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아비도스
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4812500
시리즈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3883978
작가 : AzuSa
작가의 말 : 뭔가 오랜만에 올리는 거네요. 완전히 읽는 데에 빠져서 직접 쓸 의욕이 없어졌었어요.
다른 블루아카 소설들이 재미있어서 제가 쓰지 않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성간국가의 악덕영주가 재미있어서 10권까지 읽었습니다.
뭐 천천히 마이페이스로 올리겠습니다.
헤일로를 가진 학생들은 많이 먹는다 in 아비도스
이곳에 온 지 꽤 지났다.
총탄과 폭발이 멈추지 않는 일상에도 익숙해진 나에게는 어지간한 트러블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아무래도 위화감이 드는 현상이 있다.
바로 학생들의 식사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잘 먹고 잘 배우고 잘 자는 것은 사춘기의 의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잘 먹는다.
라멘 한 그릇만 해도 그릇에 잔뜩 얹힌 꽃잎 같은 차슈와 엄청난 양의 채소, 토핑으로 올린 아지타마나 김도 잊지 않는다.
게다가 이것만으로 배가 부를 듯한 산더미 같은 볶음밥을 교자 1인분을 추가하는 느낌으로 주문하는 모습은 이제는 몰래카메라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다.
대체 그런 질량이 어디에 들어가는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당연한 듯 소녀들의 입으로 들어간다.
화기애애하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저절로 미소 짓게 되는데, 엄청난 속도로 그릇 안의 내용물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TV에 나왔던 푸드 파이터들이 이랬던 것 같다고 떠올랐다.
"아니~ 여전히 잘 먹네."
"응, 선생님이 소식인 것뿐이야. 더 안 먹으면 오후부터 움직일 수 없어. 내 차슈 줄게."
"선생님은 헤일로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요."
"아저씨보다 소식이라니 신기하네~"
오늘은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와 시바세키 라멘에 왔다.
테이블 위에는 거의 다 먹은 식기가 놓여 있고, 지금은 담소를 나누고 있다.
"그런데 선생님과 처음 라멘 먹었을 때 정말 놀랐어요."
"그래. 전혀 안 먹어서 나도 시바 대장도 깜짝 놀랐지."
"나는 오히려 시로코네가 이 양을 다 먹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데…."
"그날은 별로 싸우지 않아서 평소보다 적게 먹었어. 사실은 더 먹을 수 있어."
그날 평범하게 시킨 라멘 양이 아무리 봐도 몇 인분은 되는 양이라 다 먹지 못하고 시로코에게 반을 준 것이 좋은 추억이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자니 왜인지 모르게 서로 경쟁하는 시로코 옆에 어떤 학생이 앉는다.
"응, 대장, 언제나 먹던 거 특대로 부탁해."
"그래!"
어느 틈에 나타난 학생은 쿠로코였다.
평소에는 우리 앞에 나타나는 일이 슬프게도 별로 없어서 모두들 놀랐다.
"큰 시로코 선배!?"
"음, 세리카 놀라지 마. 난 항상 모두를 지켜보고 있어."
"스토커 같아요……."
"더 자주 얼굴 보여. 아저씨들은 동료잖아."
"호시노 선배가 그렇게 말할 줄 알고 시바세키 라멘 먹으러 왔어. 선생님, 저기 연약한 시로코와 달리 난 많이 먹으니까 지금부터 지켜봐 줘."
"응! 나도 아직……"
"아까 배부르다고 시로코가 말하지 않았어?"
"응……."
귓가가 축 처진다.
오늘은 특별히 전투할 일은 없었기 때문에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았다.
그런 시로코의 머리를 노노미가 다정하게 쓰다듬고 있는데 주문한 음식이 도착한다.
"언제나 먹던 토핑 전 종류 올린 면 500g과 볶음밥 보통 곱빼기요!"
"응, 잘 먹겠습니다."
산더미 같은 채소를 눈 깜짝할 새 다 먹고 나서는 속도를 늦추지 않고 면을 흡입한다.
먹는 모습은 깨끗하고 국물이 튀는 모습도 없다.
깨끗하게 잘 먹는구나 하고 감탄하고 있자니 시로코가 중얼거렸다.
"응, 큰 시로코는 너무 많이 먹어. 그래서 살쪘어."
"응읏!? 켁, 켁."
기침을 심하게 했다.
평소의 쿨 뷰티한 얼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시로코에게 달려들어 양 어깨를 잡는다.
"왜 그래? 그렇게 기침을 하고, 꼴사납게."
"응! 작은 시로코와 달리 순수하게 성장했을 뿐이야. 절대 시바세키 라멘이 그리워서 매일 먹는 바람에 살찐 게 아니야."
"응, 그럼 배 만져볼까?"
"응, 나가서 싸워야 해. 오늘이야말로 깨닫게 해줄 거야."
언제나처럼 싸움을 시작했다.
어째서 본인들인데 이렇게 충돌하는 걸까, 그래서 그런 걸까.
그런 풍경을 보고 있자니 아야네가 질문해왔다.
"저, 선생님은 키보토스에 오기 전까지 이 정도 양의 식사를 하는 여성은 본 적 없으세요?"
"어? 음~, TV 같은 데서 먹방 챌린지 하는 사람 정도려나. 오히려 여성은 사람 앞에서 대량의 식사를 하는 것은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을지도."
뭐, 먹는 사람은 남성보다 더 먹겠지만 소수일 것이다.
적어도 내 눈앞에서 대량으로 주문하는 여성은 만난 적 없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노노미가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물어본다.
