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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샬레 활동 비망록
# 최강의 증명
서로에게 물러설 수 없는 목적을 품은 채, 이 장소를 다시금 전장으로 만들려던 두 집단을 막아선 것은, 하얀 긴 머리카락과 뒤틀린 뿔을 가진 자그마한 소녀였다. 초등학생으로 보일 정도로 가늘고 연약한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뿜어져 나오는 압력은 틀림없는 강자의 그것. 와카모조차 능가하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주변의 모든 것을 위압하고 있었다.
메고 있는 거대한 총…… MG42(종막의 디스트로이어)마저도, 그녀가 뿜어내는 압력 앞에서는 흐릿하게 보였다. 총이라는 명확한 폭력보다 그녀가 몇 배는 더 무서운 것이다. 통신 너머로 나타났을 뿐인데도, 이 장소의 주도권을 모두 장악했다.
명확한 위협이다. 신의 지식(자프키엘)과는 다른, 단순 명쾌한 스펙의 폭력. 싸웠다간 손발도 못 써보고 질 것이라는 걸──아비도스와 흥신소 소녀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했다.
매처럼 날카로운 눈을 한 채 조금도 표정을 바꾸지 않고, 감정이 빠져나간 목소리로 아코의 이름을 부른 그녀야말로.
「어…… 히, 히나 부장님!?」
게헨나 학원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 키보토스에 있어 최강의 한 축이자 불량 학생들의 공포의 상징. 평범한 학생들과는 격이 다른, 문자 그대로 차원이 다른 전투 능력을 자랑하는 일기당천의 소녀.
그녀에게 평탄한 목소리로 이름이 불린 아코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 지르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등골이 곧게 펴지고, 긴장된 공기가 흐르며,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흘렀다.
그 모습을, 아비도스의 소녀들은 의아하게, 흥미로운 듯이 바라봤다.
「부장……?」
「선도부의 리더!?」
아야네가 의문의 목소리를, 세리카가 경악의 목소리를 높였다. 두르고 있는 군복 같은 교복은 분명 게헨나 선도부의 정장이었고, 소매를 꿰지 않고 걸치고만 있는 롱코트에는 '선도'라고 적힌 완장이 보였다.
그녀가──게헨나 최강, 선도부장.
아비도스와 흥신소의 얼굴색이 안 좋아졌다. 특히 아루는 눈알을 뒤집고 평소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부, 부, 부장님이 지금 이 시간에 왜……?」
「아코, 지금 어디야?」
「저, 저요? 저는…… 그, 그러니까…… 그게…… 네! 게, 게헨나 근교에 있는 시내예요! 네, 선도부원들과 함께 정기 순시를…….」
시선을 좌우로 움직이며 얼버무리는 아코. 물론, 모두 거짓말이다. 그녀는 게헨나 학원 선도부 본부의 한 방에 있었고, 순찰도 하지 않았다. 대대 규모의 선도부는 게헨나 외곽 시내가 아니라 아비도스의 사막 지대에 있었고 전투 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한 말에, 세리카는 자신도 모르게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거짓말이잖아!!」
「역시 행정관 독단의 행동이었나보네요…….」
아코의 독단 전행, 그것이 가진 의미는 이 장소에 있어 크다. 적어도 히나의 참전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상정되지 않았고, 더 이상의 증원도 없을 것이다.
아코의 행정관이라는 직책은 무겁다. 하지만, 독단으로 대대 규모의 병력을, 그것도 다른 자치구에서 움직일 정도는 아니다. 틀림없이 필요한 과정…… 선도부장인 히나와 학생회 만마전(판데모니움 소사이어티)의 승인을 건너뛰었을 것이다. 그녀의 능력을 생각하면, 명령 계통의 개찬이나 위장 정도는 손바닥 뒤집듯 쉬운 일……이라는 사실도, 이 추측을 뒷받침했다.
이 결론에 재빨리 도달한 카요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총구를 내렸다.
