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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레 활동 비망록
# 자그마한 휴식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합숙 훈련. 그 커리큘럼은 학교 수업과 거의 동일했고, 오전 9시부터 시작해 낮 12시에 한 시간의 휴식을 가진 뒤, 오후 6시까지 수업이 이어졌다. 중간중간 쉬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대부분 10분 정도로 길지 않았기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었다.
지금은 오후 7시가 조금 넘은 시간. 오늘의 커리큘럼이 끝났고, 원래라면 저녁 식사를 할 시간대이지만… 소녀들은 여전히 책을 마주하고 있다. 제2차 평가 시험에 합격하고 싶어 하는 모양이다. 선생님으로서는 크게 환영할 만한 좋은 동기였다. 그는 묵묵히 펜을 움직이는 소녀들의 집중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말없이 지켜보면서… 내일 이후의 일정을 조절한다.
오늘 오전은 모의고사와 그 해설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오후부터는 평소 보충수업부처럼 진행되었다. 하나코와 히후미가 각각 아즈사와 코하루에게 붙어, 기초부터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으면 그가 교편을 잡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가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하나코와 히후미는 자신들의 공부를 할 수 있었기에, 우려했던 두 사람의 부담과 공부 시간은 예상보다 적었다. 하지만, 그녀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변함이 없기에, 경과 관찰은 필수일 것이다.
내일도 똑같이 오전에는 모의고사를 볼 예정이다. 오늘은 작년 문제를 재활용했으니, 내일은 재작년 문제를 사용할 예정. 문제 데이터는 PC에 다운로드되어 있으므로, 이제 문제 선별과 인쇄만 남았다. 작업량은 많지 않으니, 오늘은 히후미도 푹 잘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은 소녀들에게 시선을 보낸다. 지금은 코하루와 아즈사, 히후미와 하나코가 짝을 이뤄 공부하고 있다. 같은 학년끼리 짝을 지으면 서로 가르쳐줄 수 있으니, 이것도 좋은 학습 방법일 것이다.
「코하루, 질문이 있어.」
「으, 으응? 나? 나한테?!」
아즈사가 참고서를 편 채 옆에 앉아 있던 코하루에게 말을 걸자, 그녀는 놀란 듯 어깨를 움츠리며 아즈사를 바라봤다. 설마 자신에게 물어볼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래. 우리는 같은 부분을 배우고 있으니까.」
「뭐,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그러니까 코하루한테 질문. 이 문제 말인데…….」
「으, 으응……」
목소리에 의지해 준 기쁨과 과연 자신이 풀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을 내비치며 코하루는 살며시 아즈사 쪽으로 다가가, 참고서에 시선을 떨궜다. 아즈사의 손가락 끝에 있는 문제는 수학 도형 문제,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하는 분야다.
코하루도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고, 오히려 약한 편이라 기초는 되어도 발상력을 요구하는 문제는 대체로 풀지 못했다.
하지만, 모처럼 의지해 준 것이니 노력하고 싶다. 그렇게 마음먹고, 문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글과 도형에 시선을 돌린다.
「……아, 이거! 알고 있는 거야! 이건…… 이렇게 해서, 밑변에 직각으로 닿는 보조선을 그으면 된다고 했어!」
풀 수 없는 문제라면 얌전히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려고 했지만, 아즈사가 막힌 문제는 다행히 코하루가 몇 시간 전에 풀었고, 해설을 읽었던 유형의 문제였다. 아직 푸는 방법도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 좋은 복습도 될 것이다.
코하루는 가방에서 연습장 한 장을 꺼내, 거기에 문제 조건을 베껴 쓴다. 그 후, 구두 해설과 도해를 섞어 가며, 하나하나의 단계를 정성스럽게 분석하면서 막히기 쉬운 부분이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펜으로 적어 넣는다.
「자, 그럼 이 삼각형과 이 삼각형이 같은 비율이 되잖아? 봐봐, 그렇지?」
「……과연, 그런 거였군. 도움이 됐어. 이 종이, 받아도 될까?」
「응, 괜찮아.」
아즈사는 「고마워, 코하루.」라고 말하며, 코하루가 직접 만든 해답을 조심스럽게 정리하고 문제에 체크와 주석을 달았다. 이걸로 다시 펼쳤을 때, 코하루의 해답을 보면 자신이 어디에서 막혔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녀는 머리를 쥐어뜯던 문제를 하나 알게 된 것에 기뻐하며, 코하루에게 감사와 감탄이 섞인 시선을 보냈다.
