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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ブルーアーカイブ #調月リオ リオと先生 非合理的な選択 - ニケの小説 - pixiv
調月リオ、17歳。 ミレニアムサイエンススクールの生徒会長にして、C&Cの設立者。 生活を支える基盤技術から軍事産業に関わるレベルに至る数多の特許を保有し、さらに古代技術に関する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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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ニケ
# 리오와 선생님 비합리적인 선택
츠카츠키 리오, 17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학생회장이자, C&C의 설립자.
생활을 지탱하는 기반 기술부터 군수 산업에 이르는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아가 고대 기술에 관한 방대한 지식과 기술도 갖추고 있다.
밀레니엄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고까지 소문난, 키보토스에서도 손꼽히는 천재지만――.
강변을 따라 늘어선 가로수 가지에 눈이 얇게 쌓여 있다.
마른 바람이 불 때마다 쌓인 눈이 마치 가루 설탕처럼 보슬보슬 흩날렸다.
올려다본 하늘은 끝없이 맑게 개어 있었고, 짝으로 보이는 들새 두 마리가 기분 좋은 듯 날고 있다.
시간은 곧 낮 12시를 가리키려 하고 있었다.
약한 햇살이 내리쬐는 가운데,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츠카츠키 리오는 약속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오가는 상점가 거리를 빠른 걸음으로 걷는 그 모습은, 마치 도망자처럼 고개를 숙인 채였다.
굽 소리를 내며 보도교 계단을 달려 올라갔다 내려온다.
횡단보도 건너편에 목적지를 발견했지만, 신호에 걸린 리오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날카로운 시선으로 주위를 재빨리 살핀다.
다행히 인척은 없다.
리오는 작게 숨을 내쉬며 태블릿을 꺼냈다.
가는 손가락 끝이 직접 만든 것으로 보이는 앱 아이콘을 탭한다.
곧바로 기동 화면으로 넘어가더니, 화면 중앙의 데포르메 된 아방가르드 군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앱이 실행되기까지는 단 몇 초가 걸린다.
지금의 리오에게는 그 짧은 시간조차 길게 느껴졌다.
불안과 긴장이 뒤섞인 하얀 입김이 태블릿 위로 가볍게 떨어진다.
2초 후, 앱은 정상적으로 실행되었고 여러 개의 화면이 열렸다.
그중 하나를 자세히 살펴보니, 방금 지나온 상점가의 현재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나아가 은신처 근처의 공원과 지금 바로 리오가 서 있는 횡단보도의 모습까지도 찍혀 있었다.
――그것은 발키리 경찰학교가 거리 곳곳에 설치한 CCTV 영상이었다.
본래 외부인이어야 할 리오가 왜 그것을 열람할 수 있는 것일까.
그녀의 표정은 담담했다.
앱을 조작하는 손가락 끝에도 망설임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듯 아무런 주저함 없이 CCTV를 해킹하더니, 자신이 찍힌 부분만 전부 삭제했다.
그리고 부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영상을 편집한다.
그 능숙한 솜씨는 아무리 봐도 오늘 처음 해본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어 SNS나 인터넷 게시판 등을 검색하며 자신의 목격 정보가 퍼지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지금도 도망 중인 리오에게 외출 중일 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언제 어느 때 밀레니엄 학생과 마주칠지 모른다.
특히 세미나 녀석들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다시 거처를 옮겨야만 한다.
그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붙잡히게 될 우려조차 있다.
그렇기에 리오는 언제나 완벽하게 계획을 세운 뒤에 은신처를 나서곤 한다.
자신의 처지에 부자유스러움을 느낄 때는 많지만 불평은 할 수 없다.
이렇게 된 것은 전부 자기 탓이니까――.
신호가 파란불로 바뀐다.
일과가 된 해킹과 영상 편집을 마친 리오는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리고 공원 이름이 새겨진 석비를 곁눈질하며, 선생님이 기다리는 산책로로 발을 들였다.
공원 중앙을 흐르는 가느다란 개울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안쪽으로 뻗어 있다.
나아갈수록 주변에는 눈을 머금은 나무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기온도 상점가보다 몇 도 낮은 탓인지 사람 기척은 아예 없다시피 했다.
들려오는 것은 희미하게 흐르는 냇물 소리와 낙엽을 밟는 메마른 발소리뿐.
겨울색으로 물든 산책로는 호젓하게 정적에 휩싸여 있었다.
