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샬레 활동 비망록]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가장 빠른 은행 강도

무작 2025. 9. 17. 14:00

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34.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580


# 샬레 활동 비망록

# 가장 빠른 은행 강도

붕어빵을 다 먹고, 소녀들의 귀여운 실랑이가 끝날 무렵. 선생님은 결국 노노미와 호시노의 손에 의해 붕어빵을 입에 강제로 밀어 넣었다. 시로코는 그것을 약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보았지만, '처음엔 나였으니까'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하하…… 다들 즐거워 보이네요. 시끌벅적하고, 사이도 좋고……」
「그러게~. 아니, 아저씨는 못 따라가겠어~」
「호시노 선배도 제대로 소란의 한가운데 계셨잖아요……」

쓴웃음을 짓는 히후미에게 껄껄 웃으며 대답하는 호시노. 그 뒤에서는 미묘한 표정의 아야네가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휴식을 마친 그들은 다시 정보 수집을 시작했다. 거래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점에서 이야기를 듣거나, 블랙마켓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정보를 사거나. 그러한 협상 역할은 선생님이 맡았으며, 그의 인심 장악술이 발휘되었지만…….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됐어, 형씨. 별로 좋은 얘기 못 해줘서 미안하군.」
「아뇨, 천만에요. 귀한 이야기였습니다.」

점주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가게에서 나오는 선생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야네가 「어떠셨어요?」라고 묻자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전혀. 데이터상으로는 이 가게에서 거래가 이루어졌을 텐데, 아무도 몰랐어.」
「이렇게까지 정보가 없을 수는 없는데…… 이상하네요.」
「히후미 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아야네가 그렇게 묻자, 히후미는 신중한 표정으로 「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찾고 계신 그 전략병기의 정보.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닌데 찾으면 흔적이 없어요……. 판매 루트…… 자재 보관 기록…… 전부 이상하리만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는 느낌이에요.」
「그런 거, 가능한 거야?」
「숨기는 것 자체는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규모가 크다고는 하지만, 돈과 물건이 움직이는 시장이니까요……. 아무리 이곳을 지배하는 <기업>들이라도 이 정도로 블랙마켓을 통제하진 못할 텐데……. 어딘가에서 정보가 새어 나올 텐데, 그것조차 없다니……」

시로코의 질문에 답하며, 히후미는 아야네가 조작하는 단말기를 들여다본다. 표시되는 정보는 가짜, 숨겨진 진실의 시사. 명백한 은폐 공작과 위장 공작의 결과였다.

「그 정도로 이상한 거야?」
「이상한 거라기 보다는……. 굳이 이렇게까지……? 같은 느낌이라…… 여기에 모인 <기업>들은 대놓고 악행을 일삼고 있어서 딱히 숨기거나 하지 않거든요.」

히후미는 「가령」이라고 말하며 아주 일반적인 고층 빌딩을 가리켰다. 키보토스에 흔히 볼 수 있는 빌딩 중 하나지만, 블랙마켓의 건물치고는 청소가 잘 되어 있어 깨끗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정문에는 무장한 경비원의 모습이 보이고, 그 외에도 순찰 중인 오토마타의 모습이 여럿 있었다. 다른 시설보다 중후한 경비는 어딘가 불안한 인상을 풍겼다.

「저기 빌딩 보이시죠? 저기가 바로 블랙 마켓에서 유명한 암흑 은행이에요.」
「암흑 은행?」

앵무새처럼 되묻는 세리카에게 히후미는 「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블랙마켓의 가장 큰 은행 중 하나예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키보토스에서 벌어지는 범죄의 장물 중 15%가 저기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해요……. 횡령, 강도, 납치 등등 다양한 범죄로 벌어들인 돈들이 흘러들어서 또 다른 범죄에 이용되는 불법 무기나 병기가 되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죠.」


범죄의 순환. 블랙마켓의 거대한 의지가 그것을 원하고 있다. 기괴할 정도로 이익을 추구하고, 폭력을 주문한다. 모든 범죄는 블랙마켓으로 통한다고 하면 누구나 납득할 것이다. 구조적인 폭력, 이성적인 범죄. 혹은, 세상에 머무를 수 없게 된 존재들의 도피처.
상상했던 것보다, 키보토스에 뿌리내린 암시장은 깊었다.