「그, 그건 그렇고 부장님은 이 시간에 왜…… 추, 출장가신다는 건 어떻게 되셨어요?」
「음. 이제 막 도착했어.」
「아, 그렇군요, 부장님! 제가 지금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조금 뒤에 연락드릴게요! 바, 바빠서, 지금은!」
아까보다 훨씬 빠르게 말을 쏟아내는 아코에게, 무표정을 고수하던 히나가 처음으로 감정을 드러냈다. 의문의 표정을.
「바쁜 일……? 정기 순시 중에 바쁘다니 별일이 다 있군. 무슨 일이지?」
갈 곳 없는 손가락으로 태블릿 화면을 만지작거리며, 아코는 생각을 굴렸다.
실패했다──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해 버려, 히나에게 의문을 품게 할 틈을 주고 말았다.
애초에, 그녀가 다른 선도부원들과 함께 순찰하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다. 대개 그녀는 각 지역의 순찰을 총괄하는 쪽이지 현장에 참여하는 경우는 적다.
있다고 해도, 그것은 큰 문제가 일어났을 때…… 이를테면, 미식연구회가 다른 자치구의 레스토랑을 폭파했다거나, 온천개발부가 D.U. 부지 안에 구멍을 냈다거나, 그 정도 수준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정도의 사건이라면 가장 먼저 히나에게 연락이 갈 터였다. 하지만, 히나의 단말기는 귀환한 이후 전혀 진동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물론, 아코는 아비도스 습격…… 아니, 선생 포획 작전을 실행할 의사를 히나에게 전하지 않았다. 완전한 독단 전행인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히나에게 의심받지 않도록 그럴싸한 가짜 보고를 신속하게 하여, 연막을 칠 필요가 있었지만…… 위장에 사용할 만한 사건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다. 아코가 애먹을 만한 사건은 더더욱 없다.
평상시라면 기뻐할 평온이, 아코는 지금만큼 원망스러웠던 적이 없었다.
체면을 가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 아코는, 적당한 사건…… 온천개발부가 교사에 구멍을 뚫고 도망쳤다는 식으로라도 둘러대며, 어떻게든 순조롭게 넘어가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타 자치구에서 부원을 멋대로 운용하는 일…… 같은 건가?」
「……네?」
지금까지와 같은 통신 너머의 음성이 아닌 육성이 들렸다. 치나츠가 봤을 때, 오른쪽에서부터.
그것을 인지한 순간, 치나츠와 이오리는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허둥지둥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봤다.
「……읏!?」
「큭──!」
「하아, 어어어어!?」
「!?」
어느새, 그녀는 그곳에 서 있었다. 보라색 교복과 그 위에 걸친 롱코트를 바람에 휘날리며, 자신의 키에 필적하는 총을 가볍게 메고, 가끔씩 등 뒤의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는 소녀.
그녀는 퉁명스러운 표정으로 아비도스 일행과 흥신소, 선도부, 와카모를 보고…… 그러다 마지막으로 선생을 봤다.
「부, 부, 부, 부장?! 어, 언제?!」
이오리가 경악의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히나는 선생을 뚫어지라 응시하고만 있었다. 그녀는 여러 감정이 뒤섞인 눈으로 선생을 꿰뚫어본다. 그리고, 그도 그 시선을 눈치챘는지 푸른 그대로인 눈을 움직여────시선이, 교차했다.
「……선, 생님」
「────히나」
히나가 이를 악무는 듯한, 울음을 참는 듯한 목소리.
선생의 후회와 자책, 만난 기쁨과 깊은 사랑이 복잡하게 얽힌 목소리.
서로의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혹은 상대방에게 들려주기 위한 목소리가 아니었으니까.
한순간의 해후. 서로 시선을 교차시킨 것은 1초도 안 되는 시간이었고, 그 이상의 일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먼저 선생이 시선을 끊는다. 그 순간, 그가 수줍게, 사랑스러운 것을 본 것처럼 쓸쓸히 웃었다는 것은────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선생에게서 시선을 거둔 히나 또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다하려는 듯 얼음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잘 설명해야 할 거야. 아코. 이 상황을.」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이, 더욱 강해졌다. 마치 공기가 의지를 가지고 온몸을 압궤시키려는 듯한 압력. 아루는 다시 한번 눈알을 뒤집었다.