10분 정도 걸었을 무렵, 양복 차림의 선생님이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 순간, 자신의 보폭이 미세하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리오 자신은 깨닫지 못했다.
하얀 입김을 짤막하게 내뱉으며 벤치까지 다가온 리오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인사했다.
「안녕, 선생.」
「여어, 리오.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추웠지?」
「어제에 비해 기온은 2도 정도 낮아졌어. 오늘은 바람도 강해서 체감 기온도 떨어져 있거든. 추운 건 그 때문이야.」
그렇게 말하며 리오는 태블릿을 선생님에게 보여주었다.
거기 표시된 것은 현재 위치의 기온과 바람, 그리고 구름 상태였다.
「여기를 봐. 등압선이 밀집되어 있지? 게다가 찬 공기도 남하하고 있어. 저녁부터 밤까지는 더 추워질 거야. 하지만 안심해.」
가는 손가락이 태블릿 표면을 훑는다.
화면이 확대되며 키보토스 전역의 일기예보도가 비쳤다.
리오는 마치 강의라도 하듯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된 거니까, 이대로 가면 이번 달 말쯤에는 이 추위도 누그러질 거라 생각해.」
한바탕 이번 달 일기예보를 읊어댄 뒤에야 리오는 겨우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용건이지?」
리오다운 대화 흐름에 선생님은 입가를 푼히 늦췄다.
「이걸 주려고 말이야.」
그러면서 건넨 것은 종이봉투였다.
안을 들여다보니 천으로 싸인 상자 모양의 물건이 들어 있었다.
미간을 찌푸리는 리오에게 선생님은 추위로 약간 발그레해진 코를 훌쩍이며 말을 이었다.
「도시락이야. 저번에 약속했었잖아?」
이지적인 붉은 눈이 조금 커졌다.
리오의 머릿속에 선생님이 직접 만든 스튜를 함께 먹었던 날의 일이 스쳐 지나갔다.
분명히 말했다.
도시락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가벼운 마음으로 던진 한마디였다.
실제로 말한 당사자조차 오늘 이 순간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렇게 막상 도시락을 건네받으니 어떻게 반응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리오는 그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은 수제. 저번에 먹은 스튜처럼 맛은 그저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쓴웃음을 지으며 선생님은 말을 이었다.
도시락 내용은 리오의 건강과 식생활 개선을 생각해서 당질을 줄인 채소와 닭고기가 메인.
그 때문에 맛이 너무 밋밋해지지 않도록 몇 번이나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한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동안 리오의 시선은 자연스레 종이봉투 안을 향했다.
지금 이 순간도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커서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재치 있는 말 한마디 내뱉을 여유는 전혀 없었다.
그러는 와중에 문득 정신을 차리니 리오는 방금 전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는 도시락을 가슴에 품고 있었다.
마치 추운 겨울 하늘 아래서 손에 쥔 작은 온기처럼.
상황은 이해했지만 감정은 지금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그래도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겨우 입을 열었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몹시 서툴고 더듬거리는 것이었다.
「고, 고마워. 선생. 하지만 설마 정말로 만들어 줄 줄이야. 저기…… 이럴 때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 그러니까, 고생…… 많았지?」
손을 가볍게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야"라며 웃어 보이는 선생님이었지만, 눈 밑에 옅게 자리 잡은 다크서클은 속일 수 없었다.
그것은 바쁜 와중에 귀중한 수면 시간을 깎아가며 도시락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대변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 리오는 자신의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감정의 파도가 소용돌이친다.
가벼운 마음으로 부탁했을 뿐인데.
말한 본인조차 잊고 있었던 일인데.
그런데도 선생님은 제대로 기억해 주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 주었다.
무언가 보답을 해야 해――누군가에게 처음으로 선물을 받은 리오는 문득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리오는 전혀 알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상황이 떠올랐다.
샬레에서의 업무를 도와주면 될까?
아니면 다른 학교를 해킹해서 선생님에게 유익한 정보를 훔쳐 오면 될까?
혹은 은행 계좌를 조작해 선생님이 원하는 금액을 마련해 주면 될까?
만약 이 자리에 아케보시 히마리가 있었다면, 리오가 생각하는 "보답" 앞에서 깊은 한숨을 쉬거나 독설의 퍼레이드를 퍼부었을 것이 분명했다.
