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링크 : https://syosetu.org/novel/302033/32.html
이전화 : https://qjsdur00.tistory.com/578
# 샬레 활동 비망록
# 블랙마켓에서
막 떠오른 태양이 지평선을 비출 무렵, 선생님은 익숙한 아비도스까지의 길을 오토바이로 달리다가──────뒤에서 「선생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엔진을 끄고 뒤돌아본 곳에는 익숙한 교복을 입은 아야네가 있었다.
「어머, 안녕하세요, 선생님.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 아야네. 꽤 일찍 나왔네. 어디 가는 거니?」
「아아. 오늘이 학교 대출 이자를 상환하는 날이라서…… 이것저것 준비를 하느라고요. 일찍 학교에 가서 상환 준비도 해야 하고…… 앞으로의 계획도 세워야 하고…….」
선생님은 '과연……' 하고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금방 깨달은 그는 미소를 지었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학교까지 같이 갈까?」
그런 제안을 건넸다.
▼
「기다리셨습니다. 변동금리 등 모든 것을 적용하여 이자는 788만 3250엔입니다.」
「저기, 그럼 이걸로──────」
「……확인했습니다. 변동금리와 가산금리를 적용한 대출금 788만 3250엔. 전부 현금으로 받았고, 문제는 없습니다. 이번 달도 카이저 론과 거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슈트를 빈틈없이 차려입은 로봇은 얼굴 표정 디스플레이에 웃는 아이콘을 띄우고 깊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내 발길을 돌려 견고한 방어를 자랑하는 현금 수송차에 올라타 엔진 소리를 울부짖으며 흙먼지를 일으키고 사라져 갔다. 그것을 아비도스 학생들은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카이저론은 아비도스가 빚을 지고 있는 금융 기업이며, 그 모회사인 카이저는 뭔가 항상 검은 소문이 끊이지 않는 기업이다. 불법에 가까운 거래나 인신매매, 기타 여러 가지. 하지만 그런 소문은 외딴곳인 이곳까지 닿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들은 늘 하던 대로 현금이 든 케이스를 직원에게 건네고, 어떻게든 이번 달 수금을 무사히 넘겼다.
현금 수송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 그녀들은 한숨을 내쉬고 노골적으로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
「……」
「하아. 이번 달도 이렇게 넘어갔군.」
「……이제 몇달 남았지?」
「309년 상환이니까…… 지금까지 들어간 게…….」
「됐어, 말하지 마!! 말하면 더 열받을 거 같으니까!」
「그렇네~」
매달 말에 있는 연례행사인 수금. 이 날을 넘기기 위해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 등을 열심히 해 온 그녀들이지만, 수금 후에는 기본적으로 불평을 늘어놓으며 과자를 먹는 여자들 모임이 된다. 항상 폐교의 기로에 서 있는 아비도스 학생들의 쌓인 스트레스 해소. 특히 이 현실을 좋게 생각하지 않는 세리카는 불평불만을 숨기지 않고 삐쳐서 입을 열었다.
「어차피 우리가 늙어 죽어도 다 못갚는다고! 뭘 계산하고 그래!!」
「……」
「그런데 왜 저 은행은 저렇게 현금으로만 받을까요? 굳이 현금 수송 트럭까지 써 가면서…….」
노노미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의문, 그 답을 선생님은 알고 있다. 그것은 추적 가능성(트레이서빌리티)의 배제다.
지폐나 동전의 가치가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키보토스에 사는 한 대개 단말기 결제와 카드로 해결된다. 편리성이나 보안 면에서도 보이지 않는 전자 데이터상의 돈이 더 낫다.
하지만 현금에는 그런 전자 결제에는 없는 이점이 존재한다.
바로 거래의 비밀성이다.
전자 결제는 기본적으로 인증을 해야 하며, 거래 데이터가 계속 남는다. 뭔가 수상한 점이 존재하면 즉시 추적되어 그 모든 것이 낱낱이 밝혀지고 만다.
