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블루아카 소설 (Pixiv)/시리즈 (5화 이내)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밀레니엄

무작 2025. 6. 22. 14:00

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5036933

 

시리즈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3883978

 

작가 : AzuSa


작가의 말 : 어쩐지 글자 수가 많아져서 약간 노선 변경이 된 것 같네요.
다음은 아리우스나 RABIT 소대가 될 것 같습니다.
분명 짧아질 거예요.

늘 좋아요와 즐겨찾기, 그리고 팔로우 감사합니다.
솔직히 제 작품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전혀 상상도 안 가서 매번 조마조마하며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연속으로 남성 부문 랭킹에 올라가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따름입니다.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밀레니엄


바쁘다.
수많은 동아리의 예산 관리와 경리 서류 작성, 아무리 세미나의 회계를 맡고 있다고 해도 한 사람의 처리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반자동화를 도입하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예산이나 경비를 빼돌리는 동아리가 많아서 함부로 시스템에 의존할 수도 없다.
언제 어디서 보안을 해킹하려는 놈들이 튀어나올지 모른다.
덕분에 제대로 밥 먹을 시간도 없다… 전투에 나갈 일은 거의 없으니 문제는 없지만, 늘 이렇게 비실대고 있어서는 비상사태 시의 위험이 너무 높다.
그러니 특정 상품의 제조를 의뢰하는 건 직권남용이 아닐 것이다.


결코, 절대로, 신경 쓰이는 상대의 시선이 신경 쓰여서가 아니다.

"그렇군요… 비상사태 시의 야전 식량, 헤일로를 가진 학생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비상식량이 필요하다는 말이죠?"
"응, 우리는 가뜩이나 연구만 하느라 제대로 식사 안 하는 학생이 많아… 이러다가는 정작 필요할 때 싸울 수가 없어."
"맞아요, 이건 밀레니엄에서 예전부터 여러 번 논의되어온 문제였습니다… 별로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어서 포기되었지만요."
"지금 기술력이라면 가능할 것 같아… 그래서 엔지니어부와 식품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학생들에게 의뢰하려고 해."
"…확인했는데 모순이나 불가능한 이론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 기안서는 통과시켜 드릴 수 있겠네요♪"
"그래! 그럼 부탁할게."

진부한 이론을 들먹이며 설득하는 유우카 쨩은 귀엽네요.
그다지 인기가 있을 만한 물건은 아니겠지만… 재밌어 보여서 허가해 줬습니다.
주로 C&C의 비상식량이 될 것 같네요.

 



일주일 뒤, 밀레니엄 타워의 자판기에 시범적으로 배치되었다.
평판이 좋으면 각 시설의 자판기에 추가되는 형태다.
세미나의 업무를 마친 엔지니어부는 그 야전 식량을 바라보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처음엔 레이션 공동 개발이라고 들었을 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네."
"세미나 직속 의뢰라서 부비도 전부 지원받았고."
"게다가! 무려 매출이 모두 개발한 우리에게 돌아오니까 좋은 의뢰였어요!"
"그래, 게다가 디자인은 우시오로 했으니까."
"먹기 아까울 정도로 귀엽게 잘 만들었어."

엔지니어부는 주로 부패하지 않도록 가공하는 일을 도왔다.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에게도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하려면 상당한 칼로리를 채워 넣어야 했고, 그에 따라 방부 처리에도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했다.
히비키가 들고 있는 레이션은 겉모습은 초코바처럼 보이지만 표면에 확실하게 천둥이가 새겨져 있다.
당초에는 천둥이 모양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개발 비용 문제로 보류되었다.

"네!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등신대 스케일의 천둥이(야전 식량 Ver)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방부 처리도 되어 있어서 그대로 장식할 수도 있고, 총알도 제대로 쏠 수 있습니다!"
"오! 코토리, 고마워."
"아니에요, 늘 우타하 선배께 신세지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이걸 만드는 데 예산은 얼마 들었어?"
"이번 의뢰 비용을 거의 다 썼어요!"
"문제없어. 로망을 사는 거라면 싼 값이지."

히비키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이게 잘 팔리면 개발비가 늘어나니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정말 수요가 있을까?
솔직히 개발에 참여한 사람으로서 입에 넣고 싶지는 않지만… 세미나에서 사용하는 거라면 분명 괜찮을 거겠지, 아마도.