물끄러미 생각에 잠긴 키보토스 굴지의 천재가 무슨 생각을 하나 싶었는지, 선생님은 옆모습에 말을 걸었다.
「혹시 괜한 참견이었을까?」
「아, 아니야!」
자신도 놀랄 만큼 큰 소리가 튀어나와 찔끔한 표정을 지은 리오는 급히 선생님에게서 눈을 돌렸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선생님의 얼굴은 기쁜 듯하다.
「다행이다. 그럼 안심이네. 아, 그리고 혹시 괜찮으면 나중에 소감 같은 거 들려주면 고마울 것 같아. 다음에 참고할 수 있게.」
「에――!?」
길쭉한 눈을 최대한 크게 뜬 리오는 당황한 기색으로 선생님에게 다가갔다.
「자, 잠시만 기다려 줘. 다음이라니…… 설마 또 만들 생각이야?」
「리오만 좋다면야.」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하지 못해 드물게 당황해하는 리오와는 대조적으로 선생님은 지극히 침착했다.
마치 "그런 건 당연한 거잖아"라고 말하는 듯이.
리오에게 도시락을 전달한 것으로 만족했는지, 손목시계를 본 선생님은 자기 몫으로 보이는 도시락통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소감은 언제든 좋으니까.」
「에? 벌써 가는 거야?」
꿈에서 깬 듯한 표정으로 되물은 리오에게 선생님은 부드럽게 대답했다.
「너무 오래 같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들킬지도 모르니까. 그러면 곤란하잖아?」
「그, 뭐어, 그렇지……」
여전히 도망 중인 신분인 리오에게 선생님의 말은 지극히 타당한 것이었다.
그래도 그 옆모습은―― 유원지에서 한참 놀던 도중 "이제 가자"라는 말을 들은 아이처럼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였다.
리오가 짓는 표정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선생님은 자상하게 훈계하듯 말했다.
「조심히 가고. 추우니까 따뜻하게 챙겨 입어야 해. 그리고 건조함도 조심하고.」
그렇게 말을 남기고서 다시 업무로 돌아가려는 것이리라.
샬레가 있는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리오는 한동안 침울한 표정으로 배웅하고 있었다.
하지만 돌연――발이 한 걸음 앞으로 나간다.
「저기, 선생님.」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려는 뒷모습에 리오는 아주 조금 떨리는 목소리를 얹었다.
「돌아보지 말고 그대로 들어 줘.」
순순히 "알겠어"라고 해주었지만, 등 너머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 느껴진다.
리오는 짧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어째서 만들어 준 거지? 진짜 이유를 말해 줘.」
「리오가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니까.」
「그런 걸론 납득할 수 없어. 사실은 더 그럴싸한 이유가 있잖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만들다니…… 그런 건 비합리적이어도 정도가 있어.」
리오다운 말투에 선생님은 안 보이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쓴웃음을 지었다.
「음, 확실히 리오가 말한 대로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겠지.」
역시나――당장이라도 답을 알고 싶은 감정에 휩쓸리듯 검은 힐의 발끝이 선생님 쪽으로 조금 더 다가갔다.
「네가 좀 더 건강했으면 좋겠어서야. 스튜 먹었을 때 말했잖아? 마트 도시락이나 냉동식품만 먹지 말고 좀 더 몸에 좋은 것도 먹었으면 좋겠다고.」
필시 더 깊은 이유가 있을 거라 짐작하고 긴장하고 있던 리오는 너무나 평범한 대답에 정신이 아득해져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말았다.
「…………하? 자, 잠깐만! 정말로 그것뿐이야? 고작 그런 이유로? 마, 말도 안 돼!」
「그렇게 이상한 일인가? 리오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돕고 싶었을 뿐인데?」
「그런 거라면 더욱 의미를 모르겠어! 그야! 당신한테는 아무런 이득도 없잖아!」
그래.
이건 전혀 합리적이지 않아.
나는 당신한테 엄청 폐를 끼쳤는데.
매번 곤란하게만 만드는데.
심한 말도 했었는데.
못된 짓도 저질렀는데.
언제나.
언제나.
그런데 어째서, 대체 왜?
왜 나한테 그렇게까지 해주는 거지?
도통 영문을 모르겠어!
가슴 속에서 뜨거운 감정이 몰아친다.
언제나 합리적인 사고 아래 살아온 리오에게는 선생님의 생각도, 행동도, 그 모든 것이 이해의 범주 바깥에 있었다.