「……그럴 수가. 은행이 범죄를 조장하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네. 따지고 보면 저 은행도 범죄집단인 거죠…….」
「……」

노노미가 슬픈 듯이 중얼거리자, 세리카는 분개하며 주먹을 꽉 쥐었다.

「너무하잖아! 총학생회는 뭘 하고 있는 거야?」
「뭐 여러 이유가 있겠지. 그쪽도 그쪽 나름의 사정이 있을 테니까.」

이 사람처럼, 그렇게 생각하며 호시노는 선생님을 바라본다.

「실제 세계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지저분하네. 우리는 아비도스 안에서만 있어서 밖의 사정을 너무 모르고 있었던 거 같아…….」


자신들이 알지 못했던 세상. 눈앞의 폭력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어둠. 아비도스 학생들은 무지를 통감한다. 그런 모두를 안타까워하며 보던 히후미였지만────문득, 선생님이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가 바라보는 곳에는 여러 인영이 보였다. 무장한 전투형 오토마타가 대열을 이루어 걸어오고 있었다.

「────마켓 가드. 거리는 떨어져 있어.」
「마켓 가드라고요!? 여러분, 숨어요! 이쪽이에요!」

선생님의 중얼거림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히후미는 근처에 있던 세리카와 호시노의 팔을 잡고 순간적으로 골목으로 뛰어들었다. 선생님도 마찬가지로 시로코, 노노미, 아야네와 함께 히후미의 뒤를 쫓아 몸을 숨겼다.


힐끗, 밖을 내다보니 뚜렷한 모습이 보였다. 검은색으로만 덮인 외부 장갑, 점등된 파란색 카메라. 거대한 오토마타를 가릴 만큼 거대한 두꺼운 방패와 고화력 총기. 상당히 으스스한, 한눈에 봐도 우호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집단이었다.

「저것이 마켓 가드인가요?」
「아까 얘기한 치안 기관 중 최상위 조직이에요!」
「……즉, 이곳의 경찰이라는 말인가?」
「경찰이란 이름뿐이야. 머리부터 발끝까지 범죄에 물든 단순한 무장 집단이, 치안 유지를 사칭하는 것뿐이지.」
「선생님 말씀대로예요. 이곳에서는 공포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으니까요……」

그렇게 중얼거리며, 모두가 물음표가 가득한 눈으로 대열의 향방을 지켜본다. 겉으로 드러난 경찰 기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하며, 치안 유지라는 이름뿐인 폭력 장치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냥 단순한 순찰?」
「음, 배치가 이상해. 뭔가 기다리는……?」
「저 줄, 혹시 호위인가?」

그렇게 중얼거리는 찰나, 정면 도로를 차 한 대가 지나갔다. 중후한 차체. 옆으로 넓고 뒤가 불룩한 것으로 보아 트럭인 것은 알 수 있지만, 곳곳에 설치된 추가 장갑으로 매우 화려했다. 측면에는 총좌까지 보이기 때문에 무장 차량처럼 보이기도 했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확인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그 모습은, 습격 등의 예상치 못한 사태를 경계하는 듯이 보였다.

「────세리카 쨩 말이 맞는 것 같네~」
「과연, 현금 수송차 호송이었군요.」
「────저 차량은……」

무언가를 알아차린 아야네는 안경의 망원 기능을 작동시켜 주의 깊게 차량을 본다. 혹시, 아니 하지만────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아야네에게, 시로코가 묻는다.


「아야네?」
「저 차량과 번호, 본 기억이 있어요. 가능하면 더 가까이서……」

망원 기능에도 한계는 있다. 더 이상 자세한 것을 알고 싶다면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다────그렇게 생각하는 동안, 차량은 아까 히후미가 설명했던 암흑 은행 앞에서 멈추고 검문을 받은 뒤 정문으로 내부로 들어갔다.

「암흑 은행으로 들어가네요?」
「────좀 더 가까이 가봅시다.」
「위, 위험해요! 여기서 보는 게……」
「괜찮아요, 저 골목이라면.」

아야네가 가리킨 곳은 은행 근처에 있는 골목. 지금 숨어 있는 곳보다 좁지만, 이 인원수라면 숨을 수는 있을 것이다.