「역시 대단하군, 코하루. 이건 확실히 정의실현부의 엘리트라고 할 만해.」
「…?! 에, 엣헴! 알면 됐어.」
아즈사의 솔직한 말에 기분이 좋아진 코하루는 가슴을 펴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지었다. 칭찬받은 기쁨, 인정받은 기쁨…… 다양한 기쁨이 뒤섞인 코하루의 뺨은 살짝 붉어져 있었다. 자신이 엘리트라는 것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또 모르는 게 생기면 언제든지 내 도움을 받아도 돼. 아즈사라면 특별히 괜찮으니까.」
「응. 고마워. 신세를 질게. 그러니 코하루도 무슨 일이 있으면 나에게 의지해 줘. 온 힘을 다해 도울게.」
「어, 아…… 응, 고마워……」
도움을 받았으니 이번엔 돕고 싶다. 곤란한 일이 생기면 서로 돕는다. 친구로서는 당연한 것이고, 그렇기에 좋은 관계성. 코하루는 그런 아즈사에게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기쁜 듯 웃었다.
「…….어머나. 좋은 분위기네요. 역시 서로의 알몸을 본 사이랄까♡」
「무, 무슨 소리야! 그거랑 무슨 상관인데!!」
「후훗…… 조금 질투가 날 것 같네요♡」
그런 말과는 달리 두 사람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하나코. 아즈사와 코하루, 별다른 접점이 없던 두 사람…… 아니, 첫 만남이 방독면을 쓰고 첫날부터 쫓고 쫓기는 트라우마 때문에 코하루 쪽이 다소 거리를 두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앙금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같은 책상에 앉아 나란히 공부하고 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광경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질 것 같았다.
「딱히 난 상관없으니까, 하나코도 씻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말해.」
「후훗…… 그럼, 기회가 되면 부탁드릴지도 모르겠네요.」
「알았어. 기회가 되면 씻겨줄게…… 히후미는 어때?」
「네엣!? 으음, 그, 저, 저기…… 아우우……」
갑자기 화살이 돌아온 히후미는 어물쩡거리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동성끼리라지만 몸을 씻겨달라는 건 수치심이 더 크다. 만약 그런 상황이 온다면, 분명히 하루는 아즈사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아즈사 쨩, 아직 따돌림당하는 분이 계시지 않나요?」
「음, 그렇군…… 따돌림은 좋지 않아. 선생님도────」
「진짜로 체포되니까 봐줘. 그리고 코하루한테 사형당할 테니까.」
선생님은 엄청난 얼굴로 이쪽을 보는 코하루에게 스테이를 걸면서, 하나코에게도 스톱을 건다. 학생에게 맨몸을 보이는 것은 상관없……는 것은 아니지만, 도촬은 익숙해서 이제 와서 신경 쓸 정도는 아니다. 이런 사소한 일을 신경 써서는 노도카의 선생님은 맡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는 안 될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는 스스로 발키리에게 자수할 것이다.
「그럼 하나만 더 신세를 지지. 코하루.」
「어? 아, 응……」
대화가 급속도로 공부 쪽으로 돌아오자 코하루는 다시 아즈사 쪽을 보고, 문제에 시선을 떨궜다. 거기에 적힌 질문은 방금 전과는 달리, 보는 것만으로 푸는 방법이 번뜩 떠오르는 종류는 아니었다. 하지만, 코하루는 기억의 실마리를 필사적으로 더듬어 해답을 이끌어내려 머리를 풀가동했다. 전혀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뭔가, 어디선가 본 기억이 분명히 있다.