잔뜩 당혹스러워하는 리오의 기색을 등 너머로 고스란히 느낀 선생님은 나무라는 것도, 타이르는 것도 아닌 그저 다정하게 이야기하듯 말했다.
「리오는 나의 소중한 학생이니까. 그 학생의 건강을 생각하고 보살피는 건 나한테 당연한 일이야.」
두 번째 충격이 리오의 가슴을 꿰뚫었다.
저도 모르게 도시락을 안고 있는 양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것은 둘이서 스튜를 먹었던 날의 일이었다.
단골 마트에서 원하던 반값 도시락을 사지 못해 곤란해할 때, "좀 더 건강에 좋은 걸 먹었으면 좋겠어"라고 조금 곤란한 얼굴을 하며 똑같은 말을 해 주었을 때를.
그때는 선생님의 말을 그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지적받은 영양 부족은 보충제로 채우고 있었으니까.
거기에 한 달에 한 번은 자신의 몸을 스캔하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기 몸 상태는 자기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선생님의 말도, 마음도 깊이 생각지 않고 그때는 가볍게 넘겨버렸다.
그런데도――.
선생님.
당신은 나보다 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있었던 거야?
그 사실을 비로소 마주할 수 있게 된 순간, 품 안의 도시락이 유독 무겁게 느껴졌다.
리오의 입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선생님의 등에 말을 던지고 있었다.
「……고마워, 선생. 나…… 당신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네.」
자조적으로 웃는 리오에게 선생님은 뒤를 돌아본 채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렇게 깊이 생각 안 해도 돼.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그 말은 거짓 없는 진심이리라.
분명 수면 시간을 깎은 일이나 이렇게 자기 시간을 써가며 만나러 와준 것조차 힘들게 여기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만난 지는 아직 얼마 되지 않았지만 리오는 신기하게도 그런 생각이 들어 견딜 수 없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까지 무엇이든 혼자서 짊어지는 것이 당연했던 리오에게 선생님의 친절은 너무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놀라움과 당혹감, 그리고 분명한 기쁨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과거의 잘못이 머리를 쳐든다.
과연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른 내가 이렇게 다정한 대우를 받아도 되는 것일까, 하고.
선생님과 만나기 전의 리오였다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그래? 상당히 특이한 행동을 하는구나"라고 말뜻 그대로 받아들이고 끝냈을까?
아니면 "고마워. 도움이 되겠네"라고 담담한 목소리로 짧게 감사를 전하고 마찬가지로 대화를 끊었을까?
게임개발부와의 사건.
키보토스를 덮친 미증유의 재앙.
오랜 지인인 미카모 네루와 보낸 시간.
그리고 외부인인 유리조노 세이아와의 만남.
하나하나가 사소한 사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은 확실하게 리오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차곡차곡 쌓인 작은 변화는 이윽고 커다란 한 걸음이 된다.
정신을 차렸을 때――리오의 발은 선생님 쪽으로 한 걸음 내디디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면 당신에게 미안해. ……무언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당신에게 보답하고 싶어.」
「보답 같은 건 괜찮아. 리오가 이렇게 냉동식품 말고 다른 걸 먹기로 해준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기쁘니까.」
비록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그 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것임을 리오는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런 선생님에게 무언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감사하다는 말뿐만이 아니라.
지금의 자신이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리오는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 내가 곤란해. ……선생한테 받기만 할 뿐이라서. 그러니까!」
왠지 오늘의 리오는 평소와는 조금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에 선생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리오는 완벽주의자다.
동시에 책임감도 아주 강하며 결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기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
언제 어느 때라도 자신의 마음보다 합리성을 우선한다.
그랬어야 할 터인데 오늘의 리오는 어딘가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는 구석이 보였다.
등을 돌리고 있어도 그 마음이 강하게 전해질 정도로.
선생님은 조금 고민하듯 머리를 긁적이더니 이윽고 한 가지 제안을 꺼냈다.
「그럼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응.」
「그 전에 이제 뒤를 돌아봐도 될까? 리오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말하고 싶어서.」
「상관없어.」
수십 분 만에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리오는 자신이 묘하게 안달복달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도시락을 받았을 때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아까부터 조금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 왠지 시선이 흔들려서 상대방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거기에 얼굴은 물론 몸까지 뜨겁다.