「게헨나의 선도부장이라면…… 소라사키 히나. 모습도 알려진 정보와 일치해요. 정말 본인인가봐요.」
「……이건, 본격적으로 골치 아프겠네……」
아야네와 카요코의 쓰디쓴 중얼거림. 없을 거라고 단정했던 '히나의 합류'라는 최악의 사태가 눈앞에서 현실이 되고 말았다.
특히, 히나의 강함과 무서움을 뼈저리게 아는 카요코는 노골적으로 표정을 찌푸리고 있다.
「명실상부 게헨나 최강. 이 상황에서 저쪽에 아군이 되어주면, 승산이 완전히 사라져」
「으음, 그렇긴 한데…… 뭔가 저쪽 분위기 안 좋지 않아~?」
「응, 그러게…… 혹시 내분?」
무츠키와 시로코의 말대로, 게헨나 쪽 분위기는 매우 좋지 않다. 살벌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하지만, 대립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히나가 뿜어내는 위압감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대립의 형태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치나츠나 이오리 같은 간부급 소녀들도 저절로 등골이 곧게 펴지고, 그 외 멤버들은 노골적으로 안색이 나빠지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부, 부장님, 그, 그러니까…… 불량학생들을…… 잡으러…….」
「흥신소 68을 말하는 거야? 그거치고는 좀 많이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이런 수로 상대해야 할 상대가 아니야」
히나는 「게다가」라고 말하며.
「샬레에 아비도스──어째서, 그녀들과 전투 상태에 있는 거야? 애초에, 나는 이 작전 행동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자치구를 넘은 작전 행동에는 사전에 내 인가가 필요할 텐데」
「그, 그러니까…… 제, 제가 전부 설명하겠습니다…… 부장님.」
「…………아니, 이제 됐어. 대충 알 것 같으니까.」
「엣」
아코가 말하려던 변명과 설명을 '필요 없다'는 듯이 히나는 싹둑 잘라냈다. 물론, 자세한 설명은 듣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보고서 위에서다.
분노와 함께 전의를 불태우던 아비도스와 흥신소 68, 재액의 여우. 히나가 모르는 선도부의 움직임. 아코의 동요.
지금 이 장소에서 일어난, 혹은 일어나려 했던 일은 대충 파악했다. 유일하게 모르는 것은, 선생이 치명상 직전의 상처를 입었다는 것뿐.
「말하자면 게헨나의 불안요소의 확인 및 제거. 그런 정치의 일환이었겠지.」
히나는 그 명석한…… 정보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 빠른 머리 회전으로, 아코의 의도를 상황 증거만으로 간파했다. 역시 만만치 않다────그렇게 생각한 와카모는 히나의 평가를 한 단계 올렸다.
「하지만 아코. 우리는 선도부다. 학생회가 아니야. 샬레, 티파티…… 총학생회장…… 그런 건 <만마전>의 너구리들에게나 맡기면 그만이야. 이 일련의 행동은 우리, 선도부의 소관을 넘어서고 있어」
「히, 히나 부장님……」
모시던 상관에게서 명확한 질책. 담담한 어조이면서도, 어딘가 분노를 느낄 수 있는 말에 아코는 말을 잇지 못한다. 뭔가 입을 열려 해도, 통신 너머로 향하는 엄한 시선에 꿰뚫려 버려…… 그녀는 입을 다물고,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자세한 이야기는 돌아가서 하지. 통신을 끊고 선도부실에서 자숙하고 있어라. 아코.」
「……네」
그 한마디와 함께, 아코와의 통신이 끊긴다. 그녀의 침통한 표정을 본 선생은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아팠다. 확실히, 그녀의 언행은 게헨나 선도부로서는 일탈적인 것일 터. 하지만, 그는 그녀의 독단 전행의 도움도 받아서 승리를 거머쥔 몸이다. 어떻게든 벌을 가볍게 해주고 싶지만, 너무 간섭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그 부분의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그렇게 생각하던 선생이었지만, 그 사고는 시로코의 엉뚱한 한마디에 의해 잘려나간다.
