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블루아카 소설 (Pixiv)/시리즈 (5화 이내)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게헨나

무작 2025. 6. 22. 12:00

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4844758 

 

시리즈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3883978

 

작가 : AzuSa


작가의 말 : 게헨나라고 썼지만 히나 주변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트리니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쓸지도 모릅니다.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게헨나


아비도스에서 내가 원래 살았던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며칠 후, 모두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했다.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뭐, 매번 많이 먹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건 알지만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나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나보다 적게 먹고는 “아~ 배불러.”라고 일부러 티나게 말하는 학생이나 평소 식사를 같이 하자고 하면 따라오던 학생이 어째선지 사양하며 거절하기 시작하거나, 정기적으로 디저트를 가져다 주던 학생이 갑자기 오지 않는다거나.


물론 평소와 다름없는 학생들도 있다.

그래서 최근의 변화에 대해 학생들에게 물어봤는데, 리오는 “잘 모르겠어, 합리적이지 않잖아.”라고 말했고, 네루는 “뭐? 그런 거, 게을러진 증거다. 싸웠으면 많이 먹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라고 했다.
평소부터 의지하고 있던 두 사람에게 이렇게 듣고 나니 손쓸 방법이 없다.

뭐, 싸울 일이 줄어들었다고 멋대로 결론지어 버리자.

평화로운 건 좋은 일이니까.



자, 오늘은 선도부에 서류를 제출하러 가는 날이다.

마침 점심때니 모두와 같이 밥이나 먹으러 갈까.
…거절당할지도 모르지만.

최근 학생들에게 밥을 사줄 기회가 없어서 주머니 사정은 넉넉한데 어딘가 씁쓸하구나.



“다들 수고했어. 서류 가지고 왔어.”
“아, 선생님. 고마워. 드디어 이걸로 그 배달업자의 보고서를 정리할 수 있겠네.”
“그때는 정말 큰 도움이 됐어. 고마워, 이오리.”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지금 커피 가져다 드릴게요. 블랙으로 괜찮으신가요?”
“응, 치나츠가 타준 커피 기대되네.”

커피 메이커로 원두를 갈리는 소리를 들으며 보고서를 훑어보고 있는데, 안쪽 책상에서 어둠의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는 자의 원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곳에는 눈을 가늘게 뜨고 미간을 찌푸린 히나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피곤해…….”
“수고하셨어요, 부장님. 커피입니다, 드세요.”
“맛있어…….”

이건 중상이다.

아코의 커피를 맛있다고 하다니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머리카락도 힘없이 늘어져 있고, 왠지 모르게 헤일로도 평소보다 광채가 약한 것 같다.

“히나, 수고 많았어. 많이 피곤한 모양이네.”
“선생님… 응, 최근에는 치안 유지와 만마전에서의 실기 훈련이 겹쳐서.”
“선생님! 저는 무시하는 건가요?! 히나 부장님이 피곤하시다면 저도 피곤하다는 거잖아요!”
“아코, 시끄러워…….”

씩씩하게 소리치는 아코를 달래면서 치나츠에게서 커피를 받는다.
잠시 근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늘 본론으로 들어간다.

“이제 점심시간이고 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 피곤해 하는 모두를 격려하기 위해 오늘은 내가 쏠게.”
“야호! 선생님이 쏘는 거다. 거기 가자, 저번에 새로 생긴 양식당.”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식사하는 건 오랜만이네요.”
“사양하지 않고 잘 먹겠습니다. 식당은 여러분에게 맡길게요.”

다행이다.

선도부의 모두는 함께 식사해 준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히나가 잠시 망설이는 표정을 지었다.

“어… 어, 그….”
“무슨 일이야? 괜찮아, 내 주머니 사정은 따뜻하고, 저번에 유우카한테 한 시간 설교 들은 뒤로는 낭비하는 게 줄었어!”
“웃으면서 학생에게 보고할 일인 거야, 그거…….”

히나는 그래도 곤혹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곧 대답했다.

“그, 그래. 그럼, 잘 먹을게.”
“응. 그럼 가자.”

조금 신경 쓰였지만 곧바로 출발했다.

이오리가 추천해 준 양식당이 붐빌지도 모르니까.

“사양하지 않아도 돼. 많이 먹으렴.”
“나는 돈가스 카레 곱빼기로. 그리고 디저트로 팬케이크 시켜도 돼?”

오랜만에 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주문해 줘서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진다.

역시 학생들은 많이 먹어야지.

“물론 좋지.”
“저는 이 오므라이스를요. 그리고 파르페도 부탁드릴게요.”
“알았어.”
“양갈비 스테이크 1kg 런치 세트로 할게요.”
“많이 먹으렴.”
“저… 미트 스파게티로 부탁드려요.”
“괜찮아? 평소에는 더…”
“신경 쓰지 마. 이미 주문한 거야.”

