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그 발걸음을 내딛다

무작 2025. 9. 17. 16: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36.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583


# 샬레 활동 비망록

# 그 발걸음을 내딛다

뒷골목에서 뒷골목으로. 큰 도로에는 나가지 않고 차폐물이 많은 곳을 추격자의 시선과 사선을 피해 내달렸다.
아야네와 선생이 상공에 띄워 주변을 스캔하고 있는 드론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최적의 도주 경로를 만들어, 블랙마켓을 달린 지 약 15분. 암거래 은행과 마켓 가드의 주둔지에서 떨어진 곳에서, 소녀들은 일단 멈춰 섰다.

덧붙여, 신체 능력이 빈약한 선생은 여전히 시로코에게 안겨 있었다.

「후아, 답답해. 이제 벗어도 되지?」
「머뭇거리면 안돼. 계속 서둘러. 곧 추격대가 올 거야.」
「최대한 빨리 벗어나야 해요……. 곧 도로 봉쇄가 시작될 거예요…….」

답답함에 한계를 느낀 세리카가 복면을 벗어 던지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전력 질주로 인해 붉어진 뺨을 타고 흐르는 땀, 달라붙은 긴 머리카락. 그것들을 귀찮은 듯 닦아내고, 다시 한 번 숨을 내쉰다.
그런 그녀를 보며 호시노와 히후미는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이곳은 그들의 안마당과 같은 곳이다. 분명 곧 도로 봉쇄가 이루어지고, 수색망이 깔릴 것이다. 그렇게 되면 발견되지 않고 탈출할 확률은 극히 낮아지고 만다. 그러니, 가능한 한 빨리 블랙마켓에서 나가야 한다고────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은행 강도에 한몫 끼어 있는 건 신산귀모의 선생이다. 뻔한 일에 손을 쓰지 않았을 리 없다. 노노미는 신뢰 가득한 눈빛으로 시로코에게 안겨 태블릿을 조작하고 있는 선생을 보았다.


「걱정 마세요. 다 준비해 뒀으니까 괜찮아요☆ 그렇죠, 선생님!」
「물론이지. 내부 시스템은 다운시켰고, 감시 카메라 영상은 위장해 뒀어. 그러니 신고하려면 견고한 셔터를 뚫고 나서, 가장 가까운 주둔지까지 달려야 해. 그 다음에 현장 확인, 도로 봉쇄까지 하려고 한다면────최소 1시간은 필요할 거야」
「역시 대단하네~, 선생님」

선생의 말에 당장 추격대가 올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했는지, 시로코 외의 모두는 복면을 벗고 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 역시 답답했겠지. 선생도 어느새 모자를 벗고 있었고, 익숙한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았던 모두였지만, 선생의 「하지만」이라는 말에 현실로 다시 끌려 들어왔다.

「블랙마켓의 구조는 그들이 더 잘 알아. 인력 전술 같은 걸 당하면 진퇴양난이 될 테니 서둘러 탈출해야지」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으니까, 서둘러 나가자. 이쪽이야, 빨리」
「저기, 시로코 선배…… 복면 안 벗어? 방해되지 않아?」

세리카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아까와 다름없이 복면을 쓰고 있는 시로코. 니트 원단으로 덮인 늑대 귀가 사랑스러운 그녀는 멍하니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왜 벗어야 하는 건데?'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호시노와 노노미는…… 시로코의 정서 교육에 한몫했던 소녀들은 즐겁게 웃었다.

「자신의 천직이랄까 영혼의 일부 같은 거라서 벗기 싫은 거 아냐?」
「시로코 선배가 아비도스에 와서 다행이야……. 다른 학교 갔으면 엄청난 범죄자가 되었을 거야.」


예를 들어, 미식연구회나 온천개발부 같은 테러리스트 집단…… 아니, 동아리가 있는 게헨나 학원. 시로코가 여기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 대참사가 일어났을 것이다. 집단에 소속되지는 않겠지만, 아마 단독으로 무언가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트리니티. 여기에 그녀가 있었다면…… 아마 아즈사와 결탁했을 것이다. 함께 함정을 설치하는 사이가 되었겠지.