그러고 보니 밀레니엄 아이들은 밥 먹는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다.
애초에 식당을 본 기억도 없고, 자판기에서 라면이나 카레가 나오니 대충 배경은 짐작 가지만 아마도 내가 상상하는 과학자들의 식생활일 것이다.
하레처럼 에너지 드링크 벌컥벌컥 마시는 학생은 엄청 많겠지… 내 스스로는 강하게 말하지 못하는 게 정말 한심하다.



오늘 당번은 유우카와 노아다.
둘 다 세미나 일로 바쁠 텐데 잘 와줘서 더할 나위 없이 고맙다.
오랜만에 정시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들떠 있다.

"둘 다 수고했어. 덕분에 정시 퇴근에 여유가 생겼어. 벌써 점심 시간인데 밥 먹으러 갈까?"
"…아뇨, 오늘은 공교롭게도 준비해 온 게 있어서요."
"맞아요. 최근 발명된 비상식량이 있는데, 오늘은 그걸 먹어볼까 해서요."
"비상식량?"
"네. 그렇다고 해도 선생님은 드시지 마세요. 최악의 경우 죽으니까요."
"죽는다고!?"
"후후, 이건 헤일로가 있는 사람 전용이랍니다. 이거 하나로 풀 파워가 되거든요."

과연, 확실히 모두가 힘을 온전히 발휘하려면 엄청난 양의 식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섭취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그걸 해결하는 게 이 비상식량인 거겠군.

"흐음, 생긴 건 초코바 같아서 맛있어 보이네."
"네, 이걸로 언제든지 바로…"
"네, 바로……………"

어라, 둘이 입에 넣는 순간 조용해졌어.
유우카는 계속 진지한 표정이고 노아는 미소를 무너뜨리지 않았는데 뭔가 무섭다.

"무… 무슨 일이야?"

둘은 눈빛을 주고받고는 각자 비상식량을 넣어 온 비닐봉지를 들고 뒤를 돌아섰다.



"으아아아악 맛없어!!"
"…퉤"



입에 넣은 걸 뱉어냈다.
그리고 곧바로 책상 위에 있던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신다.
아, 유우카 그거 내 커피인데…

"이게 뭐야!? 이건 그냥 기름 덩어리잖아!?"
"튀김 요리에 쓴 기름을 그대로 굳혀 놓은 것 같은 맛이 나네요…"

아무래도 꽤 심한 맛인 모양이다.
조금 먹어보고 싶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게 사인인 건 곤란하다.
천국의 프레나파테스가 목을 조를지도 모른다.

"으윽… 왜 이렇게 맛이 나는 거야."
"맛에 대해서는 지정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네요. 설령 지정했어도 아마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이걸로 겨우 에너지 보급을 쉽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뭘까, 둘의 모습이 어딘가 신경 쓰인다.
내 마음속에 삼겹살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의 더부룩함 같은 기분이 든다.
결코 둘이 싫어진 것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답답하다.

"…혹시 말이야, 그게 맛있었다면 너희 둘은 매일 먹을 거야?"
"…? 그렇네요, 매일 정도는 아니겠지만 바쁠 때에는 이것만으로 때울 것 같아요."
"뭐 합리적이니까요. 바쁜 시기에는 필요한 학생이 많지 않을까요?"
"…그렇구나."

알았다.
이 목구멍에 걸려 있던 말이 겨우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유우카, 노아."

평소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로 부른다.



"ㄴ, 네."

평소와 다른 내 모습에 유우카가 조금 놀란다.

 



"선생님은 슬퍼요!!"

외쳤다.
마치 드라마에 나오는 열혈 선생님처럼 몸을 흔들었다.

"아직 마음도 몸도 한창 자랄 너희들이! 이런 기름진 음식만 입에 넣으려고 하고! 더 영양가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잖아!!"

"그런데도 합리적이라고 말하면서 제대로 밥도 안 먹고 일하려고 하다니… 가뜩이나 밥 많이 먹어야 힘이 나는 키보토스의 학생들이!"

둘은 말대꾸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어쩐지 감정에 북받쳐 있다는 점을 빼면 선생님이 하는 말은 옳다.
폼 잡으려다 생긴 죄책감도 있어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아무리 나의 귀여운 학생들이라지만 혼낼 땐 혼낸다고! 오늘은 이제 끝, 지금부터 장 보러 간다!"

외투와 지갑, 태블릿을 든 선생님은 곧장 방을 뛰쳐나와 문을 닫는 소리를 내며 나갔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한동안 침묵이 흘렀지만, 노아가 입을 열었다.

