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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레 활동 비망록
# 때맞춰 오지 못한 소녀
방금 전의 히나에 이은, 두 번째 방문객. 그 인물은 아야네 일행이 방금 전까지 이름을 부르며 애타게 찾던 그녀였다.
히나가 살짝 눈을 크게 뜨고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보자, 아비도스와 흥신소가 서 있던 쪽에서 천천히 여유로운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분홍색 머리의 소녀가 보였다. 애총을 쥐고 방패를 든 그녀는 분명 완전 무장이었지만, 지금은 아직 그다지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거의 텅 비어 버린 주변과 임계점까지 다다른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에 질렸다는 듯이 말했다.
「으헤~ 이건 또 무슨 일인 걸까나. 완전 난리가 났네.」
「호, 호시노 선배?!」
「응?!」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의 부장인 타카나시 호시노. 전투력 평균치가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히 높은 아비도스에서도 최강자인 그녀는 히나에게 필적하는 압도적인 신비를 자랑하고 있다.
그렇게 믿음직스러운 그녀의 출현에, 아비도스 학생들의 얼굴이 빛났다. 방금 전까지 승산이 거의 없던 상황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정도까지 회복된 것이다. 그녀들의 기대와 신뢰로 가득 찬 시선에 어딘가 쑥스러움을 느끼면서, 호시노는 「얏호~」 하고 헤실헤실 웃으며 늘어진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미안, 미안. 잠깐 낮잠을 자다가 말야. 조금 늦어버렸지 뭐야.」
아비도스, 흥신소, 선도부, 히나를 차례대로 바라보던 오드아이가──── 드디어 선생님과 와카모를 붙잡았다.
「──────응?」
방금 전까지의 말투가 거짓말처럼 들릴 정도로 차갑고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졸리던 눈이 일순간 크게 떠지며 경악을 드러냈다.
선생님의 상태. 와카모의 부축을 받아 겨우 서 있는 현재 상황. 머리에서 흐르는 피 때문에 감겨 있는 왼쪽 눈. 양손에 끼워진 낯선 장갑. 전신에 감겨 붉게 피가 스며든 붕대. 새하얗게 질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안색. 그 외, 살갗이 보이는 부분은 거의 전부 모래먼지와 피와 멍으로 뒤덮여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자세한 내용은 전혀 알 수 없다. 호시노가 아는 것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생님이 뭔가에 의해, 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았다. 알게 되어 버렸다.
「────선생……?」
「방금 전 이래로 다시 보네, 호시노. 어서 와」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고는, 평소처럼 미소 지었다. 느긋하고, 햇살 같은 미소. 하지만, 호시노의 눈에는, 그 미소가 명부에 떨어져 죽어가는 자가 짓는 마지막 안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횡격막이 경련하고, 성대가 얼어붙은 것처럼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식은땀이 흘러 어금니가 보기 흉하게 떨리고, 흐릿한 시야가 눈물을 인식한다.
흐르는 피의 온도와, 그에 따라 차갑게 식어가는 그의 몸…… 접촉하지 않았는데도, 그것을 느껴 버렸다.
「선생, 그 상처…… 어떻게 된 거야?」
「……이거, 말이지」
조심스럽게, 하지만 한없이 차갑게 선생님에게 묻는 호시노. 그녀의 시선에, 그는 우물쭈물하며 무언가…… 그녀를 걱정시키지 않기 위한 거짓말을 하려 한다. 누구도 울리고 싶지 않고, 슬프게 하고 싶지 않다는 그의 발버둥은 결국 결실을 맺지 못한다. 이 상처는 아무리 해도 감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는 포기한 듯 쓴웃음을 지으며.
「조금, 실수한 것뿐이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말했다.
「뭐하다 이제 온 거야! 오면서 못 봤어, 선배?! 엄청 난리가 났었다고!」
「응, 이상한 녀석들이 시바세키를 날려 버렸고, 선생님도 상처투성이가 됐어. 선도부는 그 녀석들을 소탕하는 걸 도와줬지만, 지금은 적이야」
선생의 고육지책의 거짓말…… 물론, 그에게는 진실이지만…… 에 납득하지 못한 세리카가 가장 먼저 달려들고, 시로코가 그것을 보충 설명했다. 그것을 듣고 호시노도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했는지, 아비도스 학생들이 적대심을 향하고 있는 선도부를 시선으로 훑었다.
「음~, 일단 선생님을 이렇게 만든 건 게헨나의 선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는데────」
중얼거리고, 호시노는 흥신소 쪽을 바라본다. 달빛 같은 눈동자에 꿰뚫린 아루 일행은 형언할 수 없는 압력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방금 전 히나에게 꿰뚫렸을 때와 같은────.