가볍게 움츠리며 바라보는 세리카에게 시로코는 민망한 시선을 보내고 나서────마침내, 푸른 복면을 벗었다.

「으, 으음…….」
「응…… 아마」

은행 강도를 저지른 후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아비도스 소녀들. 하지만 그에 휘말린 히후미는 그렇지 않고────머리를 감싸 쥐고 끙끙거렸다. 어쩐지 안색도 안 좋아 보인다.

「으으, 정말 저질렀어요……. 종이봉투를 쓰고 있었지만, 들키지는 않겠죠……?」
「뭐, 안 들킬 거야. 프로토콜을 실행했으니까」
「프로토콜?」

선생은 「그래」 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면 위장 프로토콜……. 뭐, 상대방에게 환각을 보여준다고 바꿔 말하면 이해하기 쉬울까」


지난 습격에서 수금 기록을 넘겨준 오토마타는 선생의 모습을 키보토스의 일반적인 주민으로 보았다. 하지만 다른 오토마타는 선생의 모습을 헤일로를 가진 학생으로 보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건장한 전투직 경비원으로 보았다. 다른 누군가에게 물어도 열 명이면 열 가지 답이 돌아올 것이다. 같은 것을 관측하고 있을 텐데도 해답이 일치하지 않는 버그를 지난 프로토콜은 일으키고 있다.


모습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속이는 것. 인식 저해에 가까운, 권능에 한 발을 들여놓은 프로토콜은 보여지는 쪽이 아닌 보는 쪽의 시각에 간섭한다. 물론 만능은 아니며 빈틈이 있기 때문에 위장막 너머를 꿰뚫어 보았을 가능성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게다가 원래…… 선생이 상정한 사용법과는 다른 사용법을 쓴 것이다. 너무 과신할 수는 없다.


「자, 서두르자. 여기도 곧 안전하지 않게 될 테니까」





「봉쇄를 뚫었습니다. 이제 여기부터는 안전해요.」

블랙마켓과 바깥의 경계선. 골목과 골목을 오가며 시야가 트인 그 너머는 대로변과 맞닿아 있었고, 서쪽으로 기운 해가 비추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서둘러 육교와 횡단보도를 건너, 블랙마켓 입구에서 떨어진 뒷골목에서 소녀들은 큰 달성감을 동반한 숨을 내쉰다.

마켓 가드는 정식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밖에서는 활동할 수 없으며, 함부로 움직이면 발키리 등에게 체포된다. 블랙마켓이라는 자신의 영역에서만 막대한 힘을 발휘한다는 점은 다른 학원 자치구의 치안 유지 기관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바깥세상으로 돌아가면────당분간의 안전은 확보할 수 있다.


「정말로 블랙 마켓의 범죄 은행을 털어버릴 줄은……. 하아…….」
「시로코 쨩. 운행 기록 서류는 잘 챙겼지? 」
「으, 으음……. 가방에 있어.」

그 물음에 시로코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가방을 건 넸다. 그녀의 표정에 어딘가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가방을 받은 호시노는 그 무게에 다소 놀랐다. 목적의 수금 확인 서류 외의 무언가가 들어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일단 확인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모두가 보기 쉽도록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나서, 이상하게 부풀어 오른 무거운 가방의 지퍼를 열자────왠지 모르게, 있어서는 안 될 것이 보였다.


「……엥? 이건?! 가방 속에 뭐가 있는…… 지폐 다발……?!」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엄청난 돈뭉치에 호시노는 무심코 비명을 지른다. 그 비명에 모두가 놀라 호시노를 보니 100만 엔짜리 뭉치를 여러 개 들고 있었다. 가방에서도 많은 돈뭉치가 보였고,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은행에서 빼앗아 온 현찰이 분명했다.

본래 목적에서 벗어난, 완전히 불필요한 범죄 행위에 모두가 얼굴이 파랗게 질려 시로코를 보았다.