히나가 이렇게 조금만 먹는 건 처음이라 생각하며 종업원에게 주문하자, 곧 음식이 도착했다.
여전히 엄청난 양이다.

칼로리로 따지면 나 하루 치는 되는 거 아닐까. 이제 익숙해졌지만.

“맛있다, 이거! 아무리 먹어도 끝이 없네.”
“네, 하지만 부장님, 그 양으로 충분하세요? 피곤하셨을 테니 더 드시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맞아요! 선생님께서 사주시는 거니까 사양하지 말고 더 드세요!”
“그거 내가 할 말인데.”
“그… 오늘은 별로 배가 안 고파서. 피곤했던 건 잠을 별로 못 자서 그런 거고.”
“그렇구나, 그럼 오후에는 나랑 같이 낮잠 잘까?”
“에, 아니, 아직 할 일이 있어서.”
“부장님과 동침이라니 무슨 속셈이에요?!”
“아코짱 시끄러워.”

그 후 디저트가 도착했지만 히나는 먹지 않았고, 모두가 식사를 마칠 동안 둘이서 이야기를 나눴지만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였다.

 

오후에는 다른 학원에서 일이 있어 현지 해산하게 되었지만, 히나의 모습이 신경 쓰여 밤에 연락해 봤다.

“여보세요, 히나. 일 끝났어? 잠깐 만날 수 있을까?”
“에?! 으, 알겠어. 지금 바로 그리로 갈게.”

선생님께서 나를 부르셨다.

갑자기 전화로 만날 수 있냐고 하셔서 깜짝 놀란 나는 곧바로 샬레로 향했다.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침착한 내 머리가 점심때 일로 부른 거라 결론짓는다.

 

역시 걱정했겠지.

당연한 일이다.

평소에 엄청난 양을 식사하던 내가 전혀 먹지 않다니 이상한 이야기다.

며칠 전, 정보부에서 온 서류를 보면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는데, 선생님의 정보가 들어왔다.

선생님의 고향에 비해 여기 식사량은 이상하다는 것이다.

하물며 여자가 대식가라니 TV 프로그램에서나 봤다고.
처음에는 뭐, 그런 일인가 하고 넘겼는데, 문득 내 테이블 위를 보니 깨닫고 말았다.


나, 혹시, 이상한 걸까?



점점 선생님과 식사를 했을 때의 광경이 떠오른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선생님의 10배는 먹고 있었다.
분명 조금 놀란 표정이었지만 아무렇지 않아 했다.

내가 게헨나에서도 가장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을 테고, 그만큼 많이 먹어야 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라 생각했었다.

분명 질렸다.

이런 어린애 같은 체형의 여자가 선생님에게는 있을 수 없는 양을 먹는 괴물로 보일 것이 틀림없다.
더 이상 선생님과 밥 먹으러 가지 말아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제안해 버렸다.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모두의 분위기를 보니 나 혼자 거절할 수 없었고, 결국 파스타 1인분만 먹었다.
최근 전투가 많아서 소모가 심했던 나는 이 정도 양으로는 당연히 부족했고, 불편해 보이는 나를 본 아코에게 조기 퇴근을 권유받았다.

 



그래서 이렇게 샬레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다.

선생님이 타준 따뜻한 우유를 마시고 진정한 나는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한다.

“어쩐지 히나 상태가 신경 쓰여서. 무슨 일 있었으면 나에게 말해줄래?”

순수하게 걱정해 주시는 선생님께 숨길 기력도 없어, 솔직하게 대답했다.

“……나처럼 많이 먹는 여자는 선생님의 고향에서는 이상하지? 선생님이 나에게 실망했을까 싶어서, 그래서 먹는 양을 줄였는데… 그걸로 걱정 끼쳤다면 의미 없겠네.”

 

“괜찮아, 선생님 앞에서는 많이 먹지 않도록 할 테니까… 그러니까, 그….”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선생님께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신다.
역시 이 사람에게 닿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히나, 나는 신경 안 써. 실망하지도 않았고. 처음에는 놀랐지만 헤일로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걸로 나와 비교해서 경멸하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게다가 히나가 맛있게 많이 먹는 거 보는 거 좋아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씀하시는 그 말에는 거짓말이 티끌만큼도 없었다.

“…………///. 으, 기쁘지만… 먹는 모습을 보이는 건 부끄러워.”
“그래? 그럼, 먹여줄까? 아~앙, 이렇게.”
“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런….”