그러나 현금 거래는 인증이 필요 없고, 거래 데이터도 남기 어렵다. 즉, 추적되지 않는 돈과 거래. 너는 누구인가, 어떤 거래를 하는가 하고 자기 증명을 요구하지 않는 현금은 뒤가 구린 거래에 매우 편리하다.
그리고──────현금 수송차라는 단어에 시로코는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계시라도 받은 듯, 왜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을까 하는 얼굴. 그것을 알아챈 세리카는 째려보는 눈으로 시로코를 쳐다보며 못을 박았다. 아마 말리지 않았다면 분명히 했을 것이라는 묘한 신뢰를 그녀에게 품고 있었다.
「……현금 수송차」
「시로코 선배, 저거 털면 안돼.」
「아니, 나도 알고 있어.」
「상상도 금지야!」
「응……」
축 처진 얼굴로 시로코는 고개를 끄덕인다. 들키지 않으면 범죄가 아니라는, 어디선가 기어오는 혼돈이 말한 듯한 대사가 그녀의 태도다. 세리카가 말리지 않았다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분명 저 현금 수송차는 고철덩이가 되었을 것이다. 특징적인 늑대 귀가 납작하게 축 늘어진 그녀를 곁눈질하며, 호시노와 노노미는 즐겁게 웃었다.
「자아, 어쨌든 우리는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을 해결해야 하잖아. 들어가자고.」
▼
「모두 모였으니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의 부실. 이른 아침의 수금을 마친 그녀들은 평소의 방에 평소의 제자리에 앉아 있었다. 선생님은 벽에 등을 기대고 있다.
정례회의가 아닌 가벼운 정보 공유 정도의 모임. 몇 분도 걸리지 않고 끝날 회의는 아야네의 목소리와 함께 시작되었다.
「세리카 쨩을 습격한 헬멧단의 배후에 대한 것입니다.」
「알아냈다고!?」
튕겨 나가듯이 일어선 세리카와는 대조적으로, 아야네는 침착한 목소리로 「네」 하고 긍정했다.
「저번 전투에서 수집한 전략병기의 파편을 분석한 결과…… 현재는 거래가 되지 않는 모델이었습니다. 현재 단종된 전략 병기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키보토스 내에는 <블랙 마켓> 뿐이에요.」
「블랙 마켓…… 엄청 위험한 곳이잖아요.」
「그럼 그 전차는 블랙마켓에서 온 거였구나.」
블랙마켓────키보토스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총학생회에 인가되지 않은 비정규 시장 중 하나.
겉으로는 절대 유통되지 않는 중화기나 탄약, 전차나 군용 헬기, 위조 신분증, 학생 정보가 상품으로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곳이다.
심지어 생물 병기나 약물, 화학 병기 같은 위험물까지 도매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 외에도 졸업 앨범이나 고서도 판다고 하지만, 자세한 실태는 불명이다.
총학생회에게도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며, 신속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는 곳. 그것이 블랙마켓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곳은 아닐 것이다.
「네. 맞아요. 자퇴생, 휴학생, 퇴학생…… 학교를 떠난 다양한 학생들이 거기서 집단을 이루고 있고, 총학생회의 허가를 받지 않은 비인가 동아리들도 엄청 많다고 들었어요.」
「그럼 그 부품이 사용된 전차 같은 것도……」
「네. 블랙마켓에서 조립되어 거래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블랙마켓에서 현지 조사를 하고 싶습니다.」
그곳에 가면 아비도스를 노리는 누군가의 그림자를 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분명 큰 진전이 있을 것이다.
아야네의 제안에 이의를 제기하는 자는 없었다. 전원의 가결을 받아들인 아야네는 리더인 호시노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뭐, 좋아. 그럼 결정났네. 블랙 마켓으로 가서 일단 둘러보자고. 의외의 단서를 찾을지도 모르니까 말야.」
의자에서 일어나 쥔 작은 주먹을 하늘로 뻗으며 호시노는 평소의 구호를 외친다.