「우, 우와아아아앗-?! 시로코 선배 현금을 털어버린 거야?!」
「아, 아니……. 목표인 서류는 제대로 챙겼어. 이 돈은 은행 직원이 멋대로 착각하고 집어넣은 거야…….」

무죄를 증명하듯 고개를 힘껏 젓고, 가방을 뒤집어엎을 기세로 바닥을 뒤지자 목적의 수금 확인 서류가 나왔다. 일단 목적의 물건은 확보했으니 작전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설마 목적 외의…… 그것도 현금을 가져올 줄은 몰랐겠지. 호시노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찌그러져 있었다.


「미안해. 사실은 바인더를 받을 때 현금은 두고 올 생각이었는데, 깜빡했어……」
「아니, 선생님 탓이라는 건……」
「틀리지 않아. 그 자리에서 시로코와 함께 있던 건 나니까」
「……그러고 보니, 그 바인더들은」

이런 점…… 책임 소재에 관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완고한 그에게, 더 이상의 말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깨달은 호시노는 화제를 바꾸기로 했다.

가방 안에 놓여 있는 바인더들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아아」 하고 말하며.

「아비도스 고객 번호의 거래 내역이야. 1권만 아비도스 거고, 나머지는 의심받지 않기 위한 가짜지만……」
「그렇구나, 증거를…… 고마워, 선생님」

최근 수금 확인 서류만으로도 증거로서는 강력하지만, 이 정도의 거래 내역이 있다면 더욱 신빙성은 높아질 것이다.


일단 선생의 노력 덕분에 예상 이상의 증거는 모였다. 이제 남은 건, 어째서인지 가방에 들어있는 이 현금을 어떻게든 처리하는 것뿐. 갑작스럽게 늘어난 골칫거리에 머리를 싸매며 호시노는 가방 옆에 쪼그리고 앉아 돈뭉치를 세었다.

「어디…… 헤에, 1억은 되어보이는데. 정말로 5분 만에 1억을 털어버렸잖아.」

중얼거린 호시노는 어깨를 늘어뜨리고 한숨을 쉬었다. 서류만이라면 아직 본격적인, 마켓 가드를 총동원한 수사에는 이르지 않았을 터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거액이 도난당했다. 그들에게도 체면이 있다. 분명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뜻밖의 큰 오산에 호시노는 머리를 싸맸다.

「좋았어!! 뭘 멀뚱멀뚱 보고 있어? 가져가자고!」
「자, 잠깐만요! 그 돈을 쓰겠다고요?!」

그 반면, 기쁨에 들떠 있는 것은 세리카였다. 그녀는 그 돈뭉치를 보고 환희하며 학교를 위해 쓰려고 했다. 아야네가 황급히 말리려 하지만, 세리카의 의견은 바뀌지 않는 듯.

「아야네 쨩? 왜 그래? 빚을 상환해야지!」
「그래서야…… 정말로 범죄잖아, 세리카 쨩!!」
「뭐, 뭐가 범죄야! 이 돈은 애초에 우리가 피땀흘려서 번 돈이었어! 그게 저 범죄 은행으로 흘러들어간 거잖아! 게다가 어차피 놔뒀으면 범죄자들의 무기나 탄약으로 바뀌게 될 거였다고! 범죄자들의 돈을 터는게 무슨 죄야!」
「────저는 세리카 쨩의 의견에 동의해요. 범죄자들의 범죄 자금이니 우리가 좀 더 좋은 곳에 쓰는게 좋을 거 같아요.」


어떤 일에도 지켜야 할 규칙은 존재한다. 물론 세리카도 그것을 알고 있다. 은행 강도가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과, 지금 자신이 제안한 방법이 좋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그것들은 모두, 규칙을 어기는 행위라고.

하지만, 애초에 규칙을 어긴 건 카이저 측이니, 자신들만 어리석게 규칙 안에서 행동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야네는 반대. 세리카는 찬성. 노노미는 찬성하지만,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다. 호시노와 시로코는 쓴 표정을 짓고 있다. 선생과 히후미는 외부인이기에 입을 다물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치, 거 봐! 이거면 우리 아비도스 학교의 빚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흐응…… 그렇긴 한데…… 시로코 쨩은 어떻게 생각해?」

노노미의 찬성을 얻은 세리카는 난색을 표하는 멤버들을 설득하려 입을 열고 열변을 토했다. 호시노는 그녀의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시로코를 보았다. 그녀는 어떻게 생각할까 하고.