「으음…… 이 문제는, 으음……」
「코하루도 모르는 문제야?」
「으, 으응?! 아냐! 이건 분명 참고서에서 본 것 같은데……. 기, 기다려 봐.」
그렇게 말하며 코하루는 책상 옆에 걸려 있는 가방 속을 뒤적거린다. 가져온 참고서 중에 그런 유형의 문제가 적힌 페이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참고서는 기억이 맞다면 오히려 얇은 편이다. 손으로 더듬어도 얇기와 무게가 충분히 힌트가 된다.
「가방에 넣어둔…… 이 참고서에…….」
코하루는 찾던 것을 잡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얇고 가벼운 책자, 분명 이것이다. 그녀는 잡은 것을 가방에서 잡아당겨 꺼냈다.
「────자아!」
사랑스러운 코하루의 목소리와 함께 책상 위에 놓인 것은 참고서────가 아니라, 과격한 표지의 R-18 지정 도서(성인 도서).
「……?」
「……읏!」
「!?」
「……」
코하루의 가방에서 나온 과격한 핑크색 책을 봤을 때 모두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즈사는 놓인 책이 애초에 뭔지 잘 모르는 듯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것이 참고서일까?'라는 작은 의문을 떠올리고 있다.
히후미는 그쪽 지식이 나이에 맞게 있었기에, 지금 책상 위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따라서 무엇이 적혀 있는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기에 얼굴이 붉어졌다.
하나코는 약간의 흥분을 느끼고 있다. 설마 그렇게 야한 일에 엄격했던 코하루에게서, 학생 신분으로는 살 수 없는 야한 것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아즈사는 책상 위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는 참고서, 아니 야한 책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코하루, 이게…… 참고서……?」
「응, 이 참고서…… 응?」
그 질문에 긍정하고, 시선을 책상으로 향한 코하루. 꺼낸 것은 참고서였을 텐데, 왜 이런 분위기가 된 것일까…… 그런 의문은 자신이 지금 책상에 놓은 것을 보고 한순간에 날아갔다.
과격한 표지에 R-18 표시.
그녀의 표정은 놀라움으로 굳었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 엇?」
「야한 책이네요.」
「아하하……」
하나코는 코하루가 꺼낸 책을 들여다보며, 어째서인지 감개무량한 듯 중얼거렸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본 것 같은 감탄의 숨결이었지만, 그저 야한 책 표지를 본 것뿐이다.
그리고────코하루는 자신이 지금 무엇을 꺼내서, 책상 위에 드러냈는지 이해하고 비명을 질렀다.
「으, 으갸아아아아?! 이, 이게 왜?!」
「코하루 쨩, 야한 책이에요. 맞죠? 숨겨도 소용없어요. R18이라고 적혀 있었잖아요?」
「아, 아니야! 잘못 본 거야! 아냐! 아무튼 아냐! 절대 아냐!!」
고개를 힘껏 저으며, 코하루는 책상 위에 놓인 책을 등 뒤로 숨기며 필사적으로 변명을 시도했다. 하지만 하나코도 히후미도 이미 확실히 봐버렸기 때문에 이제 와서 변명해봤자 너무 늦었다. 히후미는 지나치게 섬세한 부분에 발을 들여놓을 용기가 없었기에, 얼굴을 붉히며 살짝 시선을 피하다가…… 시야에 그가 들어온 순간 눈에도 띄지 않을 속도로 고개를 숙였다. 아즈사는 혼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역시 저것은 참고서가 아닌가?' 생각하며 코하루와 하나코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다.
「제 눈을 속이려고 하지 마세요. 분명 이건 야한책이에요! 그것도 하드한 R18등급의…… 트리니티에서, 아니, 키보토스에서도 찾기 힘든 수위의……! 이리저리 살색이 뒤엉키고 비명이 난무하고 이성이 날아가는 그런 내용이잖아요?!」
코하루의 성벽 발표 하나코가 된 그녀의 입은 멈출 줄을 몰랐다. 과거 가장 말이 많았을 거라고 의심될 정도의 속도와 텐션으로 코하루에게 쏟아붓는 말들은 여러 가지 의미로 형편없었다. 반면 코하루의 시선은 행방불명이었고 입을 열었다 닫았다, 그 이후로 모두를 한 번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어째서 그런 책을 가지고 있는 거죠? 교칙에 분명히 금지되어 있을 텐데?」
「아, 아니…… 그게……. 내, 내 거가 아니야, 이건…… 그러니까……. 내 거가 아니라…….」
「분명히 코하루 쨩의 가방에서 나왔잖아요? 게다가 합숙소까지 가져온 걸 보면……. 엄청나게 소중하다는 뜻이잖아요? 그 철저하던 코하루 쨩이 이런 야한 책을 가지고 있었다니…….」
하나코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작은 몸 뒤에 숨겨진 책을 엿보려 하지만, 블록에 가로막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아도 상관없었다. 내용을 머릿속으로 부풀릴 여지가 있다는 것. 그녀는 철없는 동생을 지켜보는 듯한 온도감으로 코하루를 보며, 가져온 야한 책에 매우 흡족해했다. 알 수 없는 기쁨을 표출하고 있었다.