시로코가 먼저 가서 주변의 안전을 확인한 후, 이쪽으로 신호를 보낸다. 그리고, 이어서 세리카, 호시노, 선생님, 노노미, 아야네 순으로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히후미는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뛰쳐나갔다.


「────이달의 수금입니다.」
「오오 일찍 도착했구만. 수고했어. 자, 여기 주행확인 서류에 싸인을.」
「네.」
「좋아.」
「그럼 수고하십시오.」

정문 안쪽은 육중한 셔터가 내려져 있었고, 좌우를 지키는 경비원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수송차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내려 어떤 서명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 종이 서류, 정보 보안은 확보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태블릿의 집음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음성도 깨끗하게 들렸다.

「자, 문 열어. 이번 달 현금 들어간다.」

호위가 인증을 하고 셔터를 올린다. 지하로 이어지는 경사로. 그 너머에서 현금 인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완전히 올라간 뒤, 운전자는 차량으로 돌아가 운전을 시작한다.


「어라…… 저 사람……?」
「어……? 뭐, 뭐야?! 저 녀석은 매달 우리한테서 이자 받아가는 그 은행 직원……?」
「어라, 그러네.」

아야네에 이어, 세리카가 눈치챘다. 서류에 서명하고 운전석에 올라탄 인물은…… 오늘 아침 수금하러 왔던 오토마타와 동일 개체였다. 수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아비도스 학생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방금 확인했습니다. 우리가 오전에 상환한 현금이 실려있는 바로 그 트럭같은데……!! 저게 왜 블랙 마켓으로……!?」
「카, 카이저 론이요?!」

카이저론이라는 이름이 나오자마자 히후미는 눈을 크게 뜨고 경악했다. 그 모습을 본 호시노는 그녀가 카이저론에 대해 뭔가 알고 있다고 판단하고 침착하게 질문했다.

「알고 있어? 히후미 쨩?」
「카이저 론이라면…… 그 유명한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고리대금 회사예요…….」
「유명한……? 범죄자들?」
「아, 아뇨……. 카이저 그룹 자체는 범죄 회사는 아니에요……. 하지만 적법과 범법 사이를 교묘하게 줄타기를 하면서 운용하고 있는 문어발 기업으로……. 카이저는 저희 트리니티 지역 쪽에도 많이 진출해 있는데, 학생들에게 문제가 될까 티파티에서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에요.」
「티파티…… 그 트리니티의 학생회가 말이지.」


트리니티 종합 학원은 여러 학원이 통합되어 탄생한 거대 학교이며, 그 학생회라면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하다. 그 학생회가 주시하고 있는 기업이라니,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은 아니다.

「그런데 여러분의 빚이라는 게…… 아비도스 학교는 저 카이저 론한테서 빚을……?」
「우리가 빌린 건 아니지만요…….」
「말하자면 길어. 아야네 쨩, 방금 들어간 수송 트럭의 주행 루트를 검색할 수 있어?」
「지금 확인 중이니까,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호시노의 지시보다 먼저 조사하고 있던 아야네는 경로를 역추적하고 분석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해도 찾을 수 없었다. 감시 카메라 영상도 조작되었는지, 그림자조차 쫓을 수 없는 상태였다. 드러난 결과에 아야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안돼요. 무리예요. 모든 데이터를 오프라인으로 관리하고 있나 봐요. 전혀 검색이 안돼요.」
「그렇겠지~」

반면에 호시노는 태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상하고 있었던 것이리라.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할 때는 철저하게 하는 법, 악인의 근성은 질리도록 알고 있다.


「그러고보니 우리한테도 현금만을 요구했었잖아요. 그게 설마…….」
「우리가 낸 현금이 블랙 마켓의 범죄 은행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그럼 뭐야?! 우리가 블랙 마켓의 범죄 자금을 대주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야?!!」
「아, 아직은 몰라요……. 증거가 부족하잖아요. 저 트럭의 동선을 찾기 전까진…….」

선생님은 「증거, 라」 하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표정 변화 없이 셔터 너머를 응시하는 그라면, 혹은────그녀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수금 확인 서류는 어떨까? 확보할 수 있다면 증거가 될 것 같은데.」
「오, 확실히~」
「음, 좋은 생각이야, 선생님.」


수금 확인 서류에는 아마도 거래 일시, 금액, 소재지, 구분, 담당자 이름, 고객 이름이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입수할 수 있다면 운반된 것의 대략적인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만약 아비도스 고등학교의 이름이 고객으로 새겨져 있다면, 그 시점에서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된다. 연방학생회나 발키리에 넘기면 기업에 수색이 들어갈 것이다.

