리는 것은, 지금도 단 5명으로 겨우 존속하고 있는 아비도스 고등학교다. 카이저의 지배에 계속 저항해 온 증거인 이 학교를, 이 학교를 빼앗기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것이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이 나오는데…… 어째서 땅일까요? 아비도스의 자치구는 대부분이 황야와 사막, 모래로 뒤덮인 폐허인데…….」
「그, 그러게요…… 이런 곳의 땅을 빼앗는다고 해서 무슨 이득이 있을 것 같진 않은데…….」
「그건────」


「이야기는 정리되었나요?」

아야네가 입을 열려던 그때, 한 줄기 바람과 함께 창문에서 내려온 것은────여우 가면과 백귀야행 교복을 입은 소녀였다.

「코사카 와카모 씨……」
「당신, 뭐 하러 온 거야?」
「전해야 할 것을 전하러」

그녀는 솔직히 말해서 만신창이였다. 치명상이나 움직일 수 없는 중상 외에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전진하는 광기 어린 전투 스타일. 선생님이 슬퍼할까 봐 봉인했던 그것을, 그녀는 한정 기간 동안 해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황을 결정하는 것은 속도라고 판단하고, 그가 잠든 사이에 앞으로의 우려를 최대한 줄여두려고 한 결과. 이 상처는 그녀에게는 그를 위해 싸운 훈장과 같은 것이었다.


「앞으로 제가 말할 것은, 그분의 지식이며, 의지입니다. 잘 들어주세요」

그 부상을 걱정하는 아비도스 멤버들을 무시하며, 그가 '만약의 사태'를 상정하고 와카모에게 전했던 말을 그녀는 되새긴다.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사막에서 무언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
「움직일 거면 서둘러요. 그럼……」

동요하는 그녀들을 뒤로하고, 다시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와카모. 1분 1초가 아까운 지금은 다른 이야기를 할 여유 같은 건 없다고 말하려는 듯한 행동에 아비도스 멤버들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그녀로부터 전해진 그의 말을 곱씹으며 중얼거린다.

「아비도스 사막에서 카이저가 뭔가……」
「거짓말은 아닌 것 같은데…… 으음……」


「답답하네! 그럼 뭘 망설여! 아비도스의 사막은 우리 자치구잖아! 가보면 되잖아! 거기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면 되는 거야!」

방금 전의 눈물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의기양양하게 총을 들고 외치는 세리카를 보며, 모두는 웃으며 똑같이 총을 든다. 아, 그 편이 간단하다고 생각하면서.

「……응, 그래」
「……이야, 세리카 쨩. 간만에 정답이야. 굳세게 자라줬구나. 이 엄마는 기쁘단다. 감동이야. 노노미 쨩, 휴지 좀 줄 수 있을까~」
「네, 여기요~☆」
「뭐야, 이 분위기는! 뭔가 응원받고 있는 것 같잖아!」
「아하하, 그런 말은…… 하지만 세리카 쨩 말이 맞아요!」


전해진 그의 의지. 그것은 신뢰다. 그녀들이라면 분명 '이렇게 할' 것이라는, 기분 좋은 생각. 그 따뜻함을 느끼며, 모두는 총을 들고.


「가자, 아비도스 사막으로」





모두가 준비를 위해 교실을 나가고, 혼자 남은 시로코. 그녀는 자신의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탈퇴・탈부서 신청서────대책위원회 타카나시 호시노』


틀림없이 호시노 본인의 필적이었다. 위조가 아니다.
나머지는 고문의 승인만 남은 단계까지 작성된 그 서류는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으로 이 동아리를 그만두려 하고 있다.



호시노가 그렇게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것은 드물다. 스마트폰으로 연락해도 좀처럼 닿지 않았다. 누구보다 아비도스와 대책위원회를 사랑하고, 멤버들의 리더로서 최전선에서 싸우던 그녀가 보인 위화감.

무언가 있다며 캐물어 찾아낸 결과가 이것이다. 노노미는 눈치챘겠지만, 그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를 것이다. 반면 호시노에게는 완전히 들켰다. 종이를 꺼낸 것도 확실히 들켰을 것이다.

허물없는 사이라고는 하지만, 부재 중인 틈을 타 가방을 뒤지는 행위는 좋지 않다는 것을…… 아, 알고 있다. 하지만 도저히 불안했다. 그리고 그 불안은 기우가 아니었다.


「뭔가, 분명 이유가……」

호시노가 아비도스를 떠나는 것은 싫다. 그런 쓸쓸한 선택을 하게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문제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 수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선생님……」


그라면 알 수 있을까, 하는 바람조차 아닌 무언가를 품은 채────그녀는 교실을 나섰다.



모든 것은 이 장소를, 아비도스를,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


선생이 없으니까 너무 위태위태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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