하지만, 그 압력은 그녀가 시선을 돌림으로써 풀렸다. 목구멍까지 조여 오던 사신의 손이 갑자기 사라진 것에 안도하며, 아루는 숨을 삼키며 사태의 전개를 지켜보려 한다.
호시노는 작은 보폭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내딛어──── 히나와 대치했다.
「흥신소를 쫓아서 여기까지 온 거야?」
「……선도부의 임무 기밀에 저촉돼. 대답할 수 없어.」
「이야아, 장난치지 마. 그렇게 많은 인원이 우리 자치구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아무런 설명 의무도 다하지 않는 건 좀 불성실하지 않아?」
호시노는 「게다가」 라고 말하며 히나 뒤에 서 있는 선도부 학생들을 훑어본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분노를 본 소녀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이건 위험해, 라고 본능이 전력으로 경종을 울린다. 히나 부장과 같은 타입, 싸우면 죽는다──── 라고.
「뭐, 대충은 알 것 같네. 흥신소 아이들은 명분이고, 진짜 목적은 선생이지?」
「……」
「으헤, 난 정치엔 관심 없지만, 선생님이 중요한 건 알고 있어. 하지만────」
호시노는 눈앞의 히나에게서 한시도 시선을 떼지 않고, 총의 안전장치를 풀고 방패를 펼쳤다.
「선생은 우리들의 고문이니까. 멋대로 데려가는 건 좀 곤란한데~」
「고문……」
「그래,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의 고문. 골칫거리 보물상자 같은 역할을 맡아주셨어, 선생은. 싫은 얼굴 하나 없이, 상냥하게 웃으며. 그러니, 말이야……」
서로 다른 하늘을 품은 두 색의 눈동자에 담긴 것은, 그 몸을 불태울 정도의 각오.
「그래도 선생을 데려갈 생각이라면, 전쟁할까? 우리랑 너희랑. 사소한 다툼 같은 게 아니라, 진짜 학교 간의 전쟁을」
절대 영도와 같은 목소리로, 호시노는 고했다.
올 테면 와라, 밟아 버리겠다──── 그렇게 말하는 듯한 선서. 설령 그 끝에 자신의 헤일로가 파괴된다 해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다. 이렇게 된 그녀는 멈출 수 없다. 설령 대대 규모의 군세를 보낸다 해도 혼자서 그 모든 것을 압도할 것이다. 히나 외에는 상대가 되지 않을 수준의, 명확한 위협. 그 압도적인 살의와 전의에 히나 뒤에 서 있는 이오리와 치나츠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리고, 히나도 표정을 바꾼다. 방금 전 아코에게 향하던 시선보다 더욱 날카로운, 육식동물이나 맹금류를 연상시키는 시선으로. 애총을 쥐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즉흥적으로 안전장치로 뻗어 나갈 것 같은 손가락을 의지로 억눌렀다.
「……1학년 때랑은 많이 달라졌군. 다른 사람인 줄 알았어.」
「……응? 이 아저씨를 알아?」
「정보부에 있었을 때 각 자치구의 요주의 학생들을 어느정도는 파악해두었었지.」
그렇게 말하고, 히나는 호시노에게서 살짝 눈을 돌린다. 시선에 담긴 감정의 색깔은 안쓰러움, 동정, 연민──── 그리고, 동경.
「특히 타카나시 호시노……. 너는 잊을 수가 없지. 그 사건 이후로 아비도스를 떠난 줄 알았는데.」
「……」
「……그렇군. 그런 건가. ……그래서 샬레가…… 아니, 그럴 리는 없겠지. 그라면 분명……」
「으음~, 네가 뭘 아는지는 관심 없지만 말이야」
히나의 말을 가로막듯, 호시노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로서는 드물게, 칼날처럼 날카로운 말이 담긴 말. 멀리 보던 히나는 곁눈질로 그녀를 꿰뚫어 보더니.
「다른 사람의 추억에, 멋대로 발 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몸을 태울 듯한 분노와 살의가 눈동자 깊숙이 시커멓게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살의와 동경, 두 가지 다른 감정이 두 최강자 사이에서 교차한다. 그리고, 그 균형은 히나가 발길을 돌림으로써 무너졌다.
「뭐. 됐다. 나도 여기에 싸우러 온 건 아니니까.」
바람에 펄럭이는 롱코트. 아비도스에게 등을 돌린 히나는 자신의 부하인 선도부 학생들에게 명령을 고했다.
「병력을 수습해라. 돌아간다.」
「에엣!?」
「뭔가 이견 있어?」
히나의 한마디에 선도부 학생들은 경악에 휩싸여 소리를 지르지만, 반론을 막아내는 날카로운 말과 눈빛에 침묵한다. 조용해진 자신의 부하들을 흘끗 보고, 그녀는 그 시선을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쪽으로 향하며──── 깊이, 고개를 숙였다.
