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5063421
작가 : K
작가의 말 : 연인이 된 선생님과 마리의 이야기입니다.
염장 지르는 내용입니다.
마리랑 둘이서 야경을 보는 이야기
유리 너머로 뻗어 나오는 그림자를 옆눈으로 흘겨보며 일에 매진한다.
일의 특성상, 평일에는 외근이 중심인 만큼 오히려 오늘처럼 쉬는 날은 실내에 틀어박혀 남은 일을 처리하는 게 요즘의 디폴트가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토, 일요일은 쉬고 싶은 게 본심이다.
그렇긴 하지만 혼자서 잔업을 하다 보면 피로가 여기저기 쌓인다.
평소에 들리는 소란이 그리워진다.
커피라도 내려 마실까.
짧은 휴식 시간을 가진 덕분에 조금 능률이 오른 뇌는, 해가 지기 전이나 막 지기 시작하는 시각에 예상보다 조금 이른 타이밍에 업무 종료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해방감에 못 이겨 비치된 소파에 다이빙해 버렸다.
……어라,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아무래도 몸이 한계였나 보다.
그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왠지 모르게 따뜻하다.
…뭐라고 해야 할까, 소파에 배어든 내 체온이 아닌 따스함을 느낀다.
점점 의식의 윤곽이 선명해진다.
무릎 위에 머리를 올려놓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마리?」
「네, 당신의 마리예요.」
잠에서 막 깨어난 머리에 연인의 편안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정말 마음이 놓인다.
「평소처럼 선생님 댁에 들렀는데, 안 계시길래 혹시 여기 계신 걸까 싶어서요.」
「그랬구나, 평소라면 이 시간에 집에 있을 텐데.」
「네. 하지만 선생님이시니까 바쁘시겠구나 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좀 더 능률적으로 일하고 싶기는 한데.」
「아니에요, 선생님은 늘 저희들을 위해 힘내주고 계시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하지만 너무 무리하는 건 안 돼요.」
그때까지는 원려(遠慮)도 있어서인지 말하기 어려웠던 말도, 사귀고 나서는 확실하게 말해주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변화가 아주 기쁘다.
박애를 지향하는 그녀가 나에게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밥 되어 있을 테니까, 둘이 같이 먹어요.」
「정말 고마워.」
「집 열쇠를 받았으니까요. 제가 할 수 있는 일로 선생님께 보답하고 싶어요.」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것 같아.」
따뜻한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뭐 원래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상, 약간은 퇴폐적인 울림이 있기는 하지만(열쇠를 건네주거나 하는 등), 그런 관계는 일절 맺고 있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그 외에는 거의 다 완료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지만, 그건 일단 제쳐두자.
「그래도 이렇게 무릎베개를 하고 있으니 선생님에 대해 여러 가지 알게 돼서 즐거워요.」
「예를 들면?」
「속눈썹이 꽤 길다든지, 손가락 끝이 예쁘다든지, 잠꼬대를 한다는 것 같은 건가요.」
「미안, 마지막 내용이 너무 신경 쓰여…」
「…비밀이에요!」
「그럼 이번엔 나도 마리의 잠꼬대를 들어볼까?」
「그, 그건 안 돼요!」
「농담이야.」
「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중에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농담인지 진심인지 알게 되었어요?」
「…죄송합니다, 제가 졌습니다.」
「……게다가 들려드리기에는 아직 부끄럽기도 하고요.」
얼굴을 붉히며 하는 그녀의 말은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런 그녀를 좋아하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는다.
「하지만 밤의 샬레에서 보이는 하늘은 정말 아름답네요.」
「응, 나도 이 풍경을 좋아해. 게다가 오늘은 실내 조명도 안 켰으니까.」
「네, 그래서인지 달의 빛이 눈에 들어와요.」
「예쁘네, 달이.」
내가 그런 말을 중얼거리자 그녀의 얼굴이 또다시 붉어졌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뻐하는 듯 보였던 것은, 착각이었을까.
그 후로도 한동안 우리는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이 뽀송수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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