"혼났네요, 유우카."
"그다지 혼났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엄마 같았네."
"그걸 말할 거라면 아빠죠. …어떡할까요?"
"일단 남아 있는 일부터 끝내자. 마무리도 안 됐고."
"찬성입니다."

노아는 오늘의 자극적인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지만 역시 자중하고 일에 전념했다.

 



한편, 베리타스의 부실에서는

"코타마 선배 왜 그래!? 의자에서 굴러떨어졌어!"

도청하고 있던 코타마가 막대기로 찔린 공벌레처럼 뒤집혀 있었다.

"서, 선생님이… 화를 내고 있어…. 이런 소리는 처음 들어…!"
"그래서 깜짝 놀랐구나. 너무 놀라긴 했지만."

하레가 약간 황당해하며 아테나 3호를 움직인다.
방금 모든 상황이 녹화된 모양이다.

"근데 신기하네. 선생님이 화내는 일이라니. 모모이가 뭐 저질렀나?"
"아뇨, 유우카와 노아가 혼났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의 식생활이 좋지 않다고 해서…"
"과연… 듣기 불편한 이야기네."

하레가 한숨을 쉰다.
베리타스… 아니 밀레니엄의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연구나 개발이 최우선이라서 식사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어떡하지… 지금부터라도 에너지 드링크를 자제해야 할까."
"하레 선배는 한 번 혼나고 오는 게 좋아. 제대로 된 카페인 중독이잖아."
"마키 너도 제대로 식사 안 하면서. 어차피 매점 빵이나 자판기로 대충 때우고 있지?"
"으윽."
"함께 잔소리나 들을까요? 귀한 선생님 목소리가 녹음되니까 좋습니다만."

둘은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며 조금 우울한 기분이었다.
코타마는 조금 들떠 있었다.

 



두 사람은 놀랐다.
아니, 어른이니까 일반적인 자취는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지금 눈앞에 놓인 크림 스튜는 아무리 봐도 가정 요리의 범주를 넘어섰다.
이런 진한 향은 여태껏 맡아본 적이 없다.

"자, 맛있게 먹으렴! 제대로 처음부터 만들었으니까 영양 만점이야."
"…굉장한데요? 가게에 나올 수준이에요."
"네, 게다가 향기도 정말 좋아요. 선생님은 요리를 잘하시네요."
"옛날에 자주 자취했으니까. 많이 만들었으니 부담 없이 먹으렴."
""잘 먹겠습니다!""

같이 스튜를 한 입 먹는다.
참지 못하고 또 한 입, 이번에는 입을 크게 벌려 건더기를 한껏 넣는다.
부드럽고 크리미한 스튜에 사르르 녹는 닭 다리살과 여러 야채들이 뒤섞여 입안에 퍼진다.

"…………!"
"…………!"

말은 없었다.
그저 묵묵히 먹기만 할 뿐 대화는 없지만 선생님에게는 충분히 마음이 전해졌을 것이다.

"밥하고 빵도 준비했는데 먹을래?"
"밥 주세요!"
"저는 빵이요!"
"알겠어, 바로 가져올게."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을 보고 안심한 선생님은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리필해 줬다.
리필 다섯 번이 끝날 무렵에는 냄비 속 내용물이 싹 비어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이렇게 음식에 몰두한 건 처음이에요…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마음에 드는 표현은 아니지만 기뻐해 주니 다행이네."
"잘 대접받았으니 뭐라도 보답하게 해주세요! 뭐든지 하겠습니다!"

유우카는 꽤 마음에 들었는지 기세등등하다.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다 곧바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럼 조금, 부탁해볼까… 샬레에서 정식으로 세미나에 의뢰하는 것으로 말이야."

 



며칠 후, 세미나에서 밀레니엄 전체에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었다.


건강 캠페인 주간이다.
한 달 중 일주일은 매일 세 끼를 챙겨 먹는 것이다.
밀레니엄 내 음식점에서 정해진 양의 식사를 챙겨 먹으면 일부 학비 면제나 부비 증액을 해준다.
물론 마트에서의 식자재 구입도 마찬가지다… 채소나 고기 등을 대상으로 위의 보충이 된다.
처음에는 귀찮다고 해서 별 효과는 없었지만, 제대로 식사를 챙겨 먹음으로써 작업 효율이나 머리 회전이 빨라진 학생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제는 거의 모든 학생이 제대로 챙겨 먹게 되었다.



"얘들아~ 카레 만들어 왔어~"
"선생님 카레다! 밥 퍼 올게!"
"늘 감사드립니다… 좋은 향이에요…!"
"빰빠밤! 선생님은 셰프로 직업 변경했다!"

