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소설이 보고싶다/그래서 내가 쓴다

잊혀진 세계에도 기적을 (5)

무작 2025. 5. 30. 00:00

Ep.1-5 : Unknown Koan

 

※ 오리지널 설정 포함

 

 

 

벨리알.

 


솔로몬의 72악마 중 68번째에 해당되는 악마.


'68번째'라는 것으로는 그렇게까지 대단하지는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구약성경에서는 '벨리알'이라는 단어가 '사악한(wickedness)' 또는 '무가치한(worthlessness)'으로 사용되었으며,

 

후에 신약성경에서는 악마의 이름이 되어 그 그리스도의 '선'과 비교되는 '악'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색채에 의해 하나코의 내면에 있던 벨리알의 신격이 발아하면서, 현재 트리니티에는 타락한 대천사인 미카엘과, 대악마 벨리알이 트리니티… 나아가서 키보토스의 멸망을 위하여 같이 다니게 되었다.


대천사와 대악마의 조합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두 개의 신비가 반전되어 공포의 형태로 발현되자, 무력하게 지켜보는 것 외에는 더이상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으, 으아아아아아아―――!!"


"저, 저게 뭐야――!!"


"아, 안 돼!!! 으아아아악――!!"



하나코와 미카가 가는 길마다 들리는 절규.


살려달라는 외침은, 그들에게 닿지 않는다.

 



"…참 허무하네요. 안 그런가요? 미카 씨?"

"……"



악마의 왕의 신격이 발현하면서 테러화한 하나코는 특별한 능력을 얻었다.


원래 그녀가 스스로 '트리니티의 모든 것에 정통한 사람'이라 칭할 정도로 머리가 좋았기에, 벨리알의 신비로 인하여 그녀는 다른 이들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무명사제들에 의해 타락했던 미카는 색채에 의해 반전된 하나코가 이어받으면서, 마치 하나코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인형으로 전락했다.




"미카님!!!"


상황이 이렇게 됐음에도 어떻게든 미카를 되돌려보려는 사람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저 헛될 뿐인데…

 

 

"말도 안됩니다! 악마가… 저런 악마가 트리니티에 존재한다니!!"

"어째서 티파티의 수장 중 하나인 당신이, 보충수업부의 문제아와 마음을 합할 수 있는 겁니까!"

"정의와 불의가 어떻게 짝이 될 수 있으며 빛과 어둠이 어찌 사귈 수 있습니까?!"

"믿는 사람이 안 믿는 사람과 무엇을 같이 할 수 있겠습니까?!"




아아…


아직도 그렇게 나오시는군요, 이 트리니티는…




"…키보토스에 떠도는 질문(화두)이 있죠."

"흔히들 7개의 질문만이 존재한다고 알려져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답니다."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훨씬 더 많은 질문이 존재해요."

"그 질문 중에는…"

 

《악이 존재하는 한 절대선의 신이 존재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 있답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화두에 그들은 말을 멈췄다.


그저 하나코의 다음 말을 기다릴 뿐.




"후훗,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시네요."

"이 세상에 당신들이 생각하는, [전지전능한 절대선의 신]이 존재한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그런 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에는 정의(선생/코하루)가 공격받고, 마침내 사라져버리는, [악]이 존재하네요."

"그렇다면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 신은, 과연 존재하는 걸까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에 능하며, 선만을 추구하는 신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악이 정의를 꺾어버린 이후로, 당신들이 부르는 절대선의 신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어요."

"믿음과 가치관을 부정당한 신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래요… 그 때, 유폐실에서 그랬던 것 처럼…"

"모든 것을 잃어버린 신은, 다른 어떠한 것도 마주할 수가 없었어요."




아리우스와 결탁해서 쿠데타를 일으킨 혐의로 유폐실에 갇힌 미카.


그녀와 친한 나기사 등이 몇 번 위로하러 와주었지만, 대다수의 트리니티 학생은 미카를 험담하기에 바빴다.

 


누군가는 아리우스가 마음에 안 들어서.


누군가는 이 기회에 파테르 분파를 무력화 시키려고.


누군가는 그저 재미로.


그렇게 그녀들은, 티파티의 수장 중 하나를 천천히 좀먹어갔다.



학생들을 연결해줄 친구가, 믿어줄 어른이 없는 이 이야기는,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가야 할 이야기는, 음모와 험담으로 점철되어 변질하였다.


천사였던 자는 모두의 염원대로 마녀로 변모하였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 마저 잃어버린 악마가 깨어났다.




"…이 이야기(아카이브)는, 이런 식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답니다."

 

 

 

하나코가 세계를 멸망시키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천사에 대한 믿음을 버린 트리니티는 금방 떨어졌고,

 

불량학생들이 판을 치던 게헨나는 진정한 대악마의 등장에 무릎을 꿇었으며,

 

과학과 연구에 특화된 밀레니엄은 관측할 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러졌다.



결국 무명사제들의 바람대로, 색채를 이용해 키보토스를 멸망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들이 원하는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이야기의 결말에 도착했다."

"키보토스, 이름 없는 신들의 세계가, 종말을 맞이하였다."

"우리가 바라던 결말이었지만, 우리의 숭고가 아니었다."

"색채의 숭고. 우리의 것이 아닌 그 숭고가…"

"색채를 끌어들이는 것이, 정답이 아니었나?"

"색채는 새로운 숭고를 위해서는 꼭 필요했다."

"색채를 통해 완성된 대악마의 숭고를, 우리의 것으로 해야한다."

"숭고를 인도자로서 다른 세계로 보내고, 이야기의 결말을 재구성한다."

"우리들의 신, 미카엘을 위하여"

 

 

 

무명사제들은 아직도 테러화한 하나코의 힘을 과소평가하고있다.

 

다른 평행세계에 하나코*테러를 보내, 그 세계선에 존재한 미카의 신비를 반전시키기 위하여.

 

그들이 가진 최후의 기술을 사용하여 하나코*테러를 보내는 데 성공하였다.

 

 

 

"……여기는…"

 

 

다른 평행세계로 전송된 하나코*테러가 눈을 뜬 곳은…

 

 

평소에 보충수업부가 선생한테 수업을 받는, 별관 교실이었다.


글 쓰기 엄청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