「……아하. 그렇군요. 생각해보니 꼭 필요한 물건이네요. 합숙 준비를 철저하게 했네요, 코하루 쨩♡」
「아니야아아아아아아!!」
그렇게 외치는 코하루는 결국 책을 가슴에 안고 하나코에게 등을 돌려 버린다. 수치심 등으로 붉어진 뺨과 아름다운 눈가에 맺힌 굵은 눈물. 슬퍼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때가 적절했다. 더 이상은 소녀들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성인 자신이 끼어들면 더 복잡해질 것 같고, 무슨 말을 해도 그녀를 상처 줄 것 같아서 입을 다물고 사태를 관망하던 선생님이었지만…… 움직일 타이밍은 이때가 최고일 것이다.
그는 코하루를 살며시 끌어안고, 시야를 흰색 재킷으로, 청각을 코트로 부드럽게 가렸다.
「자자, 거기까지 하자. 더 그러면 코하루한테 미움받을 거야.」
「저, 저기, 하나코 쨩…… 선생님도 말씀하시고, 그만두시는 게……」
「……지나쳤네요. 정말 죄송해요, 코하루 쨩…… 제가 착각했네요, 이야기가 통할 줄 알았는데……」
별로 하나코라고 해서 코하루를 괴롭히고 싶어서 저렇게 말했던 건 아니다.
놀리는 목적은 있긴 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친해지고 싶어서다.
모두가 모이는 합숙에 그런 종류의 것을 가져오는 걸 보니,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었지만, 아무래도 아니었던 모양이다.
누구를 상처 줄 의도를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소중한 친구를 울게 만든 사실은 변함없다.
그 죄책감에 하나코의 가슴이 찔린 듯 아팠다.
「으으……」
「괜찮아, 코하루. 좀 낯선 물건이 나와서 모두가 깜짝 놀랐을 뿐이야. 그게 코하루 것이 아니라는 건 다들 잘 알고 있어.」
말하며 선생님은 살며시 코하루의 등을 부드러운 손길로 문질러주었다. 괜찮아, 다들 알아줄 거야, 코하루를 싫어하는 게 아니야…… 그렇게 타이르며, 흘러내리는 눈물이 멈출 때를 기다린다.
잠시 등을 문지르고 머리를 쓰다듬자 「훌쩍… 훌쩍…」하고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들리는 타이밍에 코하루를 놓아주고,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췄다. 눈가는 붉었지만 눈물은 멈춰 있었고 눈가에 고여 있던 마지막 눈물방울을 살며시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괜찮아?」라고 애써 부드럽게 말을 걸자,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정의실현부 활동 중에 압류한 압류품을 모르고 가져와버렸다는…… 그런 거죠?」
「……우우우……. 응……. 내가 압류품 관리자 역할이라…….」
「그러네요. 고서관 지하에는 저런 금서들이 잔뜩 쌓여있다는 소문을 듣기도 했었으니…… 정의부가 압류한 수량도 분명 있겠죠.」
「……혹시, 이거 압수물 무단 반출이 될까요……?」
「아마 그렇게 되겠죠. 코하루 쨩, 지금은 보충수업부 소속이라 이걸 가지고 있으면 문제가 생길 텐데…….」
말하며 시선을 당사자인 코하루에게 돌리자 그녀는 살짝 놀란 듯한 얼굴을 하며 하나코와 책 사이로 시선이 왔다 갔다 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우…… 가져다 둔다는 걸 깜빡하고…….」
「그렇지. 압수물도 수가 많아서 자주 개수 확인 같은 건 안 했을 테지만, 빨리 돌려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 개수가 안 맞아서 관리를 맡은 코하루가 의심받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
「그, 그렇네요…… 압류 품목의 숫자가 빈다는 걸 알기 전에 다시 돌려놓는 편이…….」
「그렇다면, 지금 정의실현부로 가서 몰래 다시 넣어두면 문제없지 않을까요?」
코하루는 눈을 깜빡깜빡하며 놀라면서 입을 열었다.