"혹시…… 처음 식사했을 때는 좀 깨셨나요?"
"꼴사납다고 생각했던 거라든지요? 선생님의 가치관으로는 있을 수 없는 광경이었고……."
"그렇게 말 들으니…… 왠지 부끄러워졌네."
세리카와 아야네가 불안과 수치가 뒤섞인 표정을 하고 있다.
역시 이 또래 여자아이들은 이런 예절을 신경 쓰는 걸까. 나와는 자란 환경이 다르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자 대화가 들렸는지 싸우고 있던 둘이 멈췄다.
"선생님…… 혹시, 좀 깼어?"
시로코가 어두운 표정으로 물어왔기에 서둘러 대답했다.
"아니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처음에야 물론 놀랐지만 다들 나와 달리 힘이 다르니 납득했어. 헤일로도 있고 키보토스의 상식이라고 받아들였으니까."
"게다가 다들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돼. 어린 친구가 소식이면 오히려 걱정할 테고 말이지."
애초에 에너지 효율이 나와는 다르다.
섭취하는 칼로리가 다른 것은 당연하다.
그렇게 먹고도 살찌지 않느냐고 이전에 아로나에게 살짝 물어보니 전투에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이 나와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알려줬다.
그래서 키보토스 학생들은 모두 몸매가 좋은 것이라고.
"오히려 다들 부럽다고. 나는 나이 먹어서 먹은 만큼 살이 붙으니까."
"음, 알고 있었어. 그래서 선생님 앞에서 당당하게 먹는 거야."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뭐, 선생님이 다 드신 후 뚫어지게 쳐다보는 건 조금 부끄럽지만요."
"으헤~, 그럼 선생은 다 먹으면 뒤돌아 봐 달라고 할까나~."
그렇게 오해도 풀린 후 가게를 나선다.
물론 내가 냈다.
원래 있던 곳과는 달리 모두들 많이 먹어서 지갑 타격이 크다…… 고 생각했는데 학생 할인이 적용되어 헤일로 가진 학생은 반값이다.
학생이 아니더라도 헤일로가 있으면 30% 할인된다고 한다.
역시 학원도시.
이 대화를 다른 학원에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되어 또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지만, 그것은 다른 이야기.
어느 심야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햄버그 스테이크, 피자, 도리아, 샐러드 등 많은 요리가 테이블에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 요리는 단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곳은 아는 사람만 아는 유명한 가게인데, 심야 영업을 해서 이용객이 그리 많지 않다.
가끔 이렇게 들키지 않게 폭식하는 사람이 있다.
가격도 싸고 맛도 좋아서 학생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그런 숨은 맛집에 한 어른이 들어와 문에 달린 방울을 울린다.
"안녕, 호시노."
"……선생!?"
혼자서 말없이 식사하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아는 사람이 온 바람에 심야인데도 큰 소리를 내 버렸다.
다행히 손님은 없어서 괜찮았지만 동요를 감추지 못한다.
"어, 어떻게…… 여기에. 아저씨의 비밀 장소인데."
"또 한 명의 시로코에게 들었거든. 혼자서 외롭게 먹고 있다길래."
"아하하…… 큰 시로코쨩한테는 들켰었나 보네."
언제나 우리를 보고 있다고 했었지.
아저씨에게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다니 제법 성장했구나.
후배의 성장은 기쁘지만 이런 형태로 알고 싶지는 않았어.
"미안해 선생. 걱정 끼쳐서."
"아냐 아냐. 다만 다들 많이 먹는 데 비해 먹는 양이 적은 게 신경 쓰여서 말이지. 뭐 나에게는 충분히 먹는 양이지만."
"으헤~, 뭐 내가 많이 안 먹는 건 이상하지."
아저씨는 소식가라 항상 잠만 자니까 그렇게 많이 안 먹어도 괜찮다고는 들었지만 그건 이상하다.
호시노는 심야 경비를 매일 거르지 않고 하고 있다.
그런 호시노가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을 리가 없다.
"나는…… 신비가 다들보다 강해서 그만큼 누구보다 힘을 낼 수 있어, 소비도 격렬하지만. 그렇기에 내가 평소부터 많이 먹고 있으면 억지로 애쓰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 끼치는 게 싫어서…… 그래서 이렇게 가끔 숨어서 에너지 보충하는 거야."
상상했던 대로였다.
역시 후배들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해서 이렇게 했던 것이다.
심야 경비를 줄이면 되겠지만 호시노가 오히려 불안해할 것이다.
딱한 이야기다.
"아, 그리고…… 아저씨 같은 작은 학생이 제일 많이 먹고 있으면…… 혹시 질려 버릴까 봐 걱정됐어."
귀여운 이유도 있었다.
그런 것까지 신경 안 써도 되는데, 모두들 천생 여자구나.
"나는 신경 안 써. 오늘도 말했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이 훨씬 안심된다고. 맛있게 먹는 귀여운 호시노 모습을 잔뜩 볼 수도 있고."
"이야~ 부끄럽네에. 근데 아저씨 안심했어, 다음에 이렇게 심야에 불러내도 괜찮을까? 혼자면 외로우니까."
"언제든지 괜찮아. 그리고 큰 시로코에게도 말 걸어보는 건 어때? 이미 들켰다며."
"으헤, 그렇네. 가끔은 선배의 응석도 받아달라고 할까나."
오늘은 평소보다 맛있고 즐거운 식사였다.
응 그래 많이 좀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