「……호시노 선배가 반대하겠지. 그러니 논할 필요도 없어.」
「엥!?」
「역시 시로코 쨩. 내 마음을 잘 안다니까.」

놀란 표정의 세리카에게, 호시노는 타일러주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한테 필요한 건 저 서류들이지, 돈이 아니야.」
「……하지만……」
「지금은 악당 녀석들의 범죄 자금이니까 괜찮다고 해도, 다음 번엔? 그 다음 번엔? 우리가 이런 방식에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나중엔 아무렇지도 않게 되어버릴 거야.」

그 말은 누구보다 아비도스의 문제와 진지하게 마주해 온 세리카에게 강하게 울렸다. 뭔가 반론하려고 해도, 입에서는 소리가 되지 못한 한숨만 새어 나올 뿐.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묵묵히 호시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그러다 언젠가 우리한테 엄청 위급한 사건이 터지면…… 그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 해선 안될 행동을 저지르겠지.」

호시노는 진지했던 표정을 풀고, 평소처럼 웃으며.

「으헤~ 이 아저씨는 귀여운 후배들이 그렇게 되는 건 싫다고.」
「……」
「그런 식으로 지켜낸 학교가 무슨 의미가 있겠어.」


호시노의 의견에 세리카는 말을 잇지 못했다.

틀림없는 정론이었던 것이다.
줄곧 올바른 방법으로 지키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와서 사악한 술수에 의지하는 것은────확실히 싫다. 마음속으로 그렇게 외치는 자신을 부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네. 알겠어'라고 간단히 받아들이기에는 금액이 너무 많았고. 눈앞에 드리워진 실에 매달리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세리카는 고개를 숙이며 입술을 깨물었다.

「애초에 이런 방식을 쓸 거였다면 노노미 쨩의 그 황금 카드로 빚을 갚아달라고 했겠지.」
「…….저도 그 의견을 냈지만 호시노 선배가 반대해서…….」

그렇게 말하고, 노노미는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다. 어깨의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그녀는 웃어 보였다.

「저도 이해하고 있어요. 우리들이 적법한 방법으로 노력한 게 아니면, 아비도스 학교의 빚을 상환해도 그건 아비도스 학교가 아니다…….」
「으헤, 그런 거야. 그러니까, 이 가방은 두고 간다. 우리한테 필요한 서류만 챙겨. 부장의 명령이야.」


호시노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장 명령. 대책위원회 부장으로서의 명령에 거역할 사람도, 거역할 생각인 사람도 이곳에는 없었고──────세리카는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쳤다.


「으아아!! 답답해! 진짜 뭐야!! 이 큰돈을 버리자고?! 진짜 이상한 데서 고지식해!!」
「음. 부장의 명령이라면…….」
「저는 아비도스의 사정을 잘은 모르지만…… #n이 돈을 가져갔다간 다른 트러블에 휘말릴 수도 있었을 거예요. 어떻게보면 재앙의 씨앗 같은 거니…….」
「하하…… 어쩔 수 없죠, 그럼. 이 가방의 처분은……. 맡겨도 괜찮을까요, 선생님?」
「물론, 맡겨줘」

처분에는 노노미가 적임이었지만, 한 번 찬성했던 몸이라 드는 것을 망설였을 것이다. 물론, 아비도스 소녀들이 그런 것을 신경 쓸 리도 없겠지만, 그녀 나름의 결심으로──────선생에게 맡기기로 했다.

무거운 가방을 건네받은 선생은 소녀들에게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녀들의 선택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눈동자는 사랑과 다정함으로 가득했다.


「저기, 선생은……. 이 결단, 어때? 바보 같다고 생각해?」


어딘가 나약한 호시노의 말에, 선생은 「설마」라고 힘주어 말하며.



「훌륭한 결단이야. 너희들의 선택은 누구도 비웃지 못해. 멈춰 줘서 고마워」


선생은 그렇게 말하고,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었다.


원문에서는 좀 더 길게 주저리주저리 얘기하는데, 인게임 스토리 텍스트에 맞게 다 줄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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