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 하나, 시(浦、花、し)
작품 링크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4935677
작가 : Dishonest
작가의 말 : 주변 학생이 스스럼없이 선생님께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괜히 마음이 불편해서 결국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하고 그대로 자멸할 듯한 학생 제1위 우라와 하나코.
浦、花、し
「이건 친구 이야기인데요.」
「흐음, 히후미 말인가.」
「아닙니다.」
「그럼 코하루?」
「아니요?」
「아즈사나.」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럼 세이아밖에 남지 않겠네.」
「...... 제 친구가 그렇게 적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기껏해야 마리 정도일까. 그 하나코가 친구라고 스스로 부를 만큼 마음을 열어준 상대는 말이지.」
「참, 어찌 그리 모질까요? 소중한 학생에게 친구가 한 손으로 셀 만큼밖에 없다고 하시다니. 사실은 제가 교우 관계가 넓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진 않으신가요?」
「교류는 그럭저럭 넓겠지. 하지만 방금 말한 대로야. 게다가 내가 하나코에 대해 모르는 게 아직도 많다고 생각하진 않아. 대부분은 알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어.」
「심한 자만이군요.」
「속이려고 하지 마. 하나코도 나에 대한 걸 대부분 안다고 말하겠지.」
「글쎄요. 저는 선생님만큼 자만에 빠져있진 않아서요.」
「그렇고말고. 자만에 빠지기 전에 사랑에 빠진 상대가 있는 거겠지.」
「...... 그래서, 이건 친구 이야기인데요.」
「화제를 잘 돌리네. 하나코랑 똑 닮은 그 친구가 뭘 어쨌다는 거야?」
「좋아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도 전혀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자신의 마음이 제대로 전해지고 있는 건지 불안하대요. 누구에게나 굉장히 친절하게 대하니까, 자기한테도 그저 똑같이 대해주는 것뿐인데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호오. 하나코의 소중한 친구에게 사랑받는다면 그건 행복한 사람일 텐데 말이야.」
「입장의 차이는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친구도 좋아하는 상대가 선생님 같은 어른이라고 하더라고요.」
「어른으로서의 긍지겠지. 나도 참고 있으니 잘 알지.」
「여자아이는 그런 긍지가 날아가 버릴 만큼, 얼굴을 보고 사랑받고 싶은 법이라고요?」
「좋아해서 미칠 지경이라 이성까지 덮어씌워 버릴 만큼 사랑해달라는 건가.」
「분명……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분명입니다. 어쨌든 이건 친구 이야기이니까요. 결국 남의 이야기일 뿐이고.」
「하하, 그거 당연하지.」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아신다고 하셨지 않으셨나요?」
「잘 알지. 남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지.」
「그럼 그 친구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정말 진전시키고 싶은 생각이라면 좀 더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러면 상대방인 어른도, 어른이기 때문에 제대로 마주해 줄 거야. 예를 들면, '졸업하면 말이야'라고 말이야.」
「……아직 덜 전한 걸까요?」
「서로 불안한 거겠지. 더 듣고 싶고. 더 전하고 싶고.」
「그럼 제가 일러두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많이 좋아한다고 말하라고요.」
「하나코는 참 착하구나.」
「아뇨. 그저 겁쟁이일 뿐입니다. 스스로 아무것도 말할 수 없으니까 선생님께 상담한 거예요. 저와 꼭 닮은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하나코 같은 애가 둘이나 있다면 큰일나겠네.」
「...... 음…… 큰일이라뇨?」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사람을 홀리고, 미심쩍은 소리를 하고, 빙빙 돌려서 살아. 인생을 걸고 상대해야 하니 힘들겠지.」
「어쩔 수 없잖아요.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지. 하나코도 그렇고, 나도 변하지 못해. 하나코를 상대하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한 주 두 주를 돌아 1년이 지나.」
「저는 이런 자신을 조금은 바꾸고 싶다고 생각해요.」
「오, 나는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아.」
「어째서요?」
「만약 변한다면 하나코를 상대하는 것도 적당히 하겠지. 소중한 학생을 상대로 그러면 안 돼. 방금 말했잖아. 매일 시간을 쏟고 있는 거라고.」
「번거로움이 사라져서 기뻐하실지도 모르잖아요.」
「심심해서 메말라 죽을지도 몰라.」
「소중한 학생의 '자신을 바꾸고 싶은 마음'은 소중하게 여겨주시지 않는 건가요?」
「그러지. 학생이 어떻든 나는 변함없이 학생을 소중하게 여길 거야.」
「학생인 한, 그렇죠?」
「나는 선생님이니까.」
「……학생이라는 입장에서는, 변하고 싶은데요.」
「그때 나는 더 이상 선생님이 아니게 되는 거야.」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지만요. 선생님께서 저를 상대해주시는 것도, 선생님과 학생이기 때문에. 제가 선생님께 의지할 수 있는 것도, 학생과 선생님이기 때문에.」
「그렇겠지. 나는 선생님이니까 조건 없이 학생에게 손을 내밀고, 학생들은 내가 선생님이기 때문에 이렇게 교류를 갖는 거야.」
「저희는, 저희에겐, 그 관계성밖에 없는 거군요.」
「……그렇겠네.」
「언젠가 끝을 맞이할 관계.」
「아, 그러니 그때는......」
「그때는요?」
「마침내, 너를 학생으로 대하지 않아도 되겠지. 선생님과 학생이 아닌 다른 관계로…… 말이야.」
「어찌 그리 무서운 선생님이신가요.」
「선생님이 아니게 될 테니 당연하지.」
「그럼 어찌 그리 교활한 어른이신가요.」
「그때는 하나코도 이미 다 큰 여성이 되어 있을 거야.」
「……어찌 그리 모진 남성이신가요.」
「온통 자극적인 말만 쏟아내는 겁쟁이 여자보다는 끈기 있는 성실한 남자지.」
「……선생님.」
「응?」
「바람은, 피우지 말아주세요.」
「어? 그러니까?」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다치게 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는 거예요.」
「알고 있어. 소중히 할 게. ……하나코.」
「저한테 말씀하셔서 어쩌겠다는 건가요.」
「하나코에게 말한 게 아니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한 것뿐이지.」
「닿으면 좋겠네요.」
「계속 전해야지. 아무래도 겁쟁이라 안 되겠어.」
「아주 조금」
「아주 조금?」
「졸업이, 기다려졌어요.」
「……그렇구나.」
「선생님.」
「왜?」
「친구 이야기는…… 거짓말이에요.」
「알고 있어. 네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제 마음도? 제대로, 전해졌나요?」
「이쪽은 방금 말했잖아.」
「……그럼, 다시 한번.」
「자, 말해봐.」
「……졸업 후, 기대하고 있을게요.」
「겁쟁이 녀석.」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벌써, 말했을 테니까요.」
참 하나코 맛집이란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