선생님의 제안에 납득하는 표정을 짓는 호시노와 시로코였지만, 히후미는 있는 힘껏 고개를 저었다.

「그, 그렇지만 서류는 이미 은행 안에 있어요. 블랙 마켓에서 가장 철통같은 보안을 자랑하는 은행 안에 있으니…… 마켓 가드도 저렇게 잔뜩 지키고 있고…….」


정문 좌우를 지키는 2명, 순찰 중인 4명. 내부에는 더 많은 가드들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신고가 들어가면 더 많은 병사들이 투입된다.
아무리 전투력이 뛰어난 아비도스 학생이라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규 마켓 가드들을 상대하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다.

「그거 말고 저 트럭의 주행 증거를 찾는 방법이라면……. 어디보자……. 끄응…….」


「아니, 다른 방법은 없어.」
「네?」

다른 평화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히후미의 어깨에 놓인 시로코의 손.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에게 뭔가 불길한 예감을 느낀 히후미였지만, 아마도 기분 탓일 거라고 자신에게 다짐했다.

시로코는 미소를 지은 채 호시노를 바라보며 눈빛 교환을 했다.


「호시노 선배. 여기서는 그 방법 밖엔.」
「과연-. 그건가. 그것인가아-」
「……네?」

하늘을 올려다보며, 「진짜냐~」라고 말하며 눈을 감는다. 하지만, 막을 생각은 없다. 다른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있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아……!! 그러네요! 그 방법이라면-!」
「뭐야, 무슨 소리야? ……설마 그거야? 내가 생각하는 그 방법은 아니지?」
「설마는 아니겠지만, 혹시 그건가요……?」
「에, 에에……?」

다른 멤버들도 시로코가 제안하는 수단에 생각이 미친 듯했다. 노노미는 즐거워하며, 세리카와 아야네는 조심스럽게 시로코에게 물었다.

「응, 이것밖에 없어.」
「저, 정말이야?!! 진심?!」
「우와아……하아……」

힘찬 긍정. 시로코의 결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세리카는 경악했고, 아야네는 체념했다. 이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그리고, 홀로 이야기에서 소외된 히후미는 각자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아비도스 학생들에게 '그것'에 대해 물었다.

「……저, 저기? 무슨 얘길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 방법이라는 게 뭐죠?」

히후미의 지극히 당연한 질문에, 아비도스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바라본다.
그녀는 상관없지만, 이 자리에 있는 이상 함께 행동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해도 소란이 될 것이다. 함께 도망치지 못하고, 그녀만 붙잡혔다, 같은 뒷맛이 나쁜 결말은 원치 않는다.


「……선생님, 괜찮지?」
「……본래는 막아야겠지만, 길을 제시한 건 나니까. 무슨 일이 생기면 책임은 질게.」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시로코는 만족스러운 듯 히후미를 향했다.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엄숙하게 고하는 것은, 얻을 수 있는 수단. 시로코는 가방에서 꺼낸 그 물건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은행을 턴다.」


파란 복면을 쓴 시로코는, 차라리 상쾌할 정도로 맑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범죄 실행의 뜻을 고했다.
타겟은 블랙마켓 최대 규모의 암흑 은행. 목적은 현금이 아니라, 수금 확인 서류.
물론 시로코도 처음부터 습격할 생각은 그 정도까지 없었다. 하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여기는 은행 강도를 저질러야 할 것이다. 복면을 항상 준비해 둔 것이 다행이었다────그렇게 생각하며, 시로코는 만족스러운 듯 가슴을 폈다.

그리고 '은행을 턴다'는 말을 곱씹고, 삼키고, 이해한 히후미는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경악에 질려, 무심코 소리쳤다.