그런 거 오히려 더 부끄럽다고 말하려다 업무에 지쳐 피곤한 나머지 위안을 찾는 머리가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외친다.
마침 좋은 핑계도 떠올랐다.

“그, 그게… 나는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이 먹어야 해서 시간이 아무래도 오래 걸려. 그게 가끔 귀찮아서… 식사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어. 그, 그러니까, 선생님이 먹여준다면… 제대로 끝까지 다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구나! 그럼 앞으로 같이 밥 먹으러 갈까?”

작게 끄덕이자 선생님께서 기쁘게 식당을 찾아본다.

나도 단 둘이 있는 시간을 합법적?으로 만들 수 있어서 기쁘다.

“야~ 히나랑 같이 밥 먹으러 못 가는 줄 알고 절망할 뻔했네.”
“여전하네, 오버는. 후후.”

평소보다 조금만 가까운 거리에서 밤길을 걷는다.
앞으로 잔뜩 어리광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며칠간의 피로도 잊어버렸다.

 

 

“자, 아~앙. 맛있어? 히나.”
“응, 정말로. 다음엔 이거 먹고 싶어. 아~앙.”

선생님이 찾은 일식당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튀김을 볼이 터지도록 먹는다.

메뉴가 풍부하고 다 맛있지만 솔직히 선생님이 먹여주는 것만으로도 어느 식당보다도 꿀맛이다.

“미안해. 나만 신경 쓰지 말고 선생님도 많이 먹어.”
“나는 천천히 먹으니까 신경 쓰지 마. 자, 아~앙.”
“……아~앙.”

그 유혹에 못 이겨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린다.
아무리 그래도 전부 먹여줄 수는 없으니 먼저 메밀 소바 20인분 정도를 먹었다.

그 후에 튀김이나 초밥을 시키고 아~앙 해달라고 했다.
내가 혼자 소바를 흡입하고 있는 동안에는 선생님께서 최근 있었던 이야기들을 들려주셨다.

그때는 그냥 고개만 끄덕였었는데, 지금은 선생님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먹고 있으니 아주 충실한 시간이었다.

주변의 시선도 있었고, 아직 조금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기쁨이 더 커서, 이젠 뭐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오늘은 내가 값을 내려고 했는데 어느새 지불하고 있었다.

미안해서 내가 마사지한다고 하니까 너무 기분 좋게 해줬다.

너무 많은 도움을 받아서 오늘은 최고의 하루였다.

 



덧붙여

“아루 짱~, 배고파~. 어디 먹으러 가자~.”
“안 돼, 돈 없어.”
“아루 짱이 허세 부리느라 월세 비싼 데 사는 바람에 그렇잖아.”
“괘, 괜찮잖아! 우리 수준에 이 정도 사무실은 돼야지!”
“근데 좋은 장소는 맞아, 역도 가깝고 치안도 좋고.”
“역시 카요코 과장님!”
“하지만 밥은 제대로 못 먹지만.”
“으읏….”
“저… 제가 집주인 아줌마에게 월세를 내려달라고 협상해 볼까요?”
“초라하니까 그만둬라 하루카….”

흥신소 68의 살림살이는 녹록치 않았다.

의뢰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월세와 탄약 같은 경비가 늘어나 유지비 때문에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것보다 들었어? 선도부장이 선생님한테 계속 아~앙 하고 먹여줬대.”
“히나가 선생님에게 잔뜩 어리광 부리는 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잖아….”
“잔뜩 있는 튀김이나 초밥을 몇 시간 동안 계속이라고. 힘들어 보이는데~.”
“역시 잘 먹네…….”
“근데 의외네. 히나는 그런 부분을 숨기는 타입이라고 생각했는데.”
“카요코 짱처럼?”
“……무츠키, 시끄러워.”
“귀… 귀엽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어물쩍 넘어가지 마….”

선생님께서 키보토스에서는 소식가라는 건 알고 있었고, 선생님의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도 4명 중에서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그것을 신경 써서 카요코는 선생님 앞에서의 식사는 삼가고 있었다.

“이제 숨길 필요 없지 않아? 선생님이랑 헤어지고 나서 편의점에서 밥 사다가 사무실에서 먹는 거 귀찮잖아.”
“하아… 하긴 이제 숨기는 의미도 없나. 언젠가 들킬 것 같고.”
“게다가, 선생님께 아~앙 받을 수도 있지 않아?… 아루 짱?”
“왜 나를 보는 거야?!”
“에~ 왜냐하면 선도부장 이야기할 때 조금 부러워 보였으니까.”
“그런 거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잖아!!”
“됐으니까 일이나 찾아보자….”
“…….”

실은 얼마 전 선생님이 먹여주신 것을 말할 수 없는 하루카였다.


정말 선도부가 끝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