「좋아, 그럼 아비도스, 출발!」
「오~!」
▼
블랙마켓, 입구. 잡다한 건물에 둘러싸여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이곳은 말 그대로 키보토스의 뒷세계다. 하지만 사람들의 소란으로 가득 차 활기가 넘친다. 흩어져 있는 총기와 기계 부품, 은은하게 풍기는 달콤한 에틸렌 냄새, 손님들 간의 대화. 게헨나의 자치구 치안을 더욱 악화시킨 듯한 분위기에 아비도스 학생들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적나라한 인간성이라고 해야 할 세계. 울리는 목소리, 들리는 소리, 흐르는 지하세계의 수상한 분위기. 이 모든 것이 아비도스 자치구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다.
미지와의 만남은 공포심을 자극한다. 소녀들 다섯 명은 자연스럽게 선생님 쪽으로 다가갔다.
「여기가 블랙 마켓……」
「와아-☆ 사람이 엄청 많은데요?」
「그러게. 작은 시장 정도를 생각했는데 도시 정도 규모일 줄은. 치외법권이 이렇게 거대하게 생성되어 줄은 몰랐는데.」
시로코는 주위를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그럴 것이다. 그녀를 포함한 아비도스의 소녀들은 자치구 밖으로 나가는 일이 드물다. 나간다고 해도 쇼핑 등이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의 삶의 이면에 뿌리박힌 곳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으헤~ 우리야 계속 아비도스 구역 내에 있었으니까. 학교 밖으로는 꽤 이상한 곳이 많다고.」
「호시노 선배는 여기 와본 적이 있어?」
「아니. 나도 여기는 처음이야. 하지만 다른 학교 지역이나 마을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다고 들었다고. 엄~청 큰 수족관도 있대. 아쿠아리움! 다음에 가봤으면 좋겠네~ 으헤, 물고기랑 횟감…….」
호시노는 그렇게 말하며 아쿠아리움을 상상한다. 화려한 열대어와 거대 물고기, 그리고 식용 물고기. 아무래도 그녀는 수조를 양어장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도 잘 모르지만 아쿠아리움이라는 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닌 거 같은데…….
「그럼, 다음번에 같이 갈까? 여러 가지 정리된 다음에 말이야.」
「에!? 정말!?」
선생님이 그런 제안을 하자, 호시노는 눈을 빛내며 물어왔다. 그것은 한창 나이 소녀의 얼굴. 드디어 보여준 또래 소녀의 모습에, 그는 기쁨을 느끼며 「물론이지」라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여러분 집중하세요. 거기는 불법 무기와 병기들이 거래되는 곳이라 무슨 일이 있을지 몰라요.」
「그렇다고 해도, 선생님이 있으니까……」
「선생님이 있기 때문에 더 그래요! 선생님은 총알 한 발이라도 위험하니까, 정말 조심해 주세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고 나면 늦으니까요!」
「앗! 그러고 보니 그렇네……」
선생님과 자신들은 다르다는 당연한 사실을 떠올린 세리카는 그의 사각지대가 될 만한 방향을 경계하며 옆으로 다가갔다. 다른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그의 곁을 지키며 언제든지 불측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았다.
다섯 소녀들에게 둘러싸인 선생님은 두리번거리며 가게를 둘러보다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음~, 몇몇 낯선 가게들이…… 이름을 바꾼 건가? 새로 생긴 가게 같지는 않은데.」
「선생님은 와본 적 있어?」
「몇 번쯤은. 총학생회보다 발이 가벼운 만큼, 이런 곳에도 얼굴을 내밀곤 해. 행정관 아이들을 돕는 것도 내 일이거든.」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블랙마켓 안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마른 작렬음, 탄피가 바닥에 굴러떨어지는 소리, 코를 자극하는 화약 냄새──────즉, 총성.
「응, 총소리.」
시로코는 총의 손잡이를 잡고 사격 준비. 이미 안전장치는 해제되어 있다. 주위를 빙 둘러보지만 적은 없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일어난 일 같았지만──────방심할 수는 없다.