덧붙여 활동으로 바쁜 동아리는 내가 개인적으로 요리를 대접해주거나 한다… 라기보다는, 일부 동아리는 걱정되어서 직접 가져다주고 싶다.
얼마 전 엔지니어부가 배달만 시켜 먹는다고 들어서 스튜를 가져다줬다.
다음번에 답례로 조리 기구를 만들어주겠다고 했지만 갑자기 폭발할 것 같아서 거절했다.

"유즈! 사물함에서 나오세요! 선생님이 카레 만들어 오셨습니다!"

아리스가 흥분해서 유즈가 들어가 있는 사물함을 흔든다.

"아리스, 그만해… 멀미 나서 못 먹어…"
"유즈, 마감은 맞출 수 있을 것 같아?"
"어떻게든… 이제 자잘한 디버그만 남았어요."
"맛있다~! 아무리 먹어도 안 질려!"
"굉장해요! 어떻게 만드신 거예요?"
"이것저것 비밀이 있어. 다음번에 가르쳐줄까?"
"만들어 주신 게 더 맛있으니까 괜찮아요."
"…언니."

모두들 많이 먹어줘서 준비한 보람이 있다.
게임부는 이번 주까지 제출할 게임 개발에 전념하느라 밥이 간식뿐이라고 들어서 요리를 만들어왔다.
…평소에도 간식만 먹는 것 같긴 하지만.

"체력이 순식간에 회복됩니다. 선생님은 파티 마스코트에서 힐러로 레벨업했습니다!"
"아리스 대단하네… 벌써 일곱 접시째."
"나는 이제 배불러… 잘 먹었어."
"저도… 잘 먹었습니다, 선생님."
"저, 저도. 잘 먹었습니다."

이 중에서 아리스가 단연코 제일 많이 먹는다.
마음에 드는 요리라면 더욱 그렇다.
이전에 어떤 과자에 빠져서 그것만으로 배를 채우려 했을 때는 모두 함께 말렸다.

"입에 맞아서 다행이네… 아, C&C에도 가져다줄 테니 먼저 갈게."
"네! 다 먹으면 꼭 밥솥 씻어서 샬레에 돌려 드릴게요."
"고맙네, 천천히 먹으렴."

다 먹고 누워 있는 모모이와 미도리, 유즈,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카레를 먹는 아리스를 보며 방을 나선다.

 


샬레로 돌아와 방금과 같은 크기의 밥솥과 전기밥솥을 수레에 싣고 C&C, 아니 메이드부 부실로 향한다.


"수고했어~ 다들~ 카레 가져다주러 왔어."
"주인님이다! …지금 건 다쟈레?"
"우연이겠지…"
"맛있는 냄새네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오! 고마워 선생님!"
"오늘 주인님이 요리 만들어준다고 해서 평소보다 리더가 더 신이 나 있었어!"
"바…/// 므, 뭔 소리야!"
"기대해줘서 기쁘네, 네루."

별거 없는 평범한 카레인데 말이야.
당근, 양파, 감자, 돼지고기와 안심을 각각 밑간 해서 걸쭉해질 때까지 끓였다.
심플 이즈 베스트, 이게 카레의 극의라고 생각한다.

"여태껏 먹어본 것 중에 제일 맛있어!"
"그래, 꼭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을 정도야."
"메이드로서 조금 부족하지만… 잔뜩 먹고 맛을 외워두기로 하죠."
"선생님! 더 주세요!"

네루를 필두로 리필해간다.
모두들 많이 먹어줘서 다행이다.
아스나 외에는 모두 먹으니 아까보다 더 많이 만들었는데 충분할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토키가 나타났다.

"선생님 요리를 먹을 수 있는데 왜 저를 불러주지 않았습니까. 토키는 서운합니다."
"넌 오늘 히마리 애들이랑 같이 있다고 했잖아."
"선생님이 오실 거라고는 못 들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카레를 접시에 담는다.
한 입 먹자 눈을 빛냈다.

"아주 맛있습니다. 선생님, 매일 저를 위해 밥을 만들어 주세요. 대신 저를 드리겠습니다."
"또 다음에 만들어줄게. 리퀘스트 있어?"
"함박스테이크가 좋습니다. 치즈도 잊지 말고 부탁드립니다."
"여전하네. 거리낌이 없어…"
"토키다운걸요."
"모처럼이니까 히마리 부장이나 에이미한테도 나눠주는 게 어때?"
"그래, 남은 건 히마리 애들한테 줄까."