「사전에 통보되지 않은 병력 운용. 그리고 타 자치구에서 소란을 피운 것. 이 일에 대해서 게헨나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는 아비도스의 대책위원회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드립니다. 지금 이후 게헨나의 선도부가 이곳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성심성의껏 담긴, 진심 어린 사과. 그것을 받은 아비도스 학생들은.
「부디 고개를 들어 주세요, 소라사키 히나 씨. 저희는 선도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어요. 방금 대립한 건 서로의 입장상 양보할 수 없는 게 있었기 때문이고…… 감사할지언정, 원한 같은 건 가지고 있지 않아요」
「응, 함께 싸웠던 건 사실이니까」
「뭐, 선도부 녀석들한테는 도움을 받았고……」
「그렇죠. 다행히 저희와 선도부 분들 사이에서 뭔가 일어난 건 아니니까요」
아야네, 시로코, 세리카, 노노미가 각자의 생각을 입에 담았다. 그녀들은 선도부 멤버들과 실제로 공동 전선을 펼쳤기 때문에, 더욱 감사하는 마음이 컸을 것이다. 그녀들은 선도부에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선생님을 데려가겠다고 했을 때는 분노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는 않는다. 함께 위협과 싸웠던 시간은 결코 거짓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두의 말을 들은 호시노는 「하아」 하고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내가 늦은 게 잘못이네」
다른 멤버들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대책위원회, 총 5명의 말을 정면으로 받아들인 히나는 「고맙다」고 짧게, 그러나 분명히 고하고 흥신소 쪽을 바라보았다.
「흥신소 68」
「히익!」
히나의 평범하지만 무서운 목소리에 움츠러든 아루는 재빨리 아비도스의 그림자 뒤에 숨었지만, 그런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사형 선고를 고했다.
「다음번에 게헨나 자치구에 발을 들일 때는…… 각오하는 것이 좋을 거야」
살기를 담은 히나의 말에 아루는 흰자위를 드러내며 졸도할 뻔했다. 그것을 무츠키는 웃으며 사진 한 장을 찍고, 하루카는 우물쭈물하고, 카요코는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흥신소의 평소 모습이었다.
히나는 그것을 흥미 없다는 듯 흘끗 보고──── 선생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그의 앞에 섰다. 고개를 숙여, 그에게서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선생님」
「막아줘서 고마워. 공동 전선은 샬레의 의뢰 형태로 해둘 테니, 히나는 신경 쓰지 마. 사후 처리 제반 사항은 내가 모두 책임질 테니까. 아, 그리고 보수도 조만간 송금해 줄게」
서로에게 들릴 정도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 선생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히나의 귀를 간지럽혔다.
──── 속마음을 말하자면, 지금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다. 안기고 싶었다. 안아달라고 하고 싶었다. 그날처럼 머리를 쓰다듬어 주길 바랐다.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따뜻한 온기로, 이름을 불러주길 바랐다.
「……그래, 고마워」
──── 하지만, 그것을 바라면, 그는 분명 곤란해할 테니까. 초면인 사람에게 안겨도 당황할 뿐이니까. 상냥한 그는 거절 같은 건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선은 확실히 그어야 한다. 계속 우리들을 위해 싸워온 그에게 질려버리지 않도록.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아」 하고 말하며.
「아코를 너무 책망하지 마」
「알았어…… 참, 선생님. 아비도스 고등학교 문제에 대해, 할 이야기가 조금 있어」
「카이저 코퍼레이션 건인가?」
선생님이 장난스럽게 말하자, 히나는 놀라움에 얼굴을 물들였다.
말수가 적고 무표정하게 보이던 그녀가 지은,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 그것을 기쁘게 여기며 그는 말을 이어나갔다.
「아비도스 사막 지대. 그곳에서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게다가, 진주와 납이 운반되고 있고, 신비가 울리고 있어…… 그렇지?」
「……그 정보, 아무도 파악하지 못했을 텐데」
「나도, 놀고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거야」
「……그렇군. 아, 그리고 10분 정도 후에 응급의학부 차량이 도착할 테니, 괜찮다면 사용해.」
히나의 말에, 선생님은 잠시 생각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이어서, 평소와 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감사히 사용하도록 할게.」
「응…… 우리는 이제 갈게. 다음에 보자, 선생님.」
그렇게 말하고, 아쉬운 듯 선생님에게서 멀어지는 히나. 선도부 학생들과 함께 걸어 아비도스를 떠나려 하지만────.
「히나!」
돌아보자, 평소보다 더 상냥한 미소를 지은 그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다음에, 반드시 만나러 갈게」
──── 그렇게, 말해 주었다.
내 입맛에 맞추려고 번역 수정하는 거 가끔 있으니까, 만약 원문과 대조해서 볼 사람은 이 점 유의하시길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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