「……아, 으응?」
「네, 이런 건 시간이 지날수록 리스크가 커지니까요. 빠를수록 좋지 않겠어요?」
「확, 확실히 그렇긴 하지만…… 지금 나는, 정의실현부에 들어갈 수 없고……」
코하루는 현재 보충수업부 학생이며, 규정상 졸업할 때까지 정의실현부로서의 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지금 그녀는 정의실현부에게는 외부인인 것이다. 물론 코하루가 정의실현부의 일원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므로 불심자로 즉시 신고……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데도 압수물 보관소에 있으면 의심받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것은 하스미에 대한 배신이다. 신뢰하고 존경하는 그녀와의 약속을 어기는 행동에 저절로 주저하게 되지만…… 그때 선생님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그럼 나랑 같이 갈까?」
「어, 하지만…… 괜찮아?」
「물론이지. 해도 지는 시간이고, 코하루 혼자만 보내진 않을 거야. 게다가, 트리니티에서 이쪽으로 가져와야 할 교재도 있고.」
그가 미소 지으며 말하자 코하루도 조금 표정을 풀었다. 하지만 약간 불안이 남아 있는 듯했기에, 그는 코하루의 어깨를 툭 치며.
「이럴 때는 어설프게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게 좋아. 자신은 제대로 일을 하러 온 거라고, 주변에 어필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나도 있으니까. 들켜도 변명할 수 있고, 그 정도가 들통나더라도 같이 성심성의껏 사과하면 분명 용서해 줄 거야. 이런 종류의 실수는 누구든 한 번쯤 저지르는 거니까.」
실수는 누구에게나 있고, 잊어버리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인적 오류는 아무리 조심해도 일어나기 마련이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일 것이다. 발생한 실수를 어떻게 하면 빨리 바로잡을까…… 즉, 사후 처리를 잘 할까 하는 것이다.
물론 코하루의 실수는 그렇게 큰 것이 아니므로, 굳이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들키면 이유를 설명하면 되고, 사과하면 분명 용서해 줄 것이다. 아무도 그녀를 책망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압수물 관리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아, 아마 하스미 선배…… 그, 근데, 혹시 이치카 선배일지도……?」
「음…… 뭐, 그 두 사람이라면 아마 괜찮을 거야.」
「어머, 나카마사 씨와도 아는 사이이신가요?」
「그래도 샬레니까. 아는 얼굴이 좀 넓어.」
하스미나 이치카, 그리고 최근에 인사한 마시로를 비롯한 유력 학생들은 물론, 특별한 직책이 없는 학생들과도 대체로 안면이 있다. 심지어 츠루기와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10분 정도 지나면 얼굴을 새빨갛게 하고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뜨기 때문에, 만난 횟수는 많지만 별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음엔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서로 바쁜 몸이라 그러지 못하는 것이 현실. 츠루기답다고 생각하지만, 느긋하게 얼굴을 보고 시간을 즐기고 싶은데…… 그건 사치스러운 바람일까.
그는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가볍게 준비하고…… 그래, 5분 후쯤에 출발할까.」
선생님은 「그럼, 나중에 보자」라고 말하고 교실을 나선다.
그리고────하나코는 가방 속에 책을 넣어둔 코하루에게 살며시 귓속말을 했다.
「────그런데, 코하루 쨩.」
「뭐, 뭐야……」
「가서 다음 권을 가져오면 안 돼요?♡」
「아, 안 그래!! 바보!!」
작가가 쓴 대사들, 한섭 대사로 바꿔버리기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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