「네?!?!」
「그렇지. 여기서는 그런 전개지.」
「와아-☆ 악당 은행을 혼내주는 거예요!」
「하아. 진짜야? 진심인 거지……? 그렇다면…… 해주는 수 밖에 없잖아!!」
「……하아, 알겠습니다. 여기까지와서 말린다고 들을 사람들도 아니고…… 어떻게든 되겠지…….」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니, 아비도스 학생들은 모두 복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마에 새겨진 번호와 안면 보호대. 겉으로 걸어 다녔다면 틀림없이 발키리의 손에 넘어갔을 모습은, 은행 습격에 최적화된 복장이었다.

안면 보호대를 쓰지 않은 학생은 자신뿐이다. 그리고, 현 상황에서 반대하는 것도 자신뿐이다.
모두 진심이다────그렇게 직감한 히후미는 목소리를 높여 어떻게든 말리려고 말을 다듬었다.


「저, 저기요, 진심이세요!? 정말로 은행을 터는 거예요!? 아니, 대체 왜 복면 같은 걸 가지고 있는 거예요!?」
「미안, 히후미. 네 복면은 준비가 없어.」
「이야~ 이렇게 되면 들키면 전부 트리니티 짓이라고 둘러댈 수 밖에 없잖아.」
「네?!! 아, 아니…… 복면이…… 왜…… 그러니까……. 아, 아우…….」

봉이 깜짝 놀랄 만한 황당한 이론으로 이 자리에 죄를 뒤집어쓸 뻔한 히후미는 혼란스러워하며 가방을 뒤집어엎어 뭔가를 찾았다. 자신이 뭘 찾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그녀는 울먹였다. 그걸 눈치챈 선생님이 히후미를 달래고 있지만, 그녀의 머릿속은 계속 혼란스러웠다.

'이런 죄를 뒤집어쓰면 학교에 있을 수 없게 돼…… 아, 선생님은 꽃 향기가 나네────' 초조함과 잡념이 뒤섞여 허둥대는 그녀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는지, 노노미는 '그런, 슬퍼하는 건 안 돼요!'라고 말하듯 소리쳤다.

「그건 불쌍하잖아요! 히후미 쨩은 급한대로 이거라도☆」

묘안이 떠올랐는지, 노노미는 가방에서 가위와 유성펜을 꺼내 작업한 뒤────완성된 것을 히후미에게 내밀었다.

「자 히후미 쨩, 일단 이걸 받아요☆」
「에, 아, 엣?」
「붕어빵 봉투? 오오! 이거라면 괜찮겠네.」

「네? 자, 잠깐만요, 여러분……?」

'따돌리는 건 안 돼'라고 생각한 노노미의, 미묘하게 어긋났다고 말할 수 없는 호의는 붕어빵 봉투였다. 눈 부분은 동그랗게 뚫려 시야 확보는 되어 있었다. 붕어빵의 달콤한 향기가 히후미의 후각을 자극했지만, 그저 놀림당하는 것 같을 뿐이었다.


「음, 완벽해.」
「번호도 써 드렸어요. 히후미 쨩은 5번이에요~☆」
「비주얼은 보스급인데? 원흉인데? 리더인데?」
「저, 저도 가는 건가요? 암흑 은행을 털러……? 가, 가는 건가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달은 히후미는, 그럼에도 한 줌의 희망에 매달리듯 울먹이며 호소하자────호시노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으헤~ 아까 약속했잖아. 히후미 쨩은 오늘은 우리와 함께 하는 걸로.」
「아, 으아아…… 저, 저는 이제 학생회 분들을 어떻게 봐야 할지…….」
「상관없잖아! 나쁜 건 저쪽이라고! 범죄 은행을 터는 거니까!」
「자, 선생님. 그 대사를 부탁해.」


모두가 선생님을 본다. 샬레의 하얀 코트를 벗고, 검은색 정장 차림이 된 그는 검은색 i번 복면을 쓰고 태블릿을 조작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보험을 모두 마친 그는 선언한다────

아비도스에 들끓는 악의를 파헤치기 위한 탐색을.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와 히후미, 출격!」

「예에! 출발~☆」

「아, 아우우……」


변함없이 턴다!!

 

 

다음화 : https://qjsdur00.tistory.com/5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