추위 때문일까.
아니면 선생님이 걱정해준 대로 감기에 걸린 걸까.
답이 나오기도 전에 선생님이 말문을 열었다.
「그럼 다시…… 내가 리오한테 하나만 부탁할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어.」
라고 태연한 척 말해보긴 했지만, 리오는 도무지 진정할 수 없는 자신에게 당황하고 있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심박수가 급상승하고 있다.
입이 마르고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드는 것을 느꼈다.
선생님의 대답을 기다리는 3초도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시간이 마치 영겁과도 같이 느껴졌다.
도대체 이건 무슨 현상이지?
키보토스 최고 수준의 두뇌가 답을 도출하기 전에 선생님의 입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
자기도 모르게 마른침이 넘어가며 하얀 목이 꿀꺽 소리를 냈다.
「――앞으로 리오와 함께 점심을 먹고 싶어. 사실 내 도시락도 싸왔거든. 마침 시간도 됐는데 같이 안 먹을래?」
「…………어!?」
족히 수십 초가 지나서야 짜낸 목소리는 영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혹시 안 될까? 예정 같은 거 있어? 아니면 애초에 같이 먹기 싫다거나?」
「그, 그런 건 아니야!」
생각보다 크게 부정해버린 리오의 뺨이 빨갛게 물들었다.
「미, 미안해. 그런 의미가 아니라……」
「무슨 예정이라도 있었어?」
「그건……」
말을 잇지 못하는 리오를 보며 "이건 실패했나 보네"라고 생각한 선생님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 리오를 곤란하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 다음에 다시 물어볼게. 리오도 이런저런 계획이 있을 텐데, 갑자기 이런 소리를 하다니 내가 비합리적이었네. 좀 더 일찍 물어볼걸.」
「자, 잠깐만 기다려 줘.」
다급하게 말을 가로막은 리오였지만 뒤이어야 할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선생님과 점심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다.
토키가 떠나고부터 줄곧 혼자서만 밥을 먹어왔던 터라 누군가와 함께하는 식사라는 제안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들떠버리고 만다.
그래, 그날 샬레에서 선생님과 시간을 보냈을 때도.
담담한 표정 아래에는――.
하지만 그런 마음과는 대조적으로 이성적인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린다.
장시간 밖에 있으면 누군가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있다.
밀레니엄 학생들에게.
아니면 세미나 동료들에게.
다시 방범 카메라를 해킹해서 이미지를 덮어씌워야 한다.
그 후의 일정도 변경할 필요가 생긴다.
업무 스케줄도 재검토해야 한다.
수고가 늘어난다.
효율이 떨어진다.
이건 생각할 것도 없이 선생님이 말한 대로――.
「……그래, 맞네. 당신 말이 맞아.」
이건 합리적이지 않아.
지금 바로 선생님과 헤어져서 은신처로 돌아가야만 한다.
선택의 여지는 없어.
처음부터 뻔히 정해져 있는 일이야.
그렇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리오의 발은 앞으로 걷고 있었다.
선생님의 곁으로.
스스로도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었다.
틀림없이 거절당할 줄로만 알았던 선생님 역시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리오?」
「걱정할 것 없어. 일정을 조정하면 되는 것뿐이니까.」
「정말로 괜찮겠어?」
「응, 괜찮아.」
다정함이 배어 있는 물음에 리오는 어딘가 부드러운 미소를 입가에 띠었다.
「게다가 가끔은 괜찮을 것 같아.」
「뭐가 말이야?」
「이런 비합리적인 날이 있다고 해도.」
당신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마지막 말은 가슴 속에 간직한 채 리오는 걷기 시작했다.
선생님과 나란히, 앞으로, 앞으로.
츠카츠키 리오, 17세.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학생회장이자, C&C의 설립자.
생활을 지탱하는 기반 기술부터 군수 산업에 이르는 수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아가 고대 기술에 관한 방대한 지식과 기술도 갖추고 있다.
밀레니엄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고까지 소문난, 키보토스에서도 손꼽히는 천재지만―― 사랑의 지식만큼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작가의 말 : 리오를 전적으로 긍정하며 한껏 응석 받아주고 싶네요.
너무나도 '빅 시스터'답습니다...
올해 마지막 작품입니다.
이번 해도 수많은 조회와 좋아요, 감상평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등장 캐릭터의 범위를 좀 더 넓혀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훈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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