한편, 호시노는 실드를 전개하며 선생님의 방패가 되어 있었다. 눈을 사로잡을 듯한 빠른 방어는 선생님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것이었다.
「거기 서라!!」
「으, 으아아! 망했어요, 망했어, 쪼, 쫓아오지 말아 주세요!」
「너 같으면 그러겠냐!!」
문득,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쫓기고 있는 학생 한 명과 쫓고 있는 학생 두 명. 여기서 그녀들까지의 거리는 다소 있었지만, 그녀들의 신체 능력이라면 즉시 따라잡을 수 있다. 따라서 혼잡한 틈 사이로──────눈에 띄는 금발 소녀가 보였다. 입고 있는 교복은 하얀색이었다.
「어라…… 저 교복은…….」
아야네가 그렇게 중얼거렸을 때에는, 문제의 소녀는 이미 눈앞에 다가와 있었고──────회피는 불가능했다.
「엄마야, 거기 비켜주세요~!」
시로코와 소녀가 충돌했지만, 넘어지거나 다치지는 않았다. 운동으로 단련된 시로코의 신체 중심은 소녀 한 명의 몸통 박치기를 쉽게 받아냈다.
「아, 아야야……. 죄, 죄송합니다!」
「괜찮……을 리 없나, 쫓기고 있는 것 같고.」
「그, 그게……」
소녀가 미안한 듯 말을 이으려던 순간, 눈앞에 나타난 것은 개조된 세일러복을 입은 두 명의 소녀. 영락없이 스케반 같은 차림새의 두 명은, 소녀를 감싸듯이 서 있는 아비도스 학생들에게 짜증이 섞인 시선을 보냈다.
「너희는 뭐야? 저리 비켜! 우리는 그 트리니티 녀석에게 볼일이 있다.」
「아, 아우…… 저, 저는 볼일 없는데……. 」
「헉! 맞아요, 저 교복…… 키보토스의 가장 큰 학교 중 하나인 트리니티 종합학원이에요!」
트리니티 종합학원. 게헨나와는 대척점에 있는 듯한 학원은 성실하고 선량한 학생들이 많이 소속되어 있어, 한없이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인 블랙마켓에 접근할 일은 없어 보이지만…… 어찌 됐든, 여기서 만나버렸다. 외면할 수는 없다.
「그래, 키보토스에서 제일 돈 많은 학교잖아! 그러니까 납치해서 몸값을 듬뿍 받아낼 수 있겠지?」
「납치 후 협상! 꽤 훌륭한 재테크라구. 크크크큭.」
「어때, 너희도 관심있으면 계획에 낄래? 몸값을 나눠 가져도…….」
불량배들은 계획을 자신만만하게 설명하고 있었고──────눈치채지 못했다. 어느새 노노미와 시로코가 사격 자세를 잡았다는 것과, 쫓기던 소녀를 감싸듯이 선생님이 서 있다는 것을.
「──────노노미, 시로코.」
「응.」
「네~☆」
선생님의 조용한 지령과 함께 두 방아쇠가 당겨진다. 시로코는 SG550 커스텀(화이트 팽 465)으로, 노노미는 주 무기인 M134 미니건(리틀 머신건 V)이 아닌 핸드건으로.
무자비하게 발사된 두 발의 탄환은 목표를 빗나가지 않고 불량배 두 명의 머리에 정확히 명중했다.
「끄아아악!」
「악당은 혼나야 해요~☆」
「응.」
「아…… 네? 네?」
일격에 기절한 불량배 두 명 앞에서──────쫓기고 있던 트리니티 학생, 아지타니 히후미는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블랙마켓 입성
다음화 :
'블루아카 소설 (Pixiv 이외) > [샬레 활동 비망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가장 빠른 은행 강도 (0) | 2025.09.17 |
|---|---|
|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인연을 먹다 (0) | 2025.09.17 |
|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풀린 손끝 (0) | 2025.09.16 |
|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흥신소 방문 (0) | 2025.09.16 |
| vol.1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별에 손을 뻗은 날】 — 황금의 중용 (0) | 2025.09.16 |