「……그럼 다시 해볼까.」
「하아!? 잠, 잠깐 기다려!?」
시로코가 '다시 시작하자'는 듯이 총을 겨누고, 선도부에 총구를 겨누자 아루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며 말리러 왔다. 그 모습을 보고 아비도스 일행은 동요가 일고, 무츠키가 웃고, 카요코는 한숨을 쉬고, 하루카는 우물쭈물하고 있다.
당연히, 이 상황에서 개전해도 흩어질 뿐이다. 탄약은 바닥나기 시작했고, 이쪽의 체력과 기력은 한계에 달했고, 총도 혹사시켜 버렸기 때문에 조속한 정비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상대편에는 단신으로 선도부 전 세력을 능가할 수 있는 히나가 있다. 무모한 수준이 아니었다.
「자, 잠깐만요! 게헨나의 선도부장이라면 키보토스에서도 그 상대를 찾기 힘들 정도의 강자 중의 강자예요! 여기서는 성급하게 움직이지 말고 일단 교섭해야 해요! 왜 이렇게 싸움을 좋아하는 거예요, 다들!」
「미, 미안……」
아야네가 대단한 기세로 말을 쏟아내자, 시로코도 그 박력에 기가 죽어 고개를 끄덕인다.
그것을 확인한 아야네는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선도부장과 대치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쪽은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입니다. 게헨나의 선도부장, 소라사키 히나 씨, 맞으시죠?」
「응, 맞아」
「이 상황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계신가요?」
「……사전 통보 없는 타 자치구 근방의 무단 병력 운용 및 타 학원생들과의 충돌이 발생────」
「그건 미수야」
히나의 말을 가로막듯이 말을 뱉은 것은 샬레의 선생이었다. 와카모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서 있는 그는, 하얗다 못해 창백해진 손을 팔랑팔랑 흔들고 있었다.
「아아, 내가 만신창이인 건 지금은 깊게 캐묻지 마. 나중에…… 그래, 한 3일 뒤쯤에 보고서로 보내줄 테니까」
「……그래, 알았어」
선생의 강압적인 발언에, 히나는 어딘가 석연찮은 표정으로 승낙한다. 그리고, 그녀는 「어쨌든」이라고 말하며.
「하지만 어찌됐든 선도부의 공무를 가로막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비도스.」
「……읏!?」
「그래.」
「그래서?」
「저희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아요. 선생님은 빼앗기지 않아요.」
히나의 말에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아비도스. 할 테면 해 보라는 듯한 호전적인 모습에 아루는 속으로 몸을 떨었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아비도스 애들, 너무 호전적인 거 아니야?」
「선생을 빼앗기기 싫으니까 그런 거 아닐까?」
카요코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생각한다. 아비도스가 싸울 의지를 보이고 있는 현재, 흥신소만 도망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선생은 전투를 멈추고 싶은 쪽이겠지만, 누군가가 총탄 한 발이라도 발사하면 즉시 개전할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총탄의 수는 단 한 발이면 충분하다는 것을, 사라예보 사건과 렉싱턴 콩코드 전투가 증명하고 있다.
가령 이 상황에서 전투가 일어날 경우, 최소한 히나만은 데려가야 한다. 그것도, 가능한 한 빨리.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로 승산이 없다.
긴박한 공기가 두 세력에 흐르는 가운데, 아야네는 태블릿을 움켜쥐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럴 때 호시노 선배가 있었으면…….」
「────호시노?」
그 이름을 내뱉었을 때, 확실히 히나가 반응했다. 움찔, 하고 눈썹이 미미하게 움직이며 철가면을 무너뜨리게 만든 그 이름은, 그녀에게 있어 기억에 새겨두어야 할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비도스의 호시노……라면…… 타카나시 호시노……?」
「으헤~ 누가 부른 건가.」
나른한 목소리가 잘 울려 퍼졌다.
기억이 없다기에는 반응이 흐으음
다른 사람 앞이라서 자제하는 건가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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