삥, 하고 스마트폰에서 알림이 울린다.
"그 카레는 순한 맛인가요?"라는 모모톡이 도착했다.

"부장은 매운 걸 못 먹는 아기 입맛이라서 매운 맛이라면 제가 다 먹을게요."

"매워도 맛을 조절하면 괜찮았습니다."

"강한 척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마치 이 자리에 있는 것처럼 대화를 시작했다.
…이러다가 내 모모톡으로 평생 대화하겠다. 바로 가져다주자.



"아하하! 둘이 싸우는 것 같아!"
"맞으니까 바로 갈게."
"밥솥은 깨끗이 씻어서 돌려 줄게."
"저희는 이미 충분히 먹었습니다. 리더만 빼고요."
"시끄럽거든!"
"네루는 역시 부족하지. 샬레에 오면 뭐든 만들어줄 테니 어떻게 할래?"
"남은 건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네루 선배는 선생님과의 데이트를 즐기고 오세요."
"너어… 데, 데이트라니…///"
"그래도 괜찮아? 토키 고마워."
"감사의 의미로 다음에 저와 데이트해 주세요. 완벽한 작전입니다. 피스 피스."

네루와 토키가 떠드는 동안 아카네가 반짝이는 밥솥을 건네주었다.
역시 메이드, 집안일이 빠르다.

"고마워 아카네. 그럼, 데이트하러 가볼까, 네루."
"손잡지 마!! 죽여버릴 거야!!"

모두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샬레로 돌아왔다.
입구에서 아리스를 발견했다.
아마 밥솥을 돌려주러 온 거겠지.

"선생님! 돌려 드리러 왔습니다!"
"고마워 아리스. 배불러?"
"어… 그, 사실은…"

말하기 망설이며 쭈뼛거린다.
아무래도 그 양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선생님… 밖에 나가서 뭐 좀 먹으러 가지 않을래? 이 녀석도 어차피 많이 먹을 거고, 선생님도 그게 더 편할 텐데."
"고맙네. 둘은 어디가 좋아?"
"…! 아리스는 라면이 먹고 싶습니다!"
"좋네, 괜찮은 가게 알려줘."
"후후훗… 용사여, 전설의 가게를 알려주지."


두 사람을 시바칸 라멘에 데리고 가서 이전에 또 다른 시로코가 시켰던 라면 전토핑과 볶음밥, 교자를 각각 시켰다.
도중에 사리 추가를 얼마나 먹을 수 있는지 아리스와 네루가 내기했지만, 도중에 서로의 국물이 떨어져서 승부는 나지 않았다.

 

 



리오의 은신처에서 선생님이 요리를 만들고 네루는 청소를 하고 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토키 없는 생활이란 아무리 생각해도 건강에 해로울 거라 두 사람은 생각했고, 정기적으로 오기로 결정했다.
네루를 데려온 이유는 호위 겸 심부름꾼이었다.
혼자서는 엄청난 양의 도시락 쓰레기봉투를 치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엄청난 쓰레기 양에 네루가 분노의 포효를 울리며 맹렬히 쓰레기장으로 돌진해갔다.

"미안해. 청소시키고 요리 요청까지 들어줘서…"
"신경 쓰지 마.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

리오의 도시락 내용물을 보면 튀김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몸에 해롭기 때문에, 자취로 만드는 튀김이라면 요령에 따라 영양 불균형을 줄일 수 있다.
이번에는 닭가슴살을 삶은 후에 소량의 기름으로 튀김 구이 형태로 만들어봤다.

"자! 닭가슴살로 만든 타츠타 아게 정식이야! 타르타르 소스와 달콤새콤한 탕수육 소스도 있으니까 입맛대로 바꿔 먹어도 돼."
"잘 먹을게… 굉장해. 이렇게 맛있는데 느끼하지 않다니…"

온화한 미소를 띠며 묵묵히 먹어 나간다.
리오의 외모로 이렇게 먹는 모습은 갭이 커서 신기한 기분이 든다.
잠시 후, 쓰레기장에서 네루가 돌아왔다.

"오, 맛있어 보이네. 먹어도 될까?"
"잠깐만 기다려! 당신 위장으로는 내 타츠타 아게가 전부 사라질 거잖아!"
"사람 잡아먹는 귀신 같은 소리 하지 마!!"
"네루 것도 있으니까…"

이 은신처에서는 결코 울려 퍼지지 않을 활기찬 소리를 들으며 리오는 잠시 동